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전 - 문학의 프로이트, 슈니츨러의 삶을 통해 본 부르주아 계급의 전기 서해역사책방 14
피터 게이 지음, 고유경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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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부르주아의 정신에 대해 지극히 부르주아적 관점으로 씌어진 역사서. 저자의 박학다식함과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된 듯 한데, 뭔가 좁혀지지 않는다. 19세기 bg 정신이 내포하는 극도의 다양성에 대한 규명? 이 책의 집필의도를 묻는 작업 역시 정신분석학적 탐구주제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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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귀향.꿈의 노벨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7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모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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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 매혹적이다. 동시대의 프로이트가 부러워할만하다. 그가 평생을 공들여 쌓아올린 정신분석의 정수를 슈니츨러는 자유자재로 문학장에 담아낸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면서(있었기에) 그들은 1922년에야 처음으로 만나 긴 시간을 보낸다. 다음은 피터 게이의 <부르주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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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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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직전의 섬광을 그려낸 매혹적인 책이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인다. 츠바이크의 자서전과 <19세기 빈>, <봄의 제전> 정도를 끼고 본다면 훨씬 흥미로울 듯. 나올만한 대가들은 이 때 다 나왔다. 그에 비하면 오늘의 지성사는 얼마나 초라한가. 하지만 빛나던 유럽을 기다리는 것은 전쟁의 수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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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버린 사람들 -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의 기록
김효순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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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침묵의 시선>을 보았다..

사람들이 오지 않은 한적한 오후 시간대, 하루에 단 한 번, 그것도 단 일주일만 상영하는 영화.. 오늘이 그 마지막날이었다..

역시 바삐 일하며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시간대라서인지, 극장 안은 한산했다..

그리고 1시간 43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말 그대로 지옥을 보았다..

전작 <액트 오브 킬링>이 가해자의 자기부정, 합리화를 다룬 영화라면(하지만 그 합리화는 결코 완전할 수 없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피해자 역을 맡은 살인자가 그 공포를 참아내지 못하고 구역질 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라), 이 다큐는 피해자의 시선으로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재조명해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시의 가해자들이 여전히 권좌에 앉아 있는 현실, 그리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억압과 공포가 드리워져 있는 사회에서 피해자들은 침묵을 강요당한 채 살아간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형 람디의 죽음을 추적하며 관련자들을 찾아가는 동생 아디에게 그들은 "왜 평화로운 이 세상에서 과거의 아픈 상처를 들쑤시느냐",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잊어라"라고 말한다.. 아니, 때로는 "너같은 놈들이 숨어있는 빨갱이라며" 대놓고 위협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결코 자신의 살인행위를 뉘우치려 하지 않으며,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려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웃으며 자신이 했던 살인을 무용담처럼 지껄여댄다.. 처음에는 그들 역시 자신이 한 일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행동을 어떻게든 이해하려 하는 아디는 가해자들을 만날 때마다 절대로 넘어갈 수 없는 거대한, 굳건한 장벽과 같은 것을 실감한다..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며, 오히려 과거의 상처를 들쑤시고 있다며 위협하는 가해자들 앞에서 아디는 점점 말을 잃어간다.. 눈물이 고인 채 멍하게 상대방을 바라보는 그의 슬픈 눈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해자/학살자는 여전히 승리를 멈추지 않고 있고 피해자는 여전히 패자로, 두 눈을 내리깔고 입을 닫은 채 살 수밖에 없는 사회.. 아니 이것도 <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게 비단 머나먼 저 동남아시아의 이야기일까..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기극의 피해자들이었던 이들의 질곡의 삶을 그려낸 이 책(<조국이 버린 사람들>)을 읽노라면, 그것은 결코 과거의 이야기도, 그리고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이미 서승, 서경식 선생의 글들을 통해 서씨 형제의 사건은 한국사회에도 조금이나마 알려졌지만, 우리는 그 외 수십 명의 자이니치 청년들이 과거 70년대 군부 독재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았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왜 일본에서 살수밖에 없었는지, 왜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를 모국어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그들이 70년대 풍요로운 일본 사회를 뒤로 한 채 독재의 서슬퍼런 한국사회로 유학을 왔는지, 우리 사회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남과 북의 사회를 바라보던 그들은 공안당국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예전 <제 5공화국>이라는 드라마에서 이학봉 역을 맡은 탤런트가 실감나게 말했던 명대사, <엮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들은 정말 그렇게 말도 안 되게 엮여서 줄줄이 감옥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이 별로 없었던 그들은 형무소에서 자행되는 온갖 폭력을 몸소 받아낼 수 밖에 없었다..

 

<민주화>가 되었다고 세상이 정말 좋아졌을까.. 과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들의 활동으로 그나마 우리는 과거 군부 독재시절의 폭력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적어도 법적으로 많은 이들이 다시 무죄판결을 받고 복권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잃어버린 청춘의 세월을, 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그리고 당시의 가해자들이 진정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한 적 있었던가.. 그들은 여전히 승리자로, 권력의 상층부에 앉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침묵의 시선>을 보면서 내내 느꼈던 불편함, 역겨움, 그리고 비참함은 그 현실이 바로 우리네 삶의 어떤 부분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느낌이었다.. 우리네 현실이 그나마 영화 속의 그 지옥보다 나은 것이라면, 그것은 그 소름끼치는 폭력에 맞서 계속해서 말하고 또 싸워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계속 과거의 상처를 응시하고 말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상처를 왜 들쑤시느냐>, <가만히 있어라>라고 말하는 <양식 있는> 사람들에 맞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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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 우리는 왜 비현실적인 것에 주목해야 하는가
조르조 아감벤 지음, 윤병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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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산만하고 현학적이지만 <청년> 아감벤은 훨씬 친절하다. 호모 사케르 연작의 씨앗을 확인할 수도. 1, 2부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령이론, 스토아철학과 의학의 프네우마 이론의 결합을 장황히 소개하며 유령론의 계보를 추적해가는 3부는 난해하기보다는 생경하지만, 동시에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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