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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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채사장 / 웨일북 (2020) [개정판(초판 2015/한빛비즈)]

[My Review MMLXXXV / 웨일북 2번째 리뷰]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땐, '너무 당연한 소리를 진지하게 하고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정말 괜찮은 책이었다. 그래서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정독'을 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쉽고 재밌는 책이라 '정독'도 정말 휘리릭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을 소개하자니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소개한 '책의 내용'이 이미 '축약본'인 탓에 더 간단하게 줄여서 요약하는 것이 만만찮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책에 적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 책을 쓴 목적이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을 알아보자는 것이기에, '한 편의 리뷰'를 쓰는데에도 똑같은 '분량'이 필요할 지경이었기에, 도저히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남길 자신이 없었다. 이미 완벽한 축약본이고 친절한 요약본인데, 뭘 더 어떻게 설명하라는 말인가?

그런 책들을 리뷰할 때에 종종 써먹던 방법이 책의 내용에 대한 '딴죽'을 걸고 이래 저래 요래 물고 늘어지며 '억지 춘향'격으로 글을 쓰기도 했었는데, 적어도 이 책 만큼은 그런 리뷰를 사양하고 싶었다. 왜냐면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유용하게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고로 훌륭한 교양서적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 책의 저자는 '인문학'적으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지식인으로 인정한다. 어디 인문학 뿐인가. 과학과 수학에도 통달했고, 거기에 종교와 신비까지 웬만한 전문가 수준으로 썰을 풀어놓고 있어 당혹스러울 지경이었다. 대개 어느 한 가지 분야에 정통하게 되면, '다른 분야'는 좀 약한(?) 모습을 보여야 정상인데 말이다. 암튼 이런 책이 1권과 2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0권'과 '무한'까지 두 권 분량 내용이 더 있다는 점만 인지하고, 굉장히 부족한 실력이지만 감히 손가락을 놀려 보려 한다.

나는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을 갖추고 있는 논술쌤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딱 두 가지를 강조한다. 하나는 [절대불변의 진리는 없다.] [따라서 정답도 없다]는 것이 또 다른 하나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린 왕자>의 주제는 이것이고, <데미안>은 이렇게 해석해야 맞다"는 식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절대불변의 진리가 없는데, 어떻게 <어린 왕자>의 주제를 딱 이것만 옳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미안>을 해석하는 것에도 '모범답안'은 있을 수 없다. 이 해석이 옳다고 여긴다면 그에 타당한 근거를 찾아 증명하면 된다. 저 해석이 더 그럴 듯 하다면 역시나 적절한 근거를 내놓으면 그뿐이다. 모든 독자들이 <어린 왕자>와 <데미안>을 읽으면서 똑같은 '감동'을 얻고, 교과서에 실릴 법한 '교훈'만을 달달 외워야 한다면, 굳이 힘들게 읽을 필요가 없다. 차라리 '해답지'를 읽는 것이 '시간 낭비'를 막고, '시험 점수'도 더 높게 받을 수 있으니,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원작'을 읽으려 들지 말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러면서 저마다 서로 다른 생각을 비교분석하게 하며 '독서토론'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선으로 다채롭게 주제를 끄집어 내도록 '배경지식'을 다양하게 풀어놓곤 한다. 물론, 선생인 나조차도 누구나 알 법한 주제가 아닌 '독특하고 신선한 접근'으로 내놓은 엉뚱한(?) 주제를 내놓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방법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고 '인생책'으로 꼽을 정도로 감명 받았던 여학생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키다리 아저씨'를 고아 출신인 순진한 여고생을 꼬드겨 원조교재(?)를 한 나쁜 남자일 수도 있다. 그러니 '동화속'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실속'에서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늙다리가 너희들에게 접근한다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 현실에선 '공짜' 좋아하다 패가망신 당하기 딱 좋다면서 썰을 풀었더니, 해당 여학생이 수업중에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졸지에 '동심'을 파괴한 나쁜 선생의 본보기가 되었지만, <키다리 아저씨>를 '잔혹 동화' 버전으로 읽는 것이 전혀 쌩뚱 맞는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지적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이런 접근이 아닌 진지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애초에 '진리 탐구'가 모든 학문의 목적인데, 그런 '진리'를 애초부터 부정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리란 절대불변,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한다는데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절대불변이라는 '진리'가 정치나 경제, 그리고 역사, 문화 등등 다양한 시선으로 볼 때마다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이를 테면, 원시 시대의 진리는 '자연, 그 자체'였으나, 고대 시대로 넘어가면 '신화'로 모습을 바꾼다. 중세로 넘어가면 '유일신'으로 제법 진리에 가까워졌으며, 근대로 넘어오면서 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 역부족하자 진리는 '이성의 빛'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특히, '수학, 물리학, 철학'이란 학문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성의 빛'도 현대로 넘어오면서 흔들리게 된다. 절대불변의 '신학' 체계를 넘어 보편타당한 '이성' 체계로 진리를 밝혀나가다보니, 이성으로도 해답을 찾을 수 없는 '한계'와 '불가능성'을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수학에서는 '불완전성 정리', 물리학에선 '불확정성 원리, 철학에서는 '인식론적 무정부주의'라고 일컫긴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진리'라고 말하는 것조차 '절대주의', '상대주의', 그리고 '회의주의'로 바라볼 때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학문마다 진리는 모습을 바꾼다. 하지만 진리의 모습을 명철하게 파헤치다 보면 '일맥상통'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 점만 추려내며 '학문의 체계'를 갖춰나가면 위대한 인류의 지적 보고가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지식은 결국엔 '한계'에 봉착하게 되고, 새로운 학문이 그 진리를 '또 다른 모습'으로 선보여주며 새롭게 정리한다. 그렇게 한계를 극복한 '진리'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시대를 주름잡게 된다. 이런 수준의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정말 대단한 '교양인'으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보다 더 높고 깊은 '진리'를 탐구한다면 석사나 박사와 같은 '전문가'로 대우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지적 대화'는 왜 나눠야만 하는가? 그냥 심심풀이로 괜찮은 '수다'만 떨어도 충분하지 않은가?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적 대화'가 아닌, '수다'로 만족하고 살아가지 않느냔 말이다. 왜 골치 아픈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가 말이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수다만 떨면서도 얼마든지 삶을 살아가고 일상을 즐길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수다만으로는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감추고 퍼트린 '가짜 뉴스'를 접하고 아무런 비판의식도 없이 그냥 속아 넘어가 버리기 십상일 것이다. 이대로는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적어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을 갖고, 어떤 뉴스가 옳은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담론을 끌어내는지 정도는 척하면 착하고 알아 들을 수 있어야 '민주시민'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음모론이 판 치고,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을 살면서, 똑소리와 헛소리도 구분하지 못하고 들리는대로 앵무새처럼 나불거리고, 보는대로 족족 속아 넘어가 거짓을 '참'으로 철떡같이 믿어버리면, 훗날 진실을 마주했을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니 최소한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교양지식은 반드시 쌓아야만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대단한 것이다. 이 책이 가장 잘 정리되어 있긴 하지만, 이 책 말고도 '교양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진리를 품고 있는 것이 정말 많다는 것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보는 것이 옳고, 더 넓고 더 깊고 더 높은 '지적 담론'을 깨우치고 싶다면, 격렬한 '지적 토론'까지 나눠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화와 토론이 다른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화가 아닌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잘 알 것이니 더는 말 않겠다. 물론 시작은 '지적 대화'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지적 담론', 또는 '지적 토론'이라는 사실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그 담론과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 책의 '0권'과 '무한'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그럼 또 읽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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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무대에 오르다 이사도라 문 시리즈 10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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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무대에 오르다>  해리엇 먼캐스터 / 심연희 / 을파소 (2020) [원제 : Isadora Moon Puts on a Show(2019)]

[My Review MMLXXXIV / 을파소 11번째 리뷰] 뱀파이어 무도회가 열린단다. 이사도라 문의 아빠가 무척 기대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1년 중 가장 밤이 긴 달밤에 개최되는 무도회인데, 올해는 무척 특별하다. 바로 아빠의 딸 이사도라가 처음으로 참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 특별한 까닭은 올해는 '개기 월식'이 있는 '붉은 달'이 뜨는 밤이기 때문이다. '레드 문'이라고도 불리는 개기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때에 일어나는 천문현상이다. 이때는 달의 고도가 가장 낮기도 하고, 밝게 떠오르는 보름달이 가장 낮게 뜨는 바람에 서양 사람들은 가뜩이나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달밤인데, 한밤중에 그 달이 점점 가려져서 흐릿하게 보이니 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한다. 하지만 태양에 비해 지구가 턱없이 작기 때문에 '반그림자'에 의해서 완전히 빛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가려질 때보다 완전히 가려졌을 때 '더 붉게' 빛나 보인다.

이런 달밤이니 뱀파이어들이 무도회를 연다고 해도 지나친 상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저러나 '레드 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사도라 문'이 더 중요하다. 난생 처음 참가하는 '뱀파이어 무도회'인데, 그 대회에 참가한 뱀파이어들은 '무대' 위에 올라 장기자랑을 하는 것이 전통이라는 설명에 이사도라는 흥분 반, 걱정 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빠와는 달리 '뱀파이어 요정'인 이사도라가 가장 잘하는 특기는 '발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사도라는 뱀파이어 무도회에서 '발레 공연'을 보여주려 했는데, 아빠는 뱀파이어들은 그런 공연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칼로 자르듯 단호하게 조언하자 이사도라가 걱정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사도라는 안중에도 없이 아빠는 자신이 어릴 적에 했던 장기자랑을 자랑 삼아 늘어놓았다. 200명이나 되는 관중 앞에서 아빠는 뾰족한 이빨을 잘 닦는 요령을 보여줘서 상을 탔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오, 정말이지 안 될 말이다. 이사도라는 그런 공연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다른 장기는 없냐고 물었더니, 아빠는 수백 년의 전통을 지닌 가문의 보물을 꺼내더니 이사도라에게 건내준다. 바로 '머리빗'이었다. 그 빗으로 머리카락이 흩어지지 않게 잘 빗으면 뱀파이어들이 자신에게도 깔끔하게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비결을 물어 올 것이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뱀파이어들은 원래 깔끔한 몸단장을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이제 이사도라는 체념을 했다. 뱀파이어 무도회에서 '발레 공연'을 보여주었다간 망신을 당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무런 공연 준비도 하지 않고, 할 의욕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빨 닦기나 머리 빗기 따위는 연습할 필요도 없는 공연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무도회 날이 되었지만, 이사도라는 어깨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뱀파이어 요정인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요정'처럼 우아하게 무대를 누비는 발레 공연이었지만, 아빠의 말씀대로라면 뱀파이어들은 그런 공연을 절대 좋아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으리으리한 무도회장에서 우연히 아라민타라는 여자아이가 '발레 복장'을 하고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여자아이도 '발레'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이 발레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양이라고 이사도라는 짐작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놀랍게도 아빠가 '인간'인 뱀파이어 휴먼이란다. 그리고 '인간'처럼 아름답게 발레 춤을 추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그렇게 둘은 우연히 만나서 '사고'를 칠 계획을 짠다. 뱀파이어들이 아무리 발레 공연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들이 사랑하는 '발레'를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까짓 것, 최악의 상황이라 할지라도 즐겁고 신 나는 '발레 공연'을 보여줄 뿐이고, 이사도라와 아라민타는 아름다운 춤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무대 위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라민타와 이사도라는 모든 뱀파이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최고의 발레 공연을 보여주었다. 과연 관중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가끔은 '자신의 재능'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다.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지만, 다른 이들의 반응이 뜨뜨미지근한 경우도 간혹 마주 하게 된다. 그럴 때에는 어떡해 해야 할까? 엉엉 울면서 무대를 망쳤다고 속상해 해야만 할까? 아니면, 자신의 존재 가치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탄을 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그럴 필요도 없다. 자기만의 재능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에 아주 소중하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면 가치가 높아지고, '비난'을 받으면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왜냐면 '나만의 재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 하나밖에 없기에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 특별함을 아직 인정받지 못했다면, 그들이 아직 재능을 이해하기에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인정'을 받기에 자신의 실력이 조금 미흡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좀 더 갈고 닦을 필요가 있고, 특별한 재능이니만큼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방법도 있다. 때론, 펼쳐보인 재능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건 '특별한 재능'이긴 하지만, 남들 앞에서 보여주기 민망하거나 부적절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에는 '특별한 재능'을 남들 앞에서 함부로 보여주어선 안 된다. 거듭해서 비난을 받는다면 더욱더 그렇다. 정말 그렇다면 '비난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부적절한 부분을 '고쳐서' 다시금 재능을 뽐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재능'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재능에 '자신감'을 더하면 재능이 더욱 돋보이게 될 것이다. 만약 '부적절한 재능'이라서 비난을 받았다면, 부적절했음을 솔직히 사과하고, 적절하게 고쳐서 재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재능은 없다'는 것이다. 재능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잘하고 못하고는 '노력의 문제'이고, '실력'은 갈고 닦으면 반드시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떤 재능이라도 마음껏 뽐내며 자랑으로 삼으면 된다. 이때 비로소 '자존감'이 우뚝 서게 된다. 이사도라가 뱀파이어 요정으로서 발레 공연을 뽐낸 것처럼 말이다. 다른 뱀파이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건 절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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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 - 춘추시대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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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 : 춘추시대>  이희재 / 휴머니스트 (2020)

[My Review MMLXXXIII / 휴머니스트 44번째 리뷰] '고전'을 읽는 것은 정말 유익한 일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고전 읽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정말 많지만 제대로 읽는 분들은 정말 많지 않다. 심지어 '고전의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읽는 분들은 꽤나 나이가 많은 고령의 독자분들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정작 '고전'을 제대로 읽어야 할 적정한 나이는 '10대'라는 사실이다. 읽어도 무슨 내용인줄 까맣다 못해 하얗게 모를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고전'을 읽고, '고전'을 이해하고, '고전'을 삶의 일상으로 녹여내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고전'을 그 어린 나이에 제대로 읽어낼 수 있기나 할까? 나도 어린 시절에 어줍잖게 '고전 읽기'를 시도하긴 했지만, '깊이 읽기'는커녕 제대로 된 뜻도 파악하지 못하고 쓰여진 까만 글자(!)만 줄줄 외는데 그쳤을 뿐이었다. 정작 내 주위에는 '고전'을 먼저 읽고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어른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시절이었으니...

내 나이 '지천명(50세)'을 넘어서니, 이제야 '고전 읽기'가 수월해졌다. 허나 정작 이 나이에 '고전'을 써먹을 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울적하게 만든다. 일자리는 태부족이고, 인재는 넘쳐나는 시대에 오십 줄을 넘겨서야 겨우 '고전'을 이해할 정도의 수준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10대에 고전의 내용을 줄줄 읊어내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하릴 없는 재주에 불가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고전 읽기'는 정말 별 볼 일이 없는 일인가?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늦은 나이라 할지라도 '고전 읽기'는 도움이 된다. 이제 내 나이가 '반백살'이 되었다지만, '100세 시대'를 살고 있으니 앞으로 50년 남짓의 삶을 더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늦은 나이라도 '고전 읽기'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제대로 된 돈벌이(직업)'를 할 수 없을 뿐이지, 인생을 다잡는 데에는 '고전 읽기'가 여전히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려 한다.

수많은 '고전' 가운데 사마천의 <사기>는 비교적 읽기 쉬운 편에 속한다. 왜냐면 재밌기 때문이다. 물론 읽기도 수월한 편이다. <사기>는 '본기', '세가', '열전', '표', '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사기열전>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고전'인 탓에 읽지는 못하고 이름만 익히 알고 있는 분들이 정말 많을 텐데, '일독'을 권하는 바다. 그래도 '고전 읽기'에 어려움을 토로하신다면 이 책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전7권)을 권한다. 여러 권으로 나뉘어진 <사기>를 '시대순'으로 새로 짜깁기한 형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어렵지 않게 '중국사'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마천이 '전한(前漢) 시기'의 사람이라 고대 중국사라고 해봐야 '삼황오제부터 한 무제까지'의 역사(약 3000년)를 다루고 있기에 비교적 짧은 시대의 역사책이지만, 공자가 쓴 <춘추>이후에 제대로 쓰여진 '단 하나의 역사책'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기에 '중국 역사학의 아버지'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암튼, 2권에서는 '춘추시대의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제자백가 가운데 '병법가'로 유명한 사마양저와 손무, 오자서의 일화를 중심으로 소개하였고, 오자서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춘추오패' 가운데 4패 오왕 합려와 5패 월왕 구천의 일화로 이어지며 '춘추시대'의 마지막을 장엄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자와 장자, 그리고 공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위대한 사상가조차 재미난 일화로 만나게 되니 부담은 내려가고 관심은 높아져서, 그들이 말하는 '세상의 이치'가 무엇인지 간략하게나마 곱씹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비록 '만화형식'이라 상당히 가볍게 다뤄지고 있지만, 고전의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만 읽히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사마천은 <사기>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란 무엇인가?'다. 사람의 욕심이란 제각각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뜻이 다르고 하고자 하는 바도 사뭇 다르다. 그런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상살이가 어지러운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의 이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세상 만물이 서로 다른 욕망을 품고 살지만, 하늘은 그 모든 만물의 욕망을 미리 점지해주지 않았느냔 말이다. 그러니 하늘의 이치는 '변함'이 없고, 단지 '거대'할 뿐이기에 한낱 미물에 불가한 사람의 모두 헤아리지 못할 뿐이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듯' 말이다. 그런데 그런 지고지순할 것 같은 '하늘의 이치'란게 참으로 요상하다. 착하게 산 사람이 큰 재앙을 맞아 비참하게 죽는 일이 있는 반면에, 악독하게 살던 사람 같지 않은 짐승이 온갖 복은 다 타고난 것처럼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것을 '사마천'은 <사기>를 지으면서 관찰했기 때문이다. 비록 '기록'에 적혀 있는 것을 한데 모아 '정리'한 것인데도, 이토록 '하늘의 이치'가 갈피를 잡지 못하겠으니,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이고,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이란 말인가? 정작 자신도 '궁형'을 당하여 치욕스런 삶을 연명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사마천이 무에 큰 잘못을 했기에 말이다. 그렇기에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보면, 종종 '하늘의 이치'가 무엇인지 몹시 궁금해 하는 대목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래서 노장사상에서는 '도'와 '덕'을 중시했고, 공자와 제자들은 '인의'와 '예'를 강조했다. 그런데 도덕도 중요하고, 어질고 의로운 것도 중요한데, 진정으로 무엇이 맞는 것인가? 도덕을 중시하다 보면 끝내 '무욕의 경지'에 다달아 속세를 떠나야 궁극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고, 인의와 예를 강조하다 보면 결국 '출세하여, 입신양명을 이루어야' 최종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지인 것이다. 하나는 세상을 등지라 하고, 다른 하나는 세상의 정점에 오르라 한다. 어쩌란 말이냐? 오자서의 일화를 보면, 자신의 가문을 몰살 시킨 초나라 왕을 향한 '복수심'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려 했고, 결국 복수에 성공한다. 허나 오자서는 '정점'에 올라서서 결국 오왕 부차에게 자결을 강요 받게 된다. 내려 놓아야 할 때 내려 놓지 못했기에 끝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한편, 월왕 구천을 도와 복수를 성공시킨 범려는 정점에 올라서자 모든 짐을 내려놓고 홀연히 떠나버린다. 토사구팽이라면서 쓰임새가 다한 사냥개는 결국 잡아 먹힌다면서, 세상에는 고난의 짐을 나눠 가질 수는 있어도 부귀와 권력을 나누지 못하는 용렬한 사람이 있다면서, 월왕 구천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 밖으로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과연 범려의 말이 맞다면, 그렇게 허무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라고 사마천은 되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고전 읽기'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까닭은 이와 같은 깊이가 묻어나는 질문을 계속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 각자 나름대로의 답을 내놓으면 그게 '정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정답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일 수 있다. 그러니 고전 읽기는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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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파자마 파티를 하다 이사도라 문 시리즈 9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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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파자마 파티를 하다>  해리엇 먼캐스터 / 심연희 / 을파소 (2020) [원제 : Isadora Moon Has a Sleepover (2019)]

[My Review MMLXXXII / 을파소 10번째 리뷰] 오랜만에 '이사도라 문 시리즈'를 다시 읽었다. 이 책으로 논술수업을 하던 여자아이가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니 말이다. 딱히 독서논술 수업을 하기에 좋은 책은 아니었으나, 요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나다운 것을 감추지 말고 당당히 드러내라!'이기에 퍼뜩 떠오른 어린이책이 바로 '이사도라 문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사도라 문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었다. 바로 '뱀파이어 요정'이라는 사실이다. 아빠가 뱀파이어, 엄마가 요정으로 이사도라 문은 아빠와 엄마의 반반이 섞인 혼혈이다. 그래서 뱀파이어처럼 재빠르고 정확하지도 못하고, 요정처럼 아름답고 우아하지도 못해서,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는 법! 뱀파이어 요정이기 때문에 뱀파이어들과 달리 '마법지팡이'를 쓸 줄 알고, 요정과 달리 '남다른 감각'을 뛰어나게 쓸 줄 안다. 그래서 이쪽 저쪽에서도 반쪽이 취급을 당하던 이사도라 문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줄 아는 인간들'이 다니는 학교를 선택해서 쭉 다니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인간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고 말이다. 왜냐면 평범한 인간들에 비하면 '이사도라 문'은 할 줄 아는 것이 너무 많은 다재다능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능이 많은 이사도라 문은 수많은 시리즈에서 다양한 사고를 터뜨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번 <이사도라 문, 파자마 파티를 하다>에서는 학교에서 '케이크 만들기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최고의 '반짝반짝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힘을 모으게 되는데, 이사도라 문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게 된 '조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기 위해서 조이네 집에 초대를 받게 되는데, 조이가 '파자마 파티'도 겸해서 하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뱀파이어 요정이기에 인간들이 하는 '파자마 파티'를 해본 적이 없는 이사도라는 정말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게 신 나게 파자마 파티를 하면서 조이네 엄마의 도움을 받아 '반짝반짝 케이크'도 완성하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만든 케이크였지만, '최고의 케이크'로 뽑히면 <반짝반짝 케이크> TV쇼 방청권을 부상으로 준다는 이야기에 욕심을 부리게 된다. 인간들에겐 금지된 '마법'을 살짝 부려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이사도라와 조이의 반짝반짝 케이크는 이름 그대로 '반짝반짝' 마법 케이크로 변신하게 된다. 마치 불꽃놀이가 케이크 위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고, 보고만 있어도 감탄을 하게 되는 케이크였다. 이 케이크를 내놓기만 하면 <반짝반짝 케이크> TV쇼 방청권은 따논당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사도라는 양심에 찔렸다. 분명 다른 친구들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케이크를 만들어서 가지고 나올텐데, 자신은 '마법'을 부린 케이크로 상을 타는 것은 마치 '가로채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이에게 이 '마법 케이크'말고, 우리끼리 열심히 해서 만든 '평범한 케이크'를 내놓자고 제안을 한다. 그리고 조이도 찬성을 하는데...과연, '반짝반짝 케이크 만들기 대회'에 출품된 케이크 가운데 1등을 차지할 케이크는 어떤 케이크일까?

세상에는 욕심나는 것들이 참 많다. 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욕망을 충족하고자 하는 바람이 너무 커서 '반칙'을 하거나, '편법'을 사용하는 등등 '공정하지 못한 방법'을 써서 1등이 차지해야 할 상을 가로채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렇게 차지한 '1등'이 과연 영광스러울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또한, 겉으로는 기쁘고 즐겁겠지만 마음속까지 진정으로 기뻐하고 즐길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차지한 것이 기쁘고 즐겁고 영광스럽기까지 하다면 '악당'과 다를 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다른 재능'도 자신의 것인 것은 사실이다. 허나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선 '똑같은 기준/잣대'을 들이대고 '동일한 방법'으로 재능 경쟁을 해야만 한다. 이를 테면, 인간은 마법을 쓸 수 없는데, 뱀파이어 요정은 마법을 써서 1등을 차지한다면, 불공정한 경쟁을 한 것이다.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친구 사이에서는 더욱더 그래선 안 된다. 특별한 재능으로 친구와 불공정한 시합을 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 것이다. 그럼 이사도라와 조이가 만든 '반짝반짝 마법 케이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 <이사도라 문 시리즈>는 상당히 소녀소녀한 동화책이기 때문에 씩씩한 남자아이들이 읽기엔 다소 어색한(?) 책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부터 안쪽 삽화까지 온통 분홍분홍하기 때문이다. 내용도 소녀들이 겪을 법한 사건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여자어린이들에게 권하는 바다. 요즘 <케데헌> 같은 경우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아무래도 소년들은 읽기 힘든 면이 다분하다. 그래도 소녀감성의 견문을 넓히고 싶은 남자아이들이라면 도전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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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3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3
최재훈 지음, 안병현 그림, 옥효진 감수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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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3>  최재훈 / 옥효진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2024)

[My Review MMLXXXI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3번째 리뷰] 어린이들에게 '조기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서 손수 돈을 벌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뭐, 어린이들도 아주 돈을 쓰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 자기가 쓰는 용돈 정도는 직접 벌어서 쓰게 하는 것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적정 수준의 돈벌이(장사)'일 것이다. 그런데 '돈벌이'라는 것이 모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누구는 한 달에 10만 원 정도를 벌었다면, 어떤 이는 한 달에 20만 원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개중에 초대박을 쳐서 한 달에 500만 원 이상의 순수익을 거뒀다면 어쩔 것인가? 또는 쫄딱 망해서 과도한 대출에, 위험천만한 사채에, 피싱 사기까지 당해서 1000만 원 이상의 빚쟁이가 된다면 어쩔 것인가 말이다. 거기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누구는 '초기 자본금'이 재벌급인데 반해, 누구는 '맨땅에 헤딩' 수준이어서, 공정한 경쟁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면 애초에 '경제교육'이라는 의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교육'을 빌미로, '또 다른 완전경쟁시장'을 오픈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말 것이다. 애초에 어린이들에게 이런 과도한 경쟁을 주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옥효진 선생님이 펴낸 <세금 내는 아이들>은 정말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미소'라는 학교 교실에서만 쓸 수 있는 가상화폐를 만들고, 아이들이 '직업선택'을 해서 손수 월급도 받고, 받은 월급으로 '합리적인 소비'도 하며, 자신이 가진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투자도 할 수 있으며, 보험도 가입하고, 기부도 할 수 있는 등등 한 국가 안에서 벌어지는 '실물 경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은 그 책의 '만화 버전'으로 펴냈지만, 더 자세하고, 더 꼼꼼하게 재연하여 어린이들로 하여금 '경제란 무엇인지?' 좀 더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특히, 3권에서는 '부동산 매매', '세금 횡령', '경제 위기 극복 방법' 등 <세금 내는 아이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경제 교육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유익할 것이 틀림없다.

무릇, 경제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아갈 내용들인데,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어른들도 해결하기 힘든 '국가 경제 위기'의 내용을 다루며, 아이들이 직접 '국무회의'를 거쳐서 위기극복방안을 내놓길 바라는 내용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내놓을 위기극복 방안이라고 해봐야 너무 '이상적'이고, '낭만적'이며, '교과서'에서 이미 배운 내용대로 '모범답안'을 내놓듯 짜여진 각본이 아니겠냐는 타박도 나올 수 있겠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완벽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모티브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잘 숙지해서 '모범답안'과 다를 바 없는 정답을 외서 답한다고 타박할 것은 못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공정'한 경향을 보이고, '더 정의'를 중시하며, 어른들보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어른들이 풀지 못한 숙제를 어린이들에게 슬쩍 물어보고 기대하는 면도 없지 않다. 그리고 정말 '우문현답'과 같은 좋은 해답을 내놓는 경우도 꽤 많다. 그런 그런 답을 현실에서 바로 써먹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복잡한 세계'를 아직 알지 못하고, '권모술수(속임수)' 따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천진난만한 해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이 정말이지 부끄러워 숨고만 싶어질 정도다.

그래서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에서 다루는 경제 교육의 내용은 '교과서'적인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만화 버전'이다보니 책을 읽고 떠올리는 '상상력'도 발휘하기 힘들어서, '경제개념'을 그대로 이해하고 달달 외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만의 장점을 꼽으라면, 다른 '어린이경제 교육도서'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 잔뜩 만들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어린이경제교육의 정석'을 쉽게 이해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경제개념 교육도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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