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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ㅣ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년 전부터 블로그와 인터넷 서점에서 계속해서 눈에 띄는 <지리의
힘>이라는 책이 있었어. 작년는 그 책의 후속편까지
출간되었단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후속편이 블로그와 인터넷 서점에서 계속 눈에 띄었어. 궁금해지더구나. 어떤 책일까. 책
제목에 이미 책의 내용이 어느 정도 나와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
이 책은 언론인이자 외교 전문가이자 국제 문제 전문가인 팀 마샬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란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책 제목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세상사 모든 곳이 지리의 영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중국, 러시아, 유럽, 미국 등이 오늘날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지리 때문이라고 설명했어.
우리나라와 일본도 한 챕터로 떼어내어 설명을 했는데, 국제 문제 전문가답게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했어. 이 책이 쓰여진 것은
2015년이고, 시의성 뜨는 글도 있어서 출간 당시 읽었다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지리적 이점을 가진 국가는 그 어떤 강한 군대, 강한 무기보다 좋다고
하는데, 그리 새로운 내용은 아닌 듯 했단다. 그리고 지리적
분쟁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점도 별로였어.
1.
지은이는 중국부터 이야기를 해주는데, 중국은 수천 년 동안 대륙의
확장을 해왔단다. 남서쪽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티베트까지 정복하여 자신의 땅으로 흡수하고, 북서쪽으로는 신장 지구를 점령했단다. 티베트와 신장 지구에서는 오랫동안
독립운동을 해왔지만, 중국 정부를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이
땅들을 양보하게 되면 지리적 이점이 무너지기 때문에 절대 양보하지 않았단다. 그리고 티베트와 신장 지구에
한족 사람들을 대거 이주 시켜서, 원주민들보다 더 많은 한족 사람들이 그 지역에 살게 함으로써 독립의
의지를 꺾게 만들었단다.
그렇게 수천 년 동안 대륙을 정리한 중국은 최근에는 바다의 확장에 눈을 돌렸단다. 공동 수역을 자신의 바다라고 주장하면서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애를 쓰고 있단다. 암초에 건축물을 지어두고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기도 했어. 중국의
이런 야욕은 주변 국가를 배려하지 않는 강대국의 독선으로 보여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인정을 못 받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
생긴 지 200년 남짓한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의 일인자가 된 것도
지리의 힘이고, 거기에 보탤 것이 있다면 지지리도 좋은 운이 아니었다 싶구나. 영국으로 독립한 이후 서쪽으로 이동하였는데, 물론 전쟁을 통해서
얻은 땅도 있지만 돈을 주고 사는 경우도 많았단다. 살 때는 값어치 없어 보였지만 사고 나면 금이 나오거나
석유가 나왔단다. 손 대는 곳마다 대박이었지. 그렇게 부유한
나라가 되었고, 두 번의 세계대전도 지리적인 영향으로 피할 수 있었고,
그 세계대전에 군수물자를 조달하면서 세계 제 1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단다.
…
유럽은 여러 작은 나라들이 오밀조밀 참 많이 있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강들과 산맥들이 땅을 그렇게 나눠 놓다 보니
그렇게 많은 나라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구나. 이 또한 지리가 만들어 놓은 결과였지. 그런데 지리적으로 축복을 받은 서유럽과 달리 남유럽은 지리적 여건이 좋지 못했다고 하는구나. 그리스가 2010년대 초반 금융위기를 겪은 것도 이런 불리한 지리적
여건이 한몫 했다고 하는구나. 그리스가 고대 유럽의 출발점이라고 해서 지리적 여건이 나쁠 것이라고 생각은
못해봤는데 비옥한 토양이 없고, 해외 진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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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7)
그리스
역시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나라 해안은 가파른 벼랑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는데다 농사를 지을
만한 연안 평야도 거의 없다. 내륙은 가파르기가 훨씬 하천들 또한 수송에 적합하지 않으며 폭이 넓고
토양이 비옥한 골짜기도 드문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 고품질의 농경지가 있기나 한가? 문제는 그리스가 주요 농산물 수출국이 되기에는 그런 양질의 토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고등교육을 받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 인구를 보유한 대도시들도 기껏해야 몇 개 이상은 개발하기가 어렵다. 그리스의 처지는 그 <지리적 위치> 때문에 훨씬 약화되고 있다. 아테나 여신이 유럽과 교역이 이루어지는
땅과 단절된 반도의 끄트머리에 이 나라를 놓아둔 탓에 해상 교역로로 진출하려면 에게 해에 의지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건너편에 잠재적인 거대 적수인 터키와 몇 차례 전쟁을 치렀고 이 때문에 가뜩이나 부족한 유로화를 현재까지도 어마어마하게 방위비에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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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시작된 전쟁이 아직도 진행중이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지역을 선점하기 위함도
있었단다. 이미 2014년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침공해서 점령한 적이 있단다. 세계에서 가장 큰 땅을 가진 러시아가 구차하게 남의 나라의 작은
땅을 더 차지하려는 것이 단편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러시아에는 아킬레스의 건이 있었단다. 그것은 제대로 된 부동항이 없어서 해양 진출이 어려웠던 거야. 블라디보스토크가
있긴 하지만 수도 모스크바에서 멀고, 블라디보스토크도 얼어 있는 기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야. 크림반도를 차지하게 되면 흑해를 통해 지중해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무작정 침공하게 되면 다른 나라의 비난을 사게 되지만, 러시아에는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가 있었단다. 그것은 바로 가스와 석유였단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러시아에서 지하로 연결된 파이프로부터 가스를 받고 있단다. 그래서 그 동안 러시아가
깡패같이 굴어도 크게 제재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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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10)
비경제적
위기에서 독일이 보여준 가장 진지한 외교적 시도는 우크라이나 사태일 것이다. 이 당시 독일이 보여준
행동은 현재 독일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그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2014년에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 야누코비치를 끌어내리는 교묘한 술책에 관여한 독일은 이 사태가 있고 나서
곧장 크림 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은 가스 파이프라인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던 베를린 정부는 눈에 띄게 비난 강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훨씬 덜한 영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제재안을 지지하기에 이른다. 유럽연합과 나토를 통해 독일은 서유럽에 닻을 내릴 수 있었지만
폭풍우 심한 날에는 이 닻 또한 다른 쪽에서 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독일 정부는 필요한
경우 초점을 동쪽으로 맞추고 모스크바와 훨씬 가까워질 수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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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일례로
핀란드는 발트해 국가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들여온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 정책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행사하면서 유럽의 에너지 공급을 좌우하다 보니 한편에선 그 충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보다 덜 공격적인 나라들에 대체 송유관을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선박 운송을 위한 항구를
짓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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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을 믿고 올해는 한발 짝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본토까지 공격하게 되었는데, 너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었나 싶구나. 파이프에 영향을 받지 않은
미국까지 개입하게 되었고, 미국의 입김에 영향을 받는 유럽 여러 국가들도 예전처럼 러시아를 봐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야. 봐줄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거지. 그나저나
얼른 러시아는 전쟁을 중단해야 할 텐데… 푸틴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2.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지리도 이야기하고 있단다. 아빠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본 우리나라의 지형학적 위치 때문에 겪어야 했던 수난의 역사들. 결국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는 그 강대국들 사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나라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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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원이며 대외정책 또한 이를 지향한다. 동, 서, 남 3면은 바다에
면해 있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이 나라는 지난 30여 년간 대한민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동해와 동중국해로
진출할 현대식 해군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또한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까닭에 그 지역 전체 해상 교통로의 정세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종의
양다리 전략을 구사해서 러시아와 중국과도 잘 지내려고 공을 들인다. 이는 그만큼 평양 정권의 짜증을
돋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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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과 아프리카는 내전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영국과 프랑스
등 제국주의 시대에 국경선을 아무 생각 없이 그었기 때문이란다. 최소한 같이 살고 있던 민족이나 부족들은
한 나라에서 살 수 있게 국경선을 그었어야 하는데 한 민족들이 살고 있는 땅을 여러 나라로 분리를 해 놓았으니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란다. 지금 와서 국경선을 다시 그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안타까운 일이로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런 것을 반성하고 있으려나.
…
아프리카를 이야기를 하면서 한가지 특징은 중국인들의 진출이란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비즈니스라고 하면 세계 곳곳 안 가는 곳이 없다고 하는구나. 티베트와 신장 지구에서
한족을 보내서 자신의 땅으로 만드는 작전으로, 아프리카 등에도 사람들을 보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걸까. 많은 인구로 잘 활용한다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 문화를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것처럼, 그곳에 가서도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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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지구상에서 중국인들이 안 가는 곳은 없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들은 이제 유럽인들과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대륙 구석구석에 개입하고 있다. 중국은 원유의 약 3분의 1을(여기서 발견되는
귀금속도)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데 이는 곧 중국인들이 일단 아프리카에 들어와서 터를 잡은 이상 쉽게
나가지 않을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은 유럽과 미국의 석유 회사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훨씬
많이 개입하고 있지만 중국이 따라잡을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철광석을 찾아 나서고, 콩고민주공화국도 캐가고 잠비아에서는 구리를 캐고, 역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코발트도 캐가고 있다. 또한 중국은 케냐의 몸바사 항만 개발 사업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케냐의
석유 자산을 겨냥한 보다 원대한 계획에도 손을 댔는데 이 사업은 상업적으로 가시화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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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북극에 관한 이야기만 짧게 할게. 지구 변화의 위기 속에
오랫동안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북극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단다. 이것을 아빠는 지구의 위기라고 생각하는데
북극의 지하자원을 노리는 나라들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구나. 그렇게 자원을 캐면 무엇하리, 지구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땅이 되고 마는데… 지은이는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부정적인 면 이외에 새로운 식량원을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보고 있는데, 아빠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단다. 북극의 얼음이 다 녹게 되면 지구의 환경은 더욱 열악해져서, 살기 더 힘들게 될 거라고 생각함.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것
같아 더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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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349)
얼음이
녹고 툰드라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두 가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빙원(지표의 전면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극지방의 벌판)의 노화가
가속화된다. 눈과 얼음 위에 흡착되는 산업 폐기물들 때문에 태양이 복사하는 빛에너지를 반사하는 영역이
줄어든다. 얼음이 녹아 드러난 땅과 개수면은 얼음과 눈이 막아주던 열을 더 많이 흡수할
것이고 이는 연쇄적으로 얼음이 없는 땅의 면적이 늘어나게 한다. 이 현상이 이른바 <알베도 효과(Albedo effect)>라는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있다. 따뜻해진
툰드라 지역에서는 당연히 많은 식물이 자랄 것이고 농작물 생산도 활발해져 그 지역 주민들이 새로운 식량원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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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지리의 힘>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후속편이 나오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된 책이지만 아빠는 그저 그랬단다. 빨리 후속편도 찾아 읽어야지, 하는 생각은 안 들었어. 그런데 1권에서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대륙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후속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궁금하긴 하더구나. 차례나 한번 훅 훑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블라디미르 푸틴은 스스로를 일컬어 러시아 정교회의
열렬한 후원자이면서 신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책의 끝 문장: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중국에게는 일종의 <지정학적 공포>가 있다. 만약 중국이 티베트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언제고 인도가 나설 것이다. 인도가 티베트 고원의 통제권을 얻으면 중국의 중심부로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전초 기지를 확보하는 셈이 되는데 이는 곧 중국의 주요 강인 황허, 양쯔, 그리고 메콩 강의 수원이 있는 티베트의 통제권을 얻는 거나 다름없다. 티베트를 <중국의 급수탑>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에 버금가는 물을 사용하지만 인구는 다섯 배나 많은 중국으로서는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 P33
베오그라드에서 다뉴브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사바 강을 제외하면 유럽의 주요 강들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왜 유럽에 상대적으로 소규모 국가들이 많은지 이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대다수 강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탓에 어떤 면에선 이 하천들이 천연 국경 역할을 했다. 그리고 저마다 권리에 따라 경제적 영향권을 형성했다. 이런 양상은 각 하천 유역마다 적어도 하나의 주요 도시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여기서 성장한 일부 도시가 수도들이 되었다. - P92
러시아라는 개념이 성립된 시기는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크라이나인 드네프르 강 연안의 도시들과 키예프 공국으로 알려진 동슬라브 부족들의 느슨한 연합 형태가 그 기원이다. 그러나 당시 한창 제국을 확장해 나가던 몽골인들이 남부와 동부 지역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13세기 무렵이 되자 이들의 공세는 정점에 치달았다. 결국 당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러시아는 모스크바 북동쪽과 그 주변에 다시 터를 잡았다. 모스크바 대공국으로 알려진 초기 러시아는 방어력이 취약하기 짝이 없었다. 산지는 물론 사막도 없고 변변한 하천도 드물었다. 사방이 허허벌판인데다 남쪽과 동쪽의 스텝 지대를 넘어서면 몽골인들의 땅이었다. 침입자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 진격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에게는 점령할 만한 천연 방어 진지들도 거의 없었다. - P127
사실 세계는 아프리카의 지리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가 얼마나 큰 대륙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는 우리 대부분이 메르카토르(Mercator) 방식의 지도를 쓰는 데서 비롯됐다. 이 도법은 평평한 면에 지구를 그리다 보니 고위로 갈수록 면적과 형상이 왜곡된다. 따라서 실제로 아프리카는 일반적으로 지도에 그려진 것보다 훨씬 길다. 이는 희망봉을 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또 교역에서 수에즈 운하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희망봉을 도는 일은 기념비적인 업적이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게 되자 서유럽에서 인도까지의 해상 여행은 9,656킬로미터로 단축되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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