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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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끔은 나를 지워버리고 싶을 때

세상에서 도망가버리고 싶을 때

한번쯤 그런 꿈(?)을 꾼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끌린다.

 

그렇다고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그리 할 수 있을까?

나를 버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린다는 거다.

저 먼 이국으로 이민을 간대도 가끔은 그리운 이들을 만나볼 수 있고, 수화기 저편으로 '아침부터  

돌굴러가는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잖아.

이제까지 알고 지낸 소중한 사람들을 영영 보지 않고 살겠다는 거니까

 

 이 책은 작가가 미쿡 사람이고 배경도 넓디넓은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은 걸 자랑하는 미쿡이라   

가능한 이야기이다.

세상 참 좁다를 자주 실감하게 되는 우리 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 어딜가도 "더이상 놀랍 

지도 않게" 아는 사람을 만나는 손바닥 만한 우리나라에선 신분을 숨기고 꼭꼭 숨을 곳이 없다.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다.

어떻게 될까 궁금하여 잠자기가 아까웠다.

하지만

갈등이 부각되고 독자를 오랫동안 가슴 덜컹거리게 긴장시켜야 극적인거고, 이야기가 사는데

추적이 너무 짧아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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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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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너무 좋은 작품이다.

오랜만에 수작을 만나서 정말 설레고 기뻤다.

얼마만에 건진 좋은 책인지.

이 책을 읽기 전, 후 책들이 꽤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정도 수준의 책이 아니면

서평을 하지 않을 생각을 했다.

그냥 읽은 책은 그저 메모! 하는 정도로만.

다리를 다쳐서 입원해 있는 동안 읽었다.

 

내가 좋아라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면서

조금은 환각적(?)이고, 지적이며,

감성도 풍부하고

특히, 호수라는 환상적 이미지가 결합돼 날 온통 흔들어놨다.

안개에 싸여서 어렴풋이 보일 듯 말 듯한 물빛

뭐 그런 이미지가 늘 내겐 환각과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여자가 썼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작품이다.

아, 어찌나 놀랍고 부럽던지. 작가의 내공이 엄청나다.

이 언니야를 따르고 싶다.

 

책표지를 본 순간부터 느낌이 왔다.

그런 책들이 있다.

처음 보자마자 심상치 않은,

무척 끌리는 그런 책.

단순히 표지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확~! 다가오는 느.낌. 이다.

 

정말 최고!! 다.

인간적이고, 억지스럽지 않고, 가슴이 울렁울렁하다.

그리고 정신없이, 정신 못차리게 빠져든다.

 

박정요, 「어른도 길을 잃는다」 이후로 만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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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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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예상이 맞았다.

자세한 내막은 몰랐지만, 대충 짐작은 했다.

작가는 어찌보면 파격이고 실상은 막장인 그 당시 화족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아주 끔찍하게 드러낸다.

 

사회적 신분이 높거나 물질적 풍요가 지나치게 넘치게 되면

인간은 타락하고 마는 생물인 것 같다.

그냥, 죄의식이 없어지나보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겉모습이 바로 면죄부가 된다고 착각하는지...

옛날에는 귀족들이 그래왔고

지금은 천박한(?) 재벌들의 행태가 그러하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인지 필력은 훌륭하다.

일단 재미는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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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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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키득키득키득(세번을 꼭 해줘야 함.ㅋ) 웃게 된다.

책 속 상황을 그려보면서 낄낄거리게 되는 유쾌한 얘기다.

 

아주 마음에 드는 또라이 정신과의사에게

이런저런 아주 특이한 신경병증을 가지고 있는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상담하고

'이라부(이름)'라는 그 의사의 장단에 놀아난다.

나와 비슷한 사고관을 가져서 더 마음에 들었다.

길지 않은 인생 즐겁게, 지꼴리는대로 살라. 뭐 그거지.

아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어쩌면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개자선배에게 책을 권해주면

즐겁게 읽었다면서도

늘 "전부 니 이야기더라" 면서 투덜댄다.

그럼 앞으로 책 안 권해준다고 협박하지만.

이 작가의 책을 더 읽어보고싶다.

가능하면 장편으로.

이 책은 단편 5개가 묶인 이야기여서.

한때는 단편도 좋았는데 이젠 짧은게 심심하다.

 

이 책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까닭은

번역자가 국문과 출신이라는 것.

그래서 글이 아주 매끄럽고 정확한 어휘를 자연스럽게 썼다.

국외도서는 정말이지 역자도 작가 못지않게 아주, 중요하다.

번역자에 대한 정보까지 알아가며 책을 읽기가 쉽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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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상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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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눈물을 질질~ 흘렸나 몰라 아주 눈물의 도가니다.

듣는 이가 있는 인터뷰 형식이라 하나 거의 독백 식이라 그런지 더 가슴 절절히 와 닿는다.

막부, 근왕, 신선조, 무사도... 메이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시대에 울린다.

 

일본에는 사무라이나 신선조(신센구미)를 다룬 영화나 이야기들이 많은데 주로 그들을 미화하기 일쑤이다.

싸움의 명분을 내세우는 것.

어느 시대나 전쟁은 우습지도 않은 "명분"으로 치뤄진다.

그따위 것으로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시삐 여긴다니

지금을 살고 있는 나로선 이해불가다. 수용불가다.

그래서 사람 목숨의 값어치를 이해한 이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할레드 호세이니,「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가난한 삶이 참 순수하고 아름다운거구나 새삼 느꼈었는데

그처럼 어렵고 혹독한 시절을 얼마나 진실되게 살아갔는가를 담고 있다.

풍요로워진 지금, 우리들이 잃어버린 웃음이 떠올라

아련하고 그립고, 따뜻하며, 먹먹해진다.

아사다 지로, 대작가다!

또 하나, 전작주의 작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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