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반가워서 고마워서 하지요. 흔히 고마워서 하는 말 중 `감사(感謝)합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고맙게 여기다.`라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써온 말이라 툭 튀어나오는 인사말이지요. 이 말을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옛부터 써온 우리말은 아니지요. 

 먼 옛날부터 써온 말은 `고맙습니다.`입니다. `고마-`를 앞가지로 놓고 `고마우이, 고맙네, 고마워, 고맙소, 고맙구마, 고맙군, 고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이녁한테 밝혔지요. <출처: 최종규블로그> 

 `고맙다`라는 더 깊은 뜻을 김수업 선생님 강연으로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단군신화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땅에 있는 곰이 만나 단군을 낳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겨레는 하늘 위에 계신 분(천신)이 땅으로 내려와 아버지가 되고, 땅 밑에 계시던 분(지신)이 땅 위로 올라와 어머니가 되셔서 우리 겨레를 낳아 기르셨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단군신화도 이 믿음이 빚어낸 이야기 중 하나예요. 여기서 `고맙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요.

 * 곰+답다 → 곰+압다 → 고맙다

 `고맙다`라는 말은 `당신은 곰다운 사람, 나에게 목숨을 주고 삶과 죽음까지 돌보며 이끄시는 곰(서낭)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감사(感謝)`, 땡큐(Thank you)와 이런 깊은 뜻을 담은 `고맙다`와 견줄 수 있을까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게, 지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도 `고맙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든 배웁니다. 선생도 아이들에게 배우고, 나이 많은 늙은이도 나이 어린 젊은이에게 배웁니다. 국회의원도 시골할머니에게 배울 수 있고, 대기업 사장도 아주 작은 공장 일꾼에게도 배울 수 있지요. 내 삶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이를 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많이 갖고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남을 섬기고 배우기` 보다 `내가 잘났고 으뜸이라는 마음`만 갖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여기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민들레처럼. 201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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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3-09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에서 `고맙다`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이야기입니다. 몇몇 분들이 으레 단군이야기에서 이 말이 나온 듯이 말하지만, 그리 옳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왜냐하면, `고맙다`라는 말은 훨씬 더 옛날부터 쓰던 말이었을 테니까요.

`고마`라는 말머리는 여러 다른 낱말하고 어울립니다. 이를테면 `검다`하고도 어울립니다. `검다`는 `어두움`을 가리키고, `어두움`은 모든 것이 태어나는 자리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가 `어두움`을 보면서 자라듯이, `검다`와 `고마`는 한 뿌리로 이어지는 낱말입니다.

모든 것을 넉넉히 받아들여서 기쁜 마음이기에 `고맙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마음이니 너도 님(하느님,신)이고 나도 님이 됩니다. 이러한 얼거리에서 `고맙다`라는 말을 씁니다. ˝곰다운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다운 사람˝입니다. `검다`를 나타내고자 `곰`이라는 짐승을 빌어서 나타냈다고도 할 수 있을 테니, 이 대목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민들레처럼 2015-03-1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또 하나 깨닫습니다. 길잡이가 되주셔서 고맙습니다. 든든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