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 예민하고 불안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정켈 지음 / 아몬드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안과 강박에 대한 그래픽노블, 『이만하면 괜찮은 결, 심』


최근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인 그래픽노블 장르를 종종 읽는데, 읽는 책마다 괜찮아서 이 장르 자체에 만족감을 느낀다.

이번에 읽은 그래픽 노블은 『이만하면 괜찮은 결, 심』으로, '불안과 강박'을 다뤘다.

부제는 '예민하고 불안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형태의 '불안과 강박'을 가진 '고결'과 '조심'이 함께 살기로 결정하고 마주한 여러 에피소드를 담았다.


표지부터 주인공들의 성격이 보인다.

청결에 강박적인 모습을 보이는 파란 색감의 '고결'.

혹시 모를 위험이 있진 않을까 불안해하는 붉은 색감의 '조심'.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살아가며 충돌을 겪진 않을까, 싶은데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상대의 불안과 강박을 알게 되어도,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모습이 좋다.

누구나 '고결'과 '조심'처럼 불안과 강박을 품고 있다. 형태만 다를 뿐.

청결에 신경쓰고, 가능성이 적어보이는 위험이라도 불안해한다.

서로의 섬세함을 존중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고결'과 '조심' 같이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는 '조심'의 어릴적 에피소드였다.

12살이었던 조심. 엄마에게 혼나고 나서 홧김에 눌러버린 클릭하면 죽는다는 글.

하지만 그건 낚시글이었고, 그녀는 죽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볼 때마다 가볍게 생각했는데, '조심'의 에피소드에서 그 글은 가볍게 보이지 않았다.

그 글을 클릭하고 난 '조심'의 심경 변화가 강렬함을 준다.

진지한 느낌과 귀여운 느낌이 조화롭게 이어진다.


책을 읽으며 나의 '불안과 강박'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서로 잘 맞춰가며 살고 있는 '고결'과 '조심'을 보며, '불안과 강박'이 기필코 떨쳐내야만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은 스스로를 지키고 더 잘 살기 위한 마음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류 최초 재난 SF 요리 만화?!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톤다운 된 분홍빛 배경에 우주복을 입은 아기자기한 인물들,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음식 일러스트.

표지에서 이 책이 지구 멸망을 배경으로 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작부터 이야기는 지구 멸망을 예고한다.

지구 내부 물질 순환이 멈추기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

순환이 멈추면 그 영향으로 지구를 둘러싼 보호막이었던 자기장이 사라진다.

보호막 없이 엄청난 자기장과 방사능을 수반한 태양풍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인류가 살아남을 확률은, 단 3%.


마지막을 앞둔 사람들은 각자의 선택을 한다.

이 만화의 주인공 봉구는 해오던 인터넷 방송을 이어가기로 했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다.

사과, 만 칼로리 케이크, 매실, 고기, 시루떡, 게살 야채죽, 햄과 계란말이를 담은 추억의 도시락.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만찬.

발 아프게 뛰어다닌 영숙 씨를 위한 요리, 연어 크림 파스타.

투덜거리는 시청자처럼 가장 시끄러운 요리, 누룽지 해물탕.

모든 속을 포용하는 하니를 위한 요리, 만두.

겉은 까맣고 딱딱하고 험상궂지만 속은 아주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웃을 위한 디저트, 까눌레.


이 만화의 독특한 점은, 음식만이 컬러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흑백으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음식이 등장하는 순간 더욱 생생함이 느껴지게 된다.

대비효과 덕에 더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한 음식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색다르게 보인다.

책 뒤에 '재난 SF 요리 만화'라고 해서 기상 천외한 음식 레시피들이 실려 있으려나? 했는데, 평범한 음식을 먹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특별했을 뿐. 음식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신선했다.

지구 최후의 날이 다가온다면,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질까.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음식이든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
생강 지음 / 로그인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 찾아 떠난 이야기! 회사 가기 싫으면 뭐하고 싶은데?


『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는 안 맞는 일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선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이다.

동글동글한 느낌의 그림체가 주는 편안함과, 공감 가득 내용으로 순식간에 읽어갈 수 있는 책이다.


책 읽기 전엔 그냥 지나쳤던 표지 이미지.

지금 다시 보니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두 방향으로 각각 건널목이 놓여 있는 길 모퉁이에 서 있는 모습. 빨간 머리 앤의 글귀가 떠오른다. 길 모퉁이에 이르렀고, 그 모퉁이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것이 있을 거라고 믿어 보겠다는 앤의 이야기. 앤의 이야기처럼, 저자는 길 모퉁이에 다다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고,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아 떠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야기는 총 4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은 첫 직장에서 생긴 일.

특별한 꿈도, 목표도 없이 마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다가 취직해버린 직장에 적응하려 애썼던 이야기.

답답해도 애써 적응하려 노력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조언도 받았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문득 어떤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뭐랄까...

나를 잃은 기분...?

하지만 정확히 뭘 잃었다고 할 수 있지?

애초에 나다운 게 있었나?

직장인이란, 어른이란

원래 이렇게 사는 거 아닐까? (p.32)


그렇게 저자는 고민을 시작한다.

맞지 않은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을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게 오히려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

맞지 않은 직장생활은 결국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고, 저자는 3개월의 병가를 내게 된다.


이어지는 2장은 이직하면서 생긴 일.

회사에 다시 복귀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것 저것 정보를 알아보게 된다.

대학원을 생각했지만, 회사로부터 도피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안되겠다는 결론.

결국 복직을 했지만 이직을 하게 된다.

새 회사는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라 좋은 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즐거움이나 보람을 느낄 수 없었던 저자.


살면서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열정적이던 때가 있었던가.

좋아서 미칠 것 같은,

완전히 빠져든 무언가가 있었던가.

한 번뿐인 나의 삶은 그냥 이대로

미지근하고 맹숭맹숭한 채로

끝나버리는 걸까. (p.139~140)


자신이 무언가에 깊이 빠져든 순간이 없었던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면 완전히 무언가에 빠졌던 기억들은 나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단 우울감을 지울 수 있는 '좋은 추억'이라는 점이 가장 크고, 빠져드는 과정에서 쌓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건 어떤 분야에 관한 지식이 될 수도 있고, '할 수 있다'란 자신감이기도 하다.

좋은 관계들이 이어져 가기도 하고, 관련 기술들을 배우는 결과로 남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것에 완전히 빠져드는 때는 언제 올지 모른다. 일찍부터 그런 것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지만, 뒤늦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걸 찾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대상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곤 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3장은 퇴사 후 발리에서 생긴 일.

퇴사를 결정하고 저자는 발리로 떠난다. 굳이 발리로 간 이유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본 '발리 전통 치료사'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기에, 만나보려고 했다.

가이드의 소개로 만나게 된 발리 전통 치료사는 저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일을 한다는 건

아주 중요한 거예요.

생계를 유지하는 고귀한 행동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삶 전부가 될 순 없어요.

정말로 중요한 건 균형이랍니다." (p.186)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이에요.

그러니 시간이 나를 스쳐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걸 내버려두지 마세요.

"그러다 보면 삶의 균형을 찾게 될 겁니다." (p.193)


이 말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저자가 왜 발리 전통 치료사를 직접 만나고 싶어했는지 이해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을 보았다면, 고민에 빠져 힘들어하는 마음을 치유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균형'의 중요성. 무엇보다 소중한 게 '나 자신'이라는 말.

어떻게 생각하면 '뻔하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잔잔하게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이 말을 들으며 함께 호흡과 명상까지 하면 복잡하게 얽혀있는 마음이 서서히 풀어질 것 같다.


4장은 일상으로 돌아와서 생긴 일.

발리에서 무사히 힐링하고 돌아온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으로 저녁에 간단하게 일기를 썼다.

오늘의 기분을 나타내는 색깔, 오늘 들은 음악, 오늘 입은 옷, 소소하게 산 것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간단하게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꿈을 찾고,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낸시 (스티커 포함)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 만화, 고양이 낸시

 

아들과 단둘이 사는 더그는 자신의 집 문 앞에 놓인 아기를 발견한다.

그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 아기는 고양이였고, 자신은 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워하는 아기의 모습에, 그는 고양이를 자신의 아이와 같이 키우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고양이 낸시>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기 고양이를 어떻게 키워야하나 이런 저런 정보들을 찾아보는 더그의 모습.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걱정했지만 아기 고양이 낸시의 귀여운 매력에 빠지고 따뜻하게 받아주는 마을 사람들.

'고양이와 쥐'라는 관계가 아닌, '친구'라는 관계를 맺는 아이들의 모습.

쥐들이 사는 마을에서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는 설정에 걱정하던 마음은 책을 읽을수록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서 읽을수록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들을 보여주고 있다. 더그도, 마을 어른들도, 마을 아이들도, 그리고 낸시까지도.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고, 상처 받지 않게 비밀을 지켜주고 양보해주는 '사소한' 배려들.

상대를 존중하고, 생각해 주는 마음이 그 배려들에 담겨 있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배려는 받는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지켜보는 이에게도 따뜻함이 번지게 한다.

동화같은 이야기도 좋았고, 그림체도 찰떡같이 이 분위기에 맞아서 보는 즐거움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만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로 보는 세계의 역사 1 - 선사 시대와 고대 서아시아 세계 만화로 보는 세계의 역사 1
학연플러스 지음, 임이지 옮김, 모지현 감수 / ㈜소미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세계사 공부로 시야 넓히기, 만화로 보는 New 세계의 역사 1

 

3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볼 수 있는 <만화로 보는 New 세계의 역사>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1권은 선사 시대와 고대 서아시아 세계를 다루고 있고, 2권은 그리스 로마와 지중해 세계를 다뤘다.

총 12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차근차근 세계 곳곳의 역사를 알아갈 수 있는 책이다.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이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흥미를 느꼈다.

그도 그럴것이, 세계사의 시작을 인류가 등장하기 전, 우주의 빅뱅과 지구의 탄생에 두었으니 말이다.

과학과 역사의 만남. 거리가 있어 보이는 학문의 교차점을 발견할 때마다 더 폭넓게 지식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류의 탄생까지 다룬 후에는 4대 문명 중 두 가지가 연이어 등장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함무라비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이집트문명에서는 람세스 2세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그 후 1권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다리우스 1세와 페르시아 제국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계사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고, 그래서 재미있었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에 살을 더해 연결해나가는 것이 좋았다.

예를 들어, '함무라비 법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함무라비 왕이 어떤 왕이었는지는 몰랐는데, 책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그가 이뤄낸 것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각 권 앞에는 세계사 대조 연표가 모두 실려 있다. 책에서 다루는 역사가 어디쯤인지 비교해 볼 수 있다.

내용이 끝난 후 부록으로는 해당 책에서 다룬 시대 요약 정리가 있다.

연표, 역사 지도, 해설, 세계사 스포트라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를 보며 흥미를 키웠다면 뒷편의 부록으로 지식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구성이 좋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양 옆 가장자리에 있는 이 주석이다.

주석이 있는 건 좋은데, 세로쓰기라서 읽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에 담은 주석은 짧아서 그나마 읽기 쉬운데, 좀 길어지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동시에 주석까지 꼼꼼히 읽는 타입이 아니라면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