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에 관한 사상과 사회운동 등을 페미니즘이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페미니즘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단다. 아빠는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하는 소설은 읽은 적이 있지만, 제대로 된 페미니즘 책은 본 적이 없는 것 같구나. 그렇다고 아빠가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야. 여자라고 부당한 권리와 기회를 갖는다면, 그것은 불의라고 생각해. 그리고 아빠도 평상시에 은연중에 남녀를 구별하는 말도 안 하려고 노력한단다.

어떤 직업을 이야기할 때 앞에라는 말은 절대 붙이지 않고, ‘그녀’라는 단어도 안 하려고 한단다. 이오덕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서 알게 된 것인데, ‘그녀’라는 말은 우리말에 없었다는 것이야. 우리나라에서는 3인칭대명사는하나였다는 것이지. 그마저도 잘 사용하지 않고, 3인칭인 경우 그냥 이름을 불렀대. ‘그녀’라는 것은 영어 ‘she’를 번역하면서 생겨난 말이라고 했어. 이런….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샌 것 같구나.

이번에 읽은 책.. 제목이 조금 길어서 좀 헛갈리는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라는 책의 부제는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란다.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이란다. 그리고 또 제목과 부제에서 또다른 키워드 경제학이 보이는구나. 경제학과 페미니즘의 만남. 책제목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경제학에서 여성의 가정 노동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고 책을 폈단다.

1.

애덤 스미스.

경제학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름은 모두 들어봤을 거야.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을 해서 경제학의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 이후 모든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을 이야기하면서 빼먹은 것이 있었어. 그것도 절반이나 뚝딱.

그러면서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물리학 세계와 연관시키면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하지인간사 절반이나 계산에 포함하지 않고 말이야. 그것은 무엇인지 대충 예상이 되었단다. 여성들의 노동, 특히 가정주부의 노동 말이야. 그런데 그런 주장은 사실 새롭지는 않았어. 아빠도 이 책 말고 그 전부터 비슷한 내용을 들은 적이 있어. 가정주부의 노동을 국민소득으로 환산하면 일인당 국민소득은 엄청 올라갈 것이라는 내용 말이야.

아직 가정주부의 노동은 국민소득에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1950년대 시카고학파에서 여성의 경제적 활동을 포함한 경제학 이론을 이야기했대. , 대단히 진보적이네라고 생각하면 안돼. 그들은 상당히 우파적이고 보수성향의 학파였거든.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여성의 차별을 합리화하기 위함이고, 여자가 임금을 적게 받는 것도 합리화하려고 했던 것이야. 유명한 경제학자 베커라는 사람이 여성이 보수를 적게 맞는, 이유를 이야기한 것을 보면서, 이런 것이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내는 생각이고 이론인가 싶었어.

========================================

(59)

결혼한 여성이 퇴근하면 무엇을 하는가? 부엌을 치우고 다림질을 하고 아이들의 숙제를 돕는다. 결혼한 남성이 퇴근하면 무엇을 하는가? 신문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고 잠깐씩 아이들과 놀아 줄 것이다.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은 여가 시간을 집안일에 많이 쓰고,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피곤해진다. 베커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여성에게 더 낮은 보수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부엌을 치우느라 여성은 남성보다 더 피곤하다. 따라서 근무 시간에 남성과 동일한 노력을 기울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베커의 생각이었다.

동시에 경제학자들은 이와 정반대의 설명도 내놓았다.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이유는 그들의 수입이 더 낮기 때문이다. 여성의 수입이 더 낮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이 가족 전체로 볼 때 손해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

아빠도 경제학자들에 대해 그리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야. 이렇게 살기 힘든, 경쟁 속에 살아야 하는, 신자유주의가 활개를 치는, 자본주의 세계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잖아. 그리고 그들이 미래를 예측한다고 했지만, 그 예측이 맞는 것은 별로 보지 못했어. 그리고 이제는 툭하면 오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별 다른 대책들도 없는 것 같고아무래도 경제학자들은 밥벌이에 큰 걱정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라서 그러지 않을까 싶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왔을 때,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경제학자들에게 왜 아무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냐는 질문을 했었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로버트 루커스라는 사람이 그 여왕에 대한 답변을 <이코노미스트>지에 실었다고 하는구나. 위기를 예측하지 않은 것은 애초에 이런 일은 예측할 수 없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라고ㅎㅎ 이것 참, 혹시 경제학이라는 것이 말장난 아닌가?

2.

문제다, 문제.. 성장과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가 온 세상에 널리 퍼져있으니 말이야. 이 신자유주의가 바뀌지 않으면, 지구의 환경은 얼마 안가 사람이 살 수 없는 것으로 바뀔 것 같구나. 이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많은 적폐를 낳았지같은 회사에서 다니면서, 똑같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면서, CEO라고 일반 평직원 월급의 수백 배를 받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이것은 아빠도 참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어. 잘못된 것이라고.. 규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신자유주의에서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

(204)

1970, 미국의 한 CEO는 근로자 보수의 30배 정도를 벌었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이 숫자는 500배가 되었다. 유명한 금융가 J.P. 모건은 미국 기업의 CEO는 평직원 월급의 20배가 넘는 보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7년에는 그 격차가 364배로 벌어졌다. 그리고 미국을 모방 삼아 서구 사회에서 CEO 의 보수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영국에서는 2002년에서 2012년까지 CEO들의 보수가 3배 증가했다. FTSE 100대 기업의 CEO와 평직원 평균 보수 격차는 1998 45배이던 것이 2010 120배로 벌어졌다.

========================================       

너무 규제가 없고, 경재만 내세우는 것은 점점 지구를 삭막하게 만들고, 우리 사회에서 사람 냄새가 점점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그래도 고전적 자유주의에서는 시민으로서의 인간과 경제적 주체로서의 인간을 구분했다고 해. 그런데, 신자유주의에서는 사람은 오직 경제적 관계만 존재하게 만든다고 했어.

========================================       

(216)

고전적 자유주의는 시민으로서의 인간과 경제적 주체로서의 인간을 구분했다. 신자유주의에서는 그렇지 않다. 사람 사이에는 오직 한 가지 관계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경제적 관계다. 다시 말하면 시민과 노동자와 소비자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모두 동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로, 경제적 인간이다. 만나서 반가워요!

========================================       

신자유주의의 또다른 문제점은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자본으로 본다는 것이야.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먹고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정의해 버렸어. 알아서 잘 살아 보라는 것이지이런 신자유주의 병폐는 동서양의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고, 금융위기도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심하게 생겨나고 있어. 그러면서 여성들에 대한 차별도,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더 심해진 것 같아페미니즘 운동이라는 것을 할 정도로 말이야. 방법은 경제적 인간으로 해방을 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하고 있어.

========================================       

(286-7)

우리의 관계는 경쟁으로만 한정할 필요가 없다. 자연을 적대적인 상대로 간주할 필요도 없다. 모든 부분을 합친 것보다 전체가 더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세상은 기계 혹은 정교한 기계적 움직임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경제적 인간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이 헛되다 느낄 수 있는 상황은 많지만 이 문제만큼은 헛되다 외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정의 목표는 바뀔 수 있다. 세상을 소유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편안하게 살려고 애쓰는 여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       

그리고 글을 마무리하면서 페미니즘 관점에서도 이야기를 했단다.

========================================       

(298-9)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사회 전체적으로 확신시켜야 하는 것은 페미니스트들의 임무다. 페미니즘의 관점은 불평등부터 인구 증가, 복지 혜택, 환경, 그리고 노령화 사회가 곧 직면하게 될 돌봄 인력의 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에 깊은 관련이 있다. 페미니즘은여성들의 권리이상의 훨씬 큰 문제에 관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페미니즘 혁명의 절반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성들을 더해서는 젓는 것까지는 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이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깨닫고, 그 새로운 세상에 걸맞도록 사회, 경제, 정치에 변화를 가져오는 일을 해내는 것이다. 경제적 인간을 단상에서 내려오게 해서 작별을 고하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폭넓게 포용할 수 있는 경제와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       

이 책은 경제학과 페미니즘을 함께 다루고 있다고 했잖아. 이 정도를 다루는 책이라면, 아빠의 지적 수준으로는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을 읽는 중간에 3일을, 엄청 급한 회사일로 책을 펴보지 못하고 나머지 시간들도 책은 읽는데, 머릿속은 회사일로 가득 차버렸으니, 읽어도 어렴풋한 내용만….

그렇다고 이 책을 다시 읽을 만큼은 아닌어중간한 상태에서 책을 덮었단다. 그래서 오늘 독서편지는 주로 아빠가 인상 깊은 구절의 발췌한 부분을 많이 할애해서 적은 점 이해해 주길 바래. , 그게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어.

아참, 애덤 스미스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어머니가 평생 저녁밥을 차려주었다고 하는구나. 그런 어머니의 경제활동 조차 경제학에 포함을 넣지 않았다니경제학의 정의는 아주 좁게 다시 정의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구나.


(20)

경제학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끼는 방법에 대한 과학이라고 묘사되어 왔다. "사랑은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 이 개념의 기본 전제다. 따라서 사랑은 아껴서 사용해야 하고, 불필요한 곳에 써 버려서는 안 된다. 사랑으로 사회를 움직이면 개인적인 삶에서 사용할 사랑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찾기 어렵고,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경제학자들은 사회를 조직하는 데 사랑 말고 다른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8)

시장이라는 기계는 사람들의 평범하고 기본적인 감정 같이 단순한 것을 가지고 세계 평화와 모든 이의 행복을 창조해 내는 것으로 가정되었다. 따라서 모두가 이 이야기에 매혹된 것도 놀랍지 않다. 착취를 개인적 악감정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급 7000원을 받으며 등골이 휘게 일하는 여성도 사악한 누군가가 강요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책임져야 할 사람도 없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그리고 경제학은 피할 길이 없어. 우리의 본성에 있으니까. 사실 그게 우리의 본질이야.
우리는 모두 경제적 인간이니까.

(59)

결혼한 여성이 퇴근하면 무엇을 하는가? 부엌을 치우고 다림질을 하고 아이들의 숙제를 돕는다. 결혼한 남성이 퇴근하면 무엇을 하는가? 신문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고 잠깐씩 아이들과 놀아 줄 것이다.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은 여가 시간을 집안일에 많이 쓰고,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피곤해진다. 베커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여성에게 더 낮은 보수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부엌을 치우느라 여성은 남성보다 더 피곤하다. 따라서 근무 시간에 남성과 동일한 노력을 기울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베커의 생각이었다.
동시에 경제학자들은 이와 정반대의 설명도 내놓았다.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이유는 그들의 수입이 더 낮기 때문이다. 여성의 수입이 더 낮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이 가족 전체로 볼 때 손해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185)

나이팅게일은 간호사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게 하려 평생을 싸웠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때 돈이나 선의 중 한 가지 요인만이 동기가 된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다. 게다가 이 개념은 성별에 관해 우리가 가진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남성은 자기 이익 추구라는 본능에 의해 나아가고 여성은 전체적인 그림을 조화롭게 만다는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220)

신자유주의는 인간을 자본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노동과 자본 사이의 갈등을 간단히 해결한다. 즉, 인간의 삶을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련의 투자 행위로 보는 것이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빵 한 쪽과 생선 한 마리로 신도들을 먹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누구나 먹고살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당신의 능력을 믿는다. 험한 세상이기는 하지만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세상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 그리고 우주가 우리에게 경의를 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