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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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 님의 <변두리 로켓>이란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책 제목이 독특하고, 책 표지 그림이 맘에 들어서 끌렸단다. 아빠는 이케이도 준 님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만, 읽어 보지는 않았어.

이번에 읽은 <변두리 로켓>은 재미있고 회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내용도 많아서 좋았단다. <변두리 로켓>도 시리즈로 4권까지 출간되어 있던데, 계속 읽어봐야겠구나.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서 책 소개를 봤더니 이 책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많은 인기도 끌었다고 하네. 그럼 이 소설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이야기해줄게.


1.

이 소설의 이야기는 변두리 로켓이라는 말 속에 어느 정도 힌트가 있단다. 변두리라는 말이 우리 사회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떠오르게 하는 말이잖니. 변두리라는 말답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대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소기업의 사장이란다. 쓰쿠다제작소의 사장 쓰쿠다. 쓰쿠다제작소는 쓰쿠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인데, 7년 전 쓰쿠다가 물려 받은 것이란다.

사실 쓰쿠다는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그곳에서 하던 일은 로켓 개발이었어. 그런데 자신이 참여한 로켓이 발사 실패하고 말았는데 그 잘못이 어쩌다 자신에게 향하게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단다. 때마침 아버지의 건강도 좋지 않았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이제는 혼자 경영을 해야 한단다. 아버지께서 터를 잘 잡아놓으셔서 회사는 꾸준하게 성과를 냈단다. 대박 같은 것은 없었지만 말이야.

그런데 어느날 대기업을 갑작스런 납품 중지 통보를 받았어. 불량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대기업 지들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 수주를 끊어버린 거야. 갑작스런 통보에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 납품을 위해 미리 원자재도 다 사놓았는데 말이야. , 우리나라의 경우 요즘 이렇게 하면 법의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은 안 그런가? 우리나라도 알게 모르게 그런 만행이 아직도 있나? 아무튼 이 일로 쓰쿠다의 회사에는 타격을 입게 되었단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란다. 쓰쿠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소형 엔진인데 나카시마 공업이라는 또 다른 대기업에서 이 엔진에 대한 특허 소송을 걸어왔어. 특허 소송이란 것이 하루 이틀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빠르면 몇 개월 길면 몇 년씩 걸린단다. 그리고 소송이 걸린 회사의 제품을 섣불리 구매할 수도 없어. 만약 나중에 소송에 지면 구매한 제품에 대한 AS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거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소송에서 지면 회사가 그대로 망할 수도 있거든돈줄이 든든한 대기업이 이렇게 소송을 질질 끌면서, 중소기업을 망하게 해서 접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카시마 공업이라는 대기업이 쓰쿠다제작소에게 그런 작전을 걸어온 것이란다. 쓰쿠다제작소의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이지.


2.

이런 일이 일어나니 당장 주거래 은행에서도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했어. 쓰쿠다제작소의 경리부장인 도노무라라는 사람이 있어. 일본은 은행에서 각 회사에 경리나 회계 업무를 보는 사람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도노무라도 그렇게 은행에서 파견 온 사람이란다. 이 사태의 본질을 뻔히 알고 있는 도노무라는, 성심 성의껏 쓰쿠다를 도와주게 된단다. 쓰쿠다의 사람됨을 알고 존경하고 있었거든. 도노무라의 의견에 따라 회사의 보장성 예금을 깨면 1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했어. 그리고 벤처 회사들을 지원해주는 벤처캐피탈에서 1.5억엔을 빌리면 회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그러니까 1년 안에 나카시마 공업과 소송에서 이겨야 하는 거야. 그러려면 기술 전문 변호사가 필요한데, 쓰쿠다제작소의 전담 변호사 다나베는 기술 변호에 익숙지 않았어. 첫 심리에 대박으로 깨지고 말았단다. 쓰쿠다는 이혼한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어. 사실 며칠 전에 전 아내가 전화를 걸어와서 기술 변호사를 소개해준다고 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거절했거든이젠 회사의 운명이 걸려 있기 때문에 앞뒤 가릴 것 없었어.

전 아내로부터 특허 전문 변호사 가미야를 소개 받았는데, 가미야는 완전 선수였단다. 심지어 적군인 나카시마 공업과 일도 같이 했었대. 그러다가 비윤리적인 행태에 더 이상 같이 일을 안하고 오히려 나카시마 공업에게 손해를 보는 이들의 변호를 맡아준다는 거야. 가미야는 먼저 쓰쿠다제작소의 진단을 해 보았어. 5년 전 쓰쿠다가 쓴 특허가 너무 허술해서 빈 틈이 많다고 했어. 그런 빈 틈을 나카시마 공업에서 노리고 소송을 한 것이라고그리고 다른 특허들도 빈틈이 있으니 특허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쓰쿠다제작소의 특허들을 빈틈없이 다시 등록했단다. 그리고 나카시마공업에 역소송을 걸었단다. 정면승부인 거지.

또다른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이란 회사가 나온단다. 이 회사는 우주 항공 관련 민간 기업으로 스타더스트 프로젝트라는 위성 발사 사업을 하고 있었어.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최근에 수소엔진을 자제 개발하여 시범 비행을 앞두고 있었단다. 그들이 개발한 수소엔진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등록하려고 했더니 이미 세달 전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거야. 분명 개발을 시작할 때 특허 조사를 할 때는 없었는데 말이야. 그 특허를 등록한 회사는 쓰쿠다제작소라는 중소기업이라는 거야.. 아하, 가미야 변호사가 특허를 재정비를 한 효과가 단단히 나타나는구나.

울며 겨자 먹기로 데이코구 중공업에서는 그 특허로 사기로 결정하고, 자이젠 부장이 쓰쿠다제작소를 찾아왔단다. 특허 값으로 20억엔을 제안했단다. 이 돈이면 현재 회사를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는 금액이야. 그런데 쓰쿠다에게 그 특허는 자식과 같은 존재였어. 자식을 돈 주고 팔 수 없는 일이잖아. 쓰쿠다는 거절했단다. 그 대신 특허 사용료를 받고 대여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했단다. 하지만, 그건 또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단다. 1차 협상 결렬.


3.

가미야 변호사의 활약으로 나카시마 공업과 맞소송은 56억엔이라는 화해금을 받아내면서 승리를 거두었단다. 와우다시 회사는 안정을 찾아갈 수 있겠구나. 그런데 데이코쿠 중공업과의 일은 어쩌지? 데이코쿠 중공업의 자이젠 부장은 자신의 상사를 설득해서 대여라도 하자고 했어. 왜냐하면 자신들의 사업에 있어 수소엔진시스템은 필수적이거든. 다시 개발하려고 해도 적어도 2~3년이 걸리고그러면 경쟁사들이 앞서갈 수 있고 말이야.

결국 특허 대여를 하기로 하고 다시 쓰쿠다제작소를 찾아갔단다. 그런데 그 사이에 쓰쿠다의 방침은 또 바뀌어 있었어. 소송에도 이겨서 굳이 특허를 팔지 않아도 됐거든. 그는 자신의 꿈을 다시 이뤄보고 싶었어. 로켓의 부품, 그것도 아주 중요한 수소밸브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납품하고 싶다고 데이코쿠 중공업 자이젠 부장에게 이야기했어. 데이코쿠 중공업 입장에서는 동의할 수 없는 제안이란다. 아빠도 이건 데이코쿠 중공업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로켓의 아주 중요한 부품인데, 그걸 거래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 중소기업에 맡긴다? 쉽지 않을 것 같아. 다른 사업도 아니고 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인데 말이야. 품질이 확인된 자사 제품을 쓰고 싶겠지.

이 건은 데이코쿠 중공업뿐만 아니라 쓰쿠다제작소 직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렸단다. 왜냐하면 수소밸브시스템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이랑 실제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랑은 천지차이거든. 편하게 특허 사용료를 받아도 돈을 벌 수 있는데, 힘들게 그 제품을 만든다고? 그랬다가 로켓이 실패하면 그 책임을 모두 져야 할 수도 있고 말이야. 하지만 직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했지.

그리고 데이코쿠 중공업 자이젠 부장이 스쿠다제작소의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단다. 대기업 수준의 제조 시스템과 품질 시스템이 자신들보다 뛰어나 보였거든. 믿을 만했어. 자이젠 부장은 데이코쿠 중공업 상사들을 설득했단다. 그리고 테스트를 받게 되었어. 쓰쿠다제작소는 데이코쿠 중공업의 깐깐한 테스트 항목들을 모두 합격하였단다. 그렇게 해서 로켓의 중요 부품인 수소밸브 시스템을 납품하게 되었어.

….

그리고 첫 시험 발사발사 준비 과정에서 스크린에 비정상 수치가 확인되어 중단되었단다. 데이코쿠 중공업에서는 그 책임을 쓰쿠다제작소에 떠 넘기려고 했단다. 쓰쿠다제작소의 쓰쿠다와 직원들은 밤을 새가면서 원인 분석을 했고, 그 원인이 데이코쿠 중공업에서 만든 필터라는 것을 증명했단다. 데이코쿠 중공업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말이야. 수리를 한 후 다시 시험 발사.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우주 속으로 날아갔단다.


4.

아빠가 짧게 이야기한다고 중간중간 나오는 회사 직원들 사이의 사람 사는 이야기들은 빼먹었는데, 가족 같은 직원들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약간은 뻔한 교훈도 느꼈단다. 그리고 이 책에는 좋은 문구들도 여럿 있었어. 그 중에 아래 글이 좋았단다. 식상하지만 늘 꿈을 가지라고 말이야. 아빠는 그동안 너무 1층에서만 아등바등 살았던 것 같아. 2층은 생각도 못해보고 말이야. 이제라도 조금씩 2층을 쌓아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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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쫓아서는 먹고 살 수 없고, 먹고 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자네도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었을 거야. 그건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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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니,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쏘아 올린 첫 로켓 위성 누리호도 떠오르더구나. 비록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다음에는 꼭 완벽한 성공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상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이제 시작이로군. 아아, 두근두근하는 걸.

책의 끝 문장: 커튼콜이 없는 무대에서 담담하게 뒷정리 작업이 시작됐다.


"손으로 만드는 편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물론 백 퍼센트 다는 아니지만 가능한 부분은 수작업으로 만듭니다. 수작업으로 하면 기계로 만들 때에 비해 생각할 여유가 생기고 발상이 유연해져요. 예를 들어 구멍을 뚫다가 아무래도 조금 옆쪽이 낫겠다고 느끼거나, 조립하기 전에 설계의 미비점을 알아차리기도 하죠. 완성 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확률도 수작업이 오히려 낮고요. 결과적으로 시제품 공정의 효율이 오르는 셈이에요." - P218

쓰쿠다는 인정하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시시하지 않아? 자네가 말하는 확률은 결국 돈을 버느냐 마느냐의 확률이잖아. 하지만 돈만 벌면 될까? 더 큰 꿈을 가지고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확률을 따져봐도 되지 않겠어?"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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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2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품 일드 추천합니다 ^^

bookholic 2021-12-13 00:07   좋아요 1 | URL
제가 본 유일한 일드는 <노다메 칸타빌레>인데요...
또 한번 도전을 해볼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