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이종관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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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게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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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 처음 만나는 금융 동화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존 리.예영 지음, 정주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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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II / 미래엔아이세움 5번째 리뷰] 거두절미하고, 초등생들에게 '금융정보'가 필요한 까닭은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는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조기교육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열심히 일(노동)하고 알뜰하게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점점 심해져서 '양극화'로 굳히기에 들어갔으며 '계층사다리'는 일찌감치 사라져서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이 상류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진 형국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어찌 경제교육을 시키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이 책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시리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금융정보'를 알려주고, 어린이들이 스스로 착실한 '경제활동'을 습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 훌륭한 경제교육책이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존리'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분이 말씀하신 "돈이 알아서 돈을 벌어오는 금융시스템을 일찍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의 뜻도 다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어린이들은 초중고 12년이라는 아주 좋은 '투자기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돈이 알아서 돈을 벌어오는 방법'을 깨우치면, 성인이 되었을 때 성공의 밑천이 되는 '든든한 자금(목돈)'을 마련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조기교육을 시키기에 아주 적기라고도 강조했다.

물론, 코흘리개 아이들이 '돈돈돈'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고,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될 것을 굳이 설레발스럽고 '경제교육' 운운하며 호들갑 떨 필요가 굳이 있겠느냐는 반론도 틀린 말씀은 아니다. 허나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세상이 바뀐 지 한참 지났다.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전통(?)이던 시절은 흘러간 옛말이 되고 말았단 말이다. 요즘에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학자금 대출'을 갚을 길이 없어 사회생활이 첫발을 '크나큰 빚더미'속에서 시작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현실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청렴한 도덕군자처럼 학창시절을 보내서 어쩌자는 것인가. 차라리 '학원비'로 탕진할 돈을 은행에 저금하고 '이자'를 타던가, 아니면 부모님이 계좌를 터줘서 '주식 배당금'을 차곡차곡 쌓아놓던가, 그도 아니면 '코인'에 장기투자해서 그대로 가지고만 있어도 10년 뒤에는 틀림없이 '우상향'한 이익금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10대에 묻어둔 자금이 3, 40년 뒤까지 건드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노후자금'으로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비유를 들긴 했지만, 투자의 핵심만 잘 이해하고 있어도 최소한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서론은 이쯤하고,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올바른 금융지식을 가르치기 위해서' 존리 선생님이 직접 '금융 모험가 클럽'을 만들어서 참여한 학생들과 함께 '금융공부'를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춰 '용돈기입장' 작성방법부터 시작해서 '예산 직접 짜기'까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금융지식을 알차게 꾸며 놓은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배경지식'만 나열한 그런 재미없는 책은 절대 아니니 서둘러서 오해할 필요는 없다. 알차고 유익한 내용만큼이나 '재미'는 더욱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근거로 책속의 '금융 모험가'들이 존리 선생님의 지도 아래(?) 금융지식을 하나씩 깨우칠 때마다, 소위 말하는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생이 직접 돈을 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용돈을 '돼지저금통'이 아닌 '은행통장'에 입금을 시켜 '적금이자'를 따박따박 탈 수 있는 방식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더구나 '복리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면 [원금+이자→불어난 원금+새로운 이자→더 불어난 원금+더 늘어난 새로운 이자...] 이런 식으로 '돈이 돈을 벌어오니' 이러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일찍부터 기르지 않는 것은 경제를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초등생도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물론 어린이는 '주식계좌'를 직접 만들 수는 없고, 부모님이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있다. 그리고서 '장기투자'하기에 좋은 주식을 조금씩 사놓으면 10년 뒤에는 반드시 목돈을 마련할 수도 있고, '배당금'을 탈 수 있는 배당주에 투자를 하게 되면 그것 또한 차곡차곡 모을 수 있으니 10년 뒤에는 반드시 좋은 투자 성과를 얻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기초적인 '금융지식'을 알고 있는 어린이와 모르고 있는 어린이의 차이는 어떨까? 하늘과 땅 차이라는 관용어가 딱 어울리는 경우일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조기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

이 책뿐 아니라 '경제조기교육'을 시킬 수 있는 책들이 요즘엔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요즘 청년세대가 '단군이래 최고의 스팩'을 갖추고 있는데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세태가 반영된 듯 싶다. 어린 시절에는 순진무구하게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올바른 금융정보'만 제대로 공부해두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을테니 안타까운 현실이긴 하지만 아무런 준비나 대책도 없이 어른이 되어 '첫 시작'부터 허둥거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정말로 이런 '경제조기교육'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려면 자본주의의 폐해부터 어른들이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는 어른이라면 '경제조기교육'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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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나라 경제툰 2 - 만화로 보는 금융위기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34
무선혜드셋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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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I / 한빛비즈 156번째 리뷰] '경제개념'을 알려주던 1편에 이어 '금융위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이해시켜주는 2편이 나왔다. 교양웹툰이라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그닥 어렵지 않다. 더구나 세계 각국에서 벌어졌던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개, 그리고 결말을 각 곤충나라에 빗대어 설명하니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의 핵심사항은 바로 세계경제를 뒤흔든 '금융위기'가 왜 계속 반복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경제대공황'을 겪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검은 월요일'과 같은 주식폭락과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주식폭락'이 일어난 까닭은 주식가격에 거품(버블)이 끼거나 주식가격을 조작하는 무책임하고 방만한 기업의 행태 때문인데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부의 감시소홀과 부정부패로 말미암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금융위기는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원초적 원인은 다름 아닌 '욕심' 때문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 이윤을 챙기기 위해서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결과는 애초에 욕심을 부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마는 것이 첫번째 문제이고, 다음으로는 애초에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으로 엄청난 '금융위기'를 초래했음에도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맞이한 위기를 '국가 세금'으로 충당하여 회생시키고서 다시금 경영일선으로 되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니 애초에 대기업 경영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서 똑같은 위기를 또다시 자초하는 것이 두번째 문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기업이 망하면 국가경제가 뒤흔들리는 것은 당연하고, 대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들도 덩달아서 휘청거리며, 그로 인해 서민경제에 큰 타격을 주어서, 끝내 국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대기업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정부는 혈세를 쏟아부어서라도 '경제회생' 차원에서 쓰러져가는 대기업을 살려내야만 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왜 국가를 넘어 세계경제에 위기를 초래한 '대기업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고, 합당한 처벌도 내리지 않느냔 말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대기업'에 책임을 묻게 되면 '대기업의 주가'가 요동을 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주가폭락'을 가져오면, 그 또한 국가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대기업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도록 온 나라가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 번은 '실수'로 봐준다고 해도 계속되는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으로 주가폭락을 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혈세로 경제회생을 시킨 뒤에도 '정경유착'은 끊이지 않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통에 애꿎은 서민들만 계속 피를 흘려야만 하냔 말이다.

미국발 '경제대공황' 때에도 그랬다. '있는놈'은 여전히 살만했고, '없는놈'만 억울하게 길거리를 전전하며 온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서 경제적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게 했다. 일본의 '버블경제' 때도 그랬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경제침체에 빠지자 '있는놈'들은 버틸만했고, '없는놈'만 시름시름 앓다가 빈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한국의 'IMF체제' 때도 마찬가지다. '있는놈'은 급등한 환율과 높은 이자율 덕분에 가진 돈을 더욱 불릴 수가 있었다. 허나 '없는놈'들은 탈탈 털려야 했고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어야 했으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더 심각해져서 '부동산', '주식', '코인' 등등 돈을 벌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로 온 국민이 뜨거운 투자열풍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지자 세계 경제는 또 한 번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초일류 대기업도 한순간에 망하게 만드는 '부동산 대침체'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시작했고, '금융기업들의 무분별한 대출'이 발단이었으며, 이를 감시해야할 금융감독원 같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문제를 더욱 심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자행된 '불량한 대출투자'로 인해 결국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주가는 폭락했고 금융기업들은 망하기 직전이었다. 이에 미국정부도 부랴부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꺼져버린 거품으로 인한 부채손실은 천문학적인 액수로 커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왜냐면 자국의 돈이 바로 '기축통화'였기 때문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믿고 쓰는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서 전세계에 강제로 떠넘기게 되니, 다른 나라는 울며겨자먹는 심정으로 미국발 악성부채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경제위기는 점차 회복되어 갔지만, 전세계 다른 나라의 경제는 미국이 떠넘긴 엄청난 악성부채로 인해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상당수의 가난한 나라들은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받아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미국의 경제적 하위계층인 '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쫓겼고, 어렵게 마련한 집도 빼앗겼으며, 그야말로 거지꼴을 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는 이런 연속적인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전쟁이 터지는 상황까지 초래하고 말았다.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외로 관심을 돌리는 수법은 악랄하게도 '무능한 경제능력'을 지닌 통치자들의 판에 박힌 수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이대로 좋은 것일까? '있는놈'은 무슨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시스템이니 말이다. 반면에 '없는놈'에게 금융위기가 쓸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고 만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계수단'마저 앗아가버리는 무시무시한 금융위기에 꼼짝없이 당하고 마는 '자본주의'를 정녕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것이냔 말이다. 이 책의 말미에 보여주는 '없는놈들의 반란(게임스탑 주가폭락 사태)'는 눈여겨 볼만 할 것이다. '있는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자본시장에서 '없는놈'들이 단결하면 '있는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이 말이다.

딴에는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연상시키는 사건이지만, 그보다는 너무나도 '자본주의'스러운 사태였다. 거기에 불법은 전혀 없었고, '불공정(로빈후드의 '구매 버튼 삭제')'은 있었지만, 고작 그런 저질스런 수법으로 '없는놈'들의 반란을 저지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말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 역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방식만으론 결코 모두가 바라는대로, 아니 '최소한' 선량한 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수 있는 '공정한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힘들다는 사실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녕 '자본주의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런데도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살아가야만 한다. 정말 이대로 좋아서 그런 것일까?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정녕 없느냔 말이다. 적어도 '금융위기'를 몰고 온 책임당사자만이라도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면 속이라도 시원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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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김탁환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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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I / 남해의봄날 1번째 리뷰] 권투선수와 시인과 화가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사각형'이다. '사각의 링' 위에 선 권투선수는 달아날 곳이 없다. '사각의 원고지'속에선 시인이 숨을 곳이 없고, '사각의 캔버스' 위에선 화가가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사각형'이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공간이며,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최후의 장이기도 하다. 김탁환의 소설 <참 좋았더라>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해서 멋대로 풀어보았다. 이 책은 '화가 이중섭'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을 소설로 옮겼는데, 내가 알고 있던 이중섭의 모습과 사뭇 달리 매우 '따뜻하고 아름답고 열정적인 화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고 있던 이중섭 화가는 가난에 찌들어 살다가 전쟁통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사랑하는 가족과도 생이별을 하고서 예술혼을 불태우다 끝내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어간 여느 예술가의 삶을 산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해방이 되기 전 1943년까지 부유한 집안 형편 덕분에 일본 유학까지 다녀와 '미술가'로써 꽤나 실력을 인정 받던 화가로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원산에 살며 활발한 작품활동까지 했단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원산에서 몸만 빠져나오듯 탈출해서 부산에 정착했고, 생계가 불투명해지자 아내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과 두 아들(태현, 태성)을 외가인 일본으로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아 예술가로 명성을 쌓고 돈을 벌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궁리를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뛰어난 그림 실력(특히, 소 그림)을 호평 받았으나 살아생전에 큰 돈을 벌어보진 못하고 마지막 생애를 정신병원에서 살다 41살(1956년 졸)이란 짧은 생으로 마감하였다고 전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생애 가운데 가장 희망찼던 '통영에 머물던 시절'을 중점적으로 써내려가며 화가 이중섭의 색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또 다른 모습은 화가 이중섭이 대단히 박식한 예술가였다는 점이다. 특히, '미술의 역사'에 꽤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탓에 웬만한 예술가들과 수준 높은 교양적 담론을 즐겼고, 화가들 뿐만 아니라 시인, 소설가, 교직원, 공예가 등등 수많은 예술가들과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모두들 이중섭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토록 '달변'인 그였는데, 평상시에는 무뚝뚝한 이미지로 보이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말 몇 마디 꺼내는 법이 없는 '눌변(더듬거리며 서툰 말솜씨)'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단다. 그건 이중섭의 고향이 이북(평남 평원군) 출신인 탓에 '이북 사투리'로 대화를 했기 때문이란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였던 탓에 '이북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어디서든 주목받기 쉬웠고, 오해(?)도 받기 쉬웠던 탓이란다. 그래서 이중섭을 좋아하는 사람 앞이 아니면 좀처럼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분위기 였단다. 그렇다고 이중섭이 '공산당'에 '빨갱이'는 더욱 아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살았고, 그 덕분에 일본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였고, 공부도 꽤나 잘하는 수재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에서 '사상검열'을 당할 처지는 더욱더 아니었는데도, 그의 고향 사투리가 그의 출세길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아도 무방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화가 이중섭은 '이중'으로 섭섭한 삶을 살아야 했다. 전쟁으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현실이 그를 '원산'에 어머니와 형을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산의 아픔'을 겪게 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마영일이라는 작자에게 속아 큰 돈을 빚을 지게되어 사랑하는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중섭의 아내가 유학시절에 만난 '일본인'이었던 탓에 생계가 막막해진 상황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중섭은 '두 차례'나 가족과 헤어지는 '이산의 아픔'을 곱절로 겪은 것이다. 이런 고통을 이겨내는 원천은 바로 '화가'로 명성을 얻고 큰 돈을 버는 성공을 하겠다는 희망이었다. 그렇게 이중섭은 주변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예술혼을 불태우며 역작인 '소'를 그리게 된다. 이 성공으로 말미암아 '한국의 소'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바로 '이중섭'이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중섭이 바라는 큰 돈은 벌지 못했다. 뛰어난 화가로서 인정받긴 했지만, 그의 작품을 큰 돈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질 않은 것이다. 이중섭은 여기에 크게 실망을 한 것 같다. 이 소설에서는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장면으로 '오버랩'되며 마무리 되었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던 모양이다. 그럭저럭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작품대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대신하거나 떼어 먹기 일쑤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전쟁 직후였던 상황이라 '예술작품'에 큰 돈을 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학시절부터 그의 '천재성'을 눈여겨 보며 응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삶은 점점 쪼들리고 피폐해져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이중섭'과도 사뭇 다른, 희망에 부풀고 예술가의 기질을 맘껏 뽐내는 이중섭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감명 깊었다. 그에게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으니, 앞으론 그의 그림에서 '어두운 이미지'는 싹 걷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이중섭의 '화양연화'가 시기적으로 조금 앞당겨졌거나 조금 더 늦춰졌었더라면, 그의 '천재성'과 더불어 한국미술의 수준이 한층 더 진일보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만 더욱 커지기도 했다. 암튼, 학창시절에 이중섭의 '소'를 보면 한없이 쓸쓸하기만 했더랬는데, 이 소설 덕분에 그 소의 눈망울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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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정 만두와 함께하는 이야기 한국사 -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한국사, 역사의 흐름과 개념이 잡힌다! TCA 열린학교 시리즈
이정환 지음 / 지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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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L / 지노 1번째 리뷰] 수없이 많은 '역사책' 가운데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는 좀처럼 풀기 힘든 숙제이자 고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를 위한 해결법은 매우 간단하다. 직접 읽어보면 쉽게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 수많은 '역사책'들을 모두 읽어보고 고를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그나마 '전문가'인 선생님들에게 책추천을 부탁하곤 하지만, 정작 선생님들도 그토록 많고 다양한 '역사책'을 모두 섭렵하기는 힘들다는 사실만 새삼 확인할 뿐이다. 그래도 선생님들인지라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고) 모른다'고 할 수는 없어서 유명 출판사의 책을 그럴 싸하게 추천하거나 그나마 자신이 읽어본 적이 있는 책들을 추천하곤 하는데, 그렇게 추천받은 책들이 '이미' 읽어본 책이거나 자녀에게 권했다가 외면(!) 받은 책인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난감해하는 학부모들이 참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책'을 골라서 추천하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최신의 역사책'이라서 읽어본 책이기도 하다.

이 책 <역사탐정 만두와 함께하는 이야기 한국사>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한국사 교육과정'의 내용을 꼼꼼히 수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교과서에 준하여 어린 초등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챕터(단원)마다 공부한 내용을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는 '문제(질문)'가 수록되어 있어서 각 단원별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역사상식(워크시트지)'만 따로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동영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데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꼭맞는 'QR코드'가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사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 한 번 더 역사흐름을 짚어보고 넘어갈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이렇게 알차게 꾸며져 있기에, 이 책은 학생들에게만 유용한 역사책이 아니라 '현직 교사'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역사책이기도 하다. 왜냐면 역사수업을 진행하면서 가르치는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지식'을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수업직전에 선생님이 미리 읽고 참고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빼놓은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은 '읽기만 해도 술술 이해가 되는 쉬운 설명'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이야기 한국사>인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마치 역사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명쾌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마치 어린 시절에 읽었던 <맹꽁이 서당>의 '선대왕편 이야기'를 읽는 듯하다고나 할까? 초등생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을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서 '사건의 개요'와 '역사적 사건의 흐름'이 한 눈에 파악되는 효과를 끌어내었다.

무엇보다 '초등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더더기를 걸러내는 것이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건의 앞과 뒤에 벌어진 사건들을 일일이 대조/비교하면서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장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사건 전개를 복잡하고 수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을 하면 초등생들에겐 '역사수업은 지루한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딱 좋기 마련이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건 개요'를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정리해야만 한다. 그렇게 역사 이해를 방해하는 군더더기를 싹 걸러낸 뒤에 '반만 년의 한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훗날 중고등 때의 역사수업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내가 역사수업을 준비할 때에는 초등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역사 인물' 위주로 개요를 짰고, 할 수 있으면 '일인다역의 원맨쇼'를 하면서 역사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초등생 스스로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학생들 스스로 꼼꼼하게 읽으면서 한국사 특유의 '거대한 흐름'을 단박에 캐치할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롭게 쓰여진 역사책이 말이다. 더불어서 학교에서 치루는 '역사시험대비용'으로도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도록 철저히 '교과서 내용 위주'로 친절한 설명이 된 책이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런 용도의 '초등역사책'을 마련하기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물론, 역사책은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습관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에 저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점을 접목시키 '과정'을 통해서 역사적 관점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 한 권의 역사책을 '열 번' 읽는 것보다 '열 권의 역사책'을 두루두루 읽어보고 관점의 차이를 분석해보는 것이 아주 좋은 학습법이다. 결코 쉬운 학습법은 아니기에 학부모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고, 훌륭한 선생님의 학습조언을 받아 '학습코칭'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역사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더 좋은 역사책을 찾아나서려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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