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하이트 《불안 세대》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

정형철
조너선 하이트는 《불안 세대》(2024)에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현실 - P166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세계의 과소보호‘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그들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했는지병리적 현상을 통해 소상히 분석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통계적자료에 의하면 아동기 및 청소년기의 우울증과 불안, 그리고 자해 시도및 자살률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이후 급증했다고 한다. 놀이 기반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아동기대재편‘이 몰고 온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조사 대상에 포함된 영미권 국가나 북유럽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하이트는 불안과 우울증 비율이 그토록 많은 나라의 청소년 사이에서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급증한 이유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사용 외의 어떤 다른 이론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P167
올해 초 소셜미디어 제국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소유한 소셜미디어 그룹)는 ‘제3자 팩트체킹 (fact checking)‘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발표를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팩트체킹‘의 폐지는 트럼프가 오랫동안 강력하게 요구해온 것이다. 애초에 트럼프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이제 표현의 자유로돌아갈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트럼프에게 굴종했다. ‘표현의 자유‘ - P171
는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의 ‘팩트체킹‘ 기능을 비난하면서 가장 강력하게 내세운 논리였다. 많은 언론에서는 이번 투항을 두고 트럼프를 위한저커버그의 선물이라고 묘사했다. 이로써 그렇지 않아도 가짜뉴스와허위정보의 온상이었던 소셜미디어는 이제 허위와 혐오가 판치는 ‘오물통‘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메타의 투항은 기술기업이 정치권력의 위압에 굴종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소셜미디어가 그 이름의 의미와는 다르게 사회적 소통 매체가 아니라 영리가 최우선인 매체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 P172
조너선 쿡
가상현실(VR) 분야를 개척한 재런 러니어는 구글을 비롯한 디지털기술 기업들이 실제로 팔고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미묘하게 우리의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고 있고, 기업들은 "바로 그것을 팔고 있다"는것이다. 요컨대 "우리의 행동과 생각, 나아가 우리 자신을 개조함으로써"그들은 돈을 벌고 있다. 이 기업들은 특히 ‘예측 사업‘을 통해서 엄청난 수익을 남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처신할지 예상함으로써, 광고에 우리가 더 쉽게 설득당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들은 우리 각자에 대해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감시자본주의‘라고 불리는것의 실체이다. 그런데 예측의 성공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수많은 - P176
데이터를 수집하여 처리하는 작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각자를 모두 어떤 전형(典型)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만드는 것-우리 각자를 차별화하는 특성, 개성, 유별난 점들을 마멸시키는 작업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영화는 암시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광고업자들은 우리의 감정-두려움, 불안감, 욕구, 열망을 더 손쉽게 추정, 이용, 약탈할 수 있다.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다른 기업들이 석유 선물(先物)을 거래하듯이 빅테크 기업들은 ‘인간의 미래‘를 사고팔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이 새로운 시장 덕분에 "인터넷 회사들은 인류 역사에 전례가없는 최고로 부유한 기업들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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