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약론 정치+철학 총서 1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영욱 옮김 / 후마니타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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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두 종류의 번역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번역본이라면 다시 구매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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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2018-08-2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ㅎㅎ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 발터 벤야민 선집 3
발터 벤야민 지음, 윤미애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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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를 다시 읽다가, 벤야민의 꼽추 난쟁이에 관한 구절이 너무 인상 깊어, 오래 전 읽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꼽추 난쟁이 부분을 들추어본다..

 

예전에는 그냥 휙하고 지나갔던 대목이었는데 다시 읽노라니 1930년대라는 가히 수상한 시대에 파괴되어버린 자신의 유년시절의 정경을 회상하는 벤야민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아프다.. 물론 그건 미세먼지도 없었고, 학원도 없었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아연해지는,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인지도 모르겠다..

 

나와 오늘 꼽추 난쟁이가 쳐다보면 사람들은 주의력을 잃는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꼽추 난쟁이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산산조각 난 물건 앞에 당황해하며 서 있다. "내가 부엌에 가려고 하면 / 나의 수프를 끓이려고 하면 / 꼽추 난쟁이가 거기 있어 / 나의 냄비를 깨뜨렸다네.
" 그가 나타나면 나는 헛수고를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정원은 작은 정원이 되고, 벤치는 작은 벤치가 되고, 방은 작은 방이 되면서 이윽고 모든 사물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는 헛수고를 했다. 모든 사물은 오그라들었다. 마치 그들에게 혹이 생겨 아주 오랫동안 난쟁이의 세계에 동화라도 된 것처럼. 난쟁이는 내가 가는 곳이면 어디라도 나타나 선수를 쳤다. 내 앞을 가로막으면서 선수를 쳤다. 그러나 우중충한 관리인이 하는 일이란, 내가 사물에 다가갈 때마다 망각의 창고에 저장하기 위해 거기서 절반을 회수해가는 일뿐이다.


사람들은 임종을 앞둔 사람의눈에는 '전 생애'가 스쳐 지나간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바로 꼽추 난쟁이가 우리들 모두에 대해서 간직하고 있는 상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상들은 영사기의전신이었던 저 팽팽히 묶은 그림책의 책장들처럼 쏜살같이 지나쳐버린다. 그 그림책의 가장자리 단면을 따라 엄지손가락을 살짝만 움직이면 몇 초 사이에 아주 조금씩 다른 상들이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지나치는 상들이 경기 중인 권투선수를 보여주기도, 파도와 싸우는 수영선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꼽추 난쟁이도 나에 대한 상들을 간직하고 있다. .. 이제 그는 그의 일을 마쳤다. 그러나 가스 심지의 타들어가는 소리처럼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시대의 문턱을 넘어 내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야, 아, 부탁이다, /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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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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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토포스의 나열. 정제되지 않은 문장. 이 작품이 편을 가르며, 이 세상을 그리도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허탈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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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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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이라는 관습법은 폭력의 연쇄를 부추기는 장치일까, 아니면 폭력의 연쇄를 깨기 위한 사람들의 지혜의 산물이었을까.

아니 폭력의 연쇄를 깨기 위한 장치였다 하더라도, 어느 우연한 계기로 폭력이 발생해버리고 말았다면-마치 베리샤가가 맞닥뜨려야 했던 불행한 사고/사건처럼-, 그 폭력이 야기시킨 끝없는 폭력의 연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뿌려진 피에 대한 정당한 가치/가격은 어떻게 정해질 수 있을까..

 

'문명'이라는 것이 발생하는 그 시작점부터, '사회'가 맞닥뜨려야 했던 이 난제를..

이스마일 카다레는 자신의 조국이기도 한 알바니아의 한 고원이라는 실험실을 통해 실로 음울하게-음울은 그의 첫 작품인 <죽은 군대의 장군>부터 그의 전매 특허이다- 기록하고 있다.

그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갑고 음울한 3월의 고원에는, 운명의 여신의 저주로부터 벗어나고자 애쓰는 오레스테스를 도와주는 아테네 여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관습법의 무거운 그림자, 고독, 그리고 죽음에 대한, 그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공포만이 짙게 드리워져 있을 뿐이다-이것이 '숭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조르그는 죽는다.. 그것은 예정된 운명이었다..

아마 처음부터 작가는 그조르그가 살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이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

분쟁해결사인 알리 비낙을 따라다니는 어느 (전직) 의사의 말처럼 "피는 상품으로 변질됐다"는 추문을 퍼뜨리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역자의 말처럼 피에는 피라는 법칙은 누구의 피도 등가로 취급되기에 어느 헌법 체계보다 '민주적'이고 피를 일단 잃으면 회수되지 않는 법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유혈을 일으킬 수 없게 만들어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였을까..

 

어쩌면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다만, 지적 허영때문에 알바니아의 고원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베시안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약혼녀를 잃어버린 그 에피소드를 기록하면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판단은 결코 쉽게 해서는 안 되며, 또 함부로 퍼뜨려서도 안 된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폭력의 연쇄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또 그래서 그러한 폭력을 함부로 이야기해서도 안 되며, 그 연환을 깊이 있게 사고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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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 - 우리 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 코기토 총서 : 세계 사상의 고전 18
칼 폴라니 지음, 홍기빈 옮김 / 길(도서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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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읽었음을 안타까워하며. 다만, 신자유주의로 황폐화된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 처방으로도 여전히 유효함을 절감. 지금의 문제는 자유방임 원리들을 완전하게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목소리는 변함이 없는데, 왜 인간은 두 차례 대전을 치르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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