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지난 한주 동안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잘하기도 했고 잘못하기도 했다.

때론 옳았지만 때때로 그르기도 했다.

가끔 논리적이었지만 자주 편파적이기도 했다.

문득 문을 열고 싶다가도 일어나면 닫아 버리고 싶기도 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무슨 말이든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웃에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나조차도 도우지 못했다.

 

 

나는 삼성 근로자의 사망에 분노하지 않은 무심한 시민이며,

임수경의 막말에도 흥분하지 않는 냉소적 유권자이며,

어느 유명한 작가의 타계 소식일랑 궁금하지도 않은 독자이다.

지난 한주 동안 내겐

그저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을 동시에 연달아 잃어버린 슬픔만 중요했다.

 

그들이 오늘밤 혹시 나와 같이 슬프다면 나는 그들과 함께 울어 드리고 싶다.

 

그냥 아무 말 않고 마주앉아 슬며시 미소 지어드릴테다.

괜찮다고, 정말이지 괜찮다고 말해주겠지.

나는 괜찮지 않다고

당신들이 없으니

어쩐지 가슴에 구멍이라도 난 것 같다고

휘리리 그리로 무엇이 지나갔는지 당신들은 알고 계신지

눈껌뻑이며  고집스레 물어 볼테다.

 

 

 

뚝.

하고 떨어지는 우리들 이야기.

 

툭.

하고 끊어지는 작은 인연들.

 

슬픔까지 속이며 이깟 글을 쓰고 싶진 않았다.

 

 

 

 

 

 

덧붙임)

 

저를 이웃으로 삼아 주신 분에게만 넋두리 하는 글입니다.

이웃분들 중 십오프로 정도만 공개되있죠...

하지만 오늘은 85프로 이웃분들에게도 응석을 부리고 싶네요.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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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09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성 회사 일꾼 죽음'에는 딱히 눈길을 두지 않아요.
사람들이 자꾸 '삼성 대기업' 얘기만 들먹이는데,
죽는 사람은 삼성뿐 아니라 엘지도 에스케이도 똑같아요.
작은 공장 사람도 죽고, 시골 흙일꾼 할매 할배도 죽어요.
그런데 언론이든 책이든, 늘 '서울 이야기'만 다루는데다
'대기업 이야기'만 다뤄요.

삼성 일꾼이 안타깝지 않다는 소리가 아니라,
이분들 삶 또한 슬프며 안타까운데,
이분들 죽음을 다룬다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하나만 바라보고 하나를 뺀 모든 삶'은 아예 눈을 감으니
더없이 안타깝구나 싶어요.

'임수경' 님 이야기에 눈길을 두기보다는
임길택 님 동화책 <수경이>를 읽어야
우리 삶을 사랑스레 가다듬을 수 있으리라 믿어요.

하루는 지나가고
하루는 다시 열립니다.

카스피 2012-06-0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 기운내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용^^

가연 2012-06-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ㅠ 지금은 좀 괜찮으시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