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나라 경제툰 2 - 만화로 보는 금융위기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34
무선혜드셋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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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I / 한빛비즈 156번째 리뷰] '경제개념'을 알려주던 1편에 이어 '금융위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이해시켜주는 2편이 나왔다. 교양웹툰이라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그닥 어렵지 않다. 더구나 세계 각국에서 벌어졌던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개, 그리고 결말을 각 곤충나라에 빗대어 설명하니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의 핵심사항은 바로 세계경제를 뒤흔든 '금융위기'가 왜 계속 반복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경제대공황'을 겪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검은 월요일'과 같은 주식폭락과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주식폭락'이 일어난 까닭은 주식가격에 거품(버블)이 끼거나 주식가격을 조작하는 무책임하고 방만한 기업의 행태 때문인데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부의 감시소홀과 부정부패로 말미암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금융위기는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원초적 원인은 다름 아닌 '욕심' 때문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 이윤을 챙기기 위해서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결과는 애초에 욕심을 부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마는 것이 첫번째 문제이고, 다음으로는 애초에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으로 엄청난 '금융위기'를 초래했음에도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맞이한 위기를 '국가 세금'으로 충당하여 회생시키고서 다시금 경영일선으로 되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니 애초에 대기업 경영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서 똑같은 위기를 또다시 자초하는 것이 두번째 문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기업이 망하면 국가경제가 뒤흔들리는 것은 당연하고, 대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들도 덩달아서 휘청거리며, 그로 인해 서민경제에 큰 타격을 주어서, 끝내 국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대기업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정부는 혈세를 쏟아부어서라도 '경제회생' 차원에서 쓰러져가는 대기업을 살려내야만 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왜 국가를 넘어 세계경제에 위기를 초래한 '대기업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고, 합당한 처벌도 내리지 않느냔 말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대기업'에 책임을 묻게 되면 '대기업의 주가'가 요동을 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주가폭락'을 가져오면, 그 또한 국가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대기업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도록 온 나라가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 번은 '실수'로 봐준다고 해도 계속되는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으로 주가폭락을 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혈세로 경제회생을 시킨 뒤에도 '정경유착'은 끊이지 않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통에 애꿎은 서민들만 계속 피를 흘려야만 하냔 말이다.

미국발 '경제대공황' 때에도 그랬다. '있는놈'은 여전히 살만했고, '없는놈'만 억울하게 길거리를 전전하며 온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서 경제적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게 했다. 일본의 '버블경제' 때도 그랬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경제침체에 빠지자 '있는놈'들은 버틸만했고, '없는놈'만 시름시름 앓다가 빈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한국의 'IMF체제' 때도 마찬가지다. '있는놈'은 급등한 환율과 높은 이자율 덕분에 가진 돈을 더욱 불릴 수가 있었다. 허나 '없는놈'들은 탈탈 털려야 했고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어야 했으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더 심각해져서 '부동산', '주식', '코인' 등등 돈을 벌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로 온 국민이 뜨거운 투자열풍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지자 세계 경제는 또 한 번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초일류 대기업도 한순간에 망하게 만드는 '부동산 대침체'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시작했고, '금융기업들의 무분별한 대출'이 발단이었으며, 이를 감시해야할 금융감독원 같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문제를 더욱 심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자행된 '불량한 대출투자'로 인해 결국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주가는 폭락했고 금융기업들은 망하기 직전이었다. 이에 미국정부도 부랴부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꺼져버린 거품으로 인한 부채손실은 천문학적인 액수로 커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왜냐면 자국의 돈이 바로 '기축통화'였기 때문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믿고 쓰는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서 전세계에 강제로 떠넘기게 되니, 다른 나라는 울며겨자먹는 심정으로 미국발 악성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경제위기는 점차 회복되어 갔지만, 전세계 다른 나라의 경제는 미국이 떠넘긴 엄청난 악성부채로 인해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상당수의 가난한 나라들은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받아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미국의 경제적 하위계층인 '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쫓겼고, 어렵게 마련한 집도 빼앗겼으며, 그야말로 거지꼴을 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는 이런 연속적인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전쟁이 터지는 상황까지 초래하고 말았다.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외로 관심을 돌리는 수법은 악랄하게도 '무능한 경제능력'을 지닌 통치자들의 판에 박힌 수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이대로 좋은 것일까? '있는놈'은 무슨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시스템이니 말이다. 반면에 '없는놈'에게 금융위기가 쓸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고 만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계수단'마저 앗아가버리는 무시무시한 금융위기에 꼼짝없이 당하고 마는 '자본주의'를 정녕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것이냔 말이다. 이 책의 말미에 보여주는 '없는놈들의 반란(게임스탑 주가폭락 사태)'는 눈여겨 볼만 할 것이다. '있는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자본시장에서 '없는놈'들이 단결하면 '있는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이 말이다.

딴에는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연상시키는 사건이지만, 그보다는 너무나도 '자본주의'스러운 사태였다. 거기에 불법은 전혀 없었고, '불공정(로빈후드의 '구매 버튼 삭제')'은 있었지만, 고작 그런 저질스런 수법으로 '없는놈'들의 반란을 저지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말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 역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방식만으론 결코 모두가 바라는대로, 아니 '최소한' 선량한 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수 있는 '공정한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힘들다는 사실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녕 '자본주의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런데도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살아가야만 한다. 정말 이대로 좋아서 그런 것일까?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정녕 없느냔 말이다. 적어도 '금융위기'를 몰고 온 책임당사자만이라도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면 속이라도 시원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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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김탁환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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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 / 남해의봄날 1번째 리뷰] 권투선수와 시인과 화가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사각형'이다. '사각의 링' 위에 선 권투선수는 달아날 곳이 없다. '사각의 원고지'속에선 시인이 숨을 곳이 없고, '사각의 캔버스' 위에선 화가가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사각형'이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공간이며,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최후의 장이기도 하다. 김탁환의 소설 <참 좋았더라>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해서 멋대로 풀어보았다. 이 책은 '화가 이중섭'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을 소설로 옮겼는데, 내가 알고 있던 이중섭의 모습과 사뭇 달리 매우 '따뜻하고 아름답고 열정적인 화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고 있던 이중섭 화가는 가난에 찌들어 살다가 전쟁통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사랑하는 가족과도 생이별을 하고서 예술혼을 불태우다 끝내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어간 여느 예술가의 삶을 산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해방이 되기 전 1943년까지 부유한 집안 형편 덕분에 일본 유학까지 다녀와 '미술가'로써 꽤나 실력을 인정 받던 화가로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원산에 살며 활발한 작품활동까지 했단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원산에서 몸만 빠져나오듯 탈출해서 부산에 정착했고, 생계가 불투명해지자 아내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과 두 아들(태현, 태성)을 외가인 일본으로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아 예술가로 명성을 쌓고 돈을 벌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궁리를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뛰어난 그림 실력(특히, 소 그림)을 호평 받았으나 살아생전에 큰 돈을 벌어보진 못하고 마지막 생애를 정신병원에서 살다 41살(1956년 졸)이란 짧은 생으로 마감하였다고 전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생애 가운데 가장 희망찼던 '통영에 머물던 시절'을 중점적으로 써내려가며 화가 이중섭의 색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또 다른 모습은 화가 이중섭이 대단히 박식한 예술가였다는 점이다. 특히, '미술의 역사'에 꽤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탓에 웬만한 예술가들과 수준 높은 교양적 담론을 즐겼고, 화가들 뿐만 아니라 시인, 소설가, 교직원, 공예가 등등 수많은 예술가들과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모두들 이중섭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토록 '달변'인 그였는데, 평상시에는 무뚝뚝한 이미지로 보이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말 몇 마디 꺼내는 법이 없는 '눌변(더듬거리며 서툰 말솜씨)'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단다. 그건 이중섭의 고향이 이북(평남 평원군) 출신인 탓에 '이북 사투리'로 대화를 했기 때문이란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였던 탓에 '이북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어디서든 주목받기 쉬웠고, 오해(?)도 받기 쉬웠던 탓이란다. 그래서 이중섭을 좋아하는 사람 앞이 아니면 좀처럼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분위기 였단다. 그렇다고 이중섭이 '공산당'에 '빨갱이'는 더욱 아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살았고, 그 덕분에 일본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였고, 공부도 꽤나 잘하는 수재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에서 '사상검열'을 당할 처지는 더욱더 아니었는데도, 그의 고향 사투리가 그의 출세길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아도 무방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화가 이중섭은 '이중'으로 섭섭한 삶을 살아야 했다. 전쟁으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현실이 그를 '원산'에 어머니와 형을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산의 아픔'을 겪게 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마영일이라는 작자에게 속아 큰 돈을 빚을 지게되어 사랑하는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중섭의 아내가 유학시절에 만난 '일본인'이었던 탓에 생계가 막막해진 상황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중섭은 '두 차례'나 가족과 헤어지는 '이산의 아픔'을 곱절로 겪은 것이다. 이런 고통을 이겨내는 원천은 바로 '화가'로 명성을 얻고 큰 돈을 버는 성공을 하겠다는 희망이었다. 그렇게 이중섭은 주변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예술혼을 불태우며 역작인 '소'를 그리게 된다. 이 성공으로 말미암아 '한국의 소'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바로 '이중섭'이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중섭이 바라는 큰 돈은 벌지 못했다. 뛰어난 화가로서 인정받긴 했지만, 그의 작품을 큰 돈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질 않은 것이다. 이중섭은 여기에 크게 실망을 한 것 같다. 이 소설에서는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장면으로 '오버랩'되며 마무리 되었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던 모양이다. 그럭저럭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작품대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대신하거나 떼어 먹기 일쑤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전쟁 직후였던 상황이라 '예술작품'에 큰 돈을 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학시절부터 그의 '천재성'을 눈여겨 보며 응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삶은 점점 쪼들리고 피폐해져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이중섭'과도 사뭇 다른, 희망에 부풀고 예술가의 기질을 맘껏 뽐내는 이중섭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감명 깊었다. 그에게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으니, 앞으론 그의 그림에서 '어두운 이미지'는 싹 걷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이중섭의 '화양연화'가 시기적으로 조금 앞당겨졌거나 조금 더 늦춰졌었더라면, 그의 '천재성'과 더불어 한국미술의 수준이 한층 더 진일보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만 더욱 커지기도 했다. 암튼, 학창시절에 이중섭의 '소'를 보면 한없이 쓸쓸하기만 했더랬는데, 이 소설 덕분에 그 소의 눈망울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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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정 만두와 함께하는 이야기 한국사 -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한국사, 역사의 흐름과 개념이 잡힌다! TCA 열린학교 시리즈
이정환 지음 / 지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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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 / 지노 1번째 리뷰] 수없이 많은 '역사책' 가운데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는 좀처럼 풀기 힘든 숙제이자 고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를 위한 해결법은 매우 간단하다. 직접 읽어보면 쉽게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 수많은 '역사책'들을 모두 읽어보고 고를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그나마 '전문가'인 선생님들에게 책추천을 부탁하곤 하지만, 정작 선생님들도 그토록 많고 다양한 '역사책'을 모두 섭렵하기는 힘들다는 사실만 새삼 확인할 뿐이다. 그래도 선생님들인지라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고) 모른다'고 할 수는 없어서 유명 출판사의 책을 그럴 싸하게 추천하거나 그나마 자신이 읽어본 적이 있는 책들을 추천하곤 하는데, 그렇게 추천받은 책들이 '이미' 읽어본 책이거나 자녀에게 권했다가 외면(!) 받은 책인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난감해하는 학부모들이 참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책'을 골라서 추천하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최신의 역사책'이라서 읽어본 책이기도 하다.

이 책 <역사탐정 만두와 함께하는 이야기 한국사>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한국사 교육과정'의 내용을 꼼꼼히 수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교과서에 준하여 어린 초등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챕터(단원)마다 공부한 내용을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는 '문제(질문)'가 수록되어 있어서 각 단원별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역사상식(워크시트지)'만 따로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동영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데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꼭맞는 'QR코드'가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사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 한 번 더 역사흐름을 짚어보고 넘어갈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이렇게 알차게 꾸며져 있기에, 이 책은 학생들에게만 유용한 역사책이 아니라 '현직 교사'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역사책이기도 하다. 왜냐면 역사수업을 진행하면서 가르치는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지식'을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수업직전에 선생님이 미리 읽고 참고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빼놓은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은 '읽기만 해도 술술 이해가 되는 쉬운 설명'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이야기 한국사>인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마치 역사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명쾌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마치 어린 시절에 읽었던 <맹꽁이 서당>의 '선대왕편 이야기'를 읽는 듯하다고나 할까? 초등생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을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서 '사건의 개요'와 '역사적 사건의 흐름'이 한 눈에 파악되는 효과를 끌어내었다.

무엇보다 '초등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더더기를 걸러내는 것이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건의 앞과 뒤에 벌어진 사건들을 일일이 대조/비교하면서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장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사건 전개를 복잡하고 수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을 하면 초등생들에겐 '역사수업은 지루한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딱 좋기 마련이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건 개요'를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정리해야만 한다. 그렇게 역사 이해를 방해하는 군더더기를 싹 걸러낸 뒤에 '반만 년의 한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훗날 중고등 때의 역사수업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내가 역사수업을 준비할 때에는 초등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역사 인물' 위주로 개요를 짰고, 할 수 있으면 '일인다역의 원맨쇼'를 하면서 역사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초등생 스스로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학생들 스스로 꼼꼼하게 읽으면서 한국사 특유의 '거대한 흐름'을 단박에 캐치할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롭게 쓰여진 역사책이 말이다. 더불어서 학교에서 치루는 '역사시험대비용'으로도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도록 철저히 '교과서 내용 위주'로 친절한 설명이 된 책이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런 용도의 '초등역사책'을 마련하기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물론, 역사책은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습관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에 저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점을 접목시키 '과정'을 통해서 역사적 관점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 한 권의 역사책을 '열 번' 읽는 것보다 '열 권의 역사책'을 두루두루 읽어보고 관점의 차이를 분석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학습법이다. 결코 쉬운 학습법은 아니기에 학부모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고, 훌륭한 선생님의 학습조언을 받아 '학습코칭'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역사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더 좋은 역사책을 찾아나서려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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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00만원 버는 주식 투자 공식 - 미국 ETF 투자로 평생 월급 받는 법
진서빈 지음 / 이든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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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XIX / 이든하우스 1번째 리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아직'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까닭은 단순하다. 첫째, 투자를 할만큼 '여유자금'이 많지 않았으며, 둘째, 섣불리 투자했다가 이자는커녕 '원금손실'이라도 나면 많이 속상할 것 같아서이고, 셋째, 남들이 그러는 것처럼 내가 산 주식은 헐값으로 떨어지고 내가 '판 주식'은 수직상승하며 대박이 날 것 같아서다. 물론 아직 실제로 경험한 것들은 아니지만 주식투자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기에 섣불리 뛰어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주식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꽤나 많은 '경제관련책'을 읽어왔고, '주식관련책'도 읽어서 앞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내 자산을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늘려줄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까지는 공감했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은행 예금/적금'만으로도 원금손실 없이 착실히 돈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큰 돈을 모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를 누릴 정도로 많은 돈을 벌어본 적은 없다. 평균적으로 매달 2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벌어왔고, 돈씀씀이가 그리 헤프지 않았던 터라 월수입의 1/3 정도는 매달 꼬박꼬박 저축을 하며 돈을 모았다. 하지만 그렇게 20년 동안 돈을 모았지만 큰 돈이 되지는 못했다. 그 돈을 내가 쓰지는 않았지만, 집안 식구들 가운데 갑작스레 건강이 나빠지거나 경제적 사건을 일으키거나 펜데믹으로 인해 경제사정이 나빠지는 등등의 우여곡절이 겹치면서 차곡차곡 모았던 돈은 홀랑 사라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았던 '현금'은 탈탈 털려버렸고 남은 것은 '아파트 1채'와 '노동할 수 있는 몸뚱이' 뿐이었다. 그래도 2~3년간 꼬박꼬박 아끼며 돈을 모으니 수 천만 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모을 수 있었다. 일단 집이 '내집'이니 주택마련을 위해서 '대출이자'나 '월세'를 낼 걱정이 없었고, 적으나마 월급이란 '고정수입'이 있으니 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두면 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물론, 유혹도 많았다. 한창 '주식투자 붐'이 일었던 시절에 너도나도 주식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익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시절에는 정말 솔깃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 것도 몰랐기에 주식투자를 망설였다. 왜냐면 그보다 더 젊었던 어린 시절에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가 망했다는 주위 어른들의 경험담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 스타일은 잘 모르고 뛰어들면 어김없이 실패하고 마는 '정직한 스타일'이었다. 반면에 이런 스타일이 좋은 점은 '잘 알면 잘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주식관련책들을 꾸역꾸역 읽었더랬는데, 읽을 때마다 더욱더 망설여지기만 했다. 왜냐면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식책이 말하는 요점은 간단하다. 첫째,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 둘째,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되듯 '분산투자'를 해서 투자안정성을 키워라. 셋째, 주식투자는 '단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반드시 오를 종목만 사두면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 있다. 넷째, 투자의 정석은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보다 '자기만의 투자철학'을 고집하는 것이다. 그래야 실패를 해도 배울 점이 있고, 그런 배움이야말로 투자성공의 비결이다. 어떤가? 대부분 이렇게 말하지 않던가. 그런데 정작 중요한 핵심이 빠져 있다. 도대체 '무슨' 주식을 사야 잘 산 것이고,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그런 건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보라고 권유한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에 빠져봐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러다 죽으면 어쩌란 말인가. 실제로 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두 번'이나 있다. 그런데도 무턱대고 물에 뛰어들기부터 하란 말인가? 처음 수영을 배울 땐 '물'과 친숙해지기부터 시작해서 '물장구'를 치며 신 나게 놀이도 하고, '부표(튜브)'를 붙잡고서 첨벙첨벙 서툰 영법으로 차근차근 배우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빡시게 물에 빠져 죽는 경험부터 해봐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거라고 해보라고 한다. 그럼 저절로 배울 수 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한 마디로 '원금손실'을 직접 경험해야 '투자공식'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얘기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난 하지 않았다.

그래도 '주식공부'는 계속해야만 한다. 왜냐면 '안정된 수익'을 벌기 위해서는 올바른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더 말이다. 이미 은행 예금/적금 만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고작해야 연 3~4%의 적금 이자수익만으로 월 3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으려면 원금만 대략 12억 이상을 넣어야 한다. 물론 세금을 떼기 전의 금액이므로 더 많은 원금을 넣어야 가능해진다. 그럼 대충 15억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가 되는데, 이들은 이미 '월 300만 원'보다 그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부자들이며, 저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는 '부동산 투자'라도 뛰어드는..아니, 이미 뛰어들었 정도의 자산가들이다. 그런 부자들이 아닌 '일반서민들'의 처지에서 은행 적금이자 수익만으론 저 정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국엔 '주식투자'만이 정답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원금손실없이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 책 <월 300만 원 버는 주식 투자 공식>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주식투자로 안정적인 고정수입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배당주'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배당금'을 주는 주식에 투자를 하면 주식을 사고 팔 때 얻는 '차익'만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당금'을 일정하게 얻을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만 잘 짜놓으면 저절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다. 물론 배당금을 주는 주식이라고해서 무조건 주식이 오르기만 하는 것도 아니며 '상장폐지'와 같은 위험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주식투자의 대가들도 훌륭한 투자가는 '수익 51%, 손실 49%'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명언처럼, 수익에 들뜨지 않고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방식만이 '우상향하는 주식투자의 정석'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배당금'을 착실하게 챙길 수 있는 주식종목으로 '미국 ETF 투자'를 권하고 있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착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주린이'에 해당하는 나로서는 '미국 ETF 투자'가 정확히 어떤 방식의 투자이고, 그렇게 낸 투자수익이 어떻게 해서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주식투자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이 책이 설명하고 소개하고 있는 '주식투자공식'이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알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느낄 수' 있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바로 이 책에서는 투자 성공을 '예언가'처럼 확언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정말 솔직하게 이 책에서 소개한 방식으로 주식투자를 했더라도 '손실'을 볼 수도 있으니 최대한 '안정적인 투자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종목에 투자하라는 둥, 특별한 방식을 선호한다는 둥, 모든 것에 통달한 '주식투자 전문가'처럼 자기만 믿고 투자해봐라는 식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대신에 '이럴 때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라며 굉장히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식을 소개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국내 투자'보다 '미국 투자'를 했을 때, '환차익'을 이득 볼 때도 있으며, 수익을 내는 것 뿐만이 아닌, '연금 저축 계좌', 'ISA 계좌', 그리고 'IRP 계좌'와 같은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소상히 알려주어서 더욱더 믿음이 갔다.

그렇지만 저자와 같이 40대에 '조기은퇴'를 하며 오로지 '주식투자'만으로 월 300만 원의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온종일 주식투자에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이 쉽사리 뛰어들 수 있는 '주식투자공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가 '워렌 버핏'처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모든 투자자들이 선망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선 두말 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허나 모두가 워렌 버핏처럼 되지 않았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중에는 '워렌 버핏'처럼 성공적인 주식투자가로 성장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태반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월 300만 원 수익'을 내는데 성공하려면 주식공부를 탄탄하게 해야만 한다는 사실만 더 절실하게 깨달은 느낌이다. 단순히 '미국 ETF 투자'를 하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보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면 좋겠다. 그렇지만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서 '투자성공 공식'을 선보였으니, 최선을 다해 참고 삼을 만한 것 같다. 부디 '자기만의 투자공식'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어 성공적인 주식투자가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선보이는 투자성공 공식은 바로 '성실함'에 있었다. 단, 한 번의 투자로 일확천금을 얻는 행운을 얻었다고해서 '주식투자 전문가'가 되는 건 아니라면서 말이다. 오히려 '성실한 투자가'만이 오랫동안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일확천금을 얻었다는 사람들의 조언을 '경계'하라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서울대 수능만점 합격자의 공부비결과도 일맥상통한 면이 있어 더욱 믿음이 갔다. 진정한 합격비법은 '쪽집게 과외'가 아닌 '성실한 공부습관'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런 당연한(?) 비법발표에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 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 진짜 좋은 말씀이고 '확실한 비법'이지 않느냔 말이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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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과학 -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꿀잼 과학 이야기 1분 과학 1
이재범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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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XVIII / 위즈덤하우스 34번째 리뷰] 내 친구들은 거진 '이과계열'을 전공한 과학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지인들 중에는 '문과계열'도 많기 때문에 살짝 피곤한 적이 많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상식'조차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과생'들만의 상식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상식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과학지식'조차 설명해야 할 때에는 가히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문과생'들을 위해서는 절대 '직관적인 설명'을 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친절하게 '문학적인 비유'를 들거나 '감동스런 이야기'를 꾸며대면서 부연설명을 해야 겨우 '기초과학적 상식'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진짜 궁금했던 '상식'은 설명하지 못했다. 내가 미처 설명하기도 전에 '주제'가 다른 곳으로 바뀌어 버리기 일쑤인 탓이다. 애초부터 '문과생'들은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혹은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기' 싫었거나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대학을 졸업하긴 마찬가지고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지성인'인 까닭에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과학을 이해'하기' 싫었던 것이다. 과학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입견(편견)' 때문이다. 사실 '과학과목'도 사회과목과 마찬가지로 '암기적 탐구과목'일 뿐인데 왜 그런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딴에는 '사회과목'과 달리 과학과목은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도 과학과목에서 수학적 문제해결력이 필요한 것은 '물리와 화학(일반화학)'뿐이고, 나머지 과학은 사회과목처럼 그냥 '이해'하면 그뿐인 것들인데도, 이해하려 들지는 않는다. 과학적 설명만 나오면 '어려운 얘기'는 하지도 말고 '쉽게 설명하라'고 엄포를 놓기 일쑤다.

이렇게 '과학'을 마냥 어려워만 하는 분들께 소개하면 딱 좋을 책이 있다. 이 책 <1분 과학>이다. 어려운 내용 없다. 심지어 '만화(웹툰)'다. 이걸 읽고도 과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지능저하를 의심해봐야 할 정도로 쉽게 설명했다. 물론 이렇게 과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작가는 엄청난 '과학논문'을 참고하려고 뒤적거렸을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참고문헌'을 보니 그야말로 엄청났다. 이러니 과학 좀 공부한 분들은 똑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왜 과학공부를 하면 똑똑해질 수밖에 없을까? '과학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선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서 옳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과학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증' 단계에서 수많은 이론들을 참고하고, 때로는 실험을 통해서 얻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등 해야 할 것이 수두룩 빽빽이다. 이는 사회과목도 마찬가지일테지만, 문과쪽은 그 검증단계가 '논리적 사고력'에 따른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과학만큼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과학은 '코페르니쿠스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과계열에서는 '스승의 학문적 성과'를 '제자가 감히 배격'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다시 말해, 스승의 학문을 고스란히 '답습'하며, 일종의 철옹성을 쌓아올려 변화(혁명)는커녕 '변주'조차 하기 힘든 면을 볼 수 있다. 이런 학문 풍토에서 똑똑한 제자가 등장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다. 암튼 <1분 과학>은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과학을 쉽게 즐기면서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교양웹툰이다. 이런 책으로 과학에 흥미를 돋우고 난뒤에 본격적인 과학공부를 시작한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비단 어린 학생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책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은 도리어 '성인독자'들을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왜 때문이냐고? 이 책의 내용들은 학생들의 시험에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우유는 우리 몸에 해로운 편이다', '인류에게 동성애자는 꼭 필요했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종교를 인간이 만든 까닭은?' 따위의 내용이 시험에 나올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것들에도 '과학적인 증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일상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조차 '과학적 증명'을 거치지 않고서는 상식의 대열에 끼지도 못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과학'에 대해 빠삭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런 정도의 빠삭함을 위해서는 어렵고 복잡한 과학공부까지 할 필요도 없다. 가장 기본적인 과학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해'하려는' 노력이 살짝 필요하긴 하다. 그런데 <1분 과학>에서는 그런 노력조차 애쓰지 않아도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냈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인 셈이다.

지금은 2권을 읽고 있다. 조금 더 똑똑해진 뒤에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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