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하여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3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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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 체 작가의 팬이다. 작가의 책이 나오면 무조건 읽는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니 거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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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미미님의 포스팅에 힘입어 지난 세기 최고의 전기 작가 아니 더 나아가 역사상 최고의 전기 작가일 지도 모르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를 책탑에서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내친 김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찾아냈다. 지난주에 그렇게 찾았는데 못 찾았었는데.

 

이마고 출판사에서 200812월에 출간된 <메리 스튜어트>3년 전에 중고서점에서 살 때부터 이미 절판된 책이었다. 멀리 서울까지 원정 가서 사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138쪽까지만 읽고 말았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전에 읽은 건 싹 다 무시하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읽던 책들이 많은데... 뭐 그런 건 모르겠고 삘이 꽂힌 책부터 만나야 한다는 나의 책욕심에 충실히 따르기로 했다.

 

포스트잇은 많이 붙어 있지 않은데, 책안에 밑줄과 메모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서론에서부터 다른 역사적 인물들과 메리 스튜어트가 변별점을 가지게 되는 이유부터 아주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한다. 다시 한 번, 글쓰기에 있어 근거와 설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생전에 이미 메리 스튜어트는 문제적 인간이었다. 메리 스튜어트에 대한 자료들은 그야말로 차고 넘쳤다고 한다. 다른 인물들의 경우, 자료가 부족한 게 문제인데 메리 여왕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진영의 적대적 시선을 포함한 문헌과 증인들이 무수히 존재했다. 역설적으로 이런 점이 그녀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았을까.

 

생후 6일만에 아버지 제임스 5세가 병사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여왕이 되어 왕국과 왕관을 탐내는 이웃의 숙적 잉글랜드로부터 시작해서 유럽 각국의 목표가 기구한 운명. 6세에는 유럽의 강대국 프랑스 왕국의 세자빈이 그리고 16세에는 프랑스의 왕비가 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척지게 되는 긴 악연 또한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 중의 하나였다. 요즘에도 드문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

 


아직 평전의 초반이라 중간과 엔딩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1587년 메리 스튜어트는 유럽 군주 중에서는 최초로 단두대에 오른 인물이 되었다. 유럽 군주 흑역사의 스타트를 끊은 비운의 인물이었다.

 

당장 읽지 않아도 좋은 책이라면 일단 사두어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야 도서관에 가는 수고를 덜고 아무 때나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혹은 구하기 위해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이렇게 사서 쟁여두고 수년을 묵힌 책에 대한 변명과 자기 위로를 주말 아침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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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만에 예전에 읽었던 지점을 돌파해 버렸다. 역시나 읽은 부분은 진도가 잘 나간다.

 

그리고 그전에 나무위키에 실린 메리 스튜어트 부분도 찾아서 읽어봤다. 한참을 읽었다. 아무래도 튜더 왕조 출신의 문제아 헨리 8세 시대에 대한 이해가 없다 보니, <메리 스튜어트> 평전을 만나면서 헷갈리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1세 이전에 메리 여왕도 있지 않았던가.

 

메리 스튜어트가 태어난 스코틀랜드는 유럽의 변방으로 가난하고 내전에 시달렸다. 그 덕분에 대항해시대를 맞아 두 세계에서 강대국으로 신장하고 있던 스페인 같은 나라나 백년전쟁을 끝내고 유럽 중심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던 프랑스와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웃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의 호전적인 귀족들을 부추겨서 반란을 획책했다.

 

6세에 세자빈이 되어 프랑스 궁정으로 떠났다가 13년 만에 소녀과부가 되어 돌아온 메리 스튜어트에게 스코틀랜드는 그야말로 후진 나라가 아니었을까. 이복오빠였지만 서자 출신으로 왕위계승권이 없었던 모레이 경 제임스 스튜어트가 그나마 섭정으로 메리 여왕의 부재 중에 나라를 잘 다스렸다는 게 다행이었다.

 

가톨릭 여왕에 맞선 빌런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츠바이크가 직접 늙은 광신자로 명명한 존 녹스였다. 그는 하급 성직자 출신으로 가톨릭을 사탄의 종교라고 비판하며 여왕까지도 창녀라는 비유를 마다하지 않는 극렬분자였다. 츠바이크는 가톨릭 교도였던 메리 스튜어트와 존 녹스의 그것을 신념의 대립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후자가 츠바이크가 극도로 혐오하는 광신자였다면, 전자는 에라스무스, 카스틸리오네 같은 인문주의자로 귀결된다.

 

메리 스튜어트가 프랑스에서 13년을 보내고 스코틀랜드에 상륙했을 때, 이미 나라는 칼뱅 교도들의 나라가 되어 있었다. 국가적 종교 갈등을 피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메리 스튜어트의 개종이었지만, 신념의 군주였던 메리 스튜어트는 죽는 날까지 가톨릭을 버리지 않았다. 스코틀랜드는 국내의 종교 문제, 외세의 개입, 수시로 발생하는 반란과 폭동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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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09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사러 원정˝ 이보다 더 레삭매냐님, 여기 북플계의 정서를 잘 드러내주는 행위가 있을까 싶네요. 저는 복불복, 겟을 기대하고 순례한 적은 있어도 특정 애정템때문에 원정 가본 적은 없어서 더욱 인상 깊게 레삭매냐님 경험이 마음에 박혔습니다. 책탑 어제 쓰러뜨리시지는 않으셨는지요?^^ 내침김에 한나 아렌트 책까지 찾으셨다니 소득이 크십니다^^

레삭매냐 2022-04-09 09:13   좋아요 4 | URL
아마 달랑 한 권 때문만은 아니고
<메리 스튜어트> 사러 가는 길에
세 권을 샀답니다. 이웃 K문고에서
는 예전 구매 기록을 제공해 주지
않아서 불편한데 램프의 요정은
주욱 보여주니 애정하지 않을 수
가 없네요.

사실 타겟 원정보다는 복불복 원
정이 책쟁이들의 로망이지효.

책방 중앙의 웅장한 책탑에는
도전하지 않고 찾아 다행이었답
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2-04-09 0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변명이 아닌, 자랑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진심, 아무나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이십니다^^

레삭매냐 2022-04-09 09:13   좋아요 4 | URL
아, 걸렸나요?

은근 자랑질도 초큼은
배어 있지 않나 싶습니다.

mini74 2022-04-09 08: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탑에서 마치 공주님 구출한 느낌 입니다. 아. 공주님 맞군요. 좀 포악해 보이시지만 ㅋㅋ저도 이 책 읽고싶어요. 전 공주님을 자본의 힘으로 구출해보겠습니다 매냐님 ㅎㅎㅎ

mini74 2022-04-09 08:53   좋아요 5 | URL
헉. 중고도 없네요 ㅠㅠ 죄절 ㅎㅎ

레삭매냐 2022-04-09 09:15   좋아요 5 | URL
에헴, 이 책이 나름 귀한 책이라
저도 시간 좀 걸려서 구했답니다.

이런 책은 왠지 도쇼깡에서 빌려
다 읽기는 거시키해서요.

다스 카피탈 파워가 미니님을 책
으로 인도해 주시리라 굳게 믿슙
니다. 건승.

새파랑 2022-04-09 1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서재는 왠지 중고서점의 느낌 이 들거 같아요 ㅋ 보물창고 느낌? ^^ 삼년전에 득템하셨군요~!!

레삭매냐 2022-04-09 11:29   좋아요 2 | URL
3년 전에 초큼 읽었던 기
시감으로 술술 읽고 있답
니다.

정리한다고 하면서도 계속
해서 책을 사들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그레이스 2022-04-09 1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신간!
재출간되면 그때 새책으로 들여놔야겠네요
얼마전에 광기와 우연의 역사도 다시 들여놨어요^^
읽은 책 신간으로 들여놓기에 아깝지 않은 작가죠. 츠바이크는

레삭매냐 2022-04-09 11:30   좋아요 3 | URL
저로 새 버전이 좋으나
언제가 될 지 몰라서 일단
구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새로 나오게 되면
잘 안 사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역자도 같더라는.

버뜨, 츠바이크는 그러합니다.
1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coolcat329 2022-04-09 11: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습니다. 상태도 좋네요.
제발 새 책으로 나오길 바랄뿐입니다.

레삭매냐 2022-04-09 20:47   좋아요 2 | URL
이화북스에선가 슈바이크
의 책들을 꾸준하게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가 돌아 가신지 오래
되서, 판권이 소멸된 게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

저도 새 책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미 2022-04-09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새책 같은 중고를 득템하셨었네요!!! 표지도 생각보다 더 근사합니다. 그럼요~ 좋은 책이면 사두어야한다는 진리를 저는 레삭매냐님 덕분에 실천하고 있습니다.ㅎㅎ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것도 안타까운데 많은 자료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일지 알수없다는 점도 슬프네요. 그래도 이 책을 읽는다면 어느정도의 맥락은 파악할 수 있을듯해요! ^^*

레삭매냐 2022-04-09 22:17   좋아요 2 | URL
아주 오랜 사냥 끝에
얻은 책이라 그런지
더더욱 귀하게 여겨지네요.

아무럼요, 당장 읽지 않을
책이라도 사두어야 합니다
넵!

비극의 주인공이어서 더더
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참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뭐랄까 밀린 숙제를 하는 그
런 느낌이랄까요.
 


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나는 아주 오랫동안 <중경삼림>의 첫 번째 에피소드보다 두 번째 에피소드가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두 번째보다 첫 번째가 더 낫지 않나 싶은 쪽으로 생각의 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두 개의 이야기 모두 매력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고.

 


경찰 663(양조위 분)과 페이(왕정문 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중경삼림>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마마스 앤 파파스>의 노래 <캘리포니아 드리밍>에 대한 이야기를 빼면 아마 이야기가 반쯤 덜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럴 정도로 페이는 이 노래에 미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의 중국 반환을 3년 앞둔 1994,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홍콩의 밤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아마 그 때만 하더라도 공산주의 정권과의 기묘한 방식의 동거가 결국에 가서는 강력한 억압과 족쇄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항상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도 말이다.

 


페이는 사촌오빠의 가게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새로운 점원이다. 그녀는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 하지무와 잠시 대면하고 곧바로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 663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경찰 223663의 공통점은 바로 둘 다 경찰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최근에 실연했다는 점도.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사장은 영업 신장을 위해 맨날 스튜어디스 애인에게 샐러드만 사다 주는 663에게 생선튀김도 한 번 사다 주라고 권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피자도 권했던가. 이게 사단이 되어, 무더울 여름날 하이네켄 맥주를 즐겨 마시던 스튜어디스 애인을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가 버렸다. 이런 경우엔 사장님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 음식에도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는데 사랑은 아마 말할 필요도 없었겠지. 663의 여자친구는 바로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다. 편지 한 통과 집열쇠를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 남겨둔 채.

 

가게 점원들은 사장을 필두로 해서 모두 편지를 뜯어서 본다. 그리고 페이에게 그 내용을 전달할 임무를 맡긴다. 663은 편지를 잠시 맡아 달라고 말한다. 그 다음부터 우리가 잘 아는 페이의 663 집의 유쾌한 침투작전이 시작된다. 그 시절에는 재밌게 보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지금은 모두 범죄였다! 놀랍지 않은가. 우선 타인의 편지를 훔쳐보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페이가 663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거다. 이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

 

<중경삼림>에는 왕정문(혹은 왕비)이 부른 <몽중인>(Dream Lover)이 두 번 등장한다. 한 번은 663의 집에 페이가 무단침입하던 중에 한 번 그리고 엔딩 컷에서 한 번. 음악을 들으면서 약간 전율했다고나 할까. 이제는 지나가 버린 오래전 청춘의 기억이 떠올라서가 아닐까 싶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663과 사랑에 빠진 페이는 열쇠로 그의 집을 무시로 드나들면서 재밌는 행각을 벌인다. 그러니까 전 애인인 스튜어디스 주가령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한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아를 만들었지만, 페이는 스스로 갈라테아가 되고자 한 걸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라고 결국 663의 집에 맘대로 드나들던 페이는 결국 그에게 꼬리가 밟히고 만다.

 

삼십대 초반의 그윽한 눈빛의 양조위가 맡은 경관 663은 정말 사람 좋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들이대는 페이의 무거운 짐을 들어 주기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전 애인이 다시 돌아왔을 거라는 직감에 느닷없이 자신의 집으로 들이닥친 663은 집에 숨어 있던 페이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건 좀 억지스러웠는데. 어쨌든 재밌긴 하더라.

 

자신만 바라보던 페이의 감정을 드디어 알게 된 이 남자는 페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어느날 밤 8시에 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그리고 페이는 캘리포니아 바가 아니라 스튜어디스가 되어 진짜 캘리포니아로 날아간다. 사촌오빠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사장에게 663에게 편지를 한 장 건네주라고 했던가.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다음, 이전의 촌스런 단발에서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해서 등장한 페이. 아마 경찰을 때려치우고, 페이의 사촌오빠에게 가게를 인수 받아 새로운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둘은 만나고, 다시 한 번 왕정문이 부른 <몽중인>이 흐르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처음 이 영화를 볼 적에는 그저 캘리포니아가 이상향으로 제시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캘리포니아는 고독하고 불안한 청춘들에게 유일한 탈출구였다.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얼른 홍콩에서 탈출해서 사시사철 태양이 내리쪼이는 곳으로 튀라고. 나중에 가서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니, 시간과 기회가 있을 때 어서 자유롭게 살 길을 모색하라고 WKW가 영화 속에 숨겨둔 지령이었던 것이다.

 

페이가 663의 집에 가져다 들이 붓는 금붕어 역시, 홍콩이라는 시공간에 갇힌 그네들의 다른 상징으로 읽힌다. 페이가 663의 전 애인인 주가령의 흔적을 지우려는 부단한 노력도 애절하기만 하다. 돋보기를 듣고 침대 위에서 긴 머리카락을 찾아낸 페이는 633이 즐겨 찾는 식당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의 머리를 들춰 보기도 한다. 이 정도면 편집증 아닌가? 한편으로는 우스워 보이는 장면들도 심리학적 분석의 틀에 넣어 보면, 좀 그렇다.

 


세월이 그렇게 오래 흘러도 663 역을 맡은 양조위의 눈빛 연기는 참 인상적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왕정문이 부른 <몽중인>의 전율을 일으키는 기타 사운드는 최고였다. 동경의 대상이던 공간이 홍콩이 예전 같은 모습을 잃어버린 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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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4-08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인생영화라 레삭매냐님 리뷰 읽으니 다시 또 보고싶어지네요!

아~~주거침입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죠ㅋ 그것도 감히 경찰의 집을ㅋㅋㅋ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고무장갑을 끼었던가요? 😆

왕정문의 크랜베리스와 닮은 듯 다른 가창력과 노래 때문에 더 좋았고 양조위 이 영화에서 젤루 눈빛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레삭매냐 2022-04-08 19:37   좋아요 2 | URL
이건 뭐 봐도봐도 질리지도
않고 또 새로운 것들이 보이니
과연 걸작이라 부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니깐요. 그 시절에는 걍
일할라고 고무장갑을 꼈나
싶었는데 이제 다시 보니,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는 치
밀한 플랜!이었네요 그래.

크랜베리즈의 원곡인 <드림
즈>와는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몽중인> 참
으로 좋아했던 기억입니다.
오리지날 CD를 심지어 홍콩
HMV에 직접 가서 공수해 왔
던 것으로... 그러합니다 넵.
 


예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달궁에서 독서 모임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제는 잘 읽지 않는다는 소세키 작가의 책이 한국에서는 이래 인기가 있나 하고 말이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보니 밀란 쿤데라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마 모국이 아닌 타국에서 그의 전집이 나온 경우가 있었던가 싶다.


어쨌든 최근 북플에 소세키 작가의 책들을 열심히 읽는 분들이 계셔서 나도 숟가락을 얹어 본다.

 

문제는 책만 사들이고 읽는 건 소홀하다는 것이다.



어제 인근 헌책방에 가보니 모두 다섯 권의 소세키 작가 책들이 오롯하게 책선반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다 사들일까 하다가... 아 참 내가 <도련님>은 그전에 이미 읽었었지. 컬렉션이라고 하면서도 왠지 예전에 읽은 책은 안 살라고 하는 마음이란 참.

 

어쨌든 그래서 두 권을 땡겨왔다. 램프의 요정이 제공하는 적립금을 모두 다 땡기니 만원 안짝으로 두 권을 데려올 수가 있었다.



 

지난주에 사들인 발터 벤야민의 책주인과 겹치는 이가 아닌가 싶다. 책을 비닐로 싼 실력이 거의 유사하다. 그러니까 두 책들의 주인은 같은 사람이라는 합리적 결론에 도달한다.

 

<우미인초>는 생각보다 두툼했다. 아 예전에 현암사에 일하던 지인이 도서정가제 실시 이전에 지인 찬스로 소세키 시리즈를 싸게 살 수 있다고 했을 적에 모두 질렀어야 했나 싶다. 그리고 보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렇게 해서 한 개 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파타고니아인지 송라인도.


어쨌든 어제 사서 <갱부>는 바로 읽기 시작했다. 근데 초반부가 약간 모호해 보이는데. 오후에는 좀 읽을 수 있을까. 요즘 이책저책 마구 사들이는데, 읽는 속도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좀 더 덧붙여야지 일단 밥은 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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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05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현암사 소세키 전작 모으는데 반갑군요 ㅋ 왠지 중고로 모으고 싶어서 열심히 찾는데 잘 안나타나는 작품들이 있더라구요 😅 저도 갱부 초반만 읽었는데 약간 웃긴 분위기더라구요 ㅋ

레삭매냐 2022-04-08 17:06   좋아요 0 | URL
나름 책읽기 슬럼프라 완독을
못하고 이책저책 집적거리고만
있네요.

그래도 소세키 선생의 <갱부>
는 꾸역꾸역 읽고 있답니다.

어려울수록 책사냥 하는 재미
가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

mini74 2022-04-05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책은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거 같아요. 색감도 예쁘고 ㅠㅠ 사놓고 왜 읽지를 못하니! 이건 제 맘의 소리입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2-04-08 17:07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현암사 소세키 작가
책은 컬렉팅하는 맛이 나더라구요.

저에게 하시는 말쌈이신 줄요!!!
왜 사서 읽지는 않고 뻐팅기냣!

라로 2022-04-06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책을 일본에서는 잘 읽지 않는다니 좀 서운한데요.^^;;(내가 왜? 벌써 팬심이;;;)
저 고양이... 다 읽었어요,,, 참 좋았습니다. 특히 세 남자가 수다떠는 거 읽으면서는 저런 남자들이 귀엽구나 싶으면서 쪼잔하고나 싶고요,,^^;; 하지만, 소세키에 대해 뭔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게 참 쪼잔하게 매력적이라고 할까요?? 책 읽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성품 같기도 하고,,은근 매력적이더라구요. 저는 왜 그런 쪼잔한 남자들에게 끌리는지??ㅠㅠ
암튼 다음에 사 논 마음이랑 다 읽어보려고요. 근데 사놓고 읽지 못하는 일등은 저에요.ㅠㅠ

레삭매냐 2022-04-08 17:14   좋아요 1 | URL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현대 니혼진들의 성향을 봤을
때, 심심한 소세키 작가의 책들
이 인기가 - 뭐 그렇습니다.

전 아직 <마음>은 수배하지
못했네요. 동네 책방에 있긴
한데 다른 책들을 집어 왔네요.
아직도 있더라구요.

전 지금 <갱부>를 읽고 있답
니다. 놉, 제가 단연코 1위일
겁니다 확신합니다.
 


 

네 번째 보는 영화 그래도 재밌기만 하다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존 파워스가 저술한 <왕가위>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좀 보다가 빌렸다. 내가 처음 왕가위의 영화인 <중경삼림>을 볼 때까지만 해도 스타일리스트 감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거장이 된 모양이다. 이십여 년을 훌쩍 뛰어 넘는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나는 <중경삼림>을 극장과 시네마테크에서만 세 번을 봤다. 아마 그 뒤에도 비디오로 다시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정확한 기억에 따라 나는 이번에 네 번째로 <중경삼림>을 봤다. 오래 전, 브리티시 홍콩 시절에 청킹 맨션의 어느 허름한 숙소에서 방글라데시 아저씨들하고 단돈 8,000원에 하룻밤을 보냈다. 그곳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과 당일치기로 마카오 여행도 했다. 밤길에 만난 한국 아가씨를 데리고, 청킹 맨션에 데려 와서 잘곳이 없어 소파에서 자리를 만들어주는 오지라퍼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땐 그랬지.

 

1994년 그러니까 <중경삼림>이 발표된 해이다. 그로부터 무려 28년이라는 세월이 무시로 흘러가 버렸다. 경찰 223(금성무 분)이자 하지무는 오늘도 홍콩의 거리에서 범죄자들을 잡는 경찰로 활약 중이다. 그의 나이는 24. 하지만 5년을 만난 애인 메이가 떠나 버렸다. 자신의 생일인 51일까지의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깡통을 먹으면 떠난 애인이 돌아오기라도 하듯, 그렇게 유통기한이 임박한 파인애플 깡통을 사 모은다. 어느 편의점 직원은 그가 원하는 대로 가져가라며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깡통을 떠넘긴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가라는 아주 고전적인 질문의 출발점이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페이저, 그러니까 삐삐 사서함의 비번이 영원한 사랑이었다나 뭐라나.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듯이, 영원한 사랑도 상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지도 모르겠다.

 

그가 즐겨 찾는 야간 레스토랑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 새로운 직원 이름도 메이다. 주인장 아저씨는 실연에 시달리는 하지무를 위해 새로운 메이(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말을 덧붙이며)를 만나 보는 건 어떠냐며 슬쩍 떠본다. 아 그전에 노랑머리(임청하 분)하고 잠시 0.5cm인가를 조우하는 장면도 나오던가 어쩐가. 기억은 참 불친절하다.

 

영화 촬영 당시 금성무보다 20살 가까이 나이가 많던 임청하의 외모는 실연에 빠진 이십대 청년이 새로운 사랑이라고 부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그야말로 방부제 같은 미모를 과시한다. 해가 뜨는 날에도 레인코트를 입고, 밤에도 썬글래스를 착장한 노랑머리 임청하는 마약밀매상이다. 6인조 인도 사람들을 고용해서, 옷과 신발 그리고 아이 인형 등에 마약을 숨겨 밀반출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들의 여권까지 압수했지만 항상 딴짓을 하던 인도 사람들은 노랑머리가 공항 카운터에 간 사이 종적을 감춘다.

 


자 이제부터 노랑머리의 그들에 대한 추적이 시작된다. 빡친 그녀는 지하철 수하물센터에 보관된 권총으로 무장하고 그들을 찾아 나선다. 기세로 봐서는 무슨 일이라도 당장 벌어질 것 같은 그런 태세다. 역시나 아열대 지역이 홍콩의 무더위를 보여 주는 장면 중의 하나는 노랑머리가 냉장고 문을 열고 열기를 식히면서 유에스 100달러짜리를 척척 세서 인도인들에게 나눠 주는 장면이다. 인도인 패거리들에게 쫓기던 노랑머리는 다섯발의 총탄으로 침사초이의 어수선한 거리에서 3명의 인도 사람들을 죽이고 가까스로 지하철에 탑승해서 위기를 모면한다. 아마 그들에게 잡혔더라면 어떻게 될지 모를 그런 순간이었다.

 


최종적으로 연인 메이에게 차인 사실을 확인한 하지무는 어느 바에 들어가 처음 들어온 여인과 사랑에 빠지겠노라는 요상한 구상을 하고 있다. , 그전에 실연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는 여사친들에게 일본어와 광둥어 그리고 베이징어를 섞어 가며 전화질을 해보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사실 감정에 휩싸여 가장 하면 안되는 행동을 이십대 청년은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왕칼 아니 왕가위의 설정대로 하지무가 진치고 있는 바에 노랑머리가 들어와 쿨하게 위스키를 주문한다. 그렇지 바에서는 맥주보다는 위스키가 제격이지. 그리고 자신의 결심대로 그녀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는 청년. 노랑머리는 자신은 지금 말할 기분이 아니라며, 대화 상대를 원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지만 우리의 하지무가 그렇게 쉽게 물러설 것 같은가. 절대 아니다.

 

결국 쉬어야 한다는 노랑머리의 말에 어느 호텔 방으로 가지만, 술과 총격전의 피로에 쩐 노랑머리는 썬글래스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침대에 뻗는다. 날이 밝아올 때까지 경찰 223은 두 편의 광둥어 영화와 다섯 그릇의 샐러드를 먹는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알려준 대로 여자가 하이힐을 신은 채로 자면 발이 붓는다면서 아주 친절하게도 노랑머리의 하이힐을 벗겨 자신의 넥타이로 씩씩하게도 닦아준다. 오래 전에도 그랬지만, 다시 봐도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당장 3명의 사람을 죽이고 정처 없이 유랑하는 노랑머리를 순간적으로나마 사랑하게 된 경찰 223. 그 둘의 관계란 정말 역설적이지 않은가. 그 사실을 223이 알았더라면,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체포하기 위해 노랑머리에게 수갑을 채웠을까 과연. 그렇게 진실이란 상대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는 걸 왕가위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에 도달하기 전까지 사실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지무는 눈물을 몸 밖으로 빼내기 위해 비가 줄줄 오는 새벽 558분에 운동장을 그야말로 미친놈처럼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삐삐마저 운동장에 두고 떠나려 하는 순간, 삐삐가 울린다. 702호실 친구가 보낸 해피 벌쓰데이라는 짧은 메시지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된다. 우리네 삶은 그런 법이다. 가장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우리의 임청하 누님의 이야기도 마무리를 지어야겠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서양인 바텐더를 찾아가 가차 없이 총격을 가한다. 그리고 내내 쓰고 있던 노랑머리 가발을 내던지고 흑발로 돌아서는 장면으로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마무리가 된다.

 

처음으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볼 적에는 현란한 카메라 워크 그리고 중국 반환을 앞둔 청춘들의 불안한 심리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를 본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흘러 중국의 국가적 수치의 상장이었던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이 되었고, 그들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던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임청하가 노랑머리 가발을 벗어 던지고 다시 흑발로 돌아가는 시퀀스는 미래에 대한 예언적 성격의 그 무엇이 아니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이 통치하던 시절보다 과연 홍콩의 삶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식민지 시절보다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한다면, 이런 역설이 또 있을까 싶다. 한 때 싱가폴과 함께 영국이 품은 동양의 두 개의 진주라고까지 불렸던 홍콩은 동남아시아 금융 허브이자 무역 거점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정치적 자유가 후퇴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번영 역시 퇴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으로 활발한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본주의 국가들 입장에서 투자처로서의 홍콩의 매력은 브리티시 홍콩 시절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 그런데 사반세기도 전에도 이런 홍콩의 어두운 미래를 예언한 이런 수작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제는 그런 영화를 볼 수가 없게 된 걸까? 그건 아마도 중국의 광전총국이 선전영화로 영화판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은 자국 영화에 출연시, 외국인이라는 표기를 명시하는 법률까지 만들었다지 않은가. 비약적인 경제성장에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긴 하지만, 영화나 음악 혹은 문학 같은 소프트파워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기에는 그네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결국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네 삶을 결정짓는 정치로 귀결되기 마련인가 보다. 왕칼 아니 왕가위의 영화 스타일 넘치는 삼삼한 연애 스토리 <중경삼림>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중국/홍콩 영화의 우울한 오늘날까지 말하게 된 것을 보면 말이다.


[뱀다리] 모두가 다 알겠지만 2편의 주제가처럼 등장하는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과는 결을 달리하는 멜랑콜리하면서도 비내리는 홍콩 거리를 연상시키는 그런 블루지한 사운드트랙들이 영화의 완성도에 일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주크박스도 주목할 만하다. 휴대폰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게 된 시절에 돈을 넣어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는 이제 시대의 유물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밀레니엄에 주크박스는 자본주의 총아 같은 존재였다. 뭐 궁극적으로 보면 지금도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 완전 자본주의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것도 후불제가 아닌 선불제로. 내가 가진 자본과 선호하는 음악에 대한 등가성이라고 해야 할까.

 

크리스토퍼 도일이 맡은 핸드헬드 카메라만큼이나 음악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 왕가위 스타일의 흘려찍기(?)는 아마추어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쩌면 한물간 누벨바그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왕가위에 대한 의도적 폄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는 거장의 재기 넘치는 실험정신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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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04 1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왕가위 넘 반갑네요. 우리 나라에서도 짝퉁영화가 만들어진거 기억납니다 ㅠㅠ 암울한 홍콩 분위기와 배우들 참 멋있었는데 말이죠. 양조위 그 헤어스타일 넘 좋아서, 남편에게 그 스타일 해보라고 했다가 ㅠㅠ 남편은 그냥 동네 이발소아저씨더군요 ㅠㅠ

레삭매냐 2022-04-04 19:16   좋아요 3 | URL
부군님의 썰, 왤케 재미집니까 기래 ~
빵빵 터졌습니다.

WKW를 읽으면서 오래 전 기억들
이 퐁퐁 샘솟아서 저주 받은 걸작
이라는 <아비정전> 등을 하나하나
구해서 보려고 합니다.

울나라에서 맹근 짝퉁영화의 제목
은 무엇일까요, 궁금합니다.

mini74 2022-04-04 19:23   좋아요 3 | URL
홀리데이인 서울 이었어요. 보고나서 다들 화내며 나왔던 기억나요 ㅎㅎ모텔 선인장도 그랬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