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디자인 Design Culture Book
김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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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의 디자인

 

가장 먼저 나온 디자인 제품은 '의자'였다. 의자의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사코'라는 의자는 독특한 형태의 의자였다. 사람이 앉는 형태에 맞춰 변화하는 의자였던 것이다. 사용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의자였다. 저자는 이 의자를 소개한 후 의자가 주는 매력에 대해서 풀어놓았다.

 

의자에 앉으면 사람들은 좀 더 솔직해지고 여유로워지며 느슨해진다. 가슴 아픈 일이 있었으면 의자에 기대어 울기도 하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실컷 분노하기도 하고, 행복하면 깔깔거리고 활짝 웃으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가던 길이 힘들면 쉬어 가기도 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 함께 앉은 이들과 이야기 나눌 여유도 부린다. (책속에서)

 

디자인에 관한 책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책 페이지가 적혀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있었지만, 아쉬운 것은 책 속의 글귀를 적어둘 때 책 어디쯤에 있는지 표시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니 다 써놓아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그렇기에 꼼꼼하게 읽어두게 된다는 장점은 있었다.

 

바라보기, 대화하기 그리고 다가가서 경험하기.

사물과의 관계가 각별해지는 때는 상상하던 것들을 실제로 경험할 때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동굴 속이 아닌 의자속으로 빠져든 것처럼 다가가서 손을 뻗으면 캔버스 위의 의자 그림은 진짜 의자가 된다. (책속에서)

 

캔버스에 그려진 의자 그림에 직접 앉을 수도 있는 것도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했다. 만약 저 그림이 눈앞에 있다면 앉아보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 이야기가 처음에 실려 있는 만큼 가장 흥미롭게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찬찬히 잔잔하게 읽어갔다.

흥미로운 디자인 작품들이 많았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면서도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디자인들이 많았다. 찻잔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종이컵의 형태를 한 찻잔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사진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종이컵같이 생긴 도자기 찻잔이라니. 이렇게 신선한 인식을 주는 디자인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오래 사용해 사람들의 추억이 묻어나는 물건의 매력이라던가,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글씨 디자인만으로도 아름다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행복을 위한 디자인. 생각해보면 디자인은 결국 행복을 위해 필요한 예술이다. 더 편리하게 무언가를 사용하고,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 잠재되어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디자인들... 무심하게 스쳤던 많은 디자인들을 다시 눈여겨볼 필요를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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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 - 모르그가의 살인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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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탐정 캐릭터를 만나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전집1 미스터리편

 

에드거 앨런 포 전집 중 첫번째 책은 가장 잘 알려진 미스터리 관련 소설들이 묶여있는 미스터리 편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가 창조한, 최초의 탐정 캐릭터라 할 수 있는 '뒤팽'이 등장하는 3편의 글, '모르그가의 살인', '마리 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를 시작으로 '황금 벌레', '병 속의 수기', '폭로하는 심장', '범인은 너다', '군중 속의 남자', '누더기 산 이야기',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실린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뒤팽'이 등장하는 미스터리 3편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도둑맞은 편지'. 다른 두 편의 미스터리보다 짧고 '살인사건'을 다루지도 않지만, 범인이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편지를 숨겨둔 것을 꿰뚫어보는 뒤팽이 참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는 글들을 읽어가면서 범죄의 진실을 풀어가는 모습도 좋았지만, '모르그가의 살인'에서 앞부분에 '분석'이라는 것에 대해 길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탐정이라면 갖춰야할 '분석'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상상력과 창의력을 구분하는 점도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생각했다.

 

이 뒤팽이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던 것은 여러모로 셜록 홈즈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도로시 세이어스의 에세이에서 알 수 있었듯이, 홈즈의 에피소드 중에는 뒤팽의 모습이 담겨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함께 있던 친구의 생각의 흐름을 꿰뚫어본다던가, 작은 단서들을 모아서 사건의 진실을 추리해낸다던가 하는 것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뒤팽의 비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세 편의 글들은 참 매력적이었다. 좀더 뒤팽이 등장하는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황금벌레',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이 어쩐지 셜록 홈즈의 '춤추는 인형'을 떠오르게 했다. 영어 알파벳 중 단어에 가장 많이 쓰이는 순서대로 암호의 의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유사성이 느껴졌다. '춤추는 인형'에서는 이것이 범죄와 관련있었지만, 여기서는 '보물찾기'와 관련있었다. 확실히 미스터리에서는 전설로만 전해오는 '보물'을 지도나 암호를 해석해 찾아내는 내용이 담긴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 암호를 푸는 것은 어렵지만, 이렇게 풀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외의 다른 미스터리물들은 약간 공포물이나 환상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병 속의 수기'의 경우는 어쩐지 '방황하는 네덜란드 인'이라는 전설이 떠올라서 환상적인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았고, '폭로하는 심장'은 결말 부분이 정말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다. '범인은 너다'는 꽤 흥미로운 전개였지만 사건이 갑작스레 해결된 느낌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군중 속의 남자'는 뭔가 기괴한 느낌이 있었으며, '누더기 산 이야기'도 환상적인 이야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는 희곡처럼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쓰인 점이 특이하게 다가왔는데, 세상의 종말에 관한 종교적인 내용과 SF가 섞인 느낌이어서 신기했다.

 

이처럼 미스터리 편에 실려 있던 글들은 예전에 에드거 앨런 포 책을 보면서 한번쯤은 접했던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익숙했지만 그래도 평소 관심있던 분야인 미스터리였던 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 뒤팽이 등장하는 글들은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더 집중력 있게 읽기도 했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에드거 앨런 포 전집 시리즈. 미스터리가 아닌 다른 이야기들에서는 작가의 어떤 스타일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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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의 Dream
유연석 글.사진 / 페이퍼북(Paperboo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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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여전히 꿈을 쫓고 있나요? 유연석의 DREAM

 

매달 초가 되면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떤 신간이 들어왔나 살펴보곤 한다.

그러다가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 <유연석의 DREAM>이었다.

늑대소년, 응답하라 1994, 꽃보다 청춘에 나오던 그 유연석?

유연석이 책도 썼었나?

호기심이 생겨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결국 마음에 들어 구매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책은 사진 에세이다.

유연석이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아 갔던 에티오피아의 노노마을에서의 시간이 담긴 에세이.

그리고 그 곳의 아이들의 꿈이 담겨있는 에세이이다.

 

꿈은 꾸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꿈의 진짜 의미는 꾸고, 간직하고, 포기하지 않고 이뤄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꿈은 현실이 되어 있곤 한다.

그 현실은 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시작이자,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p.59)

 

이 글을 보면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꿈의 진짜 의미.

꾸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음 깊이 간직하며 한발 한발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꿈이 현실로 다가와있을 것이라고...

그러고보니 꿈꾸고 있다고 항상 말하지만, 그렇게 꾸던 꿈이 얼마나 지속되었던가.

이제까지 꿈을 더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

책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아프리카에서는 생사의 문제, 생활의 문제 때문에 꿈이라는 걸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었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이나 아이들은 맑고 순수한 자신들만의 소중한 꿈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나보다.

유연석이 소개하는 아이들의 꿈은, 소박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꿈들이었다.

무엇보다 그 꿈들이 아름다웠던 것은, 모든 꿈들이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위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족을 위한 꿈, 아픈 사람들을 위한 꿈, 총리가 되어 좀더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꿈.

그리고 아이들은 그 꿈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나는 이들보다 더 좋은 조건에 있는데...

꿈을 너무 쉽게 포기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지나치고, 놓쳐버린 꿈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글에 다다랐다.

 

그럼, 이제 우리 다시 잊었던, 지웠던, 놓쳤던 꿈을 꿔 볼까요?

아주 행복하고도 행복한 꿈을요. (에필로그에서)

 

꿈.

사소하지만, 그 꿈을 품은 것만으로 가슴 따뜻해질 그런 꿈.

그런 꿈을 다시 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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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2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 지음, 정윤희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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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이야기, 메리 포핀스

 

글담 인디고에서 고전명작을 하나씩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이번에 새로운 책이 나왔다! 영화나 뮤지컬로도 많이 제작되어 그 캐릭터가 널리 알려져 있는 <메리 포핀스>. 표지부터 메리 포핀스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일러스트로 접할 수 있다. 우산을 펼친 채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메리 포핀스! 배경이 어둑어둑한 짙은 푸른 색이라 검은 우산과 묘하게 매치되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메리 포핀스는 굉장히 유명한 캐릭터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메리 포핀스> 원작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도 검은 우산을 활짝 펴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유모의 이미지는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아마도 영화의 한장면으로 접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것은 단지 그 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기대되었다. 이미지로만 알고 있었던 '메리 포핀스'라는 캐릭터에 대해 좀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동풍이 불어오던 날, 메리 포핀스는 바람을 타고 4남매의 집에 온다. 그녀는 도도하면서도 냉정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신비로운 면도. 텅 빈 것처럼 보였던 그녀의 가방 안에는 각자가 좋아하는 맛이 나는 물약이 있었고, 그녀의 잠옷들과 이불, 간이 침대까지 들어있었다! 아이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재미나고 신나는 일들이 생길 것을 예감했다. 그리고, 역시 그랬다!

이어지는 내용은 뱅크스가의 아이들을 돌보게된 유모 메리 포핀스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식으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메리 포핀스와 함께 있으면 각종 신기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림 안으로 들어가 우아하게 티타임을 즐기고 신나게 놀기도 하고, 웃음 가스로 인해 천장에 떠오르게 되기도 하고, 동물원에서 사람과 동물의 입장이 뒤바뀐 상태에서 생일 파티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별에서 내려온 아이와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모든 일들을 대하는 '메리 포핀스'의 태도이다.

그녀가 외출을 해서 친구와 함께 그림 속 세계를 다녀온 날, 돌아온 그녀에게 아이들이 어디를 다녀왔냐고 묻자 그녀는 이야기한다. 동화속 나라에 다녀왔다고.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동화속 인물들의 이름을 대며 그들을 만나봤냐고 하지만, 그녀는 이런 명언을 남긴다.

"아직 모르나 본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동화 속 나라를 가지고 있는 거야." (p.52)

 

 

이 내용을 보면, 그녀는 동화와 환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에서, 그녀는 그녀와 함께 환상적인 체험을 한 아이들에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함께 메리 포핀스의 삼촌을 찾아갔을 때, 아이들이 다같이 웃음 가스 때문에 천장에 떠올랐었던 이야기를 하자 자신의 삼촌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분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또 그녀의 생일날 동물원에서 동물들과 사람이 뒤바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경험한 아이들이 꿈인듯 현실인듯 헷갈려 할 때, 꿈일 뿐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환상적인 상황에 빠졌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녀는 아이들이 뭔가 낭만적인 생각을 하는 발언을 했을 때 찬물을 끼얹었다.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날, 제인과 마이클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왔을 때 눈 냄새, 크리스마스트리 냄새가 난다는 아이들에게 '생선 튀기는 냄새'만 난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게 또 메리 포핀스의 매력이다. 환상적인 이야기 중심에 있으면서도 현실과 연결시켜 주는 존재라는 것.

그건 어쩌면 그녀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찌르레기는 어린 쌍둥이 존과 바버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 그건 말이지, 메리 포핀스는 남들과 다르니까. 이 세상 누구도 메리 포핀스와 같을 수는 없어." (p.219)

 

 

아이들은 인간의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바람과, 새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메리 포핀스는 달랐던 것이다.

그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환상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더 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결국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니까.

또 이 모습은 '유모'라는 그녀의 직업과도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유모는 많은 옛날 이야기와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대응하며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균형있게,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편 이 <메리 포핀스>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상적인 사건들을 주변에서 특이하다는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물론 종종 예외는 있다. 메리 포핀스의 삼촌 위그 아저씨의 집에서 만난 퍼시먼 양은 자신이 떠오르는 것에 대해 놀라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갔을 때 만난 마이아가 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다소 놀라워하긴 했지만 당황스러워하지는 않았다. 마이클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은 뱅크스 부인 역시, 이렇게 이야기하며 크게 놀라워하지 않는다.

"그럴지도 모르지. 우리는 항상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꿈꾸며 사니까." (p.297)

 

어쩌면 그날이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날이니까. 그래서 어른들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환상 세계의 순수함과 낭만적인 것들을 잠시나마 되찾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간에, 메리 포핀스라는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는 참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환상 속에 존재하면서 현실을 일깨우는 존재가 흔하지만은 않으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통해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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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사회 4
롤랑 르우크 외 지음, 박수현 옮김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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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알아갈수록 빠져드는 과학, 물질이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다.

롤랑 셰어, 과학산업관 과학과 사회 학회장. (p.10, 여는글에서)

 

책의 시작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듯이,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속의 많은 일들이 과학적 시선을 들이대면 전혀 새롭고 흥미로운 현상들로 바뀌어 버린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들이 자꾸만 튀어나오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모르기 때문에, 더 알아갈 무엇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과학을 멀리하다가도 다시 찾아오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다시 과학 서적을 조금씩 읽고 있다. 특히 최근 알게 된 이 '과학과 사회' 시리즈는 최신 과학 경향들도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는 책들인 것 같다. 저번에 '기억'과 관련된 다양한 개념적인 과학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3명의 저자가 3파트로 나누어 물리학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이 이야기한 '물질'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고전 물리학, 그리고 현대 물리학에 이어 천문학에서 이야기하는 '암흑 물질'까지... 그야말로 '물질'에 속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그 개념이 변해온 과정에 따라 차근차근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물리학은 과학 분야중 가장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야였다. 사실 천문학 분야가 가장 수학적 계산이 많은 분야이긴 하지만 지구과학의 한 분야로 다뤄졌기에 계산보다는 '별'의 신비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반면 물리학은 실체가 없어 보이는 것을 계산하고 상상하고 가상실험을 하는 것들이라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래도 눈에 안보이는 것보다는 일단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있는 게 이해가 쉬운 법이니까. 그런데 그 때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이해했던 것들이 물리학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된 개념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고나니 어쩐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물리학에서 개념은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결코 쪼갤 수 없는 입자라고 하던 '원자'도 이제 좀더 쪼개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실체는 물질이 아니다. 또한 물질도, 에너지도 실체가 아니다. 실체는 사실 물리학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체 개념의 형이상학적 중요성이 사라진 것은 전혀 아니다. (p.59)

 

이 책에서는 이렇게 알아듣기 힘든 말들이 쓰여 있다.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뭔가 자꾸 알고싶어진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들이 어떤 형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이 바로 이 물리학이기 때문이다. 어떤 체계를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완전히 불규칙적인 구조를 띄고 있는지. 계속해서 연구가 지속되면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들이 계속 발견되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다. 특히 '에너지'와 '물질'이 비슷한 연계성을 이룬다는 점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전혀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로 교환될 수 있다니. 역시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야이다.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특히 이 책을 통해 흥미로웠던 것은 '양자이론'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분ㅇ는 가끔 신문 과학 면을 통해 접한 것 말고는 전혀 정보가 없어서 더 특이하게 느껴졌다.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정보들이 연결되는 '양자이론'. 특히 물질에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반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너무 알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던 찰나, 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양자이론의 탐구 대상은 이런저런 특징을 가질 수 있고 질량과 전하가 서로 다를 수있지만 그 근본적인 성질만 고려하면 결국 모두 동일하다. 전자든, 광자든, 양성자든, 양자이론의 모든 소립자들은 단 하나의 동일한 범주, 즉 광양자의 범주에 속한다. 이에 대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물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양자이론의 탐구대상은 그야말로 괴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적어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괴상하다......" (p.74)

 

이 말을 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도 어쩐지 익숙한 이름이라 반갑기도 했는데,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아직 수수께끼투성이인 양자이론의 탐구대상들. 그 것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비밀을 밝혀내면서 인간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직 전혀 그 존재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우주 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지의 물질, '암흑 물질'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었다. 적어도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은 시료채취라도 할 수 있는 반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은 여러 모로 파악이 힘들다. 미지의 물질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렇게 '물질이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의문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시대적으로, 다양한 이론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온전히 집중해서 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을 계획이다. 물론 그때는, 다른 책들을 통해 좀더 과학적 지식을 쌓은 뒤에. 특히 양자이론이나 암흑물질에 대해서 좀더 안 뒤에 읽어보고 싶다. 어쨌거나 이 책을 통해 물리학이 사실은 엄청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역시, 시험이 관계되지 않는다면 학문을 탐구하는 것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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