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침략과 대한제국의 종말 - 러일전쟁에서 한일병합까지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7
서영희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 역사비평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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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의 마지막회를 본 후 내친 김에 읽다. 대한제국에 대해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의 교양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구한말을 다루는 국사학이 빠지는 함정, ‘일본‘을 단일한 실체이자 적으로 간주해버면서, 구한말을 침략-저항 도식에 가둬버리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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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가토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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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교양 역사강의. 선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본 근대사의 숨가빴던 시기인 15년전쟁기 일본의 ‘선택‘을 깊이 있게 조명한 책.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우리는 ‘알쓸신잡‘ 아닌 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을까. 개화기-구한말의 역사를 의지나 필연이 아닌 선택으로 이해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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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 - 20세기를 뒤흔든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6개월 마이클 돕스의 냉전 3부작
마이클 돕스 지음, 홍희범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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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 읽었다면 ‘반동‘적인 서구 기자의 스탈린주의 비판의 한 전형이라 생각했을 듯. 물론 지나치게 미/영중심주의적 시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철의 장막이 드리워지던 1945년의 중요한 6개월의 시간을 극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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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 평전 - 위기의 삶, 위기의 비평
하워드 아일런드.마이클 제닝스 지음, 김정아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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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의 암운이 드리워지던 전간기 유럽, 망명자의 힘겨운 삶을 감내하면서 결코 지적 노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삶의 궤적을 보면서, 2010년대라는 이 야만의 시대를 ‘지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야말로 우리 사회의 지식인에게는 완벽하게 결여된,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작업임을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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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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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비하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드레스덴 폭격..

하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가 유명해진 것은 원폭이라는 새로운 기술 탓이다..

그보다 훨씬 커다란 피해가 도쿄나 오사카의 대공습, 그리고 이전 일본의 충칭 폭격과 같은 일련의 공습에 의해 일어났지만, 커다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재래식무기에 의한 참사이기 때문이다..

과연 뭐 그런거지 라고 말해도 되나..

 

작가는 독일군의 포로가 된 미군 병사로 드레스덴 폭격을 겪었다.. 특이한 체험이다.. 아마 공격을 주도했던 연합군 측에서도 그들이 드레스덴에 있으리라고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그들은 정부자산(GI)이니까.. 더 큰 대의를 위해 정부 자산이 조금 파괴된다 하더라도 그들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것이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예전 제발트는 당대 드레스덴이나 함부르크 등, 독일이 겪었던 공습 체험에 대한 기억상실증에 가까운 철저한 무감각을 '고발'/비판한 적이 있다.. 아주 극소수의 문학작품에 '재현'된 폭격의 체험은 말 그대로 불지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까지 치솟는 불기둥의 도시 안에서 타거나, 익거나, 혹은 질식되어 죽었다.. 그리고 공습 이후의 풍경, 문명이 차단해왔다고 생각해온 여러 이질적인 생물들에 의해 도시가 잠식되는 풍경은 몸서리쳐지는 것이었다..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은 그 풍경들을 보았고, 또 그 풍경들을 애써 기억에서 지워가며 전후를 살아왔을 것이다..

 

드레스덴의 미군병사는 폭격 이틀 후, 그 도시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군이 준비해둔 휴양지에서 말 그대로 살이 포동포동 찔 때까지 푹 쉬었다가 미국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물론 그들 역시 PTSD나 악몽에 시달렸겠지만, 그래도 복귀는 순조로웠던 것 같다..  이후의 베트남전과 같이 이들 복귀한 병사들에 대한 냉담한 시선도 없었던, "좋았던 시절"이다..

 

이 작품에 선뜻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은 역시, 그런 선택받은 미국인이 그려낸 전쟁, 그리고 전후의 삶이 주는 위화감이었다.. 폐허의 지옥을 살아내야 했던, 좀비들이 우글거리고,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온갖 다양한 이질적 생명체들이 시체들 사이를 기어다니는 세계를 살아야했던 사람들이 과연 그 시대에 대해 "뭐 그런거지"라고 내뱉을 수 있을까.. 풍자와 블랙유머 역시 선택받은 자가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닌가..

 

폭격의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구절..

 

"그럴 수밖에 없었소." 럼포드가 빌리에게 말했다. 드레스덴 파괴 이야기였다.

"압니다." 빌리가 말했다.

"그게 전쟁이오."

"압니다. 나는 불평을 하는 게 아닙니다."

"지상은 틀림없이 지옥이었겠지."

"그랬습니다." 빌리 필그램이 말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시오."

"그러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착잡할 수밖에 없었겠지, 거기 지상에서는 말이오."

"괜찮았습니다." 빌리가 말했다. "다 괜찮습니다.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나는 그걸 트랄파마도어에서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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