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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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이야기, 천둥의 계절


이야기가 참 매혹적이었다. 머뭇머뭇거리다가 차츰 빠져든다.

왜 재출간이 되기를 독자들이 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런 책이 절판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땅, 온. 그곳은 전쟁을 일삼는 바깥 세계인 '하계'와는 다른 공간이다.

온에서 나가는 것도, 온으로 들어오는 것도 엄격히 통제된다.

온에는 특별한 계절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천둥계절'이다.

천둥계절에는 종종 온의 주민이 실종된다. 겐야의 누나도 천둥계절에 사라져버렸다.

그 후 겐야가 온에서의 삶을 살다가, 그곳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종의 유토피아 같아 보였던 온. 그러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역시 유토피아는 허울임을 보여준다.

보여지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었고, 그 어둠은 결국 '악'을 만들어냈다.

'온'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그에게 씌인 악령이 문제였다고, 그 자체가 악인이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결정적인 계기는 '온'의 관습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온'이라는 세계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세계관은 정말 매력적이다.

신비로움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듯한 '온'의 모습은 흥미롭다.

천둥계절도, 바람와이와이도. 이 단어들이 설명과 묘사와 결합하는 순간 매력이 가득해진다.

어느 한 구절이 좋다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빠져들게 되는 느낌. 오랜만이라 신기하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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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 내 삶을 일깨우는 챌린지 프로젝트
서동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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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ay 1 Challenge,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몇 년전까지 일기는 꾸준히 쓴 편이다. 그러나 다이어리는 길게 쓰기 힘들었다.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기록해나가는 걸 꾸준히 하지 못하는 타입이 아닐까 생각한다. 1년의 시간을 채우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1 Day 1 Challenge,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은 목표 달성 180일 챌린지 북이다.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지 못하는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채울 수 있을까? 망설여진다. 하지만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전하고 싶다'가 아닌 '도전해야 한다'. 의욕이 부족하더라도, 약간은 떠밀려서라도, 일단 시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록'은 막연한 생각을 글을 통해 실체화시키고, '꿈'을 실행 가능한 '목표'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p.7)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썼다. 기록이 막연한 생각을 실체화 시키고, 꿈을 목표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다고. 앞이 보이지 않고, 먹먹한 느낌들을 선명하게 가다듬고 싶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뭔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나의 의욕을 끌어올려줄 것들이 뭐가 있을지. 차근차근 기록하며 찾아가고 싶었다.


깔끔한 양장본. 표지의 글씨는 초록빛으로 반짝거리고 입체감이 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180일간의 챌린지 프로젝트'에 따라 독자가 직접 기록해야 하는 'Q&A 기록노트'다.

이 기록노트는 인생 그래프, 10가지 다짐의 말, 180일 목표 플래너, 습관 트래커, 180일 Q&A의 5가지로 구성했다.

인생 그래프는 지금까지의 삶을 간단하게 꺾은선 그래프로 그려 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어지는 '10가지 다짐'이 좋았다. 스스로에게 대하는 긍정의 말들이다.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갈 수 있도록, 각 다짐의 말마다 세부적인 질문과 답하는 부분이 있다.

180일 목표 플래너는 월에 따른 목표를 써두는 부분이고, 습관 트래커는 세부 목표들을 실행했는지 체크하는 부분이다.

180 Q&A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매일 한 페이지씩 기록할 수 있다. 각 날마다 맨 위에 쓰여 있는 여러 가지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하나씩 읽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감 컬렉션도 흥미롭다. 저자의 영감 컬렉션을 보면서, 나의 영감 컬렉션은 뭐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확 떠오르는 게 없어 조금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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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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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의 시대 필요한 고민들, 새로운 가난이 온다

 

『새로운 가난이 온다』는 현대의 기술발달과 함께 다가온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인공지능의 성장을 비롯한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바뀔 수 밖에 없는 현실들. 특히 '경제'와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화체여서 매끄럽게 읽히는 편이다.

익숙한 경험과 사례들로 시작해 차근차근 깊은 주제로 이끈다.

과거에도 기술발달로 인해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새로운 시대에 윤리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담았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는 역시 '경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 현대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제력이 필요하니까.

 

과거의 철학 책들은 인간 자신인 '개인'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공존'이라는 주제를 생각하게 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한다면, 그 일을 하던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기술 발달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겪었듯이,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시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배의 문제들. 숫자들과 데이터로 보여지는 21세기의 차가운 현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함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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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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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서점은 오늘도 영업중, 서점 일기


『서점일기』는 스코틀랜드 위그타운에 자리한 중고 서점 '더 북숍'을 운영하는 글쓴이의 솔직한 일기를 담아낸 책이다.

서점 운영을 하면서 겪게 되는 각양각색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그간 서점 운영에 대한 책을 읽으며 느꼈던 어려운 점들을 이 책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의 어떻게든 값을 깎아보려는 모습. 반대로 판매하러 온 손님들이 제시한 가격에 수긍하지 않는 모습. 황당한 질문을 하는 손님들. 점원과의 갈등. 낡은 건물 보수 문제. 온라인 서적 판매와 관련된 문제. 북 페스티벌을 열면서 겪는 다양한 돌발상황. 그 밖의 여러 사건들이 이어진다.


이렇게 고인의 장서를 처분하는 일은 어쩌면 그들의 특성을 해체시키는 최후의 작업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증거의 마지막 조각을 없애는 책임을 맡은 느낌이랄까. (p.48)


책을 읽으며 항상 흥미로웠던 부분은 책을 구입하는 내용의 에피소드들이었다.

책을 팔러 서점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양의 장서를 파는 경우 글쓴이가 직접 방문해서 견적을 낸다.

그렇게 책을 구입하러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장서가 보여주는 삶의 궤적들이 인상적이다.

글쓴이가 책을 구입하러 가서 만난 책 주인들의 삶의 행적에 놀라며 자기 반성을 하는 모습도 종종 나온다. 무시하는 버릇을 고쳐야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책을 처분하는 손님이 책을 소장했던 본인인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죽은 이의 유품이었던 장서를 처분하는 가족들의 모습, 책을 처분하며 고인에 대한 생각을 하는 부분은 왠지 모를 먹먹함을 준다.


난 그저 손님 한 명 한 명이 모두 독서 경험을 통해 동등한 기쁨을 얻어 내기를 바랄 뿐이다. (p.95)


책에 관한 책들을 워낙 좋아하기에 서점 운영에 관련한 책들도 여러 권 읽은 편이다. 『서점 일기』를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책들에 담겼던 내용과 비슷한 문제들을 볼 때마다 씁쓸함이 느껴졌다. 특히 황당한 손님들의 이야기. 정말 이런 손님들이 있을까? 싶은데 그런 손님들이 많아서, 글쓴이가 '남다른 인간혐오자이자 서적애호가'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년간의 솔직한 서점 운영 일기를 읽으며, 이 서점에 일방적으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책의 매력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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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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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을 찾기 전까진 절대 저승으로 갈 수 없다, 경계인


카카오 페이지와 CJ ENM이 함께 주최한 '제 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출간 전 웹툰화 확정이 되며 기대감을 주는 소설, 『경계인』을 읽었다.

한국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었는데, 주인공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자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간다는 소개글 내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정신이 든 순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시체. 그리고 그 시체를 가져가는 수상한 인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주현은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전까진 저승에 갈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7일간 이승에 머물게 된다.

담당 저승사자 우진은 주현에게 경계인인 성민을 소개해 도움을 받게 한다.

그는 이승과 저승에도 속하지 않은 존재로, 흡혈귀였다.


"저승 사람들은 이승 일에 간섭하지 못해. 반대로 이승 사람들은 저승 일에 간섭하지 못하지. 저승 사람도 아니고 이승 사람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우리는 경계인이라고 부르지." (p.37)


주현은 성민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밝혀지는 사실들은 '주현'에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주현' 이전에 살해당한 사람들이 있었다.

주현의 죽음은 복수극인가, 연쇄살인인가.

범인이 '주현'을 죽인 이유.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7일의 시간은 숨막히게 흘러간다.


그냥 잊힐 수도 있었던 자신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누군가가 고민하고 노력해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깊은 위안이 되었다. (p.253)


분량이 상당한 편이었지만, 막힘없이 읽히는 소설이었다.

주인공 '주현'의 기억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사실들을 추적해가는 흥미가 있다.

범인의 정체를 좁혀가는 중에 예상치 못한 단서들이 나오면서, 이야기의 신선함이 계속 유지된다.

그 신선함들이, 책을 흥미진진하게 계속 읽어가도록 한다.

주현과 성민, 그리고 성민의 조력자들까지. 인물들도 입체감이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 몽실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었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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