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리커버 특별판)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사고하는 방식이 어릴 때 완성된다고 보는 견해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사고의 방식을 결정하는 시냅스의 연결은 인생에서의 지속적인 경험과 함께 재구조화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매체, 그 중에서도 월드와이드웹의 형식으로 만나는, 소위 인터넷 데이터는 더더욱 인간의 사고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이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유튜브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함께 사고하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사고하던 방식으로 더이상 사고하지 않을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이 책은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이제 우리의 사고 방식도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사고의 정수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부터 점차로 멀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진화의 가능성을 통해 더 나은 삶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되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쓸쓸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자는 일껏 아날로그의 삶에 경도된 서술을 이어가면서도 결국, ‘이 기기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다.(p289)’고 고백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이 기기와 네트워크를 아이들로부터 끊어놓는 것을 해답으로 제시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그들이 제대로 맛보지 못했던, 한 세대 전만해도 모든 것이자 가장 좋은 것이었던, 바로 그것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골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산으로는 아무도 오르려 하지 않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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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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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알아야 어디에 있는지도, 이게 맞는지도 알 수 있다. 마치, 번역기를 사용했는데 그 번역이 옳게 된 것인지 아닌지 알아야 하는 것처럼.

보스웰은 나중에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존슨은 "어느새 몽상에서 빠져나와 몸을 획 돌리고는 ‘캠브리지 경, 이유는 아주 간단하네.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지. 하나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아는 것이라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우리로 하여금 그 규모나 범위 면에서 전례가 없는 정보의 도서관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은 우리가 이 도서관을 통해 편하게 분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우리가 찾는 정확한 대상이 아니라도 적어도 당장의 목적에 부합하는 무언가를 찾도록 한다.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존슨이 말한 첫 번째 종류의 지식이다. 우리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 우리의 사고 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 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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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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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학교에 점차로 보급되어가는 중인 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이어야 한다. 또는, 아마도 디지털 방식의 텍스트가 넘쳐남에도 종이책의 장래가 확고한 까닭이, 디지털 텍스트와 아날로그 텍스트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임을 설명하는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거대 출판사 하퍼콜린스HarperCollins의 독립 출판브랜드인 하퍼스튜디오 HarperStudio의 부사장은 "전자책은 단지 전자 형태로 전달되는 종이책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매체를 이용하고 그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언가 역동적인 것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링크와 이면의 이야기 그리고 내레이션, 동영상, 대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책에 링크 기능을 투입하고 또 인터넷과 연결하자마자, 즉 이를 확장하고 향상시켜 역동적으로 만들자마자 책을 읽는 경험은 물론이고 책 자체를 변화시키게 된다. 온라인 신문이 신문이 아닌 것처럼 전자책은 더 이상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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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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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사회가 결정적 분기점을 맞이할 때, 어떤 의사 결정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은가.

‘결정적 분기점’,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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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은 소득의 분배로 인한 권력의 분배를 목적하였던 민중의 목소리인가?

권력이 군부 엘리트에게 집중된 채로 십팔년동안 장기집권하였던 박정희 정권의 독재는, 실은 우리가 경제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착시일 수도 있음을 반증하는 것인가?

김재규 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암살)하지 않았다면, 과연 정권은 어떻게 되었을까? 계속 독재정권을 이어갔다면, 위 저자의 견해에 따르자면, 우리의 경제제도는 경제 발전을 추동한 것이 아니라는 귀결에 도달할 것이고, 독재정권이 민중의 혁명으로 (이승만 독재처럼) 막을 내렸다면, 저자에 따르자면, 경제 발전은 독재정권이 제 무덤을 판 격이 되어버리는데...

경제 제도의 포용성과 정치 제도의 포용성이 서로 길항관계에 있다는 저자의 견해는, 비록 흘러갔지만 우리의 현대사에 시사하는 점이 있을 듯 싶기도 하다.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인센티브를 마련해주는 경제제도는 동시에 소득과 권력을 고루 분배하게 되고 착취를 일삼는 독재자 등 정치권력을 가진 엘리트층은 오히려 형편이 나빠지게 된다. p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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