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61호 - 2018년 7월~8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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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61호를 읽었단다. 녹색평론을 읽다 보면, 공통적으로 다루는 주제가 있고, 시의성을 띠는 주제가 있단다. 그런 시의성을 띠는 것 중에 이번 161호를 구입하면서 예상했던 것이 두 가지 있었단다. 지금은 시간이 쫌 지나서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졌지만, 지난 6월에 있었던 북미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지난 6월에 있었던 지방선거에 관한 이야기가 그것이란다. 지방선거의 경우, 녹색당이 결국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나름 선전했던 선거라고 할 수 있었단다. 그 외 지방 선거의 의미를 진보적인 시각에서, 또는 녹색평론이 그 동안 지향해 왔던 스탠스에서 한두 꼭지 이야기를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지만 없었단다.

왜 없었을까? 궁금증이 들더구나. 그렇다고 이번호에서 꼭 다루어야 할 사안들이 많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왜냐하면 북미정상회담 관련된 꼭지와 연재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녹색평론에서 줄곧 다루었던 주제들이었거든한두 꼭지를 통해서 이번 지방선거 의미를 되짚어보고, 녹색당의 한계에 대한 평가도 있을 법했는데 없었다는 것이 의아해했고,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더구나.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평가는 이미 많은 언론에서 다룬 이야기와 크게 엇나가지 않았단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비주류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를 했어. 많은 이들이 그런 평가를 했었지. 미국의 기득권 세력들은 군수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세력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세계의 평화가 그리 달갑지 않았거든. 하지만 트럼프는 그저 자신의 영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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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금 미국의 주류 언론을 비롯하여 기성 정치인, 관료, 학자, 지식인들 다수가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를 반대해왔고, 막상 회담이 끝나자 성과가 없다거나 지나친 양보를 하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격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이 지역에 궁극적으로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수립된다면 결국은 군산복합체가 와해될 것이고, 그 결과 군산복합체와 다양한 형태로 얽힌 채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는 미국 및 서양의 지배층의 존립 토대가 허물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전후 미국의 지배체제가 기본적으로 안보논리 위에 구축되어온 데에 연유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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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이후 빠른 속도로 평화체계를 향해 나아갈 줄 알았는데, 속도 조절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구나. 그것을 비판의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데, 아빠는 오히려 그것이 낫다고 본단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빠른 진행보다는 천천히 꼼꼼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물도 급히 마시면 체하는 법….

 

 

1.

북한의 개방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란다. 이제 공식적으로 개방하면서 속도도 낼 듯 하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외 석학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이 어떤 나라가 되면 좋을지 이야기를 했단다. 그 중에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인 임마뉴엘 페스트라이쉬라는 분이 쓴 글이 인상적이며 걱정도 하게 만들었단다. 북한도 개방을 해서 서로 잘 살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본주의 노선으로 성장 우선 주의로 만들어진 오늘날의 우리나라가 과연 잘 사는 나라일까? 행복한 나라일까?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이야기하기 어렵단다. 그럼, 미국은?

북한의 개방은 곧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다는 이야기인데, 자본주의 국가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단다. 북한은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나라라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그냥 자본주의 국가로 변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냐면서 발전 계획을 제시하였단다. 친환경을 중점으로 한 국가 모델을 제시했고, 자본주의 선진국의 잘못된 점을 답습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고, 그들을 반면교사를 삼아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 그러기 위해서는 도덕성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도덕성 있는 전문가가 쉬운 말은 아닐 거야.

그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국가론을 읽다 보니 유토피아가 떠오르기도 했어. 그만큼 현실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더구나. 그리고 그냥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 체제로 나아간다면, 공해 문제, 빈부 격차, 무한 경쟁에 따른 폐해 등 심각한 문제점을 만들게 되겠지. 올 여름 한달이 넘게 이어진 무더위로 고생을 했는데, 북한의 공장은 이를 더 부추기게 될 거야. 그리고 그 많은 석탄들이 통제 없이 쓰이게 되면, 그것들을 이용한 화력발전소가 건립이 된다면 한반도는 더욱 미세먼지 속으로 빠져들게 될 거야. 이런 것들이 아빠가 앞서 이야기한 걱정거리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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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북한에 엄청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석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핵프로그램의 해체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석탄 사용이 기후에 파국적인 영향을 미치며, 석탄과 석유 사용의 지속이 향후 30년 안에 지구를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은 과학연구의 압도적인 증거에 의하여 확인된 바다. 가장 훌륭한 정책은 북한 정부가 매장된 석탄을 손대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이다. 석탄을 판매하여 이윤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주류 언론과 유력 경제인 및 정치인들은 오로지 이런 사람들이 제출하는 의견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논의한다. 그러나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 혹은 거짓된 적합성도 지니지 못한다. 진실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하며, 남북한 사람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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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머지 주제들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녹색평론에서 그동안 자주 다루었던 내용들이었단다. 기본소득에 관한 이야기, 제비 뽑기 선거와 숙의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 미나마타병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 등이었어. 각각의 꼭지들을 읽다 보면 비슷한 주제로 다루었던 내용들과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았어. 너희들에게 쓴 독서편지에서도 한두 번은 이야기를 해주었던 것이라서 이번에는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해.

연재에 실린 이야기들은 왜 안 해주냐고 이야기할지 모르겠구나. 아빠가 놀랄 만큼 인상적인 글이 있으면 알려주지그런데 그냥 평범한 글들이라서…. (그렇다 보니 제대로 된 메모도 하지를 않아서…) 전호근님이 연재하고 계신스승과 제자가 마음에 들기는 한데, 너무 짧게 소개해서 깊이 있는 내용이 아쉽더구나. 이번 호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조선인들의 지식인들이 나와서 반가웠어. 박지원과 그의 서출 제자들에 관한 북학파 이야기가 나왔는데, 너무 짧게 끝내서 안타까웠단다. 요약본을 읽은 기분이었어. 나중에 이곳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라면, 좀더 보충해서 내실 있는 내용으로 출간하면 읽을 만한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이번 호에 소개된 서평도 확 땡기는 책은 한 권뿐이었는데, 그것도 아빠가 이미 신간소개에서 알게 되어 보관함에 재어 둔 책이었단다. 그 책은 너희들이 좋아했던 <강아지똥>을 쓰신 권정생 선생님의 평전인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이라는 책이란다. 이 책은 언젠가는 한번 읽어볼 생각이란다. , 그럼 오늘은 이만 간단히 마칠게.

한 며칠 시원한 바람이 불더만 오늘은 다시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아빠의 퇴근길을 괴롭히더구나. 내일 올라오는 태풍 솔릭님이 오기 전에 뜨거운 바람을 잔뜩 밀고 와서 그런 것 같은데, 솔릭님이 큰 피해를 주지 않고, 가을이나 떨어뜨리고 가셨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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