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하지 않는 수학 - 더하기와 곱하기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수학의 정석
제이슨 윌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시공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가 이 책을 토대로 뭘 구상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차근차근 개념과 원리를 구성하고 약속하고 확장하는 단계에서 이런저런 수학적 기호를 바로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말로/글로) 설명하면서 최대한 이해해보도록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연습문제 하나 없이 미적분을 설명할 뿐인데 이렇게나 두꺼운 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그러나, 비슷한 시도를 초등학생들에게 해 본 처지에, 개념이 확장되면 어느 시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약속이 필요하게 되고, 그럼에도 점점 다루는 범위가 넓어짐을 느끼게 된다. 초등학생들에게도 그러할진대, 미적분 정도되면 더하겠지. 그러다보니 책은 중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차라리 수학적 기호와 약속을 사용하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산민하고 정신없어진다. 무슨 더곱종이니 곱더종이니 약자 고쳐 쓰기영 망치니 근본 망치질이니 하는 순간, 도대체 뭘 어쩌라는 이야긴지 알 수 없어져버린다. 그러면서 책 표지에 ‘더하기와 곱하기만으로 이루어진’이라는 안내가 무색하게 수학적 기호와 약속이 병치되기 시작한다. 이해하거 받아들여야 할 것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 - 인지 역자인지 - 의 설명 자체가 어렵다. 미적분에 대해 알고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지… 아이러니하게 이 책을 통해 미적분의 개념을 이햐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미적분의 개념을 토대로 이 책을 이해하고 있다.

결국, 이 책으로 미적분을 이해하느니, 차라리 정석 책을 가져다두고 잘 설명해주는 이를 모셔오는게 빠를 수도 있다.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빈대 잡으려고 대포 쏘는 느낌을 독서 내내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