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신사
아카자와 시로 지음, 박화리 옮김 / 소명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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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라면 망설일 수 있지만 반값이라면. 일본어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번역판이 나오면 살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야스쿠니의 전후사가 비교적 <중립적인> 시각에서 잘 정리되어 있으며 일본에서도 호평을 받은 책이다. 다카하시의 <야스쿠니문제>와 함께 읽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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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트다운 -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어떻게 일본을 침몰시켰는가
오시카 야스아키 지음, 한승동 옮김 / 양철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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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쓴다..

3.11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에 대해 얼마 전 글 한 편을 쓰면서 샀던 책이다..

다른 텍스트들에 치여 그 당시엔 그냥 앞부분만 읽다가 놔둔 책인데, 다음 주 수업을 준비하면서 기차에서 다시 꺼내 읽었다.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프로 근성을 갖고 있는 기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신문>이 있다는 이유로 종종 착각에 빠지기는 하지만, 우리와 거의 비슷한 미디어 후진국 일본에는 그나마 이런 기자 출신 작가들이 집요한 탐사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1인 대안언론이라는 히로세 다카시도 그 대표적인 경우일 터.. 

3.11 이후 원전과 보상 문제를 둘러싼 대기업, 정치가, 관료들의 검은 커넥션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는 기본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다.. 3.11 초기에는 사회적 여론의 압력도 있고 해서, 보상 한도 설정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의 보신에 급급한 오만한 도쿄전력을 단죄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되던 정책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역-코스로 전환하는 궤적.. 이번 파국을 계기로 원자력 마피아(원자력 무라)의 무소불위의 권력에 제동을 결려는 혁신관료들의 개혁 시도들이 무엇보다 자신들의 보신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들의 카르텔, 이들 기업들과 끈끈한 유착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결코 자신의 관할 영역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제산업성(구 통산성)의 관료들, 그리고 이들을 전면적으로 후원하는 일본 판매부수 1위의 요미우리, 그리고 산케이를 위시한 언론들의 연합전선 아래 하나 둘씩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은 결코 유쾌하지 못하다..

물론 비단 일본사회 뿐이랴.. 혁신적 개혁시도들의 꿈이 보수 카르텔에 의해 무너지는 현실은 전 세계 도처에서 나타나며, 너무나 익숙한 정치 드라마의 플롯이기도 하다.. 2009년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주위의 일본 지인들은 이것이야말로 <선거혁명>이라고, 이제 자민당의 시대는 끝났다고 감개무량하게 술잔을 기울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3.11의 뒷수습에 발목이 잡힌 민주당은 3년 천하로 자민당에게 다시 권력을 내주고 말았고, 급기야 아베 정권같은 시대 착오적인 악령이 일본 사회를 지배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이 2년만 늦게 정권을 잡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어차피 질 싸움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간단하다.. 실제로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허탈해진다.. 하지만 2009년 민주당은 55년 체제 이래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자민당의 아성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 한국 현대사의 전개과정에서 볼 때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싸움에서 진보 세력은 어떻게 두번이나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 물론 이들 역시 부패하고, "그 밥에 그 나물"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은 어쩌면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 결과일 지도 모른다.. 이길 수도 있었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패배한 (민주당) 간 정권의 5개월여 간의 사투를 보면서,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승산 없는 싸움을 계속 했던 것일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깃드는 희망의 정체는 무엇일까.. 기차를 타고 오면서 계속 밥 딜런을 듣고 싶어졌다..

 

The Answer, my friend

Th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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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잔 - 그 존재와 의미, 문지스펙트럼 우리시대의 지성 5-009 (구) 문지 스펙트럼 9
칼 슈미트 지음, 김효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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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매혹을 주는 책. 나치 이력만 없었다면 정말 언젠가는 칼 슈미트의 세기가 되었을텐데. 요즘 좌파사상가들이 왜 그의 텍스트에 의존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그들은 대결하고 싶었지만, 그의 논리에 매혹되고 말았던 것. 현대 정치사상의 <절대반지>와 같은 그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한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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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잇키 - 천황과 대결한 카리스마 문제적 인간 6
마쓰모토 겐이치 지음, 정선태.오석철 옮김 / 교양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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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이라는 출판사의 <문제적 인간> 시리즈는 꽤 흥미로운 기획이다.. 로베스피에르를 시작으로, 괴벨스, 히틀러 등등 나름 근현대사의 문제적 인간들의 삶을 재발굴한다는 것이 기획취지인 듯 싶은데, 한권 한권의 볼륨(책값)이 만만치 않아 , 읽기(구입하기)가 심히 망설여지는 책들이기도 하다.. 이번에 번역된 <기타 잇키 평전>은 저자(마츠모토 겐이치, 松本健一)가 40여년에 걸쳐 씨름해온 기타 잇키라는, 근대 일본의 가장 독특한 사상가의 일대기를 거의 완벽하게 재구성해낸, 무려 1200페이지에 달하는 거작이다.. 이 정도면 거의 <오마쥬> 수준이다..

40여년에 걸친 조사답게, 저자는 방대한 자료들을 동원해서 소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50여년의 세월을 꼼꼼히 그려낸다.. 물론 그런 성실함이 <평전> 장르의 한 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연애, 그리고 교우관계까지를 완벽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그 사람의 면모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직결된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마왕이라 불리면서, 1930년대 제 2의 유신을 꿈꾸는 일본의 젊은 청년장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기타의 일대기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그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또 왜 30년대 일본 사회에서 그토록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는지에 대한 설명일 것이다.. 그 점에서 본다면 1200페이지라는 엄청난 볼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마왕으로서의 기타의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사실상 실패하고 있다.. 저자는 끊임없이 카리스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카리스마는 설명이 필요한 개념이다.. 그의 사상이 30년대 일본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의 카리스마때문이었다는 식의 논리는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지금 보기엔 구태의연하고 낡아보이는 기타의 개조사상에 당대의 젊은이들이 빠져들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소위 메이지국가의 완성과 더불어 찾아온 '시대폐색' 이후의 사상적 공백지대에 내리친 '섬광'이라거나, 혹은 (저자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처럼) 기타 자신이 뿜어내는 기묘한 마왕적 카리스마라고 정리해버린다면, 1920-30년대 일본의 정치사/사상사적 토대가 너무 빈곤해져버린다. 물론 이를 사상사적 저술이 아닌 <평전>이 갖는 한계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에 기타의 <사상계의 마왕>으로서의 지위는 너무나 절대적이고 신화적인 것이다.. 기타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 신화와 전설들을 사상사적 토대에서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하는 작업일 것이다.. 그 점에서 이 평전은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또 하나 지적해야 할 것은 기타에 대한 회고주의적 관점이다.. 전전의 모든 것을 부정하며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던 전후 민주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60년대부터 전전의 아시아주의, 혹은 기타 잇키의 <순정사회주의>에 대한 재이해의 필요성이 일각에서 조금씩 제기되었고, 이는 당시의 상황에서 너무나 당연한 요청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점을 제기하는 이들은 전후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일본의 사상계(그 대표적인 논자로서 마루야마 마사오)에서 이단시되었다.. 어찌됐건 패전과 더불어 전전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자리에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밖에 없었던 전후의 사상계에서 아시아주의나 기타 잇키는 너무나 위험한, 금단의 성역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 논의들은 지금의 맥락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모순적'이고 '복합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순적이기때문에 그만큼 가능성의 영역이라는 '위험한', 그리고 그 때문에 '매혹적인' 논의로 전화될 수 있다.. 전후 다케우치 요시미의 문제제기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진정한 전후 민주주의가 일본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전전의 '위험한' 사상들을 터부시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서는 안 되며, 오히려 이들 '위험한' 사상들과의 정면대결을 통해 이들을 전후 민주주의의 토양 속에 이식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들을 금기시한다는 것은 전전 일본이 가졌던 문제의식들을 전부 포기하고 망각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케우치로서는 "뜨거운 불 위에 놓인 밤을 줍는" 심정으로 이들 전전의 사상들을 전후로 끌어오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전후 일본 사상사(혹은 사회사)에서 다케우치 식의 이러한 문제제기가 갖는 의의는 결코 부정할 수 없지만, 이 물음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그 사상들이 당대의 현실에서 묻고자 한 것과 그 한계, 좌절과 전향, 그리고 체제이데올로기에 흡수되지 않은 그 여백을 총체적으로 파악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거의 거국일치의 형태로 ‘자진해서’와 ‘어쩔 수 없이’라는 심경 사이에서 러일전쟁이 벌어졌다고 한다면, ‘자진해서’ 거의 무뇌아처럼 전쟁으로 돌진하는 국체론자들과, 반전론을 부르짖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전쟁이라는 실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당대의 사회주의자들(고토쿠 슈스이, 혹은 우치무라 간조까지)을 동시에 비판하면서(당대의 ‘강단 사회주의’(자본가 사회주의)나 아이잔 식의 ‘국가사회주의’(복고적 혁명주의)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기타가 꿈꾸었던 유토피아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를 되묻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현실 사회에서 기타의 논리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것은 아니며, 그보다는 당대 사회에서 기타의 논리가 발산해낼 수 있었던 파장을 명확히 그려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시대에 기타를, 혹은 아시아주의를 소환해내는 이러한 작업들은 과거의 망령에 대한 또 하나의 노스탤지어, 즉 회고주의에 빠져버릴 위험성이 있다.. 이 평전이 갖는 또 하나의 아쉬움 역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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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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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와의 차이라면 증언자와 시인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레비는 자신이 작가(writer)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증언하기 위해서만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뮐러는 작가, 아니 시인이 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파울 첼란과 뭐가 다른지 물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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