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문학시간 - 과학고 국어수업 3년의 이야기
하고운 지음 / 롤러코스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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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등학교의 한 국어 선생님이 3년간 같은 학생들과 이어간 국어 수업 ‘이야기’이다. 새학기를 시작하며 2월에 샀는데, 절반 정도 읽고는 두었다가, 내친 김에 마저 절반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언뜻 들었던 생각. 이렇게 드러낼 수 있을 정도의 수업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학생들이 과학고에 다니는 학생들이기 때문 아냐? 그러나 금새 생각을 고쳐 먹었다. 아마 이 선생님이라면, 어떤 반을 만나도 아마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도전을 주며 결국 문학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학생들을 길러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이 과학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 즉 학습 역량과 습관과 태도가 되어 있는 - 한 성공적인 수업이라 읽을만 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가진 삶과 문학과 역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이 수업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읽을만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3년간 교사가 어떻게 고등학교 국어 수업을 디자인해 왔는지 나와 있다. 그러나, 여느 흔한 책들처럼 기법과 모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그리고 문학이 교사 자신과 학생들에게 어떻게 기여해 가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교사 한 사람의 책이면서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문학과 학생, 그리고 삶의 앞에 서고자 하는 다른 교사에게 가 닿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쉬운 것은, 초등학교 교사로서는 교실에서 이렇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꿈꾸기만 해야 한다는 점. 그러나,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일개 독자로서, 이 책의 저자가 가진 마음에 공명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마침 국어교육학과에 진학하여 국어 교사의 길을 꿈꾸는 졸업생이 있어, 이 책을 선물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 읽는 내내 들었다.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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