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숲과 아름다운 평원의 이야기, 그리고 아름다운 표지에서 기대한 건 분명 있었는데, 설마 이런 식의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배리 로페즈, 그가 평생 홀로 감수했던 고통의 시간들이 치유되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어쩌면 인간이 기대하는 좋은 인생이란 전적으로 자신이 바라본 방향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 P56

그래서 나는 이런 대등함을 명확히 밝히는 것을 작가의 사회적 의무 중의 하나로 여기게 됐다. 미국식 민주주의 같은 제도하에서 특히 작가는 ‘자격‘이라는 개념, 피부색이나 교육, 젠더,인정, 소위 재능, 
재산을 기준으로 우리 중 누구는 더 많이 누려 마땅하다는 전제가 존재함을 폭로할 소명이 있다. 

나처럼 백인남성의 울타리 안에서 백인으로 자란 작가일수록 그 울타리를 만들어낸 사회적 경제적 관습, 토지의 계약 조항, 법적 특혜, 윤리적 망각까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한다. - P70

남부 캘리포니아를 동서로 가르는 산맥 지대의 건조한 단층지괴 분지는 오래전 가브리엘리노 사람들이 예순 가지 식물과백 종의 씨앗을 주식으로 먹으며 부족함 없이 살았던 땅이다.

그러다 이곳에 다른 인간 집단이 관개가 잘되는 농지를 일구었다. 비록 물을 자기들 소유처럼 여기긴 했지만 자기들 손으로건조한 땅에 꽃을 피워냈다. 그래서 나는 어린 마음에 나에게도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이해했다. 내 안에서 점점 커지는 광막한 사막을, 나를 위협하는 그 무엇을 나도 어떻게든해볼 수 있을 거라고 물을 찾기만 하면 
될 거라고 - P75

알고 보니 나의 물은 보통의 삶이었다. 날마다 밭에서 땀 흘리던 멕시코 노동자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어린 백인 꼬마에게 신기하게도 뭔가를 아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던 그들이 물이었다. 
자기 삶 깊숙이 무언가를 간직하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결심이 물이었다. 그것은 한눈팔기를 멀리하는 태도였다. 그랬기에 많은 멕시코 노동자들이 향수에 젖어들거나 밸리생활에서 기대할 것을 찾아 <선셋> 같은 잡지를 뒤적거리지 않을 수 있었으리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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