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을 합니다.  

제게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주로 제가 찾아갑니다.  

그들의 고민과 상처들을 보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때로 물질적으로도 도와야 하고, 필요한 기관에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좀 사는 집의 대대로 딸이 귀한 집안의 외동딸이었던 저는 한 번도 제가 이런 일들을 하며 살게 되리라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성품이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그런 성품이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이지요. 

그러나 마음껏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니 때로 제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사람이 싫어지기 시작하면 그 때가 온 겁니다. 그리고 몸은 거의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가 됩니다. 

이삼 년에 한 번 정도 그런 주기가 옵니다. 

그러면 무조건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떠납니다. 

하루에 한 번 친구가 있는 병원에 들러 닝거를 맞고, 하루에 한끼만 먹으며 꿈도 없는 잠을 잡니다. 

삼일 쯤 지나면 눈이 떠지고 몸이 서서히 기운을 차립니다.  

하루 정도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비로소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이지요. 


한끼 식사, 만두
 
창에서 바라본 숙소밖 풍경

동네의 작은 도서관

그 도서관에서 책 읽는 아줌마

옛철길을 이용한 와인터널

오일장을 둘러 보다가 귀걸이도 하나 사고

줄장미가 있는 골목

흑백사진

나의 전용 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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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3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저곳 와인 터널 갔었는데, 참 추웠어요, 안이.

저는 요즘 들어 제 포용력에 대해서 걱정스러워요.
원래 분석적 기질이 큰 편이라, 그냥 따스하게 받아들이기가 잘 안 되요.
머리가 먼저 나가거든요, 마음보다. 그래서 보듬고 들어주신다는 언니의 성품이 부러워져요.

많이 쉬셨어요? 건강하셔요.

gimssim 2011-05-31 17:1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늘 머리가 앞서지요.
그래서 가끔 몸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구요.
지난 경험에 비추어보면 머리로 승부하면 절대 이길 수 없더라구요.
문제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인데, 근데 그게 어렵지요.

이제 새달이니 새 기분으로 시작해야겠지요?
잘 지내세요^*^

페크pek0501 2011-06-0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스를 전함. - 조선일보에서 사진작가 모집 기사 읽었어요. 매월 우수작을 뽑는 듯.
이번 달은 '내가 본 기억에 남는 간판'사진을 모집하는 공모전이라니까 한 번 도전해 보세요. 홈페이지 들어가 보시길...
이걸 보고 중전님께 알려 줘야지, 하는 생각 들었어요.

장미꽃 사진과 귀걸이 사진이 제일 맘에 들어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ㅋ

gimssim 2011-06-02 22:00   좋아요 0 | URL
공모전이라...홈페이지에 들어가 볼께요.
그것보다 기사를 보시고 저를 떠올리셨다니 기분 좋습니다.
분발해야겠습니다.
 

 

 

 

집안일을 번개같이 해치우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시내 나가는 길에 해야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커피메이커 AS(이런 영어는 없지요, 하지만 통용되니까) 맡기고, 삼성 똑딱이 AS 맡긴 것 찾기, 남편의 구두 수선하기, 도서관에 책 반납하기, 주말에 군대간 아들이 온다니 장보기. 

무료티켓이 있지만 조조니까 그건 나중에 쓰기로 하고 그래도 거금을 들여 <써니>를 보았습니다. 

삼사백 좌석이었지만 관객은 저 혼자였습니다. 

학창시절 개교기념일에 학교에 간다고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과 부산 태종대에 사진 찍으러 간 일 외에, 아니 또 있구나 개봉관을 빠지지 않고 순례한 것 외에 거의 '범생이'로 살아온 저의 눈에 그녀들의 일탈에 전적인 공감이 가는 건 아니지만, 몇 년 전 친한 친구를 암으로 먼저 보낸 경험을 갖고 있던 저로서는 혼자 울고 웃고 했습니다. 

해피엔드도 너무 교과서적이지만, 그래도 저는 해피엔딩이 좋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때로 그런 행운을 만나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초여름의 태양이 바로 머리 위에 떠있었습니다. 

그 생소함이라니. 

까뮈가 떠올랐지만 여러가지 볼일들을 잘 마치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무사히 귀가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수십 대의 탱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녁시간 뉴스를 보니 옆 바다에서 무슨 훈련인가 했다더군요. 

어나운서는 안심하고 살아도 된다는 듯 확신에 찬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칼'로 망하지 않습니다.  

심난할 때가  좀 빈번한 아줌마이지만 '이방인'은 아닌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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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5-20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직장에서 나오는 데,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더라구요~

님의 사진엔, 프레임 안에 프레임을 두는 시선이 많으시더라구요.
아니, 프레임 밖에 프레임을 내어놓는 시선인가요?

암튼, 7층 짜리 건물의 7층에 가셨군요~^^

gimssim 2011-05-20 21:41   좋아요 0 | URL
프레임 안에 프레임을 두는 사진이 아직은 좋아요.
그게 싫어질 때까지 찍어볼 참입니다.
위의 사진들은 타인이 보면 별 의미없는 사진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어느 한 날의 기록이지요.
제게 사진입문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에 대한 대답이 되겠군요.
일상의 기록이 사진의 시작이라구요.

프레이야 2011-05-2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설이 너무 많이 나와 나중엔 듣기가 참 별로였어요.
그것만 빼면 나쁘지 않았구요.
딱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더군요.
물론 전 칠공주는 아니었고 집과 학교밖에 몰랐던 쑥맥이었지만요.ㅋ
전 유호정의 재발견으로 좋았어요.
비현실적인 해피엔딩이었지만 정말 그런 떡이 떨어진다면 좋겠지요.ㅎㅎ

gimssim 2011-05-22 23:15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드는 좋은 점도 있어요.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는 것이요.
심한 욕설은 그저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하고 그냥 통과했습니다.
그전에 <주유소 습격사건> 영화를 보고 그런 영화는 왜 만드느냐고 흥분을 했었어요.
어떤 분들은 <킹스 스피치>에 대해 말하기를 왕이 말더덤을 고쳐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전쟁에 참가하겠다'는 연설이었나구요.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는 말더덤을 고치기까지의 과정만 감명깊게 봤더랬지요.

순오기 2011-05-2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를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중전마마 페이퍼 때문에 봐야겠습니다.
저도 이런 사진 찍고 싶어서요~~~~~~^^

gimssim 2011-05-30 11:41   좋아요 0 | URL
써니도 보시고 사진도 찍으시기 바래요.
사진은...즐길수만 있다면 삶의 이면을 좀더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글을 많이 쓰시는 순오기님 같은 분께는 많이 도움이 되리라 사료됩니다만.

닷새 동안의 가출에서 돌아왔어요^*^

페크pek0501 2011-07-12 17:5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중전님, 저도 써니를 봤답니다. 재밌었어요. 웃음과 눈물이 나오게 하는 영화였어요.

제 여고시절 그때의 활력과 에너지가 그리웠어요. 물에서 갓 건져 올린 물고기 같이 팔딱거리던 그 시절...
 

 

  

커피전문점에 갔었습니다. 

한달에 두세 번 정도 갑니다. 

친구들을 만나 두세 시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요즘의 주제는 '사진'입니다. 

아마 그에 관련된 친구들을 자주 만나니 그런 모양입니다. 

흐르는 것은 강물 뿐이 아닙니다. 

옆자리의 사람들이 차고, 바뀌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자 마음먹고부터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풍경들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사소하거나 소소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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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05-1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풍경들이라..., 좋군요. 원래 중요한 의미란 사소한 것에 있지요.
계속 무궁한 발전이 이어지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사진작가 라는 친구? 한 명을 갖는다면 제 생애에 영광이겠습니다.ㅋ 이왕 하는 것, 열심히 하셔서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진작가되세요.
멋집니다. 자주 관찰하러 오겠습니다.

gimssim 2011-05-19 21:50   좋아요 0 | URL
네 님의 응원에 힘입어서 저도 소망을 가져볼까 합니다.

페크pek0501 2011-05-19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사진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데요, 초보자가 사진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책 한 권을 추천해 주세요.

gimssim 2011-05-19 21:52   좋아요 0 | URL
저도 초보자인데 감히 추천을 드릴 수가 있겠어요?
다른 분들도 제게 그런 질문을 하시는 분이 있어서 저의 경험담을 정리해서 페이퍼로 올릴께요.
다음 주는 가출할 예정이어서 그 다음 주나 되어야할 것 같지만요.

순오기 2011-05-2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벽면의 커피잔이 저를 압도합니다~~~ ^^
그 아래서 행복한 여인들도 보기 좋고요!

gimssim 2011-05-30 11:41   좋아요 0 | URL
모두들 참 즐겁과 밝은 모습이더라구요.
한낮의 담소.
 

 

2011년 5월 어느 일요일 오후

 

오른 쪽에 낚싯대 걸어놓고 소주 한 잔 하시는 아저씨들,

빨간 등대,

커피숍 빨간 파라솔,

슬러쉬 사달라고 멈춰선 아이,

제 갈길 가시는 아빠,

중년 남성 둘,

더 멀리 젊은 연인,

좀 누웠다가 '나는 가수다'를 보겠다는 저를 기어이 끌고 나간 우리집의 '바른생활'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먼 바다에 떠 있는 빨간배.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저도 빨간 남방을 입었드랬습니다.

 

봄날 오후, 바닷가 방파제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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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5-1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등대가 참 예뻐요~~
고즈넉한 풍경입니다. 님의 빨간 남방 보고 싶어요^*^

gimssim 2011-05-17 22:07   좋아요 0 | URL
사진을 찍으면서부터 색깔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색깔별로 주제를 정해서 사진을 찍어보고픈 생각도 있어요.
빨간 남방, 언젠가 입고 자화상을 직어볼께요^*^

무스탕 2011-05-1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편안해 보이는 사진입니다.
저런 휴일, 달콤하지요 ^^

gimssim 2011-05-17 22:08   좋아요 0 | URL
일부러 좀 어슬렁거리며 천천히 걸었던 산책이었습니다.

순오기 2011-05-18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강이 어울리는 봄, 휴일 오후였군요~
어딘가에 바른생활님도 계시겠지요~~~~ ^^

gimssim 2011-05-19 21:43   좋아요 0 | URL
산책을 나설 때는 같이 가지고 해놓구선 밖에만 나가면 영 같이 보조를 맞추지 못합니다.

pjy 2011-05-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의 산책에 괜히 태클일까요ㅋ 요즘에 급하게 책 정리하면서 읽었던 구절인데 가물가물~~
부부가 싸운뒤에 남자는 화가나면 산책을 나가고, 여자는 부엌에서 버티기입니다.
일단 진정되면 산책을 멈추고, 부엌에서 안방이나 거실로,,마주보면서 썩소일지라도 웃는 겁니다^^;

gimssim 2011-05-19 21:47   좋아요 0 | URL
우리집 남자는 싸움을 하고서도 금방 "여보 산책가자" 하니 열을 더 받습니다.
전 요즘 남편이랑 이런저런 일로 다투고 나면 화가 나기보다 좀 슬퍼져요.
다른 분들도 그러신가요?

pjy 2011-05-20 10:03   좋아요 0 | URL
전 싸울 남푠이 없어서요; 근데 다들 괜히 옆에서 친한척 찝쩍거리는게 더 짜증난다고 하더라구요~ 혼자 화를 삭힐, 진정할 시간을 주는게 뽀인트라고 하더군요^^
 

  

저녁이면 저의 둥지로 돌아옵니다. 

내일 새벽까지 휴식입니다. 

꿈 없는 잠을 잘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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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1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저 시계처럼 늘어져서 자고 싶어요...
시계가 멈춘다면. ^^

중전 언니, 즐거운 한주되셔요.

gimssim 2011-05-17 18:2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늘어져서 자고 싶어요.
다음 주 쯤에 실행에 옮겨볼까 합니다.
몇해 전에도 많이 아픈적이 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끼만 먹고 계속 잤더니만 나아졌어요.
아마 그럴 주기가 된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2011-05-17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8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8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9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