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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과학 -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꿀잼 과학 이야기 ㅣ 1분 과학 1
이재범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My Review MDCCCXXXVIII / 위즈덤하우스 34번째 리뷰] 내 친구들은 거진 '이과계열'을 전공한 과학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지인들 중에는 '문과계열'도 많기 때문에 살짝 피곤한 적이 많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상식'조차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과생'들만의 상식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상식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과학지식'조차 설명해야 할 때에는 가히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문과생'들을 위해서는 절대 '직관적인 설명'을 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친절하게 '문학적인 비유'를 들거나 '감동스런 이야기'를 꾸며대면서 부연설명을 해야 겨우 '기초과학적 상식'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진짜 궁금했던 '상식'은 설명하지 못했다. 내가 미처 설명하기도 전에 '주제'가 다른 곳으로 바뀌어 버리기 일쑤인 탓이다. 애초부터 '문과생'들은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혹은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기' 싫었거나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대학을 졸업하긴 마찬가지고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지성인'인 까닭에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과학을 이해'하기' 싫었던 것이다. 과학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입견(편견)' 때문이다. 사실 '과학과목'도 사회과목과 마찬가지로 '암기적 탐구과목'일 뿐인데 왜 그런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딴에는 '사회과목'과 달리 과학과목은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도 과학과목에서 수학적 문제해결력이 필요한 것은 '물리와 화학(일반화학)'뿐이고, 나머지 과학은 사회과목처럼 그냥 '이해'하면 그뿐인 것들인데도, 이해하려 들지는 않는다. 과학적 설명만 나오면 '어려운 얘기'는 하지도 말고 '쉽게 설명하라'고 엄포를 놓기 일쑤다.
이렇게 '과학'을 마냥 어려워만 하는 분들께 소개하면 딱 좋을 책이 있다. 이 책 <1분 과학>이다. 어려운 내용 없다. 심지어 '만화(웹툰)'다. 이걸 읽고도 과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지능저하를 의심해봐야 할 정도로 쉽게 설명했다. 물론 이렇게 과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작가는 엄청난 '과학논문'을 참고하려고 뒤적거렸을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참고문헌'을 보니 그야말로 엄청났다. 이러니 과학 좀 공부한 분들은 똑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왜 과학공부를 하면 똑똑해질 수밖에 없을까? '과학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선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서 옳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과학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증' 단계에서 수많은 이론들을 참고하고, 때로는 실험을 통해서 얻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등 해야 할 것이 수두룩 빽빽이다. 이는 사회과목도 마찬가지일테지만, 문과쪽은 그 검증단계가 '논리적 사고력'에 따른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과학만큼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과학은 '코페르니쿠스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과계열에서는 '스승의 학문적 성과'를 '제자가 감히 배격'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다시 말해, 스승의 학문을 고스란히 '답습'하며, 일종의 철옹성을 쌓아올려 변화(혁명)는커녕 '변주'조차 하기 힘든 면을 볼 수 있다. 이런 학문 풍토에서 똑똑한 제자가 등장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다. 암튼 <1분 과학>은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과학을 쉽게 즐기면서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교양웹툰이다. 이런 책으로 과학에 흥미를 돋우고 난뒤에 본격적인 과학공부를 시작한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비단 어린 학생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책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은 도리어 '성인독자'들을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왜 때문이냐고? 이 책의 내용들은 학생들의 시험에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우유는 우리 몸에 해로운 편이다', '인류에게 동성애자는 꼭 필요했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종교를 인간이 만든 까닭은?' 따위의 내용이 시험에 나올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것들에도 '과학적인 증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일상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조차 '과학적 증명'을 거치지 않고서는 상식의 대열에 끼지도 못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과학'에 대해 빠삭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런 정도의 빠삭함을 위해서는 어렵고 복잡한 과학공부까지 할 필요도 없다. 가장 기본적인 과학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해'하려는' 노력이 살짝 필요하긴 하다. 그런데 <1분 과학>에서는 그런 노력조차 애쓰지 않아도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냈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인 셈이다.
지금은 2권을 읽고 있다. 조금 더 똑똑해진 뒤에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