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와 빨강머리 앤 - 명화, 명언과 함께하는 필사 워크북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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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명언이 함께하는 30일간의 필사 워크북, 『고흐와 빨강머리 앤』

『고흐와 빨강머리 앤』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을 느꼈다.

제목처럼 고흐와 빨강머리 앤이 만난 책.

고흐의 명화들과 편지, 앤이 한 말들을 매일 하나씩 차근차근 읽고 필사하는 구성이다.

 

필사워크북은 이런 순서로 구성했다.

맨 처음, 그날의 고흐 그림을 감상한다.

마주보는 페이지에 고흐 그림 제목 중 단어를 골라 쓴 N행시가 있다.

이 N행시는 그림의 느낌과도 연관지어 쓴 듯하다.

다음 장을 넘기면 편지가 나온다. 대부분 고흐가 동생인 테오에게 쓴 편지인데, 반대로 테오가 고흐에게 쓴 편지와 고흐가 어머니에게 쓴 편지도 있었다. 편지들은 앞서 보여준 그림과 관련있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고흐가 그림을 그리면서 편지들을 계속 쓴 게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그림에 대한 뒷 이야기를 더 알아갈 수 있었겠지. 편지 속 내용도 선별된 것인 듯 필사하기 좋은 문장들이 들어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을 골라 마주보는 페이지에 필사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단순히 따라쓰는 용도이면서, 편지를 읽은 감상을 적어도 된다고 한다.

한 장 더 넘기면 '오늘의 필사 문장'이 있다. 이 부분은 자기계발서의 느낌을 주는 부분이었다. 이 문장을 따라 읽고, 따라 쓰면서 생각을 가다듬도록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앤의 말을 만난다! 앤 시리즈를 읽을 때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이 있었다. 그만큼 앤의 말들은 마음에 닿아오는 게 많다. 그러니 많은 이들이 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게 아닐까? 그 옆페이지에 앞선 고흐 그림과 앤의 말을 연결해 만든 '성찰의 질문'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하루의 분량을 마무리한다.

 

책을 읽으면서 고흐 그림이 좀 작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유화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이 느껴져서 덜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유화는 역시 실물로 보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수채, 유채, 석판화 등은 색감이 예쁘게 느껴졌다. 30일간 다 다른 그림이다보니, 익히 알려진 그림 외에 몰랐던 그림들을 볼 수 있었던 점도 좋다.

책을 읽기 전에 고흐와 빨강머리 앤의 만남이 어떨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본문에서 두 인물이 주고받는 느낌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서로의 대화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연결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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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회 -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
한스 게오르크 묄러.폴 J. 담브로시오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생각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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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정체성은 프로필로 형성한다, 『프로필 사회』

책소개에 흥미가 생겨 읽어보고 싶었다.

디지털 소셜 미디어가 대중화된 현대 사회에서 정체성을 어떤 식으로 형성하는지 통찰한 책.

소셜 미디어의 '프로필'에 기반한 정체성, '프로필성'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프로필을 보여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바라면서 정체성을 형성한다. (p.36)


이 '프로필성'이라는 개념을 알고 싶었다.

자기 소개서를 쓰는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싶었다.

진짜 내면을 모두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자신을 꾸며내야 한다는 점에서.

책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한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자기 소개와도 연관지어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게 약간 혼란스러웠다.

프로필은 공개적이다. 따라서 프로필성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도덕성이 성실성과 유사하게 보이지 않는 내면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보이는 것이며,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p.41)

직접 보거나 보이는 것과 달리, 2차 질서 관찰은 무언가 또는 자기 자신을 보이는 것처럼 본다. 다른 관찰자의 관점에서 관찰함으로써 무언가 또는 자기 자신을 간접적으로 관찰한다. (p.54)

'프로필성'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지어 '2차 질서 관찰'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다른 관찰자의 관점에서 관찰하면서 자기 자신을 '간접적'으로 관찰하는 것.

2차 질서 관찰을 통해 자신의 프로필,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이 정체성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하는 개념이었다.

장자의 '호접몽'이 등장하는 등 동양 철학의 내용이 담긴 것도 흥미롭다.

넓은 관점에서 '프로필성'을 탐구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까지 생각해온 '자아'와 '정체성' 개념이 이미 변화했음을 알려준 책.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프로필 사회』를 읽으며 바뀌어가는 사회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는 가치 개념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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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 싶은 비건-논비건을 위한 관계 심리학
멜라니 조이 지음, 강경이 옮김 / 심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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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차근차근 읽는 관계의 기술,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뒷표지 추천 글에 '이 책을 비거니즘보다는 관계에 대한 책으로 읽었다'는 언급이 있다. 책을 읽고 그 말에 공감한다.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는 비건과 논비건 사이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공감하려면 어떻게 할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비건은 어떤 식으로 의견을 표현하든 주변 사람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비치기 쉽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대놓고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교묘하게 조종한다고 여긴다. (p.156)

비건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었다. 이 책은 이제까지 읽어온 책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거니즘'에 초점은 맞췄지만, 내용을 파고드는 책이 아니다. 그 점이 독특했다.

예상과 다른 내용이었지만, 읽을수록 만족했다. 전반적인 관계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제목이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지만, 논비건이 읽어도 좋겠다.

비건은 상대적으로 소수집단이기에, 편견어린 시선이 있다. 하지만 다수가 아닌 소수이기에, 더 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육식주의-비거니즘 스펙트럼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향을 향해 가는가다. (p.164)

특히 '육식주의' 파트가 좋다. 육식을 권하는 사회적 통념을 고민해보게 한다.

책에서 육식을 하는 사람을 마냥 비판하지 않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이 부분은 최근 읽어온 비건 관련 책들에서 공통점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 것. 조금씩 점진적으로 변화하길 권한다.

나도 그렇게 조금씩 비건 선택지를 고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아직은 논비건인 사람이다.

애초에 고기를 즐기지 않는 식성이기도 했지만, 직접 요리를 하면서 비건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돼지, 소, 닭은 소비자에게 손질된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인식하지 않았던 부분을, 낙지를 손질하며 생생하게 깨닫게 된 순간이 있었다. 싱싱한 것을 먹겠다는 이유로, 살아있는 낙지를 그대로 손질한다. 속을 제거하는 순간, 살아 움직이던 낙지가 한순간에 굳어지는 느낌이 순간 강렬하게 손에 전해졌다.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아마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고기 말고 다른 걸 고르게 되는 것 같다.

비건과 논비건 사이에서 각자의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방법인 '완전한 메시지'는 비건에 관한 소통 문제 뿐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완전한 메시지는 관찰, 생각, 느낌, 욕구로 구성한다. 자신이 감각으로 보고 들은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관찰'. 관찰한 것에 대한 주관적 해석인 '생각'. 정서적 경험을 나누는 '느낌'. 자신이 필요로 하거나 바라는 걸 말하는 '욕구'. 이 네 가지를 모두 넣으면 긴 말이 되겠지만, 연습을 통해 습관화하면 좋을 것 같다.

왜 좋다고 생각한 책일수록 서평 쓰는 게 어려울까?

이 책이 상당히 좋았는데, 그 감상을 잘 다듬어 쓰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비건이더라도, 비건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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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 - 연세대 최우수강의 교수의 미생물 교실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2
김응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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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가득한 미생물 세계, 『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

세상은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 같다.

평균보다 많은 글을 읽고 있지만, 읽어도 읽어도 부족하다 느낀다.

에세이를 주로 읽지만, 가끔 다른 장르의 책을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도 그런 약간의 변덕 덕에 읽게 된 책.

중요한 건 인간에게 미생물이 가장 오래되었고 갖아 훌륭한 반려 생물이라는 사실이에요. (p.69)

『미생물과의 마이크로 인터뷰』는 미생물이 인간의 삶과 건강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소개한다.

최근 이슈인 '코로나 19'를 비롯한 전염병, 병을 치료하는 백신, 각종 산업들,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인간 몸 속에 처음부터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들까지. 다양한 모습과 특징을 지닌 미생물들을 하나하나 알 수 있었다. 책에서 소개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생물의 종류는 워낙 많고, 계속해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에 대해 알아가는 동시에, 우리가 미생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언한다.

반감보다는 공감의 자세를 권한다. 미생물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화했고, 그 변화의 여파는 다시 우리에게 미치기 때문이다.

'인터뷰'라는 제목에 맞게 구어체로 문장을 구성해 읽기 편안하다.

종종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교양을 쌓는 목적으로 충분히 적절하다.

익히 알려진 미생물 위주로 정리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이름 정도만 알았기에 책을 통해 조금 더 자세한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해당 장에서 다룬 주요 미생물의 '개인정보'를 정리해 둔 부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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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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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습관과 목소리를 다듬는 법, 『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어떤 책이든 만날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았었다. 책들이 비슷비슷한 이야기 같아 도움받는다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종종 읽는다.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에 관해 집중하는 책들에 눈이 간다.

『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는 '일'과 관련한 말하기의 기술에 대해 알려준다는 점에 끌렸다.

프롤로그에서 이 책이 승무원들의 목소리를 분석하고 연구하며 알게 된 노하우들을 담았다고 하기에 혹시 특정 직업군과 관련된 내용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책 내용은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였다.

커뮤니케이션 방법, 업무적으로 인정받는 보고의 디테일, 매력적인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법, '셀프 브랜딩'하는 법 등 말하기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쌓는 법을 소개했다.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고려하고 연습해야 하는지 핵심적인 부분만 간결하게 정리해서 좋다.

평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어떻게 보완하고 해결해가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말하기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노력이 많이 필요함을 알았다.

전체적인 편집 디자인이 깔끔해 읽기 좋다.

말하기의 요령별로 하나씩 소개한 부분은 대부분 몇 페이지 되지 않는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골라 하나씩 읽고 적용하기 좋다. 종종 있는 키포인트 코너는 핵심만 뽑아 기억하기 좋게 정리했다.

말하기 요령에 더해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발성 연습, 고유한 목소리인 '키톤'을 찾는 법, 발음 교정, 목소리 관리를 단계별로 짚어가는 부분도 좋다. 말의 내용 뿐 아니라 그 말을 이루는 '목소리'를 다듬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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