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토시 ''를 살피며 어떻게 가려써야 할지 궁금했어요. 우리말 바로쓰기 길잡이 최종규님께 전자편지를 드렸죠. 답장으로 긴 글을 써주셨어요. 답답한게 시원해졌지요. 결론은 ''는 안 쓰면 된다고 하셨어요. ''를 붙인 곳은 모두 '틀렸다'고 여기면 된다고 하네요. 다음에 답장으로 받은 글을 갈무리해 ''를 왜 안 써야 하는지 써보려구요

 

 답장을 받고 주위를 돌아보니 ''가 너무 많이 보였죠. 차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고, 책을 펴도 보이니 마음이 불편했어요.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립니다. 적십자', '직지의 고장, 청주', '표현과 소통의 교육, 셀레스탱 프레네', '1그램의 용기'…… 더구나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우리글 바로 쓰기'에도 ''가 보이더라구요. 책을 묶는 껍질에도 '우리 말이 우리의 힘이다.' 이렇게 떡하니 박아놓았어요. 아마도 출판사가 써놓은 글귀일 듯 싶지만 씁쓸했지요. 요즘 책을 보면 ''가 둥둥 떠다녀 잘 읽혀지지 않아요. 우리가 살아가며 잘못 쓰는 ''를 찬찬히 갈무리하되 너무 애쓰지 않고 느긋하게 바라봐야 겠어요.

 

 

 우리말 공부를 하며 새로 생긴 버릇이 하나 있어요. 곳곳에 붙어 있는 말들을 살펴보게 되죠. 더 쉬운 우리말로 바꿔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해요. 몸이 게을러져 수영을 시작했는데 그곳 이름이 푸르미스포츠센터예요. 스포츠센터가 조금 마음이 걸리지만 그래도 '푸르미'라는 우리말을 쓴 건 반가웠어요. 이곳에서 본 몇 가지 길잡이 글귀를 바꿔보았어요.

 

*아는 사람끼리 돌려서 사용하지 마시고 순번대로 사용합시다. 아는 사람끼리 돌려 쓰지말고 차례대로 쓰세요.

*외부에서 신고 온 신발 절대 사용불가. 헬스장 내부 공기오염. 적발시 퇴장조치 밖에서 신고 온 신발 절대로 신지 마세요. 공기가 더러워져요. 들키면 내보냅니다.

*운동화를 벗고 퇴실하여 주십시오. 운동화를 벗고 나가주세요.

*남성전용출입구 남자(사내)만 들어오세요.

*음식물 반입금지 먹을거리는 가져오지 마세요.

 

 

 한자말이 많죠? 어떤 사람은 한자말이 짧아 좋다고 말하기도 해요. 따져보면 한자말을 쓴다고 그리 짧아지지 않아요. 누구나 쉽고 또렷하게 알 수 있는 말을 쓰는게 더 낫지요. 다섯째 속살은 중국글자말을 다뤄보려고 해요. 우리가 자주 쓰기도 하지만 중국글자말인지 모르고 많이 써요. 물론 오랫동안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어 모조리 없앨 수도, 없앨 필요도 없어요. 우리가 몰아낼 중국글자말은 쉽게 그 뜻을 알아채지 못하는 말들이예요.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말이죠. ‘우리 글 바로쓰기에서 몇 가지 살펴보면

 

*자연의 파괴하고 있다.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망치고 있다.

중국글자 '''', '', ''들 처럼 여덟 가지 뜻이 있어 무얼 말하는지 헷깔릴수 있죠.

*선수촌 입촌 직후 선수촌 내에 자국의 하이네켄 맥주 시음장을 찾았다. 선수촌에 들어가자 곧 선수촌 안에 있는 자기나라 하이네켄 맥주 마시는 자리를 찾았다.

*매도인 파는 사람, 매수인 사는 사람

*사인 죽은 까닭, 죽은 이유 / 파죽의 4연승 거침없는 4연승

*그 사람의 저의가 무엇인지 참 궁금했다. 그 사람 속셈이 무엇인지 참 궁금했다.

*온 국민의 시선(눈길) 또한 가시 돋친 눈으로 냉소(비웃음)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 뼈를 깎는 깊은 자성(자기반성)을 하면서

*교사들의 민주 제 권리 및 교육권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교사들이 갖는 여러 민주 권리와 교육권리를 다시 생각하고

*치아(), 채소(남새), 대두(), 미소 짓다(웃음 짓다), 오열(흐느껴 울어)

*그날은 필히 도장을 지참하실 것 그날은 반드시() 도장을 가져오세요.

 

 중국글자말(한자말)을 무조건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예요.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 쓸데없이 어려운 한자말을 쓰지 말자는 거죠. 우리도 모르게 쓰고 있는 말들이 참 많아요. 옛날부터 양반들은 이런 중국글자말을 쓰며 평민들 기를 죽이곤 했지요. 아직까지도 어려운 말, 남의 말을 써야 권위가 선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바로 잡아야겠어요

 

<2015.03.22 민들레처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놀 2015-03-22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헬스장에서는 `밖에서 신던 신발`은 신지 말라고 하면 될 텐데요. 한자말을 쓰면 윽박지를 때에(경고 협박) 좋다고 여기는 흐름도 있어요. 그나저나, 한길사에서 왜 `우리의 힘` 같은 엉터리 말을 붙였을까요? 붙이려면 `우리 힘`이라고 붙였어야지요......

민들레처럼 2015-03-22 20:13   좋아요 0 | URL
어떤 선생님 생각인데..이 생각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

한자말과 외래어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자말은 중국(외국)에서 쓰는 말이 그대로 들어와 정착된 것이 아니라, 한자의 뜻을 빌려서 쓰던 우리 말 환경에서 생긴 흔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토박이말이 있는 한자어는 자꾸 밝혀 토박이말을 써야겠지요.

민들레처럼 2015-03-2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어도 중국글자말이니 외래어라고 볼 수 있나요? 아이가 이리 말하네요. 어찌 답을 해줘야할지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로 말을 나누는게 맞는건지도 궁금하네요.

파란놀 2015-03-23 15:40   좋아요 0 | URL
`한자말`은 외래어가 아닌 `외국말`입니다.

한자는 우리 글자가 아닌 외국 글자입니다.

그러니, 외국 글자로 지은 말은 외국말입니다.

알파벳이 우리 글자가 아니고, 알파벳으로 지은 말이 한국말일 수 없듯이 똑같아요.


..

궤변에 사로잡힌 분이 꺼내는 말에는 아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지요.

..

영어 가운데 우리가 쓸 만한 말을 골라서 `외래어`로 받아들이듯이
한자말 가운데 우리가 쓸 만한 말을 골라서 `외래어`로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러니, 한자말은 모두 외국말이요, 이 외국말 가운데
몇 가지만 `외래어`로 받아들이면 될 뿐입니다.
 

 얼마 전 교수들과 밥 먹는 자리가 있었지요. 많은 반찬이 나오는 밥집이었어요. 반찬이 고루 나오다 맛있게 보이는 ‘물고기’가 나와서 제가 말했지요.
 
 “물고기 반찬도 나오네.”
 
 그런데 대학원 동기들은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거예요. 
 
 “물고기가 뭐야, 생선(生鮮)이지. 물고기는 민물에 사는 고기도 있잖아.”
 
 아마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생선(生鮮)이라고 생각하나봐요. 하긴 나도 조금 어색했지요. 아직 물고기보다 생선이 더 바른말 같이 느껴지니까요. 국어사전에서 ‘생선(生鮮)’은 ‘먹기 위해 잡은 신선한 물고기’라고 나와요. 그 반찬이 ‘간자미찜’이었으니 바르게 말하려면 ‘바닷물고기’ 또는 ‘바닷고기’라고 해야겠지요. ‘붕어찜’이었다면 ‘민물고기’라고 말하면 되겠죠.

 

 요즘은 ‘오뎅’을 ‘어(魚)묵’이라고 많이 써요. 바로 쓰려면 ‘물고기묵’이 맞겠지요. 도토리로 갈아만든 묵을 ‘도토리묵’이라고 하듯이 말이죠. ‘어류학자’는 ‘물고기학자’, ‘생선장수’는 ‘물고기장수’, ‘어류사전’은 ‘물고기사전’, 이렇게 말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우리 머릿속에 ‘물고기’라는 우리말보다 ‘생선(生鮮)’이 더 자리잡혀있는 모습이 씁쓸했어요. 네 살된 우리 딸은 ‘물고기’라고 하는데 말이죠. < 최종규 누리사랑방 참고-http://blog.aladin.co.kr/hbooks/5975414 >

 

 자주 쓰는 잘못된 말버릇 으뜸을 꼽는다면 ‘의’가 아닐까 싶어요. ‘의’는 ‘토(토시)’란 품사예요. 우리가 아는 ‘조사(助詞)’라고 하지요. ‘토’를 “한문을 읽을 적에 그 뜻을 깨닫기 쉽게 하려고 구절 끝에 붙이는 우리 말 부분”이라고 『우리말 큰사전』(한글학회)에서는 풀이해놓았지요. 이오덕 선생님은 남의 나라 글 사이에 우리 말 질서를 바로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해요. 그런데 일본말의 ‘조사’를 우리 말에서 그대로 직역해서 쓰고 있답니다. 바로 ‘の’를 ‘의’로 쓰는 거예요. 일본말에서는 ‘私の家’, 직역하면 ‘우리의 집’이 되죠. 하지만, 우리 말에서는 ‘우리 집’이라고 해요. 움직씨(동사)를 일부러 이름꼴(명사형)로 만들고는 거기에 ‘의’를 붙여서 잘못 쓰기도 하죠. 

 

*만남의 광장 → 만나는 마당
*삶의 이야기 → 사는 이야기

 

 우리가 잘 아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도 이원수 선생님이 잘못된 말이라고 아셨지만 사람들에게 너무 알려져 어쩔 수 없었다고 해요. 바로 고치면 ‘내가 살던 고향은~’이 되겠죠. 이 가사가 잘못된 건지는 정말 몰랐어요. 모르고 참 많이 썼지요. 최종규님은 무려 천 쪽이 넘는 ‘토씨 –의 바로쓰기 사전’을 만드셨더라구요. 우리가 얼마나 잘못 쓰고 있는지 확 와 닿았어요. 책꽂이에 있는 책들만 봐도 ‘의’가 쉽게 눈에 띄어요. 이 제목들이 맞는지는 더 살펴봐야겠어요. 

 

*김용택의 교단일기, 청춘의 독서, 1그램의 용기, 나의 수업개선정복기, 강신주의 감정수업,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우선 책에 있는 내용과 내가 잘못 쓰는 말버릇을 살펴보고 살면서 보이는 것들 하나씩 갈무리 해보려구요. 『우리글 바로쓰기』에 나오는 내용을 간추려보았어요. 잘 모르겠다 싶으면 그냥 ‘의’를 빼면 되겠다 싶어요. 언제 정확히 써야 하는지는 더 많이 공부하고 살피며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난 후 → 서로 안부를 묻고 난 후
*서로의 의견이 달라 → 서로 의견이 달라
*나의 첫 번째 존경하는 분 → 내가 첫 번째 존경하는 분      
*그의 글의 최대의 장점은 → 그의 글의 최대 장점은
*집에서부터 학교까지의 거리를 걸어다닌다. →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다닌다.
*국민 모두의 승리 → 국민 모두 승리
*스스로의 선택 → 스스로 선택
*농민문화의 뿌리내림을 위하여 → 농민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하여
*한 방울의 물에도 우리의 노력이 담겨져 있습니다. → 물 한 방울에도 우리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밝혔다. → 앞으로 활동할 계획을 밝혔다.
*범죄와의 전쟁 → 범죄와 전쟁하기, 범죄와 싸우기
*일본과의 전쟁, 쓰레기와의 전쟁 → 일본과 싸우기, 쓰레기와 싸우기
*어린이에게서의 자신감은 매우 소중한 재산입니다. → 어린이에게 자신감은 매우 소중한 재산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 이러한 문제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민들레처럼. 2015.3.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생각하는 글쓰기 - 내 마음을 살리는 말 한 마디
최종규 지음 / 호미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손에 들어오는 책이라 틈틈히 본 책이다. 우리가 고쳐야 할 말버릇을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남은 속살을 아침 나절에 읽고 마친다.

 

생각을 키우는 "우리 말 다듬기"입니다. 생각을 키우지 않고 가둔다면 우리 말 다듬기가 아닙니다. 생각을 북돋우거나 일으키는 우리 말 다듬기입니다. 생각을 가라앉히거나 깔아뭉갠다면 우리 말 다듬기가 아닙니다. 삶을 다스리고 돌보고자 하는 우리 말 다듬기입니다. 삶을 내치거나 업수이 여기자면 우리말 다듬기가 아닙니다." (160)

 

내가 쓰고 있는 말버릇을 돌아보면 솔직히 조금 힘이 들때도 있다. 늘 쓰던대로 버릇대로 쓰면 쉬울텐데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니 그렇다. 고쳐야겠다는 말버릇이 툭 튀어나와 다시 한번 말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서는 '그냥 살던대로 살아.' 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러면서 말버릇을 늘 돌아보며 생각하게 된다. 내가 쓰는 말, 내 주변에 있는 말들을 찬찬히 보게 된다. 나태주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것처럼. 내 생각을 다듬고 삶을 다스리는 기회가 된다

 

이 많은 사람들 가슴 한켠에는 숲과 같은 싱그러움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묻혀 있기만 하나, 풋풋함이 깃들어 있고 아직 꽃피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서로가 짜증스러운 짐덩어리가 아니라 살가운 숲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활짝 피어날 싱그러움과 풋풋함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228)

 

지은이 글을 읽어보면 세상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마음도 느껴지지만 내내 흐르는 마음은 따뜻함이다. 삶을 알차게 꾸려가려는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지식으로 다루는 '우리 말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자주 쓰는 말버릇은 잘 추려놔야겠다.

 

우리가 우리임을 깨닫는 일은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 얼마나 값이 있고 뜻이 있고 아름다우며 보람이 있는가를 마음에 새기는 일입니다. (198) 생각을 어떤 말로 담아내는냐에 따라서 말씨나 말투가 달라집니다. 말씨와 말투가 달라지는 흐름에 따라서 이웃한테 끼치는 흐름이 달라지며, 이 달라지는 흐름에 따라서 말 문화가 달라집니다. (276)

 

내가 쓴 말버릇도 지금까지 나를 만난 어른들, 사회에서 만들어졌다. 내가 만날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부터 우리 말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 나중에 커서도 올바른 말을 쓰며 세상을 살아가겠지. 다른 무엇보다 처음 느끼고 배워야 할 것, 아이들에게 바른 우리 말을 쓰게 하는 것이다. 나부터 한걸음씩 천천히 걸어가야겠다.

 

(민들레처럼. 2015.03.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서로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반가워서 고마워서 하지요. 흔히 고마워서 하는 말 중 `감사(感謝)합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고맙게 여기다.`라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써온 말이라 툭 튀어나오는 인사말이지요. 이 말을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옛부터 써온 우리말은 아니지요. 

 먼 옛날부터 써온 말은 `고맙습니다.`입니다. `고마-`를 앞가지로 놓고 `고마우이, 고맙네, 고마워, 고맙소, 고맙구마, 고맙군, 고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이녁한테 밝혔지요. <출처: 최종규블로그> 

 `고맙다`라는 더 깊은 뜻을 김수업 선생님 강연으로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단군신화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땅에 있는 곰이 만나 단군을 낳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겨레는 하늘 위에 계신 분(천신)이 땅으로 내려와 아버지가 되고, 땅 밑에 계시던 분(지신)이 땅 위로 올라와 어머니가 되셔서 우리 겨레를 낳아 기르셨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단군신화도 이 믿음이 빚어낸 이야기 중 하나예요. 여기서 `고맙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요.

 * 곰+답다 → 곰+압다 → 고맙다

 `고맙다`라는 말은 `당신은 곰다운 사람, 나에게 목숨을 주고 삶과 죽음까지 돌보며 이끄시는 곰(서낭)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감사(感謝)`, 땡큐(Thank you)와 이런 깊은 뜻을 담은 `고맙다`와 견줄 수 있을까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게, 지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도 `고맙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든 배웁니다. 선생도 아이들에게 배우고, 나이 많은 늙은이도 나이 어린 젊은이에게 배웁니다. 국회의원도 시골할머니에게 배울 수 있고, 대기업 사장도 아주 작은 공장 일꾼에게도 배울 수 있지요. 내 삶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이를 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많이 갖고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남을 섬기고 배우기` 보다 `내가 잘났고 으뜸이라는 마음`만 갖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여기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민들레처럼. 2015.03.0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놀 2015-03-09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에서 `고맙다`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이야기입니다. 몇몇 분들이 으레 단군이야기에서 이 말이 나온 듯이 말하지만, 그리 옳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왜냐하면, `고맙다`라는 말은 훨씬 더 옛날부터 쓰던 말이었을 테니까요.

`고마`라는 말머리는 여러 다른 낱말하고 어울립니다. 이를테면 `검다`하고도 어울립니다. `검다`는 `어두움`을 가리키고, `어두움`은 모든 것이 태어나는 자리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가 `어두움`을 보면서 자라듯이, `검다`와 `고마`는 한 뿌리로 이어지는 낱말입니다.

모든 것을 넉넉히 받아들여서 기쁜 마음이기에 `고맙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마음이니 너도 님(하느님,신)이고 나도 님이 됩니다. 이러한 얼거리에서 `고맙다`라는 말을 씁니다. ˝곰다운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다운 사람˝입니다. `검다`를 나타내고자 `곰`이라는 짐승을 빌어서 나타냈다고도 할 수 있을 테니, 이 대목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민들레처럼 2015-03-1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또 하나 깨닫습니다. 길잡이가 되주셔서 고맙습니다. 든든해요. ^^
 
수업 코칭 - 교사의 성장을 돕는
신을진 지음 / 에듀니티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배움의 공동체, 수업비평 등 수업변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나 역시 수업이 자신없고 어렵다. 그동안 수업을 잘해보려고 여러 힘을 써봤다. 연수도 듣고 협동학습 등 공부도 해봤다. 혼자 수업도 찍어보고 고민도 해봤다. 수업컨설팅도 받아본 적 있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왜 그럴까?

 

 우선 컨설팅은 내 평소 수업으로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혼자 공부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홍성 학교혁신 모임에서 공부하고 있는 주제도 수업성찰이다. 수업이 바뀌려면 함께 고민하고 그러면서 내가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는게 중요하다. 코칭과 성찰의 핵심은 바로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수업코칭 단계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1.수업관찰하고 고민 나누기

2.수업고민의 배경탐색 및 목표설정

3.수업고민의 해결방법 모색

4.경험 정리와 이후 과제

 

 교사들은 코칭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수업고민을 다음과 같이 함께 나누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서로 좋은 점만 칭찬한다고, 그렇다고 잘못된 점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수업 코칭에서 수업 교사가 힘을 얻도록 하고 싶다고 무조건 현재 상태가 최선이라고 지지를 보내거나 격려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으니 바꾸라고 야단을 치거나 평가를 하는 것은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 (247)

 

 이 책에서는 일곱 명 선생님 수업 코칭한 사례가 나온다. 경계세우기, 관계, 수업목표, 수업내용 및 방법, 완벽주의, 소통 및 상호작용 문제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보여준다. 수업을 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목표대로 쭉 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늘 이리 튀고 저리 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늘 갈등하고 싸운다. 더 힘든건 그냥 내용만 집어넣듯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문제는 있지만 보이지 않고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어렵다. 그래서 코칭, 성찰 등으로 스스로 문제를 찾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그동안 수업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지금 알아차린 것만 떠올려보면

 

 첫째, 너무 많은 양을 가르치려만 했다.

 

 둘째, 친절하지 않았다. (사고 과정을 단계별로 쪼개서 안내 등)

 

"수학 등의 교과에는 절차적 지식의 특성을 가진 내용이 많아서 내용의 친근함 외에도 절차를 쪼개서 한 단계씩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 언제 어떤 상황에서 지식을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자체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업 내용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상호작용 측면을 통해 실제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188)

 

 셋째, 아이들을 믿지 않았다.

 

 넷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소통이 어려웠다

 

"수업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말로는 자유롭게 이야기하라고 해놓고, 실제로 자신은 이전 수업 목표에서 주로 사용한 상호작용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244)

 

"소통을 위한 중요한 조건, 즉 자신의 틀과 답을 내려놓고 먼저 듣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250)

 

 수업은 정말 어렵다. 혼자는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경험이 말해준다. 수업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함께, 스스로 찾기! 이게 답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5-03-03 0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찾되 함께 찾는 길이란
바로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이 되겠네요.

민들레처럼 2015-03-03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도록 마당을 펼쳐주는게 제 일이 아닌가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