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나라 경제툰 2 - 만화로 보는 금융위기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34
무선혜드셋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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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I / 한빛비즈 156번째 리뷰] '경제개념'을 알려주던 1편에 이어 '금융위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이해시켜주는 2편이 나왔다. 교양웹툰이라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그닥 어렵지 않다. 더구나 세계 각국에서 벌어졌던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개, 그리고 결말을 각 곤충나라에 빗대어 설명하니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의 핵심사항은 바로 세계경제를 뒤흔든 '금융위기'가 왜 계속 반복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경제대공황'을 겪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검은 월요일'과 같은 주식폭락과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주식폭락'이 일어난 까닭은 주식가격에 거품(버블)이 끼거나 주식가격을 조작하는 무책임하고 방만한 기업의 행태 때문인데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부의 감시소홀과 부정부패로 말미암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금융위기는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원초적 원인은 다름 아닌 '욕심' 때문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 이윤을 챙기기 위해서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결과는 애초에 욕심을 부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마는 것이 첫번째 문제이고, 다음으로는 애초에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으로 엄청난 '금융위기'를 초래했음에도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맞이한 위기를 '국가 세금'으로 충당하여 회생시키고서 다시금 경영일선으로 되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니 애초에 대기업 경영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서 똑같은 위기를 또다시 자초하는 것이 두번째 문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기업이 망하면 국가경제가 뒤흔들리는 것은 당연하고, 대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들도 덩달아서 휘청거리며, 그로 인해 서민경제에 큰 타격을 주어서, 끝내 국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대기업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정부는 혈세를 쏟아부어서라도 '경제회생' 차원에서 쓰러져가는 대기업을 살려내야만 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왜 국가를 넘어 세계경제에 위기를 초래한 '대기업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고, 합당한 처벌도 내리지 않느냔 말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대기업'에 책임을 묻게 되면 '대기업의 주가'가 요동을 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주가폭락'을 가져오면, 그 또한 국가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대기업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도록 온 나라가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 번은 '실수'로 봐준다고 해도 계속되는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으로 주가폭락을 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혈세로 경제회생을 시킨 뒤에도 '정경유착'은 끊이지 않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통에 애꿎은 서민들만 계속 피를 흘려야만 하냔 말이다.

미국발 '경제대공황' 때에도 그랬다. '있는놈'은 여전히 살만했고, '없는놈'만 억울하게 길거리를 전전하며 온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서 경제적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게 했다. 일본의 '버블경제' 때도 그랬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경제침체에 빠지자 '있는놈'들은 버틸만했고, '없는놈'만 시름시름 앓다가 빈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한국의 'IMF체제' 때도 마찬가지다. '있는놈'은 급등한 환율과 높은 이자율 덕분에 가진 돈을 더욱 불릴 수가 있었다. 허나 '없는놈'들은 탈탈 털려야 했고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어야 했으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더 심각해져서 '부동산', '주식', '코인' 등등 돈을 벌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로 온 국민이 뜨거운 투자열풍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지자 세계 경제는 또 한 번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초일류 대기업도 한순간에 망하게 만드는 '부동산 대침체'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시작했고, '금융기업들의 무분별한 대출'이 발단이었으며, 이를 감시해야할 금융감독원 같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문제를 더욱 심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자행된 '불량한 대출투자'로 인해 결국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주가는 폭락했고 금융기업들은 망하기 직전이었다. 이에 미국정부도 부랴부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꺼져버린 거품으로 인한 부채손실은 천문학적인 액수로 커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왜냐면 자국의 돈이 바로 '기축통화'였기 때문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믿고 쓰는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서 전세계에 강제로 떠넘기게 되니, 다른 나라는 울며겨자먹는 심정으로 미국발 악성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경제위기는 점차 회복되어 갔지만, 전세계 다른 나라의 경제는 미국이 떠넘긴 엄청난 악성부채로 인해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상당수의 가난한 나라들은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받아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미국의 경제적 하위계층인 '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쫓겼고, 어렵게 마련한 집도 빼앗겼으며, 그야말로 거지꼴을 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는 이런 연속적인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전쟁이 터지는 상황까지 초래하고 말았다.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외로 관심을 돌리는 수법은 악랄하게도 '무능한 경제능력'을 지닌 통치자들의 판에 박힌 수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이대로 좋은 것일까? '있는놈'은 무슨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시스템이니 말이다. 반면에 '없는놈'에게 금융위기가 쓸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고 만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계수단'마저 앗아가버리는 무시무시한 금융위기에 꼼짝없이 당하고 마는 '자본주의'를 정녕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것이냔 말이다. 이 책의 말미에 보여주는 '없는놈들의 반란(게임스탑 주가폭락 사태)'는 눈여겨 볼만 할 것이다. '있는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자본시장에서 '없는놈'들이 단결하면 '있는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이 말이다.

딴에는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연상시키는 사건이지만, 그보다는 너무나도 '자본주의'스러운 사태였다. 거기에 불법은 전혀 없었고, '불공정(로빈후드의 '구매 버튼 삭제')'은 있었지만, 고작 그런 저질스런 수법으로 '없는놈'들의 반란을 저지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말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 역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방식만으론 결코 모두가 바라는대로, 아니 '최소한' 선량한 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수 있는 '공정한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힘들다는 사실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녕 '자본주의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런데도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살아가야만 한다. 정말 이대로 좋아서 그런 것일까?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정녕 없느냔 말이다. 적어도 '금융위기'를 몰고 온 책임당사자만이라도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면 속이라도 시원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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