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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란 무엇인가 ㅣ 과학과 사회 4
롤랑 르우크 외 지음, 박수현 옮김 / 알마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어렵지만 알아갈수록 빠져드는 과학, 물질이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다.
롤랑 셰어, 과학산업관 과학과 사회 학회장. (p.10, 여는글에서)
책의 시작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듯이,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속의 많은 일들이 과학적 시선을 들이대면 전혀 새롭고 흥미로운 현상들로 바뀌어 버린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들이 자꾸만 튀어나오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모르기 때문에, 더 알아갈 무엇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과학을 멀리하다가도 다시 찾아오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다시 과학 서적을 조금씩 읽고 있다. 특히 최근 알게 된 이 '과학과 사회' 시리즈는 최신 과학 경향들도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는 책들인 것 같다. 저번에 '기억'과 관련된 다양한 개념적인 과학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3명의 저자가 3파트로 나누어 물리학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이 이야기한 '물질'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고전 물리학, 그리고 현대 물리학에 이어 천문학에서 이야기하는 '암흑 물질'까지... 그야말로 '물질'에 속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그 개념이 변해온 과정에 따라 차근차근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물리학은 과학 분야중 가장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야였다. 사실 천문학 분야가 가장 수학적 계산이 많은 분야이긴 하지만 지구과학의 한 분야로 다뤄졌기에 계산보다는 '별'의 신비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반면 물리학은 실체가 없어 보이는 것을 계산하고 상상하고 가상실험을 하는 것들이라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래도 눈에 안보이는 것보다는 일단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있는 게 이해가 쉬운 법이니까. 그런데 그 때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이해했던 것들이 물리학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된 개념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고나니 어쩐지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물리학에서 개념은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결코 쪼갤 수 없는 입자라고 하던 '원자'도 이제 좀더 쪼개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실체는 물질이 아니다. 또한 물질도, 에너지도 실체가 아니다. 실체는 사실 물리학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체 개념의 형이상학적 중요성이 사라진 것은 전혀 아니다. (p.59)
이 책에서는 이렇게 알아듣기 힘든 말들이 쓰여 있다.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뭔가 자꾸 알고싶어진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들이 어떤 형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이 바로 이 물리학이기 때문이다. 어떤 체계를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완전히 불규칙적인 구조를 띄고 있는지. 계속해서 연구가 지속되면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들이 계속 발견되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다. 특히 '에너지'와 '물질'이 비슷한 연계성을 이룬다는 점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전혀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로 교환될 수 있다니. 역시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야이다.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특히 이 책을 통해 흥미로웠던 것은 '양자이론'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분ㅇ는 가끔 신문 과학 면을 통해 접한 것 말고는 전혀 정보가 없어서 더 특이하게 느껴졌다.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정보들이 연결되는 '양자이론'. 특히 물질에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반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너무 알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던 찰나, 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양자이론의 탐구 대상은 이런저런 특징을 가질 수 있고 질량과 전하가 서로 다를 수있지만 그 근본적인 성질만 고려하면 결국 모두 동일하다. 전자든, 광자든, 양성자든, 양자이론의 모든 소립자들은 단 하나의 동일한 범주, 즉 광양자의 범주에 속한다. 이에 대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물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양자이론의 탐구대상은 그야말로 괴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적어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괴상하다......" (p.74)
이 말을 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도 어쩐지 익숙한 이름이라 반갑기도 했는데,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아직 수수께끼투성이인 양자이론의 탐구대상들. 그 것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비밀을 밝혀내면서 인간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직 전혀 그 존재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우주 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지의 물질, '암흑 물질'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었다. 적어도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은 시료채취라도 할 수 있는 반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은 여러 모로 파악이 힘들다. 미지의 물질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렇게 '물질이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의문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시대적으로, 다양한 이론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온전히 집중해서 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을 계획이다. 물론 그때는, 다른 책들을 통해 좀더 과학적 지식을 쌓은 뒤에. 특히 양자이론이나 암흑물질에 대해서 좀더 안 뒤에 읽어보고 싶다. 어쨌거나 이 책을 통해 물리학이 사실은 엄청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역시, 시험이 관계되지 않는다면 학문을 탐구하는 것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