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터
댄 헐리 지음, 박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더 똑똑해지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스마터

 

요새는 뭔가 처음의 인상 그 이상의 결과를 주는 독서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읽은 <스마터> 또한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두뇌를 계발시켜 더 똑똑해지려는 방법들이 효과를 만들어내는지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두뇌 계발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고, 최근의 다양한 연구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임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더 똑똑해지기 위한 도전기'가 아니라 '두뇌 훈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고나 할까.

SMARTER. 누구나 더 스마트해지고 싶어한다. 아니, 여기서는 스마터가 'SMART+ER'로 똑똑한 사람을 의미하는 건가? 어쨌든 똑똑하다는 것은 뭔가 우월한 기분을 준다. 최근에 '뇌섹남'이 인기를 끄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방법들, 그리고 폭넓은 지식을 뽐내는 사람들은 멋져 보인다. 그건 물질적인 것과는 달리 이러한 모든 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까.

아무튼 저자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 스스로 다양한 두뇌 계발에 도전해보기로 한다. 앞부분은 저자가 수많은 두뇌훈련 방법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의 방법, 전통적인 방법, 미래지향적인 방법.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었다. 현재의 방법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한 두뇌 훈련이 많았는데, 이 훈련방식을 제공하는 몇몇 회사들이 있었다. 저자는 그 회사들에 찾아가 그 방법에 관한 연구와 사례등을 조사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방법은 음식과 음악, 그리고 운동을 주로 권하는 내용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인 방법은 약물이나 의학적인 자극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방법은 들어본 적이 있었으나, 현재의 방식과 미래지향적인 방식은 처음 접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두뇌 훈련 중 연구 방법으로 이용되며 알려진 '엔백' 훈련. 저자는 엔백 훈련에 대해 설명하는데 저자가 장담했듯이 말로는 제대로 이해가 안된다. 그래도 실제 예시를 들며 소개하는 내용을 보니 점점 이해되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저자는 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두뇌 능력이 향상되는지 시험하기로 한다.

방법을 결정하고 도전하는 중간중간 저자는 두뇌 훈련에 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조사하고, 관련된 인물들을 만난다. 그가 기자이기에 더욱 꼼꼼하게 조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저자가 행하는 두뇌 훈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측이 있는가 하면, 그 내용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도 있었다. 저자는 일단은 긍정적인 측 쪽에 서 있는 듯 한데, 반대 측 입장도 전해준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 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두뇌 훈련 분야가 꽤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찬성과 반대측 입장이 타당하게 보여서 갈팡질팡하게 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 쪽 분야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왔기에 한 쪽으로 결정을 내리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원래 기술이나 지식 같은 것들은 끊임없는 논쟁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

이 논쟁도 논쟁이지만, 사실 후반부에서 더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두뇌 훈련 분야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부모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중 돌연변이가 생겨서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태아가 태어나기 전에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다운증후군 아이를 출산하는 확률이 낮아졌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제 의사 친구도 시설에 맡기라고 권하더군요. 아내와 나는 싫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들이라고, 우리가 돌볼거라고. 그때 그 결정이 우리 부부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어요. 아들은 우리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었으니까요. (p.278)

그런데 책에서 소개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두뇌 훈련으로 아이들의 상태가 개선되면 좋겠다고 보기도 했지만, 반대로 두려워하는 부분도 있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개선을 하게 되었을 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들도 계속 가지고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러고보면 '두뇌'를 다룬다는 건 다른 신체 부분들을 다루는 것보다 조금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두뇌는 신체 전반을 관장하는 기관인 만큼 기억 뿐 아니라 개개인의 성격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비관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두뇌 훈련을 통해 능력이 개선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어떤 것이든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어느 한 쪽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깊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정말 많은 사실들이 발견되고, 또 많은 문제들과 관련지어진다. 두뇌 훈련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절박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그리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결국 저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예정했던 기간 동안 충실하게 하려고 했던 두뇌 훈련 모두를 해내지는 못했다. 확실히 더 똑똑해지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시 한 검사에서, 일부 능력은 떨어지기도 하고, 일부 능력은 오르기도 해서 전체적으로는 조금 나은 결과를 받아든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두뇌훈련이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저자는 만족스러워한다. 두뇌 훈련을 하는 동안 악기를 새로 배우게 되고, 규칙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등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두뇌를 계발시키는 것 그 이상의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두뇌 훈련 방식들이 효과가 있었든 없었든간에, 해피엔딩.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이 더 똑똑해진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책 속에서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책의 저자 대니얼 키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인간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나쁜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p.2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만난 라이팅북,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일단 표지가 약간 특이하다. 양장인 듯 아닌 듯 두께가 미묘하다. 이런 두께의 양장본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뭔가 수제 책을 접하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 표지였다.

제목이 쓰여진 책장을 넘기면 작가의 말이 짧게 소개되어 있다. 아주 짧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말이다. 역시 시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별'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 끌린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도 제목에 들어간 '별' 때문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별'이란 말은 하나의 마법 같은 단어다. 그냥 막 끌려가게 되는 그런 단어.

작가의 말 뒤로 책에 대한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다. 책의 구성은 왼쪽에 시 원문이 실려 있고, 오른쪽에 따라 쓸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형태이다. 그리고 시들은 몇 개의 부로 각기 묶여 있는데 그 부의 제목들은 김용택 시인의 시에서 인용한 구절이라고 한다. 잎이 필 때 사랑했네 바람 불 때 사랑했네 물들 때 사랑했네,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울고 왔다 웃고 갔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이렇게 네 개의 제목과 함께 어떤 내용의 시들을 모아 두었는지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본문에서 책의 저자 김용택 시인이 권하는 따라 쓰기 좋은 시 101편이 소개되어 있고, 거기에 더해 독자들이 뽑은 김용택 시인의 시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총 111편이라니 꽤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역시 시라서 일반 책의 두께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따라 쓰기 전에 시를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너무나 유명해서 이미 알고 있는 시들도 있었지만, 당연하게도 몰랐던 시들이 훨씬 더 많다.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들을 하나하나 골라 보았다. 이렇게 끌리는 시부터 하나하나 써내려가볼 생각이다. 제목 때문에 눈길을 끌었던 이병기 시인의 '별', 드라마에서 언급되며 굉장히 유명해진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아주 오래 전부터 줄곧 좋아하던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과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등이었다. 한편 해외 시인의 시도 중간중간 실려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시로는 굉장히 짧아서 단상 느낌이었던 요한 괴테의 '용기'와 거트루드 스타인의 '해답'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따라 써 본 시는 이문재 시인의 '도보 순례'였다.

시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올랐는데, 읽을수록 곱씹게 되는 느낌이 있었다. 투박한 듯 하면서도 은은한 매력이 풍기는 그런 느낌의 시이다.

 

아무튼 여기 실린 111편의 시를 하나하나 따라쓰면서 감성을 가득 충전하고 싶다. 그리고 책을 통해 시를 접한 시인들의 다른 시들도 찾아보고도 싶어진다. 숨어있는 매력적인 시들을 찾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보다 아쉬웠던 책, 내 옆에 있는 사람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하는 건 너무나 위험하다. 오랜만에 이병률 작가의 여행 에세이 신작이 나온다고 해서 큰 기대감을 안고 읽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은 역시 독이었을까. 그래도, 좋은 책이었음은 분명하다. 다만, 기대가 너무 컸고, 두께감이 생각보다 버거웠을 뿐.

여행 산문집이라고는 하지만, 여행에 대한 부분보다 산문집에 가까운 부분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좋았다. 여행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자가 여행으로부터 얻은 생각들을 읽어가고 싶어서이니까. 그런데 이 여행 산문집은 조금 독특한 부분이 있다. 몇몇 부분에서는 여행을 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행이 아니라, 평소 머무르고 있는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 갔을 때 느꼈던 일들을 풀어놓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걸 여행이라고 볼 수 있나? 싶었는데, 그걸 여행이 아니라면 뭐라고 정의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결국 여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쨌든, 평소와 다른 공간에 가게 된 것이고, 또 그곳에서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되었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 여행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거기에 산문집에 가까운 글이었기 때문에 눈에 띄는 글들이 참 많았다. 잔잔한 느낌을 전해주는 글들.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글들. 가끔은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고, 멍하게 만드는 사연들도 있었다. 내가 여행을 간 곳에서 누군가는 일상을 살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던 것도 같다.

그런 수많은 글들 중에 단연 눈에 들어왔던 것은 표제작. 역시 표제작은 뭔가 다르다. 정말 짧았는데, 그 내용 전체가 너무 좋아서, 그대로 옮겨 적어본다.

 

이 사실을 알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요.

 

내가 사람으로 행복한 적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얼만큼의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을요. ('내 옆에 있는 사람' 전문)

표제작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이 책에서는 '관계'에 대한 글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사랑, 그리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의 어긋나고 이어지는 것에 대한 생각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항상 마주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까. 홀로 어디든 떠나더라도 결국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두고 온 사람들과의 관계도 떠올리게 되기 마련이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두려우면서도 한편은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읽어가게 되었다. 공감가는 글들을 읽으며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와 많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두렵다. 비슷한 사람하고의 친밀하고도 편한 분위기에 비하면 나와 다른 사람 앞에는 본능적으로 속을 여미게 된다. 그럴수록 나아 같은 사람을 찾겠다면서 여러 시험지를 들이대고 점수를 매기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기준과 중심들을 꺼내놓고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이해하는지 이해 못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은참 그렇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의 박자를 가지고 살며 혼자만의 시력만큼 살아간다. ('세상의 여러 맛을 보려고 사는 것 같아서' 중에서)

 

시간은 또 선택하게 합니다. 그 힘겨운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음도 알게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한 사람이 오고, 아무도 모르게 그 사람 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내가 만든 감정인데 그 감정은 문득 나를 아프게 합니다. 시간이 허무는 일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거의 모든 일들이' 중에서)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는 페이지수를 적어둔 부분이 없었다. 가끔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페이지수가 적혀있지 않은 책들을 만나게 된다. 왜 없을까? 물론 숫자가 없는 것이 깔끔해 보일 때도 가끔 있지만, 기억해두고 싶은 글이 많을 때 페이지수를 적어두곤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엔 조금 불편할 때가 있다.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마음에 드는 글들만 고심해 선별해서 열심히 따라적게 되기도 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좀더 관계에 대해, 삶에 대해 알게 된 후에. 그렇다면 또 다르게 읽힐 것 같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터링 아트 컬러링북 - 네이처 테라피 레터링 아트 컬러링북
류보미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나간 봄을 추억하며, 레터링 아트 컬러링북

오랜만에 또다시 컬러링북을 만났다. 이번에 알게 된 컬러링북은 <레터링 아트 컬러링북>.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일지 조금 헷갈린다. '레터'라는 것에서 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글씨가 떠오르기도 한다.

표지 한가운데에는 색색의 꽃그림이 '봄'이라는 글씨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무색의 꽃 그림들. 꽃 글씨 옆에는 작게, '피어날 봄'이라는 글이 적혀져 있다. 이 책이 봄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본격적으로 컬러링을 하기에 앞서,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설명이 조금 길게(!) 쓰여 있었다. 그 설명에서는 이 책을 기존의 컬러링북과 조금 다르게 활용할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었다. 기존의 컬러링북이 색칠 도구, 그러니까 색연필, 수채색연필, 사인펜, 수채화 물감, 크레파스 등등을 활용해 색칠하는 것에서 끝났다면, 이 컬러링북은 거기에 새로운 재료를 더할 것을 제안한다. 그건 바로 자연에서 가져온 실물과 사진이다. 이것들을 마치 콜라주 하듯이 붙여서 더 자연적인 느낌을 살리라는 것이었다. 책에 있는 그림은 전체적으로는 그림이지만 그 안에 글자가 있는데, 이것이 실물과 어우러지면서 더 큰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로 설명한 것에 이어서, 그림 예시가 이어졌다. 단계별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보여진다. 그런데 옆에 소개된 글에서는 분명 쉽다고 나와있는데... 막상 그림을 보면 절대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수준의 그림이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봄이 느껴진다. 꽃과 나비, 그리고 배경의 은은한 수채화까지... 이런 수준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라는 글자의 이미지가 잘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이어지는 컬러링 일러스트들은 모두 '봄'이라는 글씨가 보이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요정의 얼굴 모습이 포함된 일러스트였다. 붉은 빛의 꽃들과 노랑 머리의 요정 얼굴, 그리고 나머지는 초록빛으로 구성해보았더니 나름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가 되어 기분이 좋았다. 봄의 따스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봄'이라는 글자를 만들어내는 일러스트가 가득한 책이었다. 글씨 가장자리에 다른 그림들이 가득 그려져 있어 좀처럼 알아보기 힘든 글씨도 있었지만, 하얀 배경에 '봄'이라는 글씨를 만들어 내서 색칠하지 않고도 눈에 잘 들어왔던 일러스트들도 있었다.

 

'봄봄'이라는 작은 글씨 둘로 이루어진 페이지도 있었는데, 어쩐지 동명의 소설이 생각나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한 개만 있는 것보다 글씨 크기가 작아서 앙증맞게 보이기도 했다.

봄이 이미 지나간 지 오래지만, 이 컬러링북을 색칠하면서 지나가버린 봄을 추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따스하고, 아름답고 풋풋함이 느껴지는 계절. 무엇보다 아름다운 꽃과 잎사귀들이 가득한 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계절임을 생각하게 했다.

언젠가 그림 솜씨가 더 나아진다면, 꼭 예시 그림처럼 수채화 배경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물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뒷장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채화에는 도전을 못하고 색연필만 사용 중이지만 말이다.

컬러링북의 세계는 굉장히 다양한 것 같다. 그리고 무색의 세계를 색깔이 있는 세계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그나저나, 이 시리즈는 여름과 가을, 겨울도 만들어질까? 어쩐지 봄이 있으니 다른 계절도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톡카톡 - 읽다 떠들다 가지다
김성신.남정미 지음 / 나무발전소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벼운 수다로 즐겁게 독서하기, 북톡카톡​


이번 서평은 책 내용에 걸맞게, 가벼운 대화체 느낌으로 써보려 해요! 발랄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말이죠!

이 책은 경향신문에 '남정미·김성신의 북톡카톡'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칼럼의 일부를 모아 출간한 책이에요. 제목처럼 '카톡'으로 대화하는 형태로 해당 책 내용을 바탕으로 두 사람의 저자가 느낀 점을 공유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답니다! 그래서 그냥 카톡 이야기라고 읽기에는 다소 긴 듯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 구성이라는 것이 쉽게 취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 '카톡'으로 대화하듯 이야기를 나누는 책들이, 만만치 않게 보이는 책들이에요. 그냥 읽었다면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은 인문학 혹은 사회학 관련 책들이 은근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카톡 대화를 하는 형태로 읽다보니까, 책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어요. 그러고보면 어떤 책을 마주하는 자세도 책을 읽어나갈 때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책 내용에 한정된 수다가 아니라, 관련된 화제 모두가 포함되기 때문에 더 흥미로워요. 그러니까 약간 유식한 말로 하자면... 내재적 관점 뿐 아니라 외재적 관점도 가득 담겨있다고나 할까요. 예를들어 김영하 작가의 <보다>라는 책을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김영하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꽤 있었거든요. 그렇게 독서의 폭을, 시각의 폭을 넓혀갈 수 있는 책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수다가 말이죠, 가벼운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책 내용이 흥미로워지도록 내용을 쏙쏙 골라내 보기 좋게, 그리고 그 책을 집어들고 싶어지게 독자에게 가지런히 내어놓는다니까요! 사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일 많이 생기잖아요. 책 속에 소개된 또 다른 책을 읽게 되는 일종의 연쇄독서!!! <북톡카톡> 때문에 읽고 싶어진 책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카톡에서 소개하는 책 뿐 아니라, 각 파트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뭔가로 만들어주는 책'코너 중에 확 눈길을 끄는 책들이 의외로 많았거든요.


책 초반에서 이런 얘길 하더라고요. 전문가들도 각자 자기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고요. 그러고보니 그런 비슷한 말은 어디에선가 들었던가... 읽었던가... 아무튼 익숙한 느낌이었네요. 어쨌든 '뭔가로 만들어주는 책' 코너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열권에다가 한권 더 더해서 소개하고 있어요. 혹시 읽은 책이 있으려나..? 싶어서 그 코너가 나올 때마다 어떤 책이 있나 열심히 들여다봤는데, 각 코너마다 한두권 정도만 읽었더라고요. 결국 저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게 아니라 다양하지만 얕게 읽는 것으로 판명났네요. 아예 한 권도 읽지 않은 분야도 있었고요.

어쨌든 이 코너에서 제가 주목했던 두 분야는 '글쟁이'로 만들어주는 책 10+1과, '걷게' 만들어주는 책 10+1이었어요. 요즘 관심사에 아무래도 끌렸던 것 같아요. 때문에 이 두 코너에 나온 책들은 차근차근 한 권씩 읽어나가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지금 쌓여있는 책들부터 읽어야하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올해 안에는 꼭!! 읽으려고요.


제가 바로 위에서 요새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고 했었죠? 아무래도 서평을 자주 쓰다보니 글쓰기에 관심이 갈수밖에 없어요. 글을 쓰다보면 그게 어느 장르의 글이든 더 잘 쓰고 싶은 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인상깊은 카톡수다도 <힘있는 글쓰기>라는 책을 소재로 대화한 내용이었어요. 글쓰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책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 생겼어요. 이 책은 이번 달 안에는 꼭 읽어보려고요!

그밖에 카톡 수다를 통해 궁금해진 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일단 우선적으로 접해보고 싶은 책들은 세 권 정도에요. 하나는 정유미의 <먼지아이>라는 동화책이에요. 책에 대한 이 설명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궁금해졌어요.


<먼지아이>는 저자가 다 완결시켜 버린 닫힌 구조의 스토리가 아니라, 독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완성시켜 가는 완전히 열린 구조의 스토리라는 거죠. 독자가 먼지아이를 두고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수만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하죠. 진짜 멋지고 놀라운 동화에요! (p.128)


그리고 또 한 권은 <흔적의 역사:이기환 기자의 이야기 조선사>라는 책. 기존에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의 조금 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다고 해서 궁금하더라고요. 제가 한 때 역사를 좋아해서 조선왕조실록도 읽어보고 야사도 찾아서 보고 했었다보니까 이렇게 이야기하는 부분도 공감이 갔고요.


우리는 역사 속 인물을 직접 만나볼 수가 없으니, 그냥 외워야 했던 교과서 정보만 가지고 고정된 이미지로 각인시켜 버렸지요. (p.149)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은 <신 백과사전:고대부터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이라는 책이에요. 마이클 조던이라는 외국 사람이 지었다고 하는데, 전 세계의 신들을 다뤘으니 한국 신도 등장하겠죠? 예전부터 신화 읽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가 되어요. 물론 악마 백과사전도 궁금한데, 일단은 신부터 알아가려고요. 제가 예전에 읽었던 북유럽, 인도, 그리스로마, 한국, 일본, 중국 신화에 등장했던 신들을 다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


저자는 책 맨 앞부분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하여간에 우리의 설레발로 인해 누구라도 '아! 책은 쉬운 것이구나!', '독서는 재미있는 것이구나!' 이렇게만 여기게 된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p.9)


그 목적을 결국 잘 살려낸 것 같아요. 저는 물론 독서를 아주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독자지만, 이 책을 주변에 선물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책과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읽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고요. 이 칼럼은 아직도 하고 있을까요? 아직도 연재되고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이 매력에 중독되어 버렸나봐요 어느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