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무인 문구점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2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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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X / 라곰스쿨 2번째 리뷰] '이상한 무인가게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아이들이 바라는 '소원'을 이루게 해주는 신비한 물건을 판다는 독특한 소재로 쓴 동화책인데,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동화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소원을 바라는대로 다 이룬다고해서 마냥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소원이라는 것은 '내게 없는 것'을 채워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예뻐지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라는 평범한 소원들을 봐도 그렇다. 지금 현재 '돈'이 부족해서, '미모'가 좀 빠져서, '체력'이 뒤떨어져서 지금보다 더 많은 '무엇'을 채우면 적어도 현재보다는 행복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허나 정말 그럴까? 1억을 가지고 있다가 100억을 갖게 되면, 귀여운 정도였는데 아이돌 뺨치게 변신을 한다면, 체력이 떨어졌나 싶었는데 운동선수 못지 않은 왕성한 체력을 갖게 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해질까? 아쉽게도 그렇지가 않다. 무엇이라도 채우면 채울수록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불행해졌다는 것만 더 많이 느낄 뿐이다.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왜냐면 그런 소원은 '(남과) 비교한 결과'를 바라는 것이니까 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가 갖지 못한 '남의 것'을 시샘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그리고 더 부자가 되었어도, 그 시점에서 더 큰 부자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갖고 싶은 욕심만 생길 뿐이다. 다시 말해 '욕심의 크기'만 다를 뿐, 끝없이 욕심부리게 될 뿐이다. 성적이 80점인 친구는 늘 만점 받는 친구가 부러울 수 있다.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인정을 받고 칭찬 받는 모습이 부러워서 자신도 열심히 공부해서 만점을 받고 싶어진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 수 있다. 그렇게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하자. 만점을 받은 친구는 다른 친구들의 인정과 선생님의 칭찬을 받아 행복해질 것이다. 그 다음 시험에서도 만점을 받고, 또 만점을 받고, 또 만점, 또또 만점...이렇게 계속 만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이라도 있어서 계속 소원을 들어줘야 할까? 아니면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늘 만점을 받도록 실력을 쌓아야 할까? 그 누군가가 계속 소원을 들어주리라는 보장이 없어서 불안할 것이다. 아니면 늘 만점 받을 정도로 실력을 쌓을 정도로 공부만 해야 해서 죽을 맛일 것이다. 과연 행복한가?

이 동화책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물건'을 갖게 되어 놀랍고 재미난 경험을 하지만, 결코 그 물건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곧바로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늘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은 '나답게 살아갈 때'라는 진리를 깨우쳐준다. '나다움'을 잃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말이다. 나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러니 좋든 싫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배워야만 한다. 그 사랑에는 진심이어야 한다. 조금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보람'차야 한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자신을 사랑하는 척하면 역시 행복할 수 없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올바르고 정직한 일을 해야 한다. 자기는 '자신'을 사랑하는데 남들이 보기에 전혀 사랑할 수 없는 '이기적인 존재'이며 이 세상을 바람직하게 만들지 않고 되려 '병들게 만드는 암적인 존재'가 되면, 역시나 행복해질 수 없다.

물론, 이런 것들을 몰라도 책을 읽으며 즐길 수 있다. 훌륭한 책일수록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었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책인 셈이다. '교훈'까지 이해할 수 있어서 일상생활에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지혜를 배워 내 삶에 도움이 된다면 아주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그런데 말이다. 이 시리즈에 알 수 없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편인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꼬마아이인데, 그 아이가 '물건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간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이스께끼'를 훔쳐 먹고 몰래 달아난 아이인데, 그 아이가 늙지도 않고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이상한 무인 문구점>의 관리인으로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 벌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긴 한데, 애초에 '물건값'을 받지 않고 판매하고 있는 무인가게인데 왜 벌을 받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건 아마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때 이야기를 해줄 것 같다. 이래저래 끝까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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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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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IX / 돌베개 4번째 리뷰]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여 교육하자는 이야기는 꽤나 오래전부터 회자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2002)에서 '이과생은 셰익스피어를, 문과생은 열역학 제2법칙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똑똑한 수재들만 모아놨다는 동경대생들조차 '기본 상식'에 해당하는 것인데도 자기 분야가 아니면 전혀 알려고 들지 않는 현상을 꼬집으며 지적망국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에 자극을 받은 우리 나라에서도 서울대생을 상대로 기본 상식에 관한 질문을 던졌는데 '평균 이하의 점수'가 나왔다면서 서울대생을 '문제만 잘 푸는 기계'와 다를 바가 없다는 푸념을 쏟아내던 때였다. 그 이후로 우리 나라의 교육과정도 많이 바뀌어서 2024년부터는 '문과와 이과의 수업내용을 통합한다'고 발표를 했다. 이로 인해 많은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교육부'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를 테면 아무런 대안도 없이 느닷없는 '교과통폐합'이나 '불수능'과 '물수능'으로 냉온탕을 왔다갔다하는 실험을 고3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등등 말이다.

그럼 문과와 이과의 공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저자 유시민은 단지 '수학'을 잘 하지 못했기에 '문과'를 선택했다는 경험을 밝혔다. 그리고 수학이나 과학 공부에 대한 매력 뿐만 아니라 '필요성'도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평생을 인문학 공부에 매진하는 '문과 남자'로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과학 공부'가 필요했더라는 생각에 미쳤다는 것이 이 책 핵심이다. 왜냐면 세상의 이치를 알기에 '인문학'만으론 충분치 못했기 때문이란다. 인문학적 사고로는 답을 찾지 못했는데, 과학적 사고를 빌어오니 너무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경험을 통해서 그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답을 찾는데 그리 '깊은 과학지식'이 필요치는 않더라는 것도 아주 중요했다. 애초에 저자가 '수포자'였기 때문에 과학 공부를 포기했는데, '수학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없지만, 저자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과학교양서>를 두루 섭렵하는 것만으로도 좀처럼 풀리지 않던 인문학적 난제가 스르르 해체되는 것 같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신비로운 경험담을 풀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생 문과생'일지라도 과학상식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 경우는 정반대로 '천생 이과생'인줄로만 알고 수학과 과학 공부만 줄기차게 했더랬다. 그렇게 나이 서른이 되니 '문학적 소양'이 전혀 없는 무식쟁이가 되고 말았다. 물론 일상을 살면서 '과학지식'이 풍부하니 매우 유용했고, 웬만한 전자제품은 고장 걱정도 없이 척척 고쳐내고, 컴퓨터도 곧잘 다루는 능력도 발휘했지만, 뭔가 많이 헛헛함을 느꼈던 것이다. 어릴 적엔 전래동화도 많이 읽고, 소년소녀문학전집도 섭섭치 않게 읽기는 했지만, 철학적 지식과 지적 교양을 짙게 풍기는 '인문학자들의 언어'에 곧잘 매료되곤 했기 때문이다. 내가 무식하지는 않았지만, 그 방면으로는 분명한 '문외한'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역사책'을 뒤적거리고, '철학 사상'에 빠지기도 하고, '고전 문학'도 섭렵하면서 인문학적 교양을 쌓아나가니 비로소 '나만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식만 가득했던 나에게 '삶의 지혜'가 더해지면서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무엇'을 깨닫는듯한 영감을 느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저자보다 훨씬 무식하기 때문에 '그 경지'가 저자의 수준에 훠얼씬 미치지 못했겠지만, 그 감동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한 것이 있다. 바로 '학문의 경계는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서 교육시키는 것이 잘못된 교육 방향이었다는 점이 말이다. 저자보다 한참 실력이 떨어지는 나조차 그런 경험을 했는데,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들이 '반쪽짜리 공부'를 하고서 제 실력을 갖추지 못했겠느냔 말이다.

물론, 저자는 '환원주의'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응과 인문학자들의 반응이 사뭇 달랐다는 예를 들기는 했다. 연구 대상이 다르면 따로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인문학자들이 꽤나 많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서 말이다. 그러면서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역설한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연구일지라도 자신의 연구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인문학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자신도 '경제학'을 전공한 인문학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문학자들의 경향에 십분 공감한다면서 말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말한다.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말이다. 그래야 학문이 발전한다고 말이다. 실제로 과학 분야에서는 환원주의로 톡톡한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 인문학은 환원주의에 반대하고 있기에 발전이 더디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저자도 뒤늦게나마 과학 공부를 통해서 얻은 것이 많다고 말한다.

학문에는 정답이 없는 법이다. 저자의 주장이 꼭 맞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직된 사고'보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서 더 많은 지식을 깨우쳐온 역사를 잘 알고 있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그렇다면 해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시도'조차 해보자 않고서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한다면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계에선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인문학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과학은 '사실'을 다룬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데 감상을 끌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문학에선 '감상적 접근'을 폭넓게 허용한다. 어떤 사실을 끌어내기 위해서 최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서 위대함을 찾아내고, 그 위대함에 감격해서 눈물을 자아내는 경지까지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마치 '방정식'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과학자와 방정식이 옳다는 것을 밝혀내기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모두의 인정을 받아내어 지상 최고의 영광을 누리기까지의 '과정의 아름다움'을 따지는 인문학자처럼 말이다. 분명 학문에 대한 '접근방식의 차이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 둘은 따로 떨어져서 논할 것이 아니다. '함께' 어우러져야 완성되는 그림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반쪽짜리 공부'를 벗어나야 할 것이다. 양쪽 날개를 동시에 퍼득여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처럼 문과와 이과는 왼쪽과 오른쪽의 날개가 되어 비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문학적으로는 '비익조'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암수가 한 쪽의 날개밖에 갖고 있지 않아 둘이 짝을 짓지 못하면 날지 못한다는 상상의 새 말이다. 물론, 비익조는 부부 사이의 사랑을 뜻하는 말로 '공부'와 어울리는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허나 학문의 아름다움을 '조화'에서 찾을 수 있고,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학문을 보다 사랑하게 된다면, 그 뜻이 무엇인들 대수겠는가. 그렇게 문과와 이과가 사랑하는 연인처럼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 한 몸처럼 활개를 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끝으로 하늘엔 비익조, 땅에는 연리지, 물속엔 비목어처럼 더는 문과와 이과로 학문을 나누어 부르지 않고 통섭된 이름이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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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와 이과의 통합이 이루어진 지도 오래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둘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학문은 요원하고

그 경계는 여전히 뚜렷하다.

방법은 딱 하나!

닥치는대로 읽고 통섭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일단 읽자. 이해는 그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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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
최재훈 지음, 안병현 그림, 옥효진 감수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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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VIII / 샌드박스스토리키즈 1번째 리뷰] 이 책은 옥효진 선생님의 <세금 내는 아이들>을 '만화 형식'으로 옮겨놓은 책이다. 그렇다고해서 완전 똑같은 내용의 책은 아니다. 물론 '컨셉'은 같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급 안에서 '직업'을 갖게 되고 '월급'을 받으며 실물같은 '소비경제'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이야기책'에서나, '만화책'에서나 한결같다. 그러나 '형식'이 다르면 독자들이 느끼는 느낌이 달라지는 법이다. 먼저 만화형식이라서 더욱 쉽게 재미나게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제목부터 '생생 경제 교실'이다. 이야기책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실감 나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책에서는 '말과 행동'으로 묘사된 것으로 상상력을 끌어올려야 했겠지만, 만화책은 다르다. 독자들이 상상을 펼치기도 전에 책속의 주인공들이 알아서 실감나게 연출을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만화형식이기 때문에 내용이 더 쉽게 이해된다. '문자'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그림'이 훨씬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은 완전 다른 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세금 내는 아이들>을 먼저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짐작하며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뻔한 줄거리여서 식상할 것 같다면 괜한 걱정이다. 이야기책과는 다른 감동이 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뭐, 감동까진 아니어도 '경제'를 보다 쉽고 재미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읽어도 좋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학습만화'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은 무엇보다 '어려운 내용'도 쉽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 '학습만화의 선두주자'였던 <마법 천자문>의 예를 들어볼까? 이 책으로 '한자'를 쉽고 재미나게 익히고 배울 수 있게 된 세대가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판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에 '학습만화 붐'을 일으켰고, 그 뒤로 <Why? 시리즈>, <처음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 등등 수많은 학습만화들이 뒤를 이으며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학부모들의 고민도 상당히 높아졌다. 먼저 '학습만화'가 진짜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학부모들이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에 의해 '만화책'을 읽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트라우마(?) 덕분에 자녀들에게 만화책을 권해도 좋을지 망설여지게 된다. 한편, 학습만화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낱권의 가격도 결코 싸지 않은데다가 '이야기책 1권의 분량'으로 '학습만화 2~3권의 분량'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책값이 보통 2~3배 정도 더 비싸게 먹힌다는 점이다. 실례로 조카의 생일선물로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책을 사줬다가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는 바람에 나올 때마다 사줘야하는 이모들의 고민담이 널리 퍼지던 때도 있었다는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학습만화'를 볼 필요가 있을까? 장점보다 단점이 더 확실한데 말이다. 물론이다. '학습'을 위해서라면 더욱더 그렇다. 어린 나이일수록 '연상기억력'이라는 것이 뛰어난 편이다. 어린이들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서 '어떤 개념'을 머릿속에 그리려고 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은 이런 '개념'이 잘 연상되는 편이지만 어린이들은 부족한 경험 탓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거의 없다. 흔히 아이들이 "이건 뭐야?"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던진다고 학부모들이 쉬이 짜증을 내곤 하는데, 짜증을 내기 전에 '충분한 설명'을 해줬는지부터 떠올리긴 바란다. 어른들에겐 쉬운 내용이 어린이들에겐 생전 처음 본 것일 수도 있고, 보긴 많이 봤는데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완벽히 이해가 되기 전까지는 그런 질문에 친절하게 답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매번 반복된다면 친절함도 마냥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학습만화'가 필요한 법이다. 학습만화를 보는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질문을 하지 않고도 궁금증을 풀어버리는 마법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학습법을 깨우친 아이들의 경우에는 '학습만화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단점은 있다. 앞서 말한대로 '자기주도학습'과 같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아이들은 얼마든지 '학습만화'를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런 학습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친구들은 '학습만화'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왜냐면 '충분한 설명'을 읽지도 않고 '그림'만 보고서 휘리릭 넘겨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들은 아무리 '학습만화'를 보아도 학업성적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땐, '학습만화'를 학부모와 함께 읽으며 친절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내용인지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길 바란다. '학습만화'를 함께 읽고 '질문 3개'를 던져보는 것이다. 그럼 아이가 집중해서 읽었는지, 그냥 건성으로 읽었는지 체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충분한 보상'을 주는 방법을 쓴다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보상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보상을 주게 되면 큰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나중에는 보상이 미흡하다 느낀 아이들이 '학습'을 하지 않으려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과학'과목이나 '사회'과목에 해당하는 것은 '학습만화'를 권장하고 싶다. 초등3학년부터 '전문용어'가 마구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오기 시작한 '전문용어'는 차곡차곡 쌓였다가 초등고학년과 중고등 때까지 유용하게 써먹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확실한 개념이해'를 위한 학습만화 독서는 '선택'을 넘어 '필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은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생생한 경제'를 실감나게 그려낸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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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만드는 아이들 - 어린이를 위한 민주 시민 교육 동화 한경 아이들 시리즈
옥효진 지음, 김미연 그림 / 한경키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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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VII / 한경키즈(한국경제신문) 3번째 리뷰]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면 안 되는 공부가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는 반면에 어린이들에게 '절대 가르쳐서는 안 되는, 커서 어른이 되면 저절로 배우는', 그런 공부가 따로 있느냔 말이다. 딴에는 있을 것도 같다. 이를 테면 '성교육'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연스레 찾아오기 마련이고, '사랑의 열병'을 앓고 나면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책임'질 수 있는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현대 사회는 과거와는 달리 '청소년기'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과도적인 시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성교육'이 별도로 필요하게 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밖에는 뭐가 있을까?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면 질문을 바꿔 보련다. 어른들이 도맡아서 해야할 일이기에 '어른들의 일에 끼지 말고 애들은 가서 놀아라'라고 등을 떠미는 공부가 있느냐고 말이다. 대표적으로 '돈 버는 일(경제)'과 '나랏일(정치)' 따위가 그런 범주에 들 것이다. 이런 전통(?)을 오래도록 이어온 탓에 우리 어린이들은 공교육에서 '경제와 정치'에 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시피 할 지경이다. 하긴 어린이는 '돈 벌 궁리'를 하기보다는 학업성적관리에 충실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고, 어차피 만 18세 미만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표할 권리'도 갖추지 못한 탓에 선거유세에 나온 정치인들조차 '어린이표'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이런 차에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경제교육'과 '정치교육'을 할 까닭이 그닥 없어 보인다. 고작해야 '사회과목 시험범위' 안에 있는 교과서만 달달 외우면 그뿐일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가 자라서 '대한민국 성인'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주어졌으니 신중하게 선거후보를 골라서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을 뽑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현재의 대한민국 20대가 '선택'한 대통령이 누구인지만 봐도 알만 하지 않은가? 그들 나름의 '소신'을 갖고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했을텐데, 대한민국은 지금 민주주의적 시련을 겪고 있다.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 탓이고, '정치'에 무관심한 탓에 누구를 뽑아야 제대로 정치를 할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를 몸소 경험하며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한 '어른들'은 제대로 선택했을까? 어른들도 어린이들보다 '정치'를 제대로 알지 못해 엉망진창인 것은 매한가지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누가 누구를 탓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가 '정치'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초등사회 교과서'부터 다시 펼쳐 들길 바란다. 그 교과서에 '정치 기본'이라고 할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어른이 되면 죄다 잊어버리고 엉망진창으로 정치를 참여하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암기하고 정답 맞추기만 열심이었고, 그렇게 배운 '정치 기본'을 제대로 실천해보지도 못한 채 '못난 어른들의 엉터리 정치'를 경험하고서 고대로 답습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의 저자 '옥효진'은 <세금 내는 아이들>을 통해서는 '경제 기본'을 아이들이 직접 실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교실을 운영해보았고, 그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서 어린이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번엔 이 책 <법 만드는 아이들> 펴내면서 아이들이 직접 법도 만들어 보고, 어떤 법이 국민(학생)들에게 좋은 법인지, 나쁜 법인지 몸소 겪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로 인해서 수많은 상을 탔고, TV 쇼에도 출연을 하는 등 옥효진 선생님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에 나온 줄거리처럼 아이들이 직접 '행정부(대통령과 국무총리)'와 '입법부(국회의장과 국회의원)'를 꾸려서 자기네에게 꼭 맞는 '법'을 손수 제정하고 공포하며 '민주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직접적으로 경험을 6학년 1년 동안 겪게 하였다. 그속에서 아이들은 '부당한 법'을 개정하는 노력도 하고, 대통령이 직접 '법'을 제안하기도 하며, 국회의 동의를 받은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권'도 행사하고, 더 좋은 학급을 만들기 위해서 '정당'을 꾸려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노력도 보이고, 그로 인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정치적 꼼수에 발목이 잡히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훌륭한 민주시민'이 될 수 있는 기본기를 연마할 수 있었다.

단순히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연상하는 것과는 다르다. 엄연히 '대통령'을 뽑는 선거였다. 그리고 좋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서 '소중한 한 표'를 가지고 있는 국민(학생)들은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따지면서,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닌 학급 전체를 위해서 가장 뛰어난 후보를 골라야 한다는 사명감을 경험한 셈이다. 정말 대단한 경험이 아니겠는가. 학교에서 이토록 '생생한 정치 수업'을 들은 어린이들이라면 방과후에 맞닥뜨린 '어른들의 정치'를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반대를 위해 같은 정당끼리 똘똘 뭉쳐서 나랏일을 하는데도 훼방을 놓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서 느끼는 무력감을 절실히 느끼지 않겠는가 말이다.

허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겠다는 사명감에 충실한 어린이들이라면 이런 실망감과 무력감을 뛰어 넘어 '민주적 시민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에게는 '국민들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정당정치인들에게는 '대한민국 국회는 싸움터가 아니라 법을 만드는 곳'이라는 기본적 사실을 상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대통령은 결국 '탄핵'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대통령은 그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들이 현직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인데도 과연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한편, 국회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줄 '입법'을 하는 장소이지, 한낱 정당정치인에 불과한 이들의 유치찬란하고 고성방가한 난장판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대표'라는 상징인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서 고작 한다는 짓이 '자기네 정당'에 유리한 법안을 만들려는 꼼수만 한가득이다. 이러니 국회의원들에게 줄 월급조차 아까워하며, 국회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국민들의 의견'을 더욱 잘 수렴하는 방법인데도, 국민들은 국회의원 숫자를 오히려 줄이라고 아우성인 상황이다. 정말이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정치가 쉬운 일은 아니다. 고작 초등학교 한 학급 안에서조차 학생들 저마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아웅다웅할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정치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초능력 정치인이 등장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민주시민'이기도 하다. 그 시민들 하나하나가 '더 잘사는 대한민국'을 꿈꾸고, '더 부강한 대한민국'을 바라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원대한 목표를 달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할 뿐이라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다. 허나 우리는 안다. 이 어려움 또한 슬기롭게 극복해낼 것이라는 걸 말이다. 우리는 늘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희망을 이 책에서 찾았다.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을 수많은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어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분명 그 바람들이 다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나 멋진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들에게 부끄럼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른들도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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