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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달궁에서 독서 모임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제는 잘 읽지 않는다는 소세키 작가의 책이 한국에서는 이래 인기가 있나 하고 말이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보니 밀란 쿤데라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마 모국이 아닌 타국에서 그의 전집이 나온 경우가 있었던가 싶다.
어쨌든 최근 북플에 소세키 작가의 책들을 열심히 읽는 분들이 계셔서 나도 숟가락을 얹어 본다.
문제는 책만 사들이고 읽는 건 소홀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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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근 헌책방에 가보니 모두 다섯 권의 소세키 작가 책들이 오롯하게 책선반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다 사들일까 하다가... 아 참 내가 <도련님>은 그전에 이미 읽었었지. 컬렉션이라고 하면서도 왠지 예전에 읽은 책은 안 살라고 하는 마음이란 참.
어쨌든 그래서 두 권을 땡겨왔다. 램프의 요정이 제공하는 적립금을 모두 다 땡기니 만원 안짝으로 두 권을 데려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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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사들인 발터 벤야민의 책주인과 겹치는 이가 아닌가 싶다. 책을 비닐로 싼 실력이 거의 유사하다. 그러니까 두 책들의 주인은 같은 사람이라는 합리적 결론에 도달한다.
<우미인초>는 생각보다 두툼했다. 아 예전에 현암사에 일하던 지인이 도서정가제 실시 이전에 지인 찬스로 소세키 시리즈를 싸게 살 수 있다고 했을 적에 모두 질렀어야 했나 싶다. 그리고 보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렇게 해서 한 개 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파타고니아인지 송라인도.
어쨌든 어제 사서 <갱부>는 바로 읽기 시작했다. 근데 초반부가 약간 모호해 보이는데. 오후에는 좀 읽을 수 있을까. 요즘 이책저책 마구 사들이는데, 읽는 속도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나중에 좀 더 덧붙여야지 일단 밥은 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