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 스타시스, 정치의 패러다임
조르조 아감벤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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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대한 독해를 통해 아감벤이 던지는 물음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홉스의 국가이론, 즉 <리바이어던>을 제지하는 자, 즉 카테콘katechon적 전통에서 바라볼 것인가(슈미트), 아니면 "지상의 시간이 종말에 이르면 제거되어야 할 저 종말론적 짐승"으로 볼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아감벤은 하필이면 왜, 홉스가 자신의 책에 <리바이어던>이라는 제목을 선택했을까 라는 소소한, 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논의를 이어간다..다시 말하면 "커먼웰스의 이론을 제공하려고 한 홉스는 왜 적어도 기독교 전통 내에서는 악마적 함의를 지니고 있던 괴물의 이름으로 그러한 커먼웰스를 불렀을까" 하는 것이다..

 

 

아감벤의 논증 자체가 정확한 것인지 평가할 수 있는 지식이 내게는 없다.. 사실 내심 아감벤의 논증의 허황성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다른 사유의 가능성을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다..

 

도상학적 전통에서 보았을 때, 리바이어던은 적그리스도는 종말론적 전통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종말의 잔혹한 괴물을 가리키는 악마의 뱀 리바이어던 위에 앉은 적그리스도"), <리바이어던>은 철저히 기독교적 종말론적 전통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아감벤의 주장은 어떤 함의를 지니는 것일까..

슈미트의 해석이 틀렸고, 내가 맞았다는 식의 해석학적 배틀을 하려는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카테콘적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종말론에서 찾으려는 것 같긴 한데..

"리바이어던의 왕국과 하느님의 왕국은 정치적으로 자율적인 두 개의 현실로, 결코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후자가 실현될 때 전자는 필연적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둘은 종말론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역시 이 부분을 우리가 가진 언어로 명확히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의 태도, 혹은 방법과 같은 것일텐데..

벤야민을 읽을 때마다 어렴풋하게나마 떠오르는 그 무엇..

아감벤 역시 그 희미한 불빛에 의존하며 사색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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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군기 해양문명총서 1
메도루마 슌 지음, 곽형덕 옮김 / 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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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후 오키나와 문학에 대해서는 주의깊은 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메도루마의 작품세계는 처참한 전쟁과 학살을 경험한 사회에 나타나는 뜬것의 세계,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 지속되는 폭력의 문제를 소설의 언어로 집요하게 추적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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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 스타시스, 정치의 패러다임
조르조 아감벤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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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학의 관점에서 홉스의 <리바이어던> 읽기. 아감벤 특유의 종말론적 메시아니즘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따라 찬반이 갈릴 듯. 역자도 강조한 것처럼 ˝(우리가 아는 한)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된 적은 없었다˝는 의미에서 그 독해를 평가해줄 수는 있겠지만. <왕국과 영광>의 예고편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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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의 역사 까치글방 132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서성철 옮김 / 까치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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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함께 읽다. 근현대로 갈수록 멕시코의 역사에 치우친 한계는 있지만, 라틴아메리카 인민들이 거쳐온 삶의 궤적의 험난함, 고뇌,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엿보이는 책이다. 아직 제대로 된 라틴아메리카 통사가 없는 것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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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설계자들 - 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
김건우 지음 / 느티나무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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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홍구 선생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이러니는 골수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를 길러낸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의 메시지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인물열전이라는 형식을 빌어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기술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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