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자
"경영 전반에 걸쳐 CEO에게 독자적인 책임과 권한 의무가 온전하게 주어지지 않은 풍토에서는 전문 경영인이 설 자리가 없다" 경영에 별 어려움없이 회사가 잘 되고 있을 때는 그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반대로 위기가 닥치면 어쩔 수 없이 경영책임자의 본색이 드러난다.





 
▲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대표이사



지난 97년 말 이후 불어 닥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태풍은 이 땅의 기업 경영인들이 고용 경영인인지,전문 경영인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것이었다.
물론 어떤 성향의 경영인인가를 막론하고 그 전대미문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 모두 최선을 다했다.그런데 그것이 누구를 위한 최선이었느냐를 짚어나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우선 고용 경영인은 노사문제나 채권단에 대한 대처,주주에 대한 인식 등 모든 부문에서 지배 주주인 창업자나 1대 주주가 의도한 바에 충실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인원 감축과 사업 양도,재산 처분,보유 주식 매각을 통해 ‘굶더라도 살을 빼서 울타리 빠져나가기’에 급급했다.일견 현명한 방식과 같다.그러나 기업이란 우리가 ‘오너’라고 부르는 창업주나 1대 주주의 쌈지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면 이해 당사자 모두 공평하게 어려워야 하고,경영 실적이 좋다면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야 한다.고통과 이윤의 분배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근로자들에게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일을 더 하고 임금을 덜 받는 조건으로 고용보장을 약속하고,주주에게는 당장 배당은 못하지만 이러 저러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줘야 한다.
고객에게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이윤창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앞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해야 한다.말하자면 기업과,그 기업이 맺고 있는 모든 조직이 함께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전문 경영인이라면 당연히 이랬어야 한다.
경영 전반에 걸쳐 CEO(최고경영자)에게 독자적인 책임과 권한,의무가 온전하게 주어지지 않은 풍토에서는 전문 경영인이 설 자리가 없다.
나는 우리 기업들의 경영 형태의 흐름을 ‘창업자 시대-고용 경영인 시대-전문 경영인 시대’로 분류한다.그동안 기업 경영상의 이러저러한 불합리와 비효율은 창업자와 그가 고용한 월급사장(고용 경영인)간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발생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현재의 단계를 고용 경영인이 아직 주류인 가운데 전문 경영인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내가 2001년 7월 브라운관 유리제조회사 사장직을 사임한 후 고맙게도 여러 회사로부터 사장 영입의 제의가 왔었다.당시 아직 건강상태도 좋고 활동력도 남아 있어 다시 회사경영을 맡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고용 경영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회사를 떠난 마당에 다른 회사를 고르는 기준이 남달라야 했었다.즉 그 회사의 규모나 업종,연봉 수준,장래성같은 것보다는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이 가능한 그런 조건을 갖췄느냐의 여부였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이스텔시스템즈㈜’는 1대 주주가 동원그룹이다.김재철 회장으로부터 “일절 경영 간섭을 하지 않을 테니 열린 경영과 윤리 경영으로 어려워진 회사를 위해 재량껏 노력해 달라.”는 제의가 와서 받아들인 것이다.
전문 경영인들이 경영일선 도처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대를 앞당기는 것,필자가 꿈꾸는 기업경영 모델이다. 서울신문(구.대한매일), 2004년 6월 7일 ( 14면, 오피니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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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전문경영인이 설 자리
 

관리자 (IP : ) 2004-07-12 529
 

 


[CEO 칼럼] 전문경영인이 설 자리
하버드 대학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내놓은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보고서가 있다.1974년도 졸업생 115명의 졸업 후 20년간의 행적을 추적,성공한 사람(물론 세속적 기준의 ‘성공’이겠지만)의 성품 혹은 행동양식을 분류해 놓은 보고서이다.이 자료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된 성향 중에서 도전형과 평생학습형이 두드러진다.이 자료를 원용해 우리나라 전문경영인의 경영 양태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선 창업주(오너)가 가장 선호하는 CEO(최고경영자)는 남다른 열정을 지닌 위험 도전형 인물을 선택의 첫 머리에 놓는다.강한 추진력과 개척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그러나 이 경우 기업의 사회적 소임과 조직원과의 화합,합리성 따위의 덕목은 설 자리가 모자란다. 두 번째로 선호하는 사람은 강한 책임감의 소유자이다.고금을 막론하고 경영인에게 책임이 강조되어서 나쁠 것은 없다.그런데 여기서의 책임감이란 회사의 오너(창업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꼽는다면 결과 지향형 경영인이 창업주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왔다.물론 이 때의 ‘결과’ 역시 조직원이나 주주,고객에게 고루 이익이 되는 성과가 아니라 창업주의 주머니를 넉넉하게 하는 결과여야만 한다.풍족한 과실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은 그저 첨부사항일 뿐이다. 물론 이 모두를 뭉뚱그려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어려운 기업환경 아래 ‘파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런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공로도 적지 않을 뿐더러,과단성있는 선택과 결단은 오늘날에도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나는 21세기의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정직과 솔선수범,그리고 평생학습의 정신을 꼽는다.경영인 개인의 도덕적 관점에서의 정직만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대해서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허위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그래야 열린경영과 윤리경영이 가능하고 이것이 곧 대내외적인 신뢰로 이어진다. 두번째로 거론한 솔선수범형 경영인은,군림함으로써 불신을 초래하고 그 불신 때문에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기 어려웠던 구시대 경영인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다.바른 판단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대화와 독서 등을 통한 평생학습 습관과 부단한 정보수집이야말로 전문경영인에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새로운 전문경영인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가장 많이 달라져야 하는 쪽은 역시 창업주(오너)다.우선 그들은 회사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고용한 CEO에게 부단히 간섭할 뿐만 아니라 의심이 많다.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창업주가 이런 간섭과 의심의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뿐만 아니라,창업주는 지나친 소유욕을 줄여야 한다.탈세나 편법상속 등은 모두 창업주의 기업에 대한 사적 소유욕이 지나친 데서 생겨나고,그가 고용한 전문경영인이 중도에 좌절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기업하는 즐거움을 소유가 아니라 성취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1세대 경영인,즉 창업주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발휘했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정직,솔선수범,평생학습 등과 융화하고 조화해나갈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가 바라는 CEO가 아니겠는가. 서울신문(구.대한매일), 2004년 7월 12일 ( 14면, 오피니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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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업 경영은 엘리트 임원이 경영 계획을 잘 수립해 사원들을 이끌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계획적으로 공급만 해도 기업 경영이 수월하게 이루어졌다.하지
만 지금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아무리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도 시장이 이를 쉽게 소화해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 0세기에는 소수의 엘리트가 계획을 수립해 다수를 이끌어 가는 관리 지향적기업 문화였다.하지만 이런 관리 문화로는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없다.이제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능동적
이고 자발적인 기업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리더십 역시 조직 내부 관리는 물론 조직 외부의 변화까지 면밀히 이해하고 대응해 조직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이 한 뜻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지식 정보 사회의 리더십은 정보의 공유,비전의 제시,리더의 솔선수범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기반한다.
  우선,리더십은 조직의 모든 일원이 조직의 정보를 비밀 없이 공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기업의 경우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경영 내용을 조직 구성원에게 모두 공개해 의구심,피해 의식을 해소하고 신뢰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소수만이 기업 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조직원의 반발심을 형성하게 하고 노동조합을 만들게 한다.그리고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위기 상황을 모두 공감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번째 비전 제시는 조직원 모두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국가 조직,기업 조직의 비전은 멋진 캐치프레이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해야할 바를 잘 제시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솔선수범은 중요한 리더십의 덕목이다.‘Follow me ’가아닌 ‘L e t ’s go ’의 솔선수범은 존경받는 리더로 구성원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경영 혁신을 위해 기업 문화로강조되어야 할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항상 공부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우선 귀를 열어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공부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사장은 지시만 하고 사원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전근대적 관습에서 벗어나 사장과 사원이 라운드테이블에 둘러앉아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더불어 폭넓은 독서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고 생활의 지혜를 얻어 기업 경영과 업무 내용에 유용한 자산을 쌓도록 한다.
   둘째,일을 사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Karl Hilty는 그의 『행복론 』에서 ‘행복하고 싶으면 무엇보다 일하라 ’고 했으며,불경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一日不食)’고
했다.성공하는 사람은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Jeffrey Pfeffer는 저서『Human Equation 』에서 高성과 경영을 위해서는 몰입과 헌신이 요구된다고 했다.
   셋째,인간 존중 문화가 필요하다. 조직 경영에 있어 전략 경영,기술 경영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고 있으나 최고의 전략과 기술만으로는 으뜸 기업이 될 수 없다.그러한 전략과 기술을 행사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인간 존중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대표적으로 『삼국지 』의 유비는 인간 존중 경영을 통해 전략을 가진 제갈공명,기술을 지닌 관우, 장비 등과 돈독한 인간 관계를 가짐으로써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항상 변화에 도전하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청년기에는 젊음과 열정으로,장년기에는 노련함과 포용력으로 새로운 일을 기피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이러한 도전 정신은 언제나 공부하는 습관으로 자신을 키워가야만 가능하다.


   끝으로 기업 경영은 전략 수립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략 수행으로 이어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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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조언해야 할 세 가지 말이 있다 -일하라, 좀더 일하라,,끝까지 일하라-
철혈재상 (鐵血宰相)으로 익히 알려진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한 말이다

노동에 노소 구분을 둘 필요야 없겠지만, 땀 흘려 일하는 현장이야말로 청년이 있어야

할 자리다. 그러나 비스마르크가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숨쉬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의

말은 어록(語錄)에 등재되기는커녕 그 내용의 무책임성때문에 바로 그 '청년들'의 질타를

피 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실업이 문제다. 고용문제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에서는 한때 청년

실업자 고용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실업자 1명을

고용할 때마다 대기업에는 540만원을, 중소기업에는 720만원을 각각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당장의 청년실업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일정부분 효과가 있겠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없다면 정치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실업 증가의 원인이야 새삼 머리 싸매고 찾을 필요없이 이미 드러나 있는 것들이다.

인건비 상승에 따라 단순.반복 노동을 필요로 하는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은 이미

인건비가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줄줄이 이전하고 있다 . 기술 개발에 따른 공정

자동화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고도 이전보다 생산성을 더높일 수 있으며,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에서는 돈벌이가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 기피는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지나친 규제 등 여러 이유
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노사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만나본 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을 '파업 공화국'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오벌린 회장은 "노사관계는

한국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큰 관심거리이자 고민"이라고 하면서도 "한국의

노조 결성률이나 파업하는 날짜, 횟수는 실제로는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비친

인식은 그렇지 않다" 라고 얘기했다.


이에 앞서 GM대우의 닉 라일리 사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의 노사관계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그것도 대단히 과격한 방식으로 되풀이되는 한국의 파업사태는

기업인의 투자의욕을 주저케 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노동자와 사용자 어느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느냐는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말이다.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외국에 알려져 있는 '파업 노동자들'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이 노동자 자신들에게도 있다. 형형색색의 깃발이며, 붉은 머리띠, 주먹을 내두르며

일사분란하게 외치는 구호들 …. 부자나라의 자유 시장경제 신봉자들인 투자자들은

언론매체에 비친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공포를 느낄 만도 할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이야 '생존이 걸린 문제' 여서 결연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할지는 모르나

적어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집회문화만은 이제 좀 '혁명군대'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업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서울신문 (구.대한매일), 2004년 8월 23일 ( 31면, 오피니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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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의 확대 시행이 발표됐을 때 당사자격인 직장인들을 제외하고 이를 가장 환영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관광·레저 산업,혹은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금요일 저녁부터 고속도로에 정체현상이 나타나고,주말이면 유명 관광지에 도시를 빠져나온 승용차들이 넘친다.

‘휴식이 길면 곰팡이가 슨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닷새 동안 열심히 일해서 지친 심신을 다독일 수 있는 주말 휴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토요일 휴무를 자진 반납하고 출근길에 오르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회사에서 토요일 오전에 두세 시간씩 각종 외국어 강좌나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개설해 직원들에게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아예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도 있고,오전과 오후에 걸쳐 8시간씩 ‘토요 집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체도 있다.

그러니까 직장인들이 평일에는 일하러 출근하지만 토요일에는 공부하러 출근한다는 얘기다.‘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휴식 반납’이라는 식의 경직된 부담감만 주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모습이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이야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그것을 토요일에만 한정할 필요도,그리고 당장 직장 생활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되는 어학이나 컴퓨터 혹은 경영관련 지식 같은 실용적인 분야에 국한할 필요도 없다.직무와 상관없는 문학·철학 서적,역사서 등은 삶의 질을 풍성하게 한다.또한 직장 생활을 잘할 수 있는 폭넓은 사고와 지혜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동안 내가 맡았던 회사마다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인지 요즘도 노사화합을 주제로 한 강연요청이 간간이 들어온다.그런데 간혹 약속된 강의날짜 직전에 취소통보가 날아오는 수가 있다.분규가 해결됐으니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 그들은 나를 쇳소리 나는 분규현장을 일거에 평정할 여의봉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조직원들을 위한 강좌이든 외부인 초청강연이든 목전의 실리에만 목적이 실리면 동기도 흥미도 유발하기 어렵게 된다.또한 이러한 조직이 성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나는 평소 공부란 많이 듣고,폭넓게 읽고,자주 토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부서원들이 같은 책을 읽고 와서 아침에 30분쯤 일찍 출근하거나 퇴근 전 자투리 시간을 내어서 토론을 해보는 것도 시도해 봄직하다.내 경험에 의하면 지위고하간,혹은 조직원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물론 토론 대상으로 삼을 책으로 반드시 경영서나 실용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셰익스피어의 희곡이면 어떻고,신세대 여류작가의 연애소설이면 또 어떤가.

책을 벗 삼는 사람에게서는 독단,경솔,아집 같은 조직의 인화를 해치는 덕목을 찾아보기 어렵다.읽고난 뒤(讀後)의 느낌(感)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더욱 좋다.자녀들에게 다그쳤던 ‘공부하라.’는 말을 스스로를 향해 해야 한다.

‘영웅 숭배론’을 쓴 19세기 영국의 역사가이자 평론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영웅의 자질 5가지를 열거했다.그 중 하나가 성실성이다.성실성은 삶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끊임없이 공부하라는 말을 스스로를 향하게 하고,그 약속을 지켜 나가면 배움이라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구.대한매일) 2004년 10월 11일 ( 31면, 오피니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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