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정치
후기구조주의 이론
앤드리아 드워킨 <포르노그래피: 여성을 소유하는 남성>
차이 페미니즘
글로리아 안살두아 <국경 지대>
에이드리언 리치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이브 코소프스키 세즈윅
주디스 버틀러
수전 팔루디 <백래시>
이성애 규범성
퀴어 연구
앤 카슨, 사랑과 상실
도나 헤러웨이
4부. 페미니즘을 다시 쓴 1980년대와 1990년대
주로 보수적이었던 1980년대와 1990년대라는 배경 속에서제2물결 페미니즘의 전개는 어떻게 기술되어야 할까? 따지고보면 물결들이란 각기 다른 속도로 넘실대다가 어쩌다 한 번씩 무리 지어 움직이는 법이다. 20세기가 끝나갈 무렵에 이르 - P339
면 두 가지 접근 방식이 페미니즘적 사고방식을 재형성했다. 하나는 우리가 이번 장에서 논의할 정체성 정치이고 다른 하나는다음 장에서 폭넓게 다루게 되는 후기구조주의 이론이다. 이 두이론의 영향을 받으며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라는 단어가 혹시다양한 배경과 지향을 가진 사람들을 억지로 융합시키는 것은아닌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VOR정체성 정치는 인종적, 민족적, 언어적, 영적 기원의 탐색에전념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고취시켰다. - P340
‘남성이 지배하는 문화 속에서 성의 자유라는 것이과연 얼마나 많은 해방을 가져다주었는가.‘ - P342
드워킨은 온갖 형태의 검열에 반대하는 시민 자유론자들에게동조하면서 곧장 "섹스 지지파"로 알려진 페미니스트들과 대립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성적 쾌락 경험을 금지해온 도덕적 경건함을 경계하던 이 섹스 지지파 페미니스트들은 성 표현이 노골적인 예술과 포르노의 구분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런윌리스는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에로틱한 것이고 남을 흥분시키는 것은 포르노"라는 것이라며 포르노 반대자들에 대해 빈정거렸다. 드워킨은 이런 입장이 적과의 동업이라고 비난했다.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천"이라는 로빈 모건의 견해에동의했던 것이다. - P343
케이트 밀릿의 『성정치학』에서 영감을 받아 쓴 드워킨의 『포르노그래피 : 여성을 소유하는 남성』(1981)은 포르노산업이 묘사한 여성의 굴욕적 이미지가 여성에게서 인간성을박탈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했다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믿음을 반영했다. 드워킨은 외설 잡지와 영화가 남성들에게오늘날 해로운 남성성이라 불리는 특성을 주입했다고 믿었다. - P344
분리주의자들은 프로이트, 특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발현되기 이전 시기에 맺는 어머니와 유아의 관계에 대한 이론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씨름하면서, 자신들의 추측에 대한 증거를 찾아냈다. 예를 들어 도러시 디너스틴은 미소지니가 여성의 임신과 양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아기가 맨처음 경험하는 타자는 대개 어머니인데,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불안감과 적대감을 ‘전혀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타자인 여성 인물에게 투사시킨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낸시 초도로는가족 로맨스의 또 다른 결과, 즉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도 가장 이른 시기에 욕망하는 것이 어머니라는 점에 대해 고찰했다. 여자아이는 여성 인물에게 1차적 애착을 갖기 때문에, 동성애가 그들의 에로틱한 삶의 중요한 요소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초도로에 따르면 여자아이와 어머니는 상호 동일시를 하는반면, 남자아이는 스스로를 어머니와 반대되는 존재로 규정한 - P345
다. 이런 상호 의존 관계에 에워싸여 성장하는 여성은 유동적인자아 경계선을 습득하는 반면, 자아 경계선이 고정되어 있는 남성은 자기 정체성을 규정함에 있어서 투쟁적인 태도를 취하게된다. 캐럴 길리건은 이 같은 통찰을 윤리학으로까지 확장시켰다. - P346
안살두아는 "젠더만이 유일한 억압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32 『국경 지대』에는 민족과 지리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문화와 멕시코 문화에 대한이해를 높이고 멕시코계 미국/멕시코 문화와 흑인 문화, 북미토착 미국인 문화, 앵글로색슨계 미국인 문화, 그리고 다른 나라 문화와의 소통을 증진하기 위하여 역사, 자서전, 신화를 이용했다. 그녀는 책의 핵심부에서 "메스티사 의식"이라는 역설적사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논했다. 메스티사 의식은 다층적 정체성을 지니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국경선 경계 지대의 거주민들이 물려받은 상충하는 충성심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 P351
에이드리언 리치가 20세기 말 미국의 도덕적 타락에 기여한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를 가장 선명하게 다룬 시인이었다면,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의 뒤얽힌 영향을 가장 단호하게 다루었던 소설가는 토니 모리슨이다. - P366
"흑인 페미니스트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진퇴양난의 감정을느끼기 시작했다. 우리는 가정 폭력에 반대했던 것인가, 아니면인종차별주의에 반대했던 것인가?" 백인과 흑인의 차이를 감안할 때, "여성의 책임"과 "공모 관계"를 강조하던 모리슨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혹시 인종차별주의 사회에서 흑인 남성이 경험하는 체계적인 모욕과 폭력을 의식하고서, 흑인 여성이 여성운동에서 핵심적인역할, 즉 백인 여성이 모두 긍정하지만은 않겠지만 아무튼 그런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녀의 확신을 밝혀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생각이 든다. 그녀는 프랜시스 빌의 통찰을 확장한 셈이었는데, 빌은 1970년의 에세이 「이중의 위험」에서 만일 백인 페미니스트들이 흑인 여성들의 동참을 원한다면 반드시 인종차별주의에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 훅스가 그녀의 저서 『난 여자가 아닙니까?』 (1981)에서 강조한 것과 같은 주장이었다." 모리슨은 흑인의 권리가 여성의 권리에 종속될 수 없다는 자신의믿음을 절감하도록 독자들을 극단으로 모는 위험을 감수했다. - P376
페미니스트들의 저술 활동에도 변화가생겨난 것이다. 문학 저술활동에서 철학적인 담론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퀴어 이론의 출현은 점점 커지는 학계 내부 페미니스트들과 학계 외부 페미니스트들의 분열의 신호탄이 된 셈이었다. 이 새로운 이론가들이 정체성 정치 옹호자들이 지지하던 사회적 범주들에 균열을 일으키는 중에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됐다. - P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