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차일드 -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4
이재문 지음, 김지인 그림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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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은 6학년.

많은 어린이 이야기책이 그렇지만, 이 책 또한 주요한 설정에 기대어 서사가 끌려가는 모양새이다. 인물의 변화는 너무 가파르고 인물 주변은 너무 적대적이며, 인물 간의 관계는 정형화되어 있는데다가, 변화 또한 없다.

설정의 짜임도 얼기설기 성근 탓에, 교조적인 모양새로 결말을 맺는다. 그래서, 오하늬라는 인물은 도대체 누구인가. 심지어는 부모마저도 적대적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 배경 속에서, 스스로 각성한 슈퍼영웅일까? 그렇게 개인의 각성에 문제를 맡기더라도, 결국 사회가 개인을, 혹은 개인의 정체에 대해 이렇게 적대적이라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인정해 봐야 뭐 하겠는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는 ‘괴물’들은 여전히 배척당하며 살아갈텐데.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산들이에게 하늬가 ‘나도 했으니까, 날 믿고 너도 해 봐.’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짜리에게, 명목은 초등학교 6학년 짜리의 격려이지만, 이는 어른의 화법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의 화법은 어른이 어린이에게 자행하는 강제 중 주요한 하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서사에 환타지가 잘못 들러붙으면 그저 독특한 모양새만 이미지로 남을 뿐이다. 하지만, 환타지가 가진 무한한 백지의 매력 때문에 많은 (습)작가들이 이를 부여잡고 놓질 못한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의 핵심은 서사이다. 그것이 없다면, 이야기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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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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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은 중학교 1학년.

책이 굉장히 재미있음을 첫머리에 밝혀야겠다. 정말 순식간에 책이 읽힌다. 아마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혹은 일개 독자가 내심 바라고 생각하는 공동체의 이상향이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그러나 그 뒷면에 이 소설의 아쉬운 점이 있다. 오수림의 나머지 식구들, 그들이 살아가는(던) 원더 그랜디움애도 그런 이상향을 가진 사람들이 산다. 이런 방식의 이분법적 구분은 별로 썩 좋진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옛 글이다. 이 책에서 변하는 인물은 오수림 엄마, 그 마저도 실은 모호하다. 모두가 착하게 살았더래요. 모두가 반듯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오수림의 편이래요. 따라서 소설은 재미있지만, 그 이상은 없다.

이야기가 가져야하는 미덕은 무엇일까. 아마도 독자로 하여금 갈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진기행을 읽던 때가 생각난다. 윤희중은 무진으로 향하며, 다시 돌아옴을 선택하며 어떤 내심을 가졌을까. 왜 기껏 무진으로 향했으면서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나는. 나의. 나에게.

한 편의 유쾌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읽었고, 일개 독자도 순례씨와 거북 마을 사람들의 그런 삶의 태도가 너무나도 좋지만, 한 편 오히려 의문이 생긴다. 오수림의 다른 가족은, 왜 이렇게 희화화되는가. 이것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염두에 두었는가. 그것을 알 도리가 없는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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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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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다름을 받아들이는 첫 순간.

엄마가 힐끔힐끔 순례씨를 봤다. 엄마는 길에서 뭘 먹는 걸 싫어한다. 비위생적이라고. 집에 가면 순례 씨가 비위생적이라고 흉을 볼 일이 남아 있을 것 같았는데…… 엄마가 장바구니를 나에게 넘겼다. 콘을 까서 입에 넣었다.
"맛있지? 맛있지?"
순례 씨가 물었다.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입술에 아이스크림을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다.
‘헐.‘
나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혼자 들고, 엄마와 순례 씨를 따라갔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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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물리 - 초딩의 눈높이로 배우는 세상의 모든 물리
리용러 지음, 안지선 옮김, 장형진 감수 / 의미와재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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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아이러니가 잘 드러나는 부분.

‘이(블랙홀) 범위 안쪽으로는 모든 물체가 블랙홀 중심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데, 이 중심을 특이점이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 특이점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상대성이론 전문가랍니다! (218-219쪽)

이 책을 읽은 초딩들은 아마 아무 것도 모르지만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책은 초딩에게 읽히면 안 되고, 조금 여기저기서 주워들어본 이들이나 읽어볼 만하다. 그러나 그렇게 주워들은 이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 별 감흥이 있을런지는 또 모르겠다. 초등 눈높이는 아닌 내용이 초딩스러운 삽화와 함께 등장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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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낮아서 분자가 천천히 움직이는게 아니라… 분자가 천천히 움직여서 온도가 낮은 것 아닌… 가?

왜 똑같은 분자의 배열이 다른 걸까요? 바로,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온도가 낮을 때는, 분자가 천천히 움직여요.
그래서 얼음 속 분자는 질서정연하지요.
온도가 높을 때는, 분자가 빠르게 움직여요.
그래서 물속의 분자는 자유롭게 움직여요.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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