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생인류가 어느 날 갑자기 석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오늘날 21세기 지구상의 지배자와도 같은 위치를 강점하며 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인류 진화의 발자취는 석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인류가 진화함에 따라 석기도 진화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석기가 진화함에 따라 인류도 진화했다. 인류의 진화에서 극적인 과정들인 두 발로 일어서는 때, 본격적인 사냥꾼이 되어 아프리카를 벗어나는 때,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이 심해지던 때, 소위 인지혁명이라고 하는 지적능력 대폭발 등 중요한 시기마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석기가 함께했다. - P33

조개는 훌륭한 영양공급원이었고 맛도 좋았다. 우리 사람이 어떻게 두 발로 걷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수많은 이론 중에 소위 수변적응설이 있다. 다름 아닌 이 조개를 잡기 위해 들어간 물속에서는 부력에 의해 허리를 쭉 펴고 일어서기가 땅 위에서 보다 쉬웠고, 물속에서 두 발로 똑바로 서게 된 인류는 오랜 시간이 흘러 육지에서도 두 발로 걷게 되었다는 것이다. - P47

이때 등장한 바늘, 바늘귀가 달린 바늘로 꼼꼼하게 꿰맨 옷과 신발은 인류가 빙하기의 추위를 극복하게 해주었다. 이렇듯 바늘은 인류의 운명을 바꿔놓은 위대한 발명품이다. 이제 바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귀 달린 바늘의 이야기다. - P53

호모 사피엔스의 위대한 성공 뒤에는 인류역사상 최고의 혁신적인 도구들 중 최고 순위를 차지하는 바늘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바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구는 주먹도끼나 돌날 그리고 도구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고고학 증거로 볼 때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바늘이 있었지만 네안데르탈인들에게는 바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P55

귀 달린 바늘이 최초로 등장하는 시기는 대략 4만 년을 전후한 후기구석기시대로 생각되지만 고고학적으로 확인되는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귀 달린 바늘은 약 2만5천 년 전의 그라베티안 시기의 것들로 알려져 있다. - P55

그런데 한 가지의 재밌는 것은 실제 유적에서 발굴된 동물 뼈는 동굴벽화에 그려진 동물그림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순록, 말, 사슴, 노루, 멧돼지, 토끼처럼 비교적 작고 온순한 동물 뼈들이 주로 출토되며 대부분은 순록이 차지한다. 동굴벽화에는 커다랗고 힘센 들소나 사자, 코뿔소, 매머드, 곰같이 잡기 힘들고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대형 초식동물이나 맹수를 더 많이 표현하였다. 커다란 동물을 잡고 싶은 선사인들의 강한 욕망도 느껴지고 때때로 목숨을 노리는 사나운 맹수로부터 안전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도 읽을 수 있다. 능숙한 사냥꾼 구석기 사람들에게도 사냥은 쉽지 않았고 심지어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는 것을 그들이 남겨놓은 동굴벽화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 P64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부터는 투박한 석기를 사용하였던 것으로 짐작되며 호모 하빌리스 단계에서부터는 확실하게 의도적인 타격을 가해 돌을 깨서 만든 도구 즉 석기를 사용하였다. 이때부터가 구석기시대의 시작이다. - P66

나무로 만든 자루는 돌로 만든 도구와 결합하여 도구를 더 유용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 P69

물가에 서면 돌멩이를 집어 들어 물수제비를 뜨는 행위 역시 초기 인류의 생존 본능과도 가까웠던 돌팔매질의 유전자가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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