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식탁》 - 영혼의 허기를 달래는
알랭 드 보통의 132가지 레시피

총 3개의 장에 걸쳐 다양한 식재료를 주제로 한 요리들이 제시되어 있다. 보통의 요리책들이라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인 레시피와 그에 맞는 사진이 실려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와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식재료와 음식에 관한 사유의 에세이가 있어 천천히 다시 식재료를 돌아보며, 또 레시피를 숙지해보기도 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만든다. 음식과 대화, 분위기, 사유... 이런 것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II. 레시피
1. 핵심 식재료에서는 레몬, 라임, 무화과, 아보카도, 올리브유, 케이퍼, 가지, 민트, 달걀, 루바브. ... 등 16가지의 재료와 레시피가 나온다. 우리에게, 혹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레시피와 요리들이 나오는데 따라해보고 싶은 요리들이 제법 있었다. 친해지고 싶지만 잘 안되는 ‘아보카도‘를 핵심 식재료로 해서 만든 ‘아보카도 파스타‘, 민트를 넣어 느끼함을 잡을 거 같은 ‘민트를 곁들인 멜론 판체타‘, 올리브유가 듬뿍인 ‘샥슈카, 특히 꿀, 간장, 식초와 고춧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를 구운 연어에 붓고 부글부글 끓여 팬째 불에서 내려 고수와 통깨를 뿌리고 밥이나 찐 채소를 곁들여 먹는 ‘꿀과 간장을 곁들인 연어구이‘는 당장 해먹어볼 수 있어
곧 실행해 볼 참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집엔 오븐이 없어 일단 많은 요리 들이 그냥 패스~~. 그리고 즐기지 않는 항신료와 허브들, 구하기 힘든 식재료들이 있어 패스~~. 마지막 이 II장엔 요리 완성 사진조차 없어 도저히 요리가 상상이 안돼서 다시 또 패스하다보니 할 수 있는 요리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사진이 있다해도 따라할 수 없을 요리들, 구하기 힘든 식재료이기도 하고 요리책 산다고 다 따라해볼 것도 아니어서 레시피 남기고 싶은 몇 가지가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몇 가지는 내 레시피북에 적어두었다. 아보카도 파스타엔 바질이 들어가는데
바질 씨 뿌려서 자라면 듬뿍 따서 만들어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다. 우리 딸램 좋아하겠지~~^^


♧아보카도 파스타는 재료도 간단하고 레시피도 어렵지 않아 뚝딱 만들어 먹기 좋을 듯하다. 빨리 바질 씨 뿌려야겠다. 그러잖아도 오늘 두 부자가 텃밭 갈아 엎었다. 올해 텃밭 농사 생각하니 벌써 설렌다.~~~^^




♧아보카도 파스타
재료
푸실리 파스타 450g
잘 익은 아보카도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75ml
파르메산치즈 50g→ 강판에 갈기(고명은 별도)
큰 마늘 1쪽→ 곱게 다지기
바질 잎 1줌
레몬 1/2개→ 착즙하기
소금과 후추

준비및 조리: 20분
분량: 4인분

- P44

1 큰 냄비에 물을 받아 소금을 넣고 끓인다. 파스타를 넣어 심이 살짝 씹히도록(알 덴테) 10분간 삶는다.
2 파스타를 삶는 동안 아보카도를 반으로 가르고 씨를 발라 깍둑썬다. 푸드프로세서에 아보카도 과육과 올리브유, 파르메산치즈, 마늘, 바질, 레몬즙을 담는다. 소금과 후추로간한다.
3 푸드프로세서 뚜껑을 닫고 아보카도가 걸쭉한 크림처럼 부드러워질 때까지 갈아서 퓌레를 만든다. 입맛에 따라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믹싱볼에 옮겨 담는다.
4 삶은 파스타를 아보카도 퓌레와 잘 어우러지도록 섞는다.
5 그릇에 나눠 담고 입맛에 따라 파르메산치즈를 끼얹으면 완성.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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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숲과 아름다운 평원의 이야기, 그리고 아름다운 표지에서 기대한 건 분명 있었는데, 설마 이런 식의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배리 로페즈, 그가 평생 홀로 감수했던 고통의 시간들이 치유되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어쩌면 인간이 기대하는 좋은 인생이란 전적으로 자신이 바라본 방향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 P56

그래서 나는 이런 대등함을 명확히 밝히는 것을 작가의 사회적 의무 중의 하나로 여기게 됐다. 미국식 민주주의 같은 제도하에서 특히 작가는 ‘자격‘이라는 개념, 피부색이나 교육, 젠더,인정, 소위 재능, 
재산을 기준으로 우리 중 누구는 더 많이 누려 마땅하다는 전제가 존재함을 폭로할 소명이 있다. 

나처럼 백인남성의 울타리 안에서 백인으로 자란 작가일수록 그 울타리를 만들어낸 사회적 경제적 관습, 토지의 계약 조항, 법적 특혜, 윤리적 망각까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한다. - P70

남부 캘리포니아를 동서로 가르는 산맥 지대의 건조한 단층지괴 분지는 오래전 가브리엘리노 사람들이 예순 가지 식물과백 종의 씨앗을 주식으로 먹으며 부족함 없이 살았던 땅이다.

그러다 이곳에 다른 인간 집단이 관개가 잘되는 농지를 일구었다. 비록 물을 자기들 소유처럼 여기긴 했지만 자기들 손으로건조한 땅에 꽃을 피워냈다. 그래서 나는 어린 마음에 나에게도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이해했다. 내 안에서 점점 커지는 광막한 사막을, 나를 위협하는 그 무엇을 나도 어떻게든해볼 수 있을 거라고 물을 찾기만 하면 
될 거라고 - P75

알고 보니 나의 물은 보통의 삶이었다. 날마다 밭에서 땀 흘리던 멕시코 노동자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어린 백인 꼬마에게 신기하게도 뭔가를 아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던 그들이 물이었다. 
자기 삶 깊숙이 무언가를 간직하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결심이 물이었다. 그것은 한눈팔기를 멀리하는 태도였다. 그랬기에 많은 멕시코 노동자들이 향수에 젖어들거나 밸리생활에서 기대할 것을 찾아 <선셋> 같은 잡지를 뒤적거리지 않을 수 있었으리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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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그리며> 배리 로페즈 지음
첫 문장부터 ...


캘리포니아를 그리며
35년 전 나는 유타주의 그린강을 유람하는 친구의 보트 여행에 합류했다. 또 다른 일행도 있었는데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묘목장을 운영하는 이였다. 
그는 하루 일과를 맺을 때 혼자 강둑을 따라 산책하면서 소형 녹음기에 대고 뭔가를 구술했다. 그날의 감상을 기록하는 것이냐고 어느 날인가 내가 물어보았다. 그는 두 살배기 딸이 나중에 아빠가 아이를 매일같이 얼마나 생각하고 보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도록 녹음을 남겨두고 있다고대답했다. - P25

캘리포니아 이주담이나 성장담을 다룬 수많은 소설과 영화를 보면, 빛과 그림자의 주제가 이야기의 기본 뼈대를 이루고있다. 이 극적인 주제가 인간의 보편적 핵심을 파고든다. 끔찍한 경험 성적 학대의 트라우마, 폭력적인 결혼과 이혼, 부재하는 아버지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망은 사람을 상처 입히고, 그것으로부터 헤쳐 나오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린다. - P31

하지만 캘리포니아 보이로서 나에게는 무한히 용서하고 무한히 위로하는 빛이라는 중심축이 있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과 어도비 벽돌집의 옅은 벽면과 출렁이는 수면까지, 주위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적시는 빛이 내 존재를 지탱했다. 그 빛, 그리고 나를 하늘로, 나 자신의 바깥으로 끄집어내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던 새들이 내 삶에 희망이라 부를 만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 P32

나는 유목형 인간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지금도 50 년째 오리건 시골의 같은 집에 살고 있다. 다시 남부 캘리포니아에가서 살지는 않았다. 내가 두고 떠나오기 싫었던 것은 그 장소 자체가 아니었다. 그보다 내가 애타게 그리워한 것은 내 유년기에 얽힌 1950년대의 분위기였다. 교외 주거 단지 끄트머리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던 날들이 그리웠다.
- P32

그 때 묻지 않은 시절에 대한 갈망이 때로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를지언정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게 내가 가졌던것, 혹은 가졌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지금 나에게 있는 것을 더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하기는, 일곱 살 생일에 나에게 텀블러피전 여덟 마리를 선물한 건 그 아동 성도착자였다.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일부러 날기를 포기하고 곤두박질치던 비둘기들, 그러다 지면까지 불과 몇십 센티미터를 남겨두고 그 하강에서 벗어나 다시 날개에 힘을 주고 너른 하늘로 솟구치던 나의 비둘기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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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금요일, 그녀는 오후 3시에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다시 섬으로 갔다. 청바지와 큰 체크무늬셔츠를 입고, 맨발에 평범한 로퍼를 신은 채 손에는 새틴 양산과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짐이라고는 커다란 비치백이 전부였다. 그녀는 부둣가에 줄지어 있는택시 중에서 소금기에 부식된 낡은 택시로 곧장 다가갔다. 운전기사는 친구처럼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며 그녀를 맞았고, 택시는 가난에 찌든 마을을 뒤뚱거리며 가로질렀다. 마을의 집들은 오두막처럼 초라했고,지붕에는 야자수 잎이 얹혀  있었으며, 불타는 바다 앞의 거리에는 뜨거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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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레인의 연인이었던 두 사내가 2월의 매운 추위를 등에 업고 화장장 밖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했던 말들을 반복했다.
"몰리는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한지도 몰랐어."
"뭔지 알았을 땐 이미 늦었지."
"그렇게 순식간에."
"가엾은 몰리."
"음."
가엾은 몰리. 그녀의 증세는 도체스터 그릴 레스토랑 밖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팔을 들었을 때 찌르르 저려오는 느낌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이후로 그 느낌은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불과 몇 주 사이에 사물의 이름이 가물가물해졌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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