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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 ㅣ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
최재훈 지음, 안병현 그림, 옥효진 감수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6월
평점 :
[My Review MDCCCXXVIII / 샌드박스스토리키즈 1번째 리뷰] 이 책은 옥효진 선생님의 <세금 내는 아이들>을 '만화 형식'으로 옮겨놓은 책이다. 그렇다고해서 완전 똑같은 내용의 책은 아니다. 물론 '컨셉'은 같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급 안에서 '직업'을 갖게 되고 '월급'을 받으며 실물같은 '소비경제'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이야기책'에서나, '만화책'에서나 한결같다. 그러나 '형식'이 다르면 독자들이 느끼는 느낌이 달라지는 법이다. 먼저 만화형식이라서 더욱 쉽게 재미나게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제목부터 '생생 경제 교실'이다. 이야기책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실감 나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책에서는 '말과 행동'으로 묘사된 것으로 상상력을 끌어올려야 했겠지만, 만화책은 다르다. 독자들이 상상을 펼치기도 전에 책속의 주인공들이 알아서 실감나게 연출을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만화형식이기 때문에 내용이 더 쉽게 이해된다. '문자'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그림'이 훨씬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은 완전 다른 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세금 내는 아이들>을 먼저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짐작하며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뻔한 줄거리여서 식상할 것 같다면 괜한 걱정이다. 이야기책과는 다른 감동이 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뭐, 감동까진 아니어도 '경제'를 보다 쉽고 재미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읽어도 좋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학습만화'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은 무엇보다 '어려운 내용'도 쉽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 '학습만화의 선두주자'였던 <마법 천자문>의 예를 들어볼까? 이 책으로 '한자'를 쉽고 재미나게 익히고 배울 수 있게 된 세대가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판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에 '학습만화 붐'을 일으켰고, 그 뒤로 <Why? 시리즈>, <처음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 등등 수많은 학습만화들이 뒤를 이으며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학부모들의 고민도 상당히 높아졌다. 먼저 '학습만화'가 진짜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학부모들이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에 의해 '만화책'을 읽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트라우마(?) 덕분에 자녀들에게 만화책을 권해도 좋을지 망설여지게 된다. 한편, 학습만화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낱권의 가격도 결코 싸지 않은데다가 '이야기책 1권의 분량'으로 '학습만화 2~3권의 분량'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책값이 보통 2~3배 정도 더 비싸게 먹힌다는 점이다. 실례로 조카의 생일선물로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책을 사줬다가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는 바람에 나올 때마다 사줘야하는 이모들의 고민담이 널리 퍼지던 때도 있었다는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학습만화'를 볼 필요가 있을까? 장점보다 단점이 더 확실한데 말이다. 물론이다. '학습'을 위해서라면 더욱더 그렇다. 어린 나이일수록 '연상기억력'이라는 것이 뛰어난 편이다. 어린이들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서 '어떤 개념'을 머릿속에 그리려고 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은 이런 '개념'이 잘 연상되는 편이지만 어린이들은 부족한 경험 탓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거의 없다. 흔히 아이들이 "이건 뭐야?"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던진다고 학부모들이 쉬이 짜증을 내곤 하는데, 짜증을 내기 전에 '충분한 설명'을 해줬는지부터 떠올리긴 바란다. 어른들에겐 쉬운 내용이 어린이들에겐 생전 처음 본 것일 수도 있고, 보긴 많이 봤는데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완벽히 이해가 되기 전까지는 그런 질문에 친절하게 답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매번 반복된다면 친절함도 마냥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학습만화'가 필요한 법이다. 학습만화를 보는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질문을 하지 않고도 궁금증을 풀어버리는 마법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학습법을 깨우친 아이들의 경우에는 '학습만화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단점은 있다. 앞서 말한대로 '자기주도학습'과 같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아이들은 얼마든지 '학습만화'를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런 학습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친구들은 '학습만화'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왜냐면 '충분한 설명'을 읽지도 않고 '그림'만 보고서 휘리릭 넘겨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들은 아무리 '학습만화'를 보아도 학업성적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땐, '학습만화'를 학부모와 함께 읽으며 친절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내용인지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길 바란다. '학습만화'를 함께 읽고 '질문 3개'를 던져보는 것이다. 그럼 아이가 집중해서 읽었는지, 그냥 건성으로 읽었는지 체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충분한 보상'을 주는 방법을 쓴다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보상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보상을 주게 되면 큰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나중에는 보상이 미흡하다 느낀 아이들이 '학습'을 하지 않으려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과학'과목이나 '사회'과목에 해당하는 것은 '학습만화'를 권장하고 싶다. 초등3학년부터 '전문용어'가 마구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오기 시작한 '전문용어'는 차곡차곡 쌓였다가 초등고학년과 중고등 때까지 유용하게 써먹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확실한 개념이해'를 위한 학습만화 독서는 '선택'을 넘어 '필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1>은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생생한 경제'를 실감나게 그려낸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