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콜렉터스 에디션 [50CD Box Set]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리히터 (Karl Richter) / 워너뮤직(WEA)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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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이 되었기에 천만다행이다.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음반이 하나도 없다. 중간에 멈춤현상이 이렇게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반품하려 했지만, 멈춤현상이 있는 부분을 일일이 적어내라해서 그만 뒀다. 아무리 염가라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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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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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의 <익사>를 읽다가, 소세키의 <마음>을 다시 꺼내 읽다..

오에's 월드에는 언제나 소세키의 자리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만년의 마지막 작품에서 그가 소세키의 마지막 작품(물론 <명암>이 마지막이지만, 이 작품은 미완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나면)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소세키 너마저>가 아닌 좀 더 여유로운 시선으로 소세키를 바라보는 오에의 만년의 시선에는 전후라는 좌표축에 자신을 자리매김 하려는 욕망이 보이기도 한다.. 


겹쳐 읽어보기.. 


 

내 가슴속에선 그때부터 가끔씩 무시무시한 그림자가 입을 벌리며 덮쳐왔네. 처음엔 그것이 우연히 외부로부터 덮쳐온 것이었지. 나는 흠칫 놀랐네. 소름이 끼쳤어. 그러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내 마음이 그 그림자 쪽으로 저절로 이끌리게 됐지. 결국엔 그 검은 그림자가 외부로부터 다가오지 않았더라도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슴속 깊은 곳에서 키워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

나는 단지 인간의 죄라는 걸 통감했어. 그 느낌이 매달 나를 K의 묘로 이끈 것이지. 그 느낌이 장모를 보살피게 한 것이고. 또한 그 느낌이 아내에게 다정하게 대하라고 내게 명령했네. 나는 그 느낌에 사로잡혀 길가는 옆사람이 날 짓밟아주었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네.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밟아오는 동안에 타인에게 짓밟히기보다 내가 나 자신을 짓밟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네. 아니, 내가 나를 학대하기보다 아예 나 자신을 죽여버리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러다가 결국엔 죽었다는 심정으로 살기로 결심했네.

....

죽었다 생각하고 살자고 결심한 내 마음은 때때로 외부 자극으로 인해 흔들렸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작은 끄나풀이라도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 곧 예전의 그 무서운 힘이 찾아와 나를 꽉 움켜쥐고 꼼짝할 수 없게 만들었네. 그리고 그 힘이 내게 넌 어떤 일도 할 자격이 없는 놈이라고 소리쳤네. 그러면 세상에 내밀어볼까 했던 내 손은 금세 오그라들고 말았네. 이런 일은 몇 번이나 반복됐지. 일어나려 하면 누르고, 눈을 뜰까 하면 다시 검은 그림자가 닥쳤네. 나는 두 손을 불끈 쥐고 그림자를 향해 소리쳤네. 왜 내 앞길을 가로막느냐고. 무서운 힘은 얼음같이 찬 웃음소리를 내며 네 스스로 잘 알지 않냐고 내게 말했지. 나는 다시 주저앉았네.

...

그때 난 천황에서 시작된 메이지 시대의 정신이 이젠 그와 함께 끝났다고 생각했네. 가장 강성한 메이지의 영향을 받고 자란 우리가 메이지 천황의 붕어 이후에도 살아 있는 건 시대착오라는 느낌이 절절히 들었네. 나는 아내에게 그런 내 느낌을 분명히 말했지. 아내는 처음엔 웃으면서 별로 상대해주지 않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내게 순사殉死라도 하면 되겠네요 하고 비웃었네.

(cf. 역시 선생님의 편지는 '마스/데스'체로 번역을 했어야 했던 게 아닐까..) 

 

메이지 정신이 메이지 천황 시대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모두 메이지 정신에 영향을 받았을까요? 단순한 질문이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질문은 제가 더 여쭤보고 싶습니다. 즉, 우나이코와 저한테는 선생님 소설에 나오는 '이상한 이인조'의 한 변종이랄까,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마음>의 '선생님'은 시대로부터 고립되어 죽은 셈 치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이잖습니까? 그런 사람도 메이지 정신의 영향을 받지 않고는 지낼 수 없는 걸까요? 

젊었을 때, 나도 같은 생각을 했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잘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지는 않네. 그런데 지금은 질문을 받고 보니, 이상하게도 명확히 대답이 떠오르는군. 시대에서 동떨어져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능한 한 많이 떨어져 지내려 하는 사람이야말로, 그 시대정신의 영향을 받는 거 아닐까 싶네. 내 소설은, 대개 그런 개인을 그리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시대정신의 표현을 지향하고 있지 않나. 그 점에 적극적인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 그 때문에 독자가 거의 없어지더라도, 죽게 되면 자신은 시대정신을 따라 순사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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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 2016 경암학술상 인문사회부문 선정도서
권헌익 지음, 홍석준 외 옮김 / 산지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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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띄엄띄엄 읽던 책을 정독하며 읽었다.. 역자들에게 감사를.. 유령이라는 존재를 사유의 장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저자의 시도에 경의를 표한다. 그 때문에 후학들은 편견이나 무지의 장벽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다만 그의 유령론은 여전히 서구를 향해 있다. 우리의 유령론을 다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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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 평전 - 종교의 광기에 맞서 싸운 인문주의자, 아롬옛글밭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 아롬미디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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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켜내며 살아갔던 위대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의 삶을 통해 1930년대 독일 사회에서 살아가는 유대인 작가로서 자신의 좌표를 찾으려 했던 츠바이크의 고뇌가 묻어나오는 저작. 이상도, 성격도 전혀 다른 두 인물인 에라스무스와 루터의 대립을 그려내는 대목이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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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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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가는 나이를 먹으면서 원숙 또는 조화와는 반대되는 지점에 도달한다. 그러한 `만년의 작업`을 궁극의 지점까지 몰고 감으로써 때로는 완벽한 조화에 이를 수도 있다.˝ 오에는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걸까. 하지만 만엔원년에서 애너벨리를 거쳐 익사까지, 그의 집요함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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