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3 : 혼세편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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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My Review MDCCCLIV / 엘릭시르 10번째 리뷰] <퇴마록>의 '혼세편'에서는 '세계편'의 연장선이며 <외전 : 마음의 칼>에서 정체가 드러난 '마스터'가 다시 등장하는 '홍수 편'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말그대로 '세상의 모든 것'을 물로 씻어내고 깨끗이 정화한다는 뜻을 품고 있는 전세계의 '홍수 신화'를 연관지어 펼쳐낸 장엄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스케일도 엄청 커졌고 '퇴마사'들의 능력 또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서 읽는 내내 손에 땀을 낼 지경이라 표현하는 것으로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대단한 퇴마사들과 상대하는 '악령의 힘'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다시 '퇴마행'을 떠나는 의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먼저, '홍수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듯 싶다. '혼세편 3권~4권'에 이르는 방대한 줄거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테니 말이다. 가장 유명한 '홍수 이야기'는 다름 아닌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다. 타락한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서 하느님은 온세상에 비를 내리게 하였고, 세상은 온통 물로 잠기게 될 운명에 놓였다. 허나 딱 한 사람 '노아'만은 착한 사람이었기에 이를 가엾게 여긴 하느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는 계시를 남긴다. 이에 방주를 완성한 노아는 자신의 식구와 한 쌍의 모든 생명을 방주에 태우고서 비를 기다린다. 마침내 큰 비가 내리고 온세상이 다 잠길 때까지 그치지 않던 비는 깨끗하게 정화된 새 세상에서 다시 시작하게끔 안배하였으며, 이런 끔찍한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무지개'를 선사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이러한 '홍수 이야기'는 의외로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비옥한 토지를 형성했던 '고대 4대문명'도 주기적인 범람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터이니 말이다. 이렇게 홍수는 인류에게 큰 재앙이었지만 동시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선물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준을 넘어 모든 것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앙으로 '기록'된 홍수가 있었다는데 전세계가 한목소리로 이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대부분 모든 것을 싹쓸이하거나 몰살시켰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런데 유독 이런 홍수를 '극복'했다는 유일무이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중국의 동쪽나라인 '우리 나라'였단 말이다. 중국의 역사에 기록된 '삼황오제 시절'에도 홍수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매번 물난리를 겪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물난리를 잘 다스려 극복하게 되었다는 임금이 바로 요, 순, 다음에 등장하는 '우'라는 임금이었다. 다시 말해, 순 임금때 홍수를 극복하지 못해 임금조차 초근목피하고 허름한 초가집에 머물 정도로 극심한 물난리를 겪자 '치수(治水)'에 능한 우에게 임금 자리를 양보한 뒤에야 나라가 평안해졌다는 기록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 임금도 처음부터 치수를 잘 했던 것은 아니란다. 그가 동쪽나라에 가서 '치수 방법'을 배우고 온 뒤에야 물난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의 동쪽 나라가 어느 나라였겠는가? 바로 '고조선'인 것이다.

물론 이런 기록이 담긴 고서는 <한단고기>, <규원사화> 등이다. 그런데 이런 고서들은 우리 나라 학자들조차 일찌감치 '위서(僞書)'로 낙인 찍고 말짱 거짓 기록만 담겼다고 폄훼하는 내용들이다. 이렇게 우리의 고대사, 즉 '상고사'에 해당하는 기록물을 우리 스스로 부정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알쏭달쏭한데, 이우혁은 이를 모티브로 삼아 '홍수 편'을 만들었고, 식민사학과 민족사학 모두를 돌려까는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이른바 '강단사학자' 집단은 위의 기록들을 완전 부정하고 있고, '재야사학자'들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처지다. 그런데 역사학의 권위를 갖고 있는 '강단사학자'들은 왜 우리의 역사기록인 <한단고기>나 <규원사화>, 심지어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까지 싸잡아서 참고할 가치조자 없다고 깎아내리는 것일까? 한마디로 '역사적 시기'가 맞지 않고, '그 시대의 용어'가 아닌 '후대의 용어'가 뒤섞여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것은 중국이나 일본의 '고서'들도 시기가 맞지 않고 엉뚱한 용어로 써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중국과 일본은 자신들의 고대기록을 '왜곡'해서라도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우리 나라의 학자들은 조금이라도 틀린 부분이 있으면(그마저도 중국과 일본의 기록에 맞춰서 말이다) 가차 없이 '거짓기록'이라는 오명을 씌우고, '위서'라고 낙인을 찍어버렸다.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사학자'들에 의해서 이런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해방 뒤에는 이들의 '제자들'이 앞장 서서 날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서 '민족사학자'들은 우리의 기록이 거짓이 아닌 '사실'임을 입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부족한 재정지원으로 연구는 지지부진인데다가 중국과 일본 등지로 달려가 발품을 팔며 연구를 할라치면 '간첩 혐의'를 뒤집어 씌워서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으니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이면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활발한 연구지원을 해주면 좋으련만, 정부조차 '중국의 역사'와 '일본의 역사' 연구의 결과를 가져와 배포하는데에만 적극적일 뿐,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연구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국민적 관심'인데, 이마저도 '대입시험 이슈'로 매몰되어 '한국사 공부'는 그저 단순암기로 한정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 책이 쓰이던 90년대 당시의 '역사왜곡 논란'을 떠올리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사 연구'에 대한 지원 또한 많이 개선되었지만, 위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암튼, 전세계 가운데 오직 우리 나라만이 '대홍수'를 극복할 지혜를 갖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의 물꼬를 튼 '홍수 편'은 마스터의 등장으로 퇴마사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만다. 마스터가 누구인가? '세계편'에서 '블랙서클'의 우두머리로 악마 아스타로트에게 인간의 영혼을 넘겨주고 세상을 멸망에 이르게 하려던 악당 중의 악당이 아니었던가. 심지어 퇴마사 일행을 모조리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하였고, 심지어 '박신부'는 임사체험까지 하며 '그분'을 직접 만나고 되돌아오는 일까지 겪고 말았다. 하지만 박신부가 죽다 살아난 뒤에 '그분'께 얻은 능력으로 마스터를 제압할 수 있었지만, 끝내 악마 아스타로트가 재림하는 것까지 막진 못했었다. 그런데도 의외로 아스타로트는 아직 자신이 인간세상으로 돌아갈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며 마스터를 죽여버리고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버리고 만다. 어째 심심한 결말이긴 했지만, 그렇게 죽었던 '마스터'가 다시 살아돌아와 온세상을 깨끗이 쓸어버린다는 '대홍수'를 일으킬 새로운 무기 '수다르사나'를 차지하기 위해 음흉한 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퇴마사 일행들은 지체없이 '마스터의 음모'를 무색하게 만들기 위해 중국으로, 인도로 뿔뿔히 흩어져 떠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마스터'를 물리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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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1-1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에 퇴마록 리뷰 읽으니 너무너무 재밌네요! 정말정말 좋아했는데 엄청 오래전 일이 되었네요. 반가운 퇴마사들의 활약 저도 또 궁긍해지네요^^
 
존리의 경제 마스터 - 전문가에게 배우는 쓸모 있는 지식 마스터 시리즈 1
존 리.임우영 지음, 도니패밀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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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III / 미래엔아이세움 7번째 리뷰] 어린이책을 두루 읽으며 '좋은책'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노라면 고민이 되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비슷한 책'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물론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한 탓이 가장 크다. 아무리 훌륭한 주제라 할지라도 나이 어린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딱 거기까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문학과 같은 동화책이나 이야기책이라면 '같은 주제'일지라도 다채로운 소재와 줄거리로 색다른 맛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지만, '비문학적인 주제'일 경우에는 책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 어차피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면 그 가운데 '한 권'을 추천해야 할지, 아니면 비슷한 여러 책들속에서 '다른점'을 찾아내어 소개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말이다. 내 경우엔 후자쪽이다. 수많은 책들속에서 '다른 점'을 찾아내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야 책을 선택할 분들에게 도움이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은 크게 보아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과 큰 차이는 없다. 워낙 '주식투자'로 유명한 저자인 탓에 '기승전 주식투자'로 결말을 맺는 것은 대동소이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존리의 경제 마스터>에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이 '주식투자'만이 아니라 '경제개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직접 '소득'을 벌어들이는 것보다는 '용돈관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금융 문맹'에서 탈출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더 강조하였다. 그럼에도 '같은 출판사(미래엔아이세움)'에서 '비슷한 시기(2021)'에 출간한 점은 분명 더 뚜렷한 '다른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떠올릴 수 있게 한다.

그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돈 관리 잘 하는 비법'과 '부자되는 지름길'이란 방법적인 접근의 차이였다. 어차피 '같은 저자'가 쓴 책이라 내용의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같은 내용'일지라도 그 안에 담은 내용이 뜻하는 바까지 똑같지는 않다. 물론 '돈 관리' 잘하면 '부자'가 되기 쉽다는 점에서도 같은 내용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그러나 두 책을 읽고 난 어린이의 '생각'까지 같지는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어찌 보면 이 책 <경제 마스터>는 교과서 친화적이고, <금융모험생클럽>은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보면 딱 어울리는 표현일게다.

그렇기에 이 책 <존리의 경제 마스터>는 무엇보다 '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일상 생활속에서 효과적인 돈관리 비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어린이들이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계획적(용돈기입장 활용)'으로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용돈을 받으면 반드시 '일정 금액'을 저축이나 투자를 해서 훗날 꼭 필요한데 쓰기 위해서 '목돈 마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어린 독자들이 이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어김없이 등장한 이야기가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애써 만든 목돈을 함부로 쓰지 말고, 그 돈이 알아서 '황금알(이자, 배당금)'을 낳을 수 있도록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현명하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비법이라는 것도 빼놓지 않고 수록하였다.

하지만 돈은 무턱대고 '모으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아울러 상기해두어야 한다. 왜냐면 돈은 돌고 돌아야 경제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제가 세계2위를 자랑하다가 폭망한 까닭도 바로 일본국민들이 돈을 버는 족족 은행에 저축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축하다가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은행이 줄도산을 하여 일상의 경제마저 휘청거리는 대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돈을 쟁여두지 않고 '실속있는 소비'를 하며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했더라면 일본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이란 불명예를 얻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위험한 경제적 지표가 우리 나라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심상찮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것인데, 자칫 투자가 아닌 투기성 매물이 쏟아져서 부동산 가격 폭락을 초래한다면 우리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저축과 소비'도 원활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하므로 어릴 적부터 '경제금융 정보'에 관심을 가지는 어린이들이 많아져야만 한다. 어린이들이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 든든한 미래는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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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1 : 아빠, 나도 돈을 벌고 싶어요. - 어린이 금융 습관 기르기 프로젝트 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1
주언규 기획, 박종호 그림, 달콤팩토리 글 / 아울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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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II / 아울북 20번째 리뷰] 초등경제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주식투자 붐이 일어난 듯 싶게 어린이경제책조차 그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찌 '주식투자'만이 경제교육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경제교육의 핵심은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장사(사업)'이다. 애초에 '금융'이라는 말의 뜻도 돈(금)을 융통하다는 것이고, 융통하다는 뜻은 그때그때 상황에 알맞게 돌려 쓰다. 또는 그런 재주를 뜻한다. 한마디로 어린이 금융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릴 적부터 '돈의 쓰임새'에 알맞게 쓰는 습관을 길러야 제대로 된 경제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 <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은 그런 의미에서 한 어린이가 자신의 꿈(아이돌이 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댄스교습비 30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용돈 모으기부터 시작해서 알뜰살뜰 저축을 하고, 도매품을 사다가 이윤을 남겨 물건을 판매하는 등 가장 기초적인 경제활동을 통해서 차곡차곡 돈을 쌓아가는 재미를 가르쳐주고 있다. 물론 어린이가 장사에 나선다는 것이 학부모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허나 어린이 주식투자 붐도 일어나는 마당에 '주식'으로 돈을 불려나가는 것은 괜찮고, '장사(사업)'을 하며 경제지식을 쌓아가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은 무슨 근거로 반대할 것인가?

더구나 이 책은 '부도덕한 상술'이 아닌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그렇게 남긴 이윤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장사(사업)의 기본'이라고 명시하였다. 이를 테면, 호야는 처음 시작한 장사에서 10만 원이라는 '원금 손실'부터 당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적자가 난 상황에서도 터무니 없는 높은 가격을 책정해서 손해를 막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이미 망가진 상품을 돈을 받고 판매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합당한 거래'가 아닌 부정한 방법으로 이윤을 챙기는 것이 나쁜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크게 보면 '신용거래'의 기본 자세가 된다. 우리 사회가 올바른 경제생활을 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신용'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기초 중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또 하나, 장사(사업)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과 돈을 벌기가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어린이가 무슨 장사(돈거래)를 하느냐?'가 아닌 '돈벌이가 결코 쉽고 만만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기초부터 탄탄하게 깨우쳐서 소중하게 번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이 '돈벌이'에 직접 나서는 것이 우려된다는 학부모가 있다면 '용돈'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매달 또는 매주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고, 그 돈을 어린이들이 '직접 관리'하며 경제개념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은 그 용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돈의 소중함'과 더불어 '돈의 쓰임새'를 확실하게 깨우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마저도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부모님들이 '그때그때 융통해서' 해결해준다면, 그 어린이는 커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할 것이다. 지금의 부모님 세대가 그런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제 어린이 경제교육은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학부모도 함께 고민하고 중요성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런 '경제교육도서'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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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에서 유턴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4
이경아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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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I / 열림원어린이 1번째 리뷰] 우리네 가족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뀐 지는 한참이나 지났고, 이젠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그리고 '다문화가족'까지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심지어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과 가족을 이루어 사는 모습까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가족이라는 단어 대신 '식구(食口)'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듯 싶다. 가족이 '혈연'을 강조했다면 식구는 '함께 밥먹는 사이'로 더욱 폭넓은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솥밥'을 같이 나눠먹는 사이라면 '한식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살린다면 현대사회에 재구성되고 있는 다양한 식구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좋은 뜻까지 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 <천왕성에서 유턴>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긴 하지만 엄마, 아빠가 잦은 다툼을 벌이다 끝내 이혼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주인공인 '도은별'은 재혼한 엄마, 돈 벌러 외국에 간 아빠와 헤어져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아직 초등 6학년인 은별이는 이런 처지를 비관하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긴다. 이런 은별이에게 <바리데기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로 제작하자는 동아리 모임의 제안이 나왔고, 비슷한 시기에 우연히 '게임기'를 통해서 바리데기가 튀어나오며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게임기에서 나온 '바리데기'는 형체가 없는 홀로그램일 뿐이라 서로 만질 수도 없지만, 외롭게 지내던 은별이와 금세 친해져서 비밀스런 이야기까지 나누는 둘도 없는 벗이 된다.

근데 '바리데기'는 민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딸 많은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지만, 그 무정한 아버지가 병이 들어 죽자 '버림'받았던 막내딸이 모진 고생을 한 끝에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약수'를 구해와 죽은 아버지를 살려냈다는 효심 깊은 딸에 관한 이야기속 주인공이다. 효를 중요한 덕목으로 꼽던 옛날에는 감동스런 이야기였을지 모르지만, 현대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바리데기가 겪어야 했던 불행'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를 '고난극복'이란 관점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보통의 사람이 이겨낼 수 있는 고난이 아니기에 그렇다. 어쩌면 '수난'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암튼 바리데기는 한 여인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불행'을 겪지만, 아버지를 다시 살려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모든 '불운'을 견디고 견딘 끝에 '약수'를 구하고 아버지를 살려낸다.

이 책 <천왕성에서 유턴>은 바로 그 '바리데기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초등학생 주인공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불행'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바리데기도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끝끝내 견디고 이겨낸 것처럼 은별이도 한창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초등시절을 엄마, 아빠 '없이' 지내야 하는 불행을 딛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어른이 되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기 마련이지만, 한창 '질풍노도의 시절'을 겪는 사춘기 시절에는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점'이 있다면, 그것 자체로 큰 상처가 되고, 커다란 충격을 받고 제풀에 쓰러지기도 한다. 그럴 때 또래 친구들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자신이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와 슬픔을 이겨내는데 '동질감'과 '감정이입'이 가장 크고 편한 상대가 바로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만으론 부족한 경우가 많다. 왜냐면 친구들도 똑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어린이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어른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부모가 서로 쌈박질만 하고 '이혼'까지 해버리고 나면 자식들은 '어느쪽'으로부터든 '버림'을 받았다는 충격과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부모들도 나름의 고충을 있을 것이다. 한때는 사랑이었으나 여러 가지 '차이'가 드러나면서 불화가 심해지면 이혼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억지로 함께 살면서 '불행한 결혼생황'을 지속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기에 그 자체를 반대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현명한 부모라면 자신들의 '이혼'으로 인해 자녀가 짊어져야할 아픔과 고난이 무엇일지 미루어 생각한 뒤에 절대로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행여 자녀가 그 상처를 이겨내지 못할 때에는 삶은 '선택'하는 것일 뿐, 삶 자체에 '행복'과 '불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테면,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를 다친 어린이가 있다면, 그 어린이는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넌 정말 불행하구나. 그러니 넌 평생 불쌍하게 살아야만 해"라고 말할 텐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비록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친 부위도 나을 것이고, 다시 씩씩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혹시라도 '평생불구'의 몸으로 살아가게 되는 경우일지라도 '평생불행'한 삶을 살게 되어 정말 불쌍하다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다. 교통사고가 일어난 것은 '불행이자 불운'이겠지만, 그걸 극복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않겠느냔 말이다. 부모의 이혼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엄마도, 아빠도 곁에 없는 '불행'을 겪게 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평생 엄마, 아빠를 못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 심지어 재혼을 하더라도 '엄마, 아빠'인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뒤에 남은 것은 '선택'뿐이다. 부모 없는 삶을 살더라도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단지 '나의 선택'만 남을 뿐이다.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 불행해서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여겨 더욱더 비참해지든지 말이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런 '선택'따위는 평생 모르고 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닥쳤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한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말이다. 그런데 이 '선택'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다. 바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말이다. 왜 '불행한 삶'을 선택하지 않는지는 어른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슬픔도, 그리고 고통도 점점 무뎌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 누구도 '불행'을 추구하는 일은 없다. 적어도 '삶'을 선택한 이들은 말이다. 그러니 어린 시절에 아픔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면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너의 삶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말이다. 그렇게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은별이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많아서 참 좋았다. 바리데기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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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I 대전환: 주도권을 선점하라 - 국가대표 AI 전문가 2인이 제안하는 AI 주도권 확보 전략
오순영.하정우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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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 / 한빛비즈 157번째 리뷰] 인공지능 AI를 둘러싼 IT강국들의 '선점 경쟁'이 점점 거세지고 있단다. 향후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강국'이 세계경제를 비롯해서 모든 기반시설들을 싹쓸이하고, 이런 기술을 갖추지 못한 AI 후진국들은 강국들에게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도 후발주자로 내몰려 강국들에게 휘둘리고 말 것이라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AI 선진국 대열'에 나란히 서야만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AI 기술이 펼쳐지는 시대가 되면 새로운 '지정학적 패권' 열리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강국이 되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최적기라면서 '주도권 경쟁'에서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와 관련된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는데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산업계의 호응'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의문일 정도란다. 그러나 '산업계(기업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다. 바로 AI 기술을 바탕으로 내놓을 신제품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AI 기술은 한두 달이 지나면 새로운 것이 나올 정도로 발빠르게 변화하고 놀라운 기술들이 매번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런 기술들이 '스마트폰'처럼 대중들이 '꼭 갖고 싶은(must have)' 제품을 내놓기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란다. 바로 성능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싼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제품화'하기도 쉽지 않고, 막상 제품으로 내놓아도 '너무 비싸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물론 값비싸다고해도 꼭 필요하다면 누구나 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AI 기술'을 적용시켜서 내놓은 제품들이 그닥 쓸모가 없다는 것이 현재의 문제점이다. 이를 테면, 'AI 개인비서' 같은 것인데 아직까지는 '있으면 편리'하겠지만, 신기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성능이 그닥 뛰어나지도 않은데 값비싼 비용을 주고서 'AI 개인비서'를 두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그렇다면 AI 기술은 과거 '닷컴 버블'처럼 거품이 많이 낀 시장인 것일까? 과거에도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무슨 회사일지라도 '닷컴'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닷컴'을 이용해서 내놓을 만한 제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거품이 일제히 꺼지면서 '주가대폭락 사태'를 일으키며 경제적 문제만 일으켰던 선례가 있었다. 허나 AI 기술은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까운 미래에는 'AI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제품이 없을 거라는 전망까지 제시하며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시연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AI 기술에는 거품이 없을 거라고도 한다. 그런데도 막상 이를 지켜본 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할 뿐이다. 분명 놀랍고 신기한 것에는 틀림없지만 '굳이, 저걸 비싼 값을 치루고 사야 돼?'라는 분위기만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AI 기술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을 정도로 발전이 정체되고, 투자도 소극적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보다 '후발주자'였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본격적인 개발과 투자를 하며 우리보다 앞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계속 답보상태에 빠져 뒤쳐지게 된다면 한국은 'AI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멀지 않은 미래의 '강국의 지위'를 내주고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건 굉장한 위기를 우리 스스로 초래하는 셈이다.

허나 AI 기술개발이 호락호락한 상황도 아니다. 기술개발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이를 실제 적용시키는 단계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할루시네이션(AI의 거짓말)'이다. 우리가 '인공지능의 도입'을 할 때 가장 기대하는 것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할 것'인데, 정작 그런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 수도 있는 'AI의 거짓말'이란 오류가 등장했으니 여간 곤란해진게 아니다. 그런데 AI전문가들은 할루시네이션이 '오류'가 아닌 AI의 현명함이 증명된 것이라는 대답을 늘어놓고 있으니 현장의 혼란만 가중된 격이다. 과연 할루시네이션은 '오류'일까? '정상'일까?

사실 인공지능 AI가 대단해진 것은 '챗GPT의 등장' 이후였다. 그 이전에도 인간을 상대로 체스게임에서 승리를 거두고, 바둑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승리를 거두면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의 시대'가 금방이라도 펼쳐질 것으로 짐작했으나, 결과는 잠잠했다. 왜냐면 그당시 인공지능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체스'와 '바둑'뿐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탑재된 '가정부 로봇'을 집집마다 배치하고 써먹으려면 엄청난 '빅데이터'를 갖추고 '딥러닝'을 할 수 있는 빌딩만한 컴퓨터 공간이 필요했으며, 그런 대량의 컴퓨터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을 댈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춰야 하며, 이 모든 것을 해결가능하다고 해도 간단한 요리를 위해서 달걀을 깰 수 있는 로봇손을 개발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인간 가정부'를 고용하는 것이 더 가성비가 높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냥 직접 요리 해먹거나 말이다.

그런데 '챗GPT'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은 매우 똑똑해진 것처럼 보였다.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했는데, 수십 년을 연구한 박사만큼 '장편의 논문'을 써내고, 수 년간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만큼 '예쁜 그림'을 뚝딱 그려내며, 인간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더 'AI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한 기술개발은 발빠르게 성장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챗GPT'를 비롯해서 다채로운 AI가 등장하며 본격적인 AI 기술이 선보이는 줄 알았는데, 우리가 기대했던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한 AI'는 거짓말(할루시네이션)을 늘어놓았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가 토니 스타크에게 거짓된 정보를 늘어놓는 상상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AI 기술'에 투자를 할 것이고 산업계가 제품생산을 대량으로 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아무도 사지 않을텐데. 하지만 전문가들은 할루시네이션이 '오류'가 아닌 "딥러닝 모델의 데이터 생성이 확률적이기 때문이고, 방대한 데이터를 응축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AI의 언어 모델 학습이 '사실'을 보장할 필요가 없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증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그리고 할루시네이션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인 'RAG'로 할루시네이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소설처럼 '있을 법한 허구'를 다루는 일을 할 때 할루시네이션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확성'을 요구하는 의료장비나 판결문구 등을 다루는 일에서 '거짓정보'를 자연스럽게 늘어놓는 AI를 장착할 수 있을까? 스포츠 경기 심판을 맡은 AI가 '억울한 판정'을 받았다며 항의하는 선수에게 '거짓정보'를 늘어놓으며 자신의 심판을 받아들이라고 한다면 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렇다고 AI를 소설창작과 같은 '예술적인 용도'로만 한정해서 사용할 것이라면 애초에 이런 열풍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AI 기술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모든 기술개발 과정에는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극복해나가는 몫도 반드시 치뤄야 할 대가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할루시네이션'도 향후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개선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 문제다. 이런 크고 작은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인지 누구도 알 수 없고, 문제해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도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기술개발은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은 AI 선진국이었다. 현재도 그렇다. 그런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프랑스, 일본 같은 나라들이 우리보다 앞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심지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우리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단다. 그렇다면 우리의 'AI 기술개발의 현주소'는 어떨까? AI 관련 인재들의 국외 유출이 심각하고, 국내 산업계의 외면으로 인해 기술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란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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