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이와 같은 지향을 현장 교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향(경험! 패턴? 루틴?)이 만드는 함정

군용버스 한 대에 36명이 탈 수 있다. 1128명의 군인들이 버스를 타고 훈련장소로 이동하려면, 버스 몇 대가 필요한가?

시험을 본 학생들 중 70%가 계산을 잘 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29%의 학생들은 필요한 버스 수는 ‘31과 나머지 12’라고 답했다. 18%의 학생들은 올림 대신 내림하여 31대의 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3%의 학생들만 정답을 말했다. 그의 ‘31과 나머지 21대의 버스 같은 건 없으므로, 학생들의 답은 터무니없다. (중략)
간단히 말해서, 학생들은 ‘학교수학‘을 했다. 버스 문제는 실생활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실생활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이 국가수준의 평가에 참여할 때까지 그들은 수학 시간에 유사한 문제를 수천 개쯤 풀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운, 암묵적인 하지만 강력한 교훈은 문장제 문제에서 제공하는 상황은 간단한 계산 문제로 바꿀 수 있는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략)
요컨대 학생들은 문장제 문제해결 게임에 대해 나름의 특정한 이해를 한 것이다. 그것은 "수업시간에 또는 시험 볼 때 문장제 문제가 나오면, 문제를 읽고 적당히 주어진 수와 연산을 확인한 후 실행한 결과를 적는다."라는 일종의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 P40

경험에 의한 규칙은 생산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일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준다. 그러나 이렇게 얻은 규칙에 부적절하게 의존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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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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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 에세이 쯤 되는 듯 싶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에 기대어 하고 있다는 말이다. 보통 그럴 경우, 철학적 사유에 삶을 맞추거나, 철학적 사유를 삶에 맞추는데, 이 책은 흔치 않게 이 두 가지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여행을 이어간다. 그 여행은 기차와 함께 하는데, 아마도 ‘기차 안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9쪽)인 듯 하다. 기차 여행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삶을 기댈 수 있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유를 삶의 면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다양한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철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들도 있고, 잘 철학한 삶을 산 이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들의 삶과 생각을 때로는 정리하면서, 때로는 돋보기로 삼으면서 독자들에게 두 가지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독자의 삶에 맞닿는 듯 싶다.

책은 잘 읽힌다. 심지어 재미도 있다. 머리카락 없는 자신의 처지(!)를 여러 차례 언급하는 것에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자존감에 가장 큰 충격을 주는 지점이 탈모 문제임을 절감(!)하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풋, 하는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하고, 간혹 저자의 회한에 공감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 책은 삶에 대한 에세이니까. 나도 비슷한 감정을 비슷한 상황에서 느껴본 적이 있으니까.

철학에 대해 알만한 책은 아니지만, 철학하며 사는 삶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면서도, 철학자들의 사유와 사상을 정리하여 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왜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지 알겠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에피쿠로스와 에픽테토스, 니체 부분이 잘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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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일련의 연구자들이 최종 합의를 보기 위해 베를린에 있는 막스플랑크 인간 발달과 교육 연구소에 모였다. 이 베를린 지혜 프로젝트는 지혜를 규정하는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사실적 지식, 절차적 지식, 인생 전체에 걸친 맥락주의, 가치 상대주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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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기록하기 바쁘다. 순간을 경험하며 마음과 정신에 순간을 공명하는 것을 포기한 채, 순간의 외양을 그저 0과 1의 데이터로 바꾸어대는 일에 정신을 잃고 있다. 기록은 회상의 단초가 되지만, 그 때의 회상은 순간에 집중하고 순간을 느꼈던 마음과 정신까지 불러들이진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나비가 겁을 먹을 것 같다. 게다가 순간을 기록하는 것은 순간을 경험하는 것에 한참 못 미치는 형편없는 대체재로 보인다.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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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를 알아차린다. 별 것 없구나. 한 번 잡아본 사람들이, 그 후 따라온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저지르는 행동이며, 아마 그 자신도 잘 알 것이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거지. 그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 그건 부끄러운 일이다. 기만이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지적 조급함은 물에 빠진 사람이 칼이라도 붙잡으려 하는 것처럼 나쁜 아이디어라도 붙잡으려고 한다. 베유는 우리의 모든 실수가 "생각이 아이디어를 너무 성급하게 붙잡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이렇게 일찍 차단되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원대한 아이디어를 낚아채려고 열심인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심리 상태를 본다. 그들은 원대한 아이디어가 자신을 그저 그런 사상가에서 선구자격 사상가로 바꿔주길 바란다. 그들은아이디어를 숙고하는 것보다 포장하는 데 더 관심이 많고, 아이디어가 충분히 무르익기도 전에 세상에 내보낸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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