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오해하지만 소망은 사라지기는 할지언정 절대로 충족되지는 않는다. 불이 언제나 더 많은 땔감을 소망하지만 땔감을 공급한다고 해서 불이 충족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땔감이 공급되면 불은 더욱 커진다. 소망 또한 마찬가지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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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춤채’에 대한 서술을 보며 이영도 작가에
대한 놀라움을 가진다. 이 설정이 오마주가 아니라면, 온도를 ‘볼’ 수 있는 나가라는 이종족에 대해서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구상하여 펼쳐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환타지는, 주제를 펼쳐내기 위해 인간이 아닌 종족을, 인간과는 다른 형상으로 끌어내기도 한다. 이영도 작가는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마치 엘프 같은 종족인 나가를 만들어 내면서, 엘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면서 온도를 보는 그 나가들에게 춤채를 쥐어주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가는 이야기 속의 존재이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 이 모든 ‘설정’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보이지 않고 겪을 수 없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이 오류 없이 맞아떨어지는 세계를 창조한다는 것. 환타지가 주는 매력 중 가장 큰 것은, 창조이다.

인간들이 등불이나 촛불로써 낮의 일부를 밤 속으로 끌어들였을 때 그 낮에 의해 추방된 밤의 일부는 자신의 자리를 잃고 방
황했다. 어떤 도깨비가 그 방황하던 밤을 낮 속으로 끌어들였다.
밤을 얻음으로써 그는 밤의 다섯 딸인 혼란, 매혹, 감금, 은닉,
꿈 또한 얻을 수 있었다. 도깨비는 그들의 도움으로 거성을 쌓았다.

도깨비다운 품위 있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그것이 재미있을 거라 여겼다.

혼란은 성의 내부를 결정했고 매혹은 성의 외형을 결정했다.
감금은 무수한 미궁과 미로와 함정을 결정했고 은닉은 비밀통로와 비밀문, 암호를 결정했다. 그러나 다섯째 딸이 성의 건축에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밤의 막내딸인 꿈은 다른 네 언니와는 전혀 다르다. 꿈은 가장 밤다운 것이지만 동시에 밤과는 정반대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밤은 감추고 숨기고 덮지만 꿈은 드러내고 발견하고 열어보이며, 그러한꿈의 성질은 공교롭게도 낮을 닮아 있다. 그러나 밝은 낮에는 볼수 없고 암흑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꿈의 성질은, 별과 마찬가지로, 그 본성이 밤에 속함을 증명한다. 이 복잡한 성질의 막내딸은 언니들과 함께 성의 건축에 개입했지만 그 개입이 어떤 성질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꿈의 개입을 차치하더라도 즈믄누리는 충분히 불가사의한 건축물이다. - P40

나가들은 춤을 출 때 손에 독특한 물품을 들곤 하는데, 긴 쇠막대에 나무 손잡이가 달린 이 물건을 인간이 본다면 아마도 인두라고 생각할 것이다. 춤채라고 불리는 이 물건은 실제로 인두에서 파생된 것이며 인두처럼 화로에 의해 달궈진다. 하지만 그 쓰임새에 있어서 춤채는 인두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나가 무용수들은 달궈진 춤채를 들고 춤을 춘다. 춤채가 없을 경우 횃불 등의 물건을 쓰기도 하지만 횃불의 경우엔 그 온도가 너무 높아서 효과가 신통찮다. 달궈진 쇠막대, 무용수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찬란한 광선이 가장 적합하다. 무용수는 그 광선들로 공기를 희롱하고 전율시키고 광포하게 날뛰게 만든다. 따라서 나가는, 그리고 오로지 나가만이, 무용수 주위에 일어나는 형언키 어려운 색채의 향연을 볼 수 있다. - P106

화리트는 짐짓 기운차게 닐렀다.
<자, 심장을 뽑으러 갑시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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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이렇게 한다
낸시 프레이.더글러스 피셔 지음, 강정임 옮김, 이찬승 감수 / 교육을바꾸는사람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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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피드백을 피드 포워드란 용어를 통해 재개념화하고 있는 책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의 배움에 대해 교사가 하는 반응 혹은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교사가 제공하는 배움거리들을 적절하게 유목화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의 차이가 있어 - 예컨대 성취기준 수립 주체 - 이를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고, 실례로 제시하는 것이 이미 우리 교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거니와 훌륭한 사례로 소개하는 것보다 우리 교실이 더 잘하고 있는 것도 있어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교실 배움에 있어 교사의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고 있고, 이를 위해 나름대로의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어, 교실에서의 완전한 배움을 위해 고민하는 교사가 이를 참고하여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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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느 시점에서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피드백을 전체 학급 차원에서 진행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피드 포워드를 제공해야한다고 말하며, 그것은 한 모둠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고, 한 명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배운 후 학습지 한 장 풀린 후 이것으로 끝내는 것, 혹은 전체에게 풀어주고 넘어가는 것은 의미없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개별화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머지 학생들에게 의미없거나 과도한 별도의 과제를 주고 비생산적으로 만드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자면, 배우고 형성평가한 후, 다시 확인하거나 깊이있게 만드는 과정을 투 트랙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학습에 대한 책임의 (교사로부터 학생에의) 점진적 이양’이라고 명칭하며 이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고 있다.

다음은 가장 일반적이고 자주 사용되는 (안내식 지도에서의) 질문의 유형을 6가지 범주로 정리…
1. 유도질문은 … "얼룩말에 대해서 여러분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해볼까?"
2. 정교화 질문은 …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
3. 명확화 질문은 … "네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게 직접 줄을 한 번 그려볼래?"
4. 확산적 질문은 … "어떻게 이 줄무늬가 사자를 속이는 훌륭한 변장술이 될 수 있을까?"
5. 발견적 질문은 … 학생들 모두가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
6. 성찰적 질문은 … "그 반 친구들이 동물원에 가기 전에 얼룩말에 대해서 어떤 정보를 알면 좋을까?’ - P185

학생들이 한 번만 잘 배우면 교사는 다음 주제로 넘어가도 된다는 믿음에는 소박한 위안이 깃들어 있다. 물론 이러한 믿음은 망상이다. 안내식 지도는 학생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밝혀주며, 교사는 길잡이 정보와 단서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불완전한 이해를 해소할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훌륭한 가르침과 학생의 충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습은 단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교사는 직접적인 설명을 제공하기 위하여 인지적 책임에 대한 권한을 한시적으로 다시 갖게 된다. - P199

교사가 다른 학생의 학습을 안내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언가‘란 단순히 활동지를 더 푸는 게 아니다. - P220

많은 교사들이 형성평가 시스템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둠활동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모둠 안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적 모둠활동이 없는 수업에서 형성평가 시스템은 와해된다. 왜냐하면 교사가 재교육이 필요 없는 학생들까지 포함해서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다시 가르쳐야 하거나, 또는 학생들을 한눈 팔지 않고 계속 바쁘게 하기 위해서 독자적 과제를 과도하게 부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수행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의미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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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 피드백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점수와 등급은, 이 책의 표현대로 ‘추가적인 학습 및 학업성과의 향상에 대한 책임을 학습자에게 전가’할 뿐이다. 공부는 당연히 학생의 몫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피드백이 주어지지 않으면 교사의 몫을 다 한 후 학생에게 다음 스텝으로 넘기는 것이 아닌, 그저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다. 등급을 알려주고 점수를 안내하는 것이 피드백이라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비교대상과 관계없이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구체적 기준이 있다. 그랜트 위긴스(Grant Wiggins)는 "피드백은 시기적절하고, 구체적이며, 이해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해야 한다"(1998)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4가지 기준이 피드백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P128

등급과 점수는 피드백이 아니다. 10점 만점에 8점을 받았다고 알려준다고 해서 무엇을 잘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 수는 없다. "더하기를 할 때 매번 받아올림을 안 하더라"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명확하며, 학생의 주의를 환기시켜 실행력을 끌어올린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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