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업이든 교실 수업이든, 중요한 것은 사용하는 도구나 방법이 아닌 학습자의 학습 동기이며, 초등학교에서 이를 추동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는 교사와의 관계임을 강조한다는 점만으로도, 온통 교사 중심의 테크니컬한 항목으로 꾸며져 마치 ‘사용 설명서’에 가까운 많은 에듀테크 관련 도서와 이 책이 구분되는 지점이다.

여기에서 과제 제출을 어떻게 받는지 따지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영상으로 수행평가를 받으려면 플립그리드가 좋다더라, 아니면 패들렛에 학생 번호를 달고 그 아래에 영상을 넣어 상호 평가를 시키도록 하자, 그것도 아니면 구글 클래스룸처럼 개인 과제로 제출하게 해서 교사만 영상을 확인하도록 하자 등의 논의는 부차적인 문제다. (중략)
원격수업에서 가장 부족한 것,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학생의 학습동기다. 교사가 학생을 위해 직접 시범 보인 것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올리는 행위, 콘텐츠에 직접 출연하여 학생과 마치 눈을 마주치듯 응시하는 것, 학생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 주고 자주 통화하는 것은 원격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이런 것을 몇 마디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교사 저마다의 취향일 뿐이다. 무엇으로 표현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본질이 학생을 수업에 참여하도록 만든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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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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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 가지 정도의 아쉬움이 있다.

첫째,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다른 수학 관련 책에 나오는 사례들과의 기시감이 크다. 첫 장에서 넷플릭스 이야기로 시작할 때는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바로 아브라함 - 이 책에서는 에이브라함, 이라고 번역해 두었는데 - 발드에 대한 사례부터 계속, 여느 다른 수학 교양서적에 나오는 사례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이 가장 최신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저자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이 책에는 수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는데, 사고가 어떻게 펼쳐지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수학 연산과 기호를 가지고 오지만 제시와 결론 사이를 채우는 데에는 인색하다. 이래서는 무엇이 어떻게 수학적인지 알 수가 없다.

세째, 챕터를 나눠놨는데, 각 챕터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명확하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사례들은 너무 널브려뜨려놓고, 수학 이야기도 군데군데 늘어 놓았는데,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 이런 많은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는데, 각 챕터의 결론은 ‘이렇게 수학이 쓸모있다’로 다 똑같은 느낌에, 앞서 두드린대로 그런데 ‘이렇게’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독서 내내 계속 들었다.


아마 엘런버그 교수의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 부터였던 듯 싶다. 이를 시작으로, 이제 수학 본연을 다루는 교양 서적은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중에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줄곧 읽어 왔기 때문에 아주 큰 기대감을 가지진 않았지만) 만나게 된 이 책은 참… 아무런 인사이트도 얻을 수 없어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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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ot 2025-09-13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련해서 추천해주실만한 책이 있나요?

하리야헌처크 2025-09-13 14:39   좋아요 0 | URL
저는 제 글 본문에 언급한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수학적 사고’가 왜 의미있는지, 재미나게 - 조금 난이도는 있지만 - 설파하고 있습니다. :)
 
수학하지 않는 수학 - 더하기와 곱하기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수학의 정석
제이슨 윌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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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 책을 토대로 뭘 구상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차근차근 개념과 원리를 구성하고 약속하고 확장하는 단계에서 이런저런 수학적 기호를 바로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말로/글로) 설명하면서 최대한 이해해보도록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연습문제 하나 없이 미적분을 설명할 뿐인데 이렇게나 두꺼운 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그러나, 비슷한 시도를 초등학생들에게 해 본 처지에, 개념이 확장되면 어느 시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약속이 필요하게 되고, 그럼에도 점점 다루는 범위가 넓어짐을 느끼게 된다. 초등학생들에게도 그러할진대, 미적분 정도되면 더하겠지. 그러다보니 책은 중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차라리 수학적 기호와 약속을 사용하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산민하고 정신없어진다. 무슨 더곱종이니 곱더종이니 약자 고쳐 쓰기영 망치니 근본 망치질이니 하는 순간, 도대체 뭘 어쩌라는 이야긴지 알 수 없어져버린다. 그러면서 책 표지에 ‘더하기와 곱하기만으로 이루어진’이라는 안내가 무색하게 수학적 기호와 약속이 병치되기 시작한다. 이해하거 받아들여야 할 것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 - 인지 역자인지 - 의 설명 자체가 어렵다. 미적분에 대해 알고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지… 아이러니하게 이 책을 통해 미적분의 개념을 이햐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미적분의 개념을 토대로 이 책을 이해하고 있다.

결국, 이 책으로 미적분을 이해하느니, 차라리 정석 책을 가져다두고 잘 설명해주는 이를 모셔오는게 빠를 수도 있다.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빈대 잡으려고 대포 쏘는 느낌을 독서 내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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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문학시간 - 과학고 국어수업 3년의 이야기
하고운 지음 / 롤러코스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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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등학교의 한 국어 선생님이 3년간 같은 학생들과 이어간 국어 수업 ‘이야기’이다. 새학기를 시작하며 2월에 샀는데, 절반 정도 읽고는 두었다가, 내친 김에 마저 절반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언뜻 들었던 생각. 이렇게 드러낼 수 있을 정도의 수업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학생들이 과학고에 다니는 학생들이기 때문 아냐? 그러나 금새 생각을 고쳐 먹었다. 아마 이 선생님이라면, 어떤 반을 만나도 아마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도전을 주며 결국 문학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학생들을 길러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이 과학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 즉 학습 역량과 습관과 태도가 되어 있는 - 한 성공적인 수업이라 읽을만 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가진 삶과 문학과 역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이 수업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읽을만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3년간 교사가 어떻게 고등학교 국어 수업을 디자인해 왔는지 나와 있다. 그러나, 여느 흔한 책들처럼 기법과 모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그리고 문학이 교사 자신과 학생들에게 어떻게 기여해 가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교사 한 사람의 책이면서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문학과 학생, 그리고 삶의 앞에 서고자 하는 다른 교사에게 가 닿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쉬운 것은, 초등학교 교사로서는 교실에서 이렇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꿈꾸기만 해야 한다는 점. 그러나,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일개 독자로서, 이 책의 저자가 가진 마음에 공명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마침 국어교육학과에 진학하여 국어 교사의 길을 꿈꾸는 졸업생이 있어, 이 책을 선물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 읽는 내내 들었다.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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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 군과 실험기구 선배들 - 역사 속 위대한 실험기구들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과학 이야기 비커 군 시리즈
우에타니 부부.야마무라 신이치로 지음, 오승민 옮김, 오카모토 다쿠지 외 감수 / 더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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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적으로 의미있는 세계의 여러 실험기구들과, 일본 과학사에 의미있는 여러 실험기구들이, 만화로 소개되고 있다. 부록으로 실제 실험기구 그림들이 소개되지만, 저자들이 손그림으로 그린 것이 주된 소개 방식이다.

그러나 만화로 그린 순간, 실제 전달하는 정보량은 보잘것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스토리가 뭐 대단한 것도 없다. 그냥 주인공인 비커가 박물관에 전시된 의인화된 실험기구를 만나서 유래나 관련된 상황 설명 듣는 것이 전부이다. 굳이 이런 설명을 만화로 엮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정보도 너무 압축되어 버렸고, 그림도 자세하다 말하긴 힘들고…

요 근래 읽었던 - 거의 없지만 - 책 중에 오랜만에 실패했다 생각드는 책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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