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부터 벌써 흥미롭고 재미있다.
욘 포세의 책 읽다가 읽어서 더 재밌게 느껴지는건 아니고 확실히 문체부터 너무 다르다!
신나 신나 ~~~ ~~~~

프롤로그
신비로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말을 타고 그리스의 길을 달린다. 농부들이 농지에서 혹은 오두막집 앞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불안해한다.
그들은 군인, 용병, 노예 장사꾼처럼 위험한 사람만이 여행을 한다는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농부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투덜거리면서 그들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다. 그들은 무장한 외지인을 싫어한다. - P9

기수들은 마을 사람들의 시선에도 개의치 않고 길을 재촉한다. 몇달 동안 산을 오르고 협로를 헤치고 계곡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너고 섬과 섬을 항해했다. 낯선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들의 근육과 지구력은 강고해졌다. 과업을 수행하려면 끊임없이 지속되는 전쟁의 세계에서 잔혹한 땅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들은 아주 특별한 사냥감을 찾는 사냥꾼이다. 그 사냥감은 소리도 내지 않으며 아주 교활하여 흔적도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다. - P9

오두막집 문 앞에 앉아 있는 농부들, 용병들과 도적들이 그 이방인 기수들이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떡 벌어졌을 것이다.  - P11

책, 그들은 책을 찾고 있었다.
그건 이집트 궁정의 은밀한 비밀이었다. 상하 이집트의 군주는 당시의 가장 강한 권력자로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세상의 모든 책을 채워 넣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왕들이 늘 그렇듯이 다른 사람들의 목숨도) 내줬을 것이다. 그는 유사 이래 모든 작가의 모든 작품을 모을 절대적이고 완벽한 도서관을 꿈꿨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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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텐을 10년 만에 다시 만났고, 그는 결혼을 했고 아내와 아이 둘이 있으며, 음악 교사이고, 크누텐과 나는 어릴 적에 같이 록밴드를 하려고 했고, 우리가 ‘보트 하우스‘라고 부르는 곳에서 연습을 했고, 지난 여름 크누텐을 다시 마주쳤고,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 불안감이 날 엄습해서, 나는 글을 쓸 수 밖에 없었고, 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서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고, 그런 나를 걱정하는 어머니, 어머니.

계속 이 내용이 반복되어 나온다. 마치 돌림노래 같단 생각이 든다. 거기에 다른 이야기가 덧붙여지듯 계속 전개가 된다.
뭔가 내용이 이어지긴 한다.
은근 궁금해진다. 나름의 매력이 있긴하다.~~^^






불안감이 날 엄습해 온다.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지난여름이었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청재킷에 노란 우비를 입은, 크누텐의 아내어머니가 아래층을 서성거리고 있다. 그녀는 텔레비전을 보고, 장을 본다. 어머니. 그녀는 장을 본다. 전에 장을 보던 것은 나였는데, 이제 나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 P42

이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지난여름이었고, 그 후로 나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어머니는 그리 나이가 드시진 않았다. 나는 크누텐과 다시 마주쳤다. 나는 그가 떠나는 것을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크누텐은 떠나 버렸다. 나는 그를 쫓아가며 불렀다.
모르겠다. 그것이 이 불안감이다. 나는 이 불안감이 엄습해온 이후로 기타에 손을 대지 않았고, 밖에도 나가지 않는다. - P43

대체 무슨 일이니, 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그렇게 틀어박혀 앉아 있을 수만은 없잖니, 라고 그녀가 말한다. 내가 크누텐과다시 마주친 것은 지난여름이다. 그는 결혼했고, 아이가 둘있다. 그것이 이 불안감,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불안감이다. 나는 크누텐을 소리쳐 불렀지만,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냥 떠나 버렸다. 그 후로는 그를 다시 보지 못했다.  - P43

나는 이 불안감을 떨쳐 버려야 하기에 글을 쓴다. 불안이 엄습해온것은 지난여름이었다.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불안이 엄습한 이후로 나는 기타에 손을 대지 않고, 음반도 더이상 틀지 않는다. 내 왼팔이손가락이 아프다. 어머니 크누텐의 아내. 노란 우비, 청재킷. 그녀의 눈 불안감이날 엄습해와서 나는 글을 쓴다. 기타 내 기타가 보인다. 내가 장만한 첫번째 기타가 떠오른다. 크누텐과 나 지난여름 나는 크누텐과 다시 마주쳤고, 불안감이 날 엄습했다. - P43

크누텐은 결혼을 했고 아이가 둘 있었다. 우리가 어릴 적에, 크누텐과 나는 늘 함께였다. 매일 그랬다. 나이가 들어 가도 늘 우리는 함께였다.
밴드에서 함께 연주를 시작한 것도 크누텐과 나였다. 크누텐과 나는 밴드를 록밴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가 몇살 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열한 살, 아마도 그쯤이었을 텐데,
- P44

학교에서 자유 시간에 크누텐과 나는 록밴드를 시작하기로마음먹었다. 그리고 자유 시간마다 우리끼리 계획을 세우며 돌아다녔다. 우선은 사람이 더 필요했다. 우리 밴드는 기타가둘, 물론 전자기타로, 그리고 베이스와 타악기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네 명은 되어야 했다. 그러고 나면 한 사람은 노래를 불러야 했고, 아니면 보컬리스트가 될 사람을 구하거나해야 했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는 마이크를 장만해야 했다. 앰프가 딸린 스피커, 마이크 스탠드, 전선들, 우리는 그 많은 것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고 나면 노래 가사가 필요했고, 연습을 할 곳 또한 필요했다. 그렇지만 우선은 우리가 ‘우리 보트하우스라고 이르던 곳에서 연습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름, 밴드는 부를 이름이 있어야 했다. 크누텐과나는 계획을 짰다. 크누텐과 나는 우린 잘될거야, 무도회가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연주하게 될 거라구, 라고 서로에게말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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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포세의 <보트 하우스> 읽기 시작했다.
바로대출로 오늘 받아왔는데 서점 사장님께서 이 책이 올해 마지막 바로대출이라고 하시는거다. ㅠㅠ
이제 내년 2월이나 되어야 새책을 빌려볼 수 있겠지?
해마다 느끼는거지만 그 4개월 정도의 공백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었다. 예산을 예년보다 늘렸다는데도 예년과 다름없이 10월이 가기도 전에 다 소진이 되었다니 놀랍기도 하다.
책읽는 사람은 늘지 않은거 같은데 어째 이 바로대출만 늘어가는것 같다. 좋은 제도이니만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어째 반갑지만은 않게 느껴진다~~ㅎㅎㅎ

<보트 하우스>도 역시 같은 문장이 여기저기서 반복이 된다. ㅎㅎ
이제 이 작가의 개성을 다 알아버린 거 같다.
작년 아니 에르노의 책도 그랬고...
솔직히 두 작가의 문장들은 내 취향의 문장은 아니다. 노벨 위원회가 좋아하는 문장들인건가!
내년엔 노벨 문학상 작품을 걸러야겠단 생각이 든다. 한동안 노벨 문학상과 멀리하는 책읽기를 했었는데 내년부터 또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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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16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서 욘 포세 좋다!! 하시는 분을 못본 것 같네요 ㅋㅋㅋㅋ 저는 이번에 나온 멜랑콜리아가 좀 궁금하긴 한데 어떨지.... 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0-16 21:56   좋아요 1 | URL
평론가들 사이에선 시적이고 음악적인 문체라는 호평이 쏟아지던데요..! 글쎄, 그럴수도 있지만 전 유려한 만연체 문장이 제 취향인게 더 확인이 되더군요. 이 작가가 원래 희곡작가래잖아요. 연극 공연 하면 한번 보고 싶긴해요~~
지금부터 준비해도 내년이나 돼야 되겠죠^^

yamoo 2023-10-17 09:39   좋아요 1 | URL
지금 30퍼센트 정도 읽었는데, 진짜 짜증나요. 같은 문장과 같은 상황을 계속 반복해요. 주인공이 정신분열증 있는 듯...이제 적응을 했는데, 첨엔 디게 이상했다는...노벨상 선정 위원회가 이런 문체를 좋아하나봐요...위원들이 바뀌어서 그런가?? 아무튼 멜랑콜리아는 다 읽어봐야 알 거 같아요..ㅎㅎ

은하수 2023-10-17 10:5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ㅠㅠ
여기 주인공도 정신이 약간 이상한.. 강박증 있는 사람 같아요
계속 반복되면서 점층적으로 스토리가 쌓여가요...
그래서 읽고있지만 좋아하긴 힘들듯 해요..ㅎㅎㅎㅎ
저 이 작가의 <3부작>도 빌려다 놨어요 ㅠㅠ

잠자냥 2023-10-1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근데 애트우드 여사가 딱 받으면?!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0-16 21:57   좋아요 0 | URL
아아악.., 그러면 저의 결심 따위 버선발 뒤집듯 해보는 거죠 뭐 ㅎㅎㅎㅎ
전작 읽기 하겠다고 나설지도요 ㅎㅎㅎ
 

오늘은 끝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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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마틴
부디 그렇게 원하는 대로 잘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겠니!

42장
어느 날 마틴은 자기가 외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건강하고 힘이 넘쳤으나 할 일이 없었다. 글쓰기와 공부의 중단, 브리스덴의 죽음, 그리고 루스와의 결별로 그의 삶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카페에서 호사스런 식사를 하고 이집트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삶이 채워지지는 않았다. 정말로 남태평양이 부르고 있었지만, 그는 미국에서의게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느꼈다.  - P180

두 권의 책이 곧 출간될 것이고, 출간될지도 모를 다른 책들도 있었다. 그 책들로부터 돈이 나오면, 그는 한 자루 가득 돈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태평양으로 가져갈 것이다. 칠레 달러로 천 달러면 살 수 있는 마르케사스 제도의 한 골짜기와 만을 알고 있었다. 말굽 모양의 육지로 둘러싸인만으로부터 구름을 머리에 인 까마득한 산꼭대기까지, 내내 이어지는 골짜기는 대략 만 에이커는 되리라. - P180

열대 과일, 야생 닭, 야생 돼지가 지천이고, 때로는 들소 떼가 몰려 다녔으며, 산꼭대기에는 들개들에게 시달리는 야생 염소들이 있었다. 일대 전체가 자연 그대로였다. 인간은 단 한 명도 살지 않았다. 그는 그 땅과 만을 일천 칠레 달러로 살 수 있을 것이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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