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 - 은닉 대본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상인 옮김 / 후마니타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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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의 책이 또 한 권 번역되었다. 주저인 Weapons of the weak가 아직 번역이 안 되어 아쉽긴 하지만.. 이 책으로 어느 정도 위안을.. 그런데 스캇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제국(미국)의 좌파는 어떻게 이렇게 항상 낙관적이고 발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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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리차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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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부터 읽기 시작하여, 오늘 오전까지 꼬박 하루에 걸쳐 <장인>을 읽다.. 

 

"스트라디바리 이야기 하려는 거 아냐."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꼭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왜 (번역본으로) 무려 500페이지에 걸쳐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미국식 사회학 책에서 종종 나타나는 많은 에피소드들의 나열.. 아마 이 역시 '실용주의'적 전통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등장하는 꽤 흥미로운 사유들이 이제 그만 책을 덮을까 하다가도 계속 읽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개인적으로는 7장 의식을 깨우는 도구들과 8장 저항과 모호가 나름 흥미로웠다는)..

 

흥미로운 것은 서론이 아니라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더욱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  

특히, 아렌트의 "평범한 악"(banality of evil)에 대한 일종의 비판적 주석으로 판도라의 '아름다운 악'이라는 은유를 제시한 것은 무척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서론에서 아렌트 여사와의 만남을 굳이 강조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안 좋은 학점을 받았을까, 아니면 그녀의 노이로제에 질려버렸을까)..  

 

어쨌거나, 이 책이 대륙적 사유이자, 정치철학의 전통에 입각한 <인간의 조건>에 대한 미국식 실용주의의 반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문제의식을 제퍼슨적 민주주의의 전통.. 혹은 서부 개척이라는 자신들의 신화가 아닌, 정작 포드주의, 테일러주의의 본고장에서 장인이라는 굉장히 유럽적이어 보이는 집단의 노동에서 찾아내고 있는 것도 흥미로로웠다..

트라디바리 이야기 하려는 거 아냐."라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만, 꼭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왜 (번역본으로) 무려 500페이지에 걸쳐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미국식 사회학 책에서 종종 나타나는 많은 에피소드들의 나열.. 아마 이 역시 '실용주의'적 전통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등장하는 꽤 흥미로운 사유들이 이제 그만 책을 덮을까 하다가도 계속 읽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는데(개인적으로는 7장 의식을 깨우는 도구들과 8장 저항과 모호가 나름 흥미로웠다는), 역시 에필로그를 읽고나니, 세넷이 왜 이런 문제의식으로 책을 써내려갔는지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는(특이한 귀납적 구성),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했던 미독의 동기가 궁금해졌는데(왠지 '인류학적'인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면 안 될텐데), 저로서는 한나 아렌트의 "평범한 악"(banamlity of evil)에 대한 일종의 비판적 주석으로 판도라의 '아름다운 악'이라는 은유를 제시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또 어쨌거나 서론에서 아렌트 여사와의 만남을 굳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안 좋은 학점을 받았을까, 아니면 그녀의 노이로제에 질려버렸을까), 이 책이 대륙적 사유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미국식 실용주의의 반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기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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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 이쿠미나
헨미 요 지음, 한승동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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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번역되었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지인들에게도 꼭 구해서 읽어볼 것을 권했다. 그런데 서문 첫 페이지에서 오타.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1941년 12월 8일이라는 것은 상식. 역주까지 달면서 1942년이라고 표기한 것은 역자의 실수인가, 출판사의 실수인가. 번역을 믿으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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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 하는 일본 - 동아시아 ‘문명의 충돌’ 1천년사
요나하 준 지음, 최종길 옮김 / 페이퍼로드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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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몰입하며 읽은 책..

 

최근 몇년 사이에 "과연 지금의 일본이 내가 전에 알던 일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라면, 이 책에 꽤 많은 흥미를 느낄 듯 싶다. 당연시되어왔던 통념들(예를 들어 왜 일본만이 근대화를 성취했는가")을 과감하게 뒤집으면서, 기존 문제틀을 전환시켜내는 것이 이 책의 미덕..

즉, 메이지유신의 신화로 시작하는 일본 근대의 통설을 깨고, 메이지유신은 중국화와 재에도화의 투쟁의 분기점이었고, 결국 쇼와 일본은 <재에도화: 아름다운 애도로>의 길을 갔다는 것, 그리고 전후 일본의 부흥은 너무 오래 지속된 에도시대의 결과물이며, 혼란과 방황의 헤이세이 일본이야말로 그러한 '긴 에도시대의 종언'의 산물이라는 것. 그런 점에서 지금의 일본사회는 다시 중국화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거기에 한중일 삼국의 동아시아사회에 대한 최근의 논의성과들을 그야말로 과감하게 주파하면서, 현재 일본사회가 처한 여러 위기들을 진단하고, 그 곤경을 극복해나가는 사상사적 응답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현실적인 대안들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를 찾기가 꽤 어려웠다고 후기에서 밝히고 있지만, 정말 이 책의 진가를 읽어줄 편집자는 많지 않았을 것 같고.. 그래도 결국 출간되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보면 일본이라는 사회가 가진 저력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왜 결과적으로 현실정치는 아쉽게도 저자가 탄식하는 것처럼 재에도화, 아니 나아가 '북한화'로 귀결되어버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의 급격한 정치적 변화, 나아가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해서 불거져나오는 한국사회의 여러 정치적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꽤 많은 '떡밥'들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도 일독을 권한다..

 

예를 들어 진보와 보수/우익(?)라는 이데올로기적 차이는 있지만, 경기지사 이재명씨와 오사카 하시모토 지사의 정치방식의 형태상의 동형성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한국사회에서 최근 나타나는 지나친 평등주의 -다른 사람의 별 것 아닌 특권이 없어지고 자신 정도로 끌어내리는 것 자체로 쾌재를 부르는 민중의 증가-와 그에 영합하는 정치세력들의 난립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등등..

두 사회가 처해 있는 공통의 위기들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 싶다..

 

 

물론 세세한 지점들에 이르면, 굉장히 논쟁적인 부분도 많고, 궤변에 가까운 억지논리도 때로 보이지만..

그래도 30대 초반의 연구자가 이런 거침없고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한국사회와는 다른 일본 사회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낄낄대며 읽었지만.. 조만간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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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담 미친 아담 3부작 3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소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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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1, 2편 만큼의 긴장도를 유지하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전작들에서 이미 대재앙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들은 보여준 셈이고, 이제 남은 것은 극소수의 인류, 크레이커들, 그리고 돼지구리, 늑개, 너구컹크와 같은 변종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개 그렇듯이 비전을 그리는 작업은 자칫하면 진부해지기 쉽다..

 

또 하나의 질문.. 왜 작가는 삼부작의 마지막 권의 주인공을 젭, 즉 '미친 아담'으로 설정한 것일까.. 왜 그의 탄생과 성장과정의 기나긴 이야기를 했어야 했을까.. 살아남은 인간공동체가 젭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모습은, -심지어 2권에서 그토록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토비마저도 젭에 대한 사랑, 질투 때문에 흔들리는- 왠지 역시 가부장적 질서의 연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절실하게 희망을 떠올리지만, 막상 그 단어를 입에 담는 순간 진부해져버리는 경험은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글쓰기'라는 것을 매개로 한 토비와 어린 크레이커 소년과의 교감.. 그리고 공동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와 크레이커, 그리고 돼지구리라는 이종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합의, 그리고 생각지 못한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엮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는 여전히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미친아담 삼부작 정주행을 마쳤지만.. 여전히 코로나 19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울하고 나른한 봄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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