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가는 길.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주도 가기 보다 몇 배는 힘들다.
여기저기 많이 여행을 다녀봤지만 굴업도처럼 힘들게 여행 한 적은 없었다.
그 만큼 의미도 있고 남다른 추억을 간직했다.
여행자들이,캠핑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멋지다는 그 곳으로 이제 떠나보자.
새벽 4시 10분,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세수하고 간밤에 준비한 옷을 껴입고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여행 준비물이 다 있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았다.
차로 가는 여행이 아니고 배로 가는 여행이기에 빠진 것이 전혀 없어야 한다.
모든 것을 준비하고 뺀질이 집사 어린양교회에 가서 계단청소를 깔끔하게 했다.
"주여~~ 뺀질하고 죄많은 저를 용서하소서...
주일까지 빼먹고 이렇게 여행을 떠납니다."
기도를 하고 청소를 마치고 떠나는 시간이 6시 30분이다...
자~~죄도 조금 회개했겠다. 이제 꿈에 그리던 굴업도 여행을 떠나보잖게...^^

7시10분, 연안두부 여객 터미널에 도착했다.
주위는 안개에 휩싸였다.
이 안개로 인하여 6시간을 기다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애마를 주차했다.
하루에 만원,3일이면 3만원이다.
조금 아깝기는 했지만 투자해야지, 내 애마를 보살펴주는데..
방아머리는 주차비가 없어 참 좋았는데...

전날, 평촌 벼룩시장에서 노스페이스 모자를 15000원에 샀는 데 여행내내 효자 노릇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판매하는 아저씨, 참 멋진 분이다.
"아저씨~~! 모자 5000원 깍아서 만 원에 안돼요?" 물었더니..
"가요~~ 가세요! 저기 건너편 노스페이스 매장에 가면 8만5원이요!!!"
벼락같이 소리를 지른신다. 이정도면 싼 데 왜 또 깍아달라는 말이냐는 말씀이다.
쾍~~~ 한 마디도 못했다. 그저 난 깍아달라고 한 마디 했을 뿐인데...
그래도 샀다. 거의 새 것이다.
여행내내 햇볕을 가려 줘 참 좋았다.

굴업도 가는 길은 대부도 방아머리와 여기 인천 여객터미널에서 가야 한다.
일단 덕적도로 가야 한다.
위의 운행정보에서 보면
8시 배가 대부 고속이다.
이거 타면 거의 완행열차 수준이다.
대이작도,승봉도,이작도 등등 몇 군데의 섬을 돌아서 돌아서 3시간 가까이 걸린다.
나도 처음에 뭣도 모르고 표를 구했는데 12100원이다.
싼 게 비지떡이다. 하지만 시간도 여유있고 천천히 가볼 사람이라면 한 번 타기도 좋겠다.
스마트,코리아나를 타고 가야 한다.
20900인가?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한 시간이면 간다.
팁======
주위에 인천 사람이 있다면 표를 한 번 부탁해볼만 하다.
인천 시민은 반 값이다...

이곳에서 무려 6시간을 기다렸다.
안개가 걷히지를 않는 거라.
8시,9시를 지나니까 사람들이 짜증이 난다.
10시에 짙은 안개로 대기하라는 말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다.
나도 조금 짜증인 난다.
하지만 어쩌랴... 날씨가 협조를 안 하는 데...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어 걱정,안개가 끼면 안개가 끼어 걱정...
위화의 "영혼의 양식"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였다.
11시를 넘고 12시를 넘어서 거의 폭발 직전이다....
사람들도 아주 참기 힘든가 보다.
밖을 보니 안개도 거의 걷였는데 우리가 보는 관점과 여객터미널에서 보는 관점과는 다른가보다..
정말 굴업도 가는 길 힘들구만....

얼굴에서 짜증이 나지만 참고 있다.
이거 제주도 가기보다 훨 힘들구만..
굴업도, 굴업도가기 참 힘들구만...

오후 1시 20분 드디어 덕적도 가는 스마트호에 탑승했다.
아~~ 정말 섬여행 한 번 하기 힘들다.
1시간을 달려 덕적도로 향했다. 쾌속선이라 정말 무지하게 빨랐다.

그렇게 도착한 덕적도.
덕적바다역에 굴업도 가는 배를 물어보니
"오늘은 배편이 끊겼어요.벌써 다 가버렸지요.
갈려면 내일 오전 11시에 오시용~~!!"
헐....
정말 굴업도 가기 힘들다. 사랑 참 힘들다가 아니라 굴업도 가기 참 힘들다...

덕적도는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섬이다.
어떡하랴... 배가 없다는 데 날아갈 수도 없잖아.
육지라면 차라도 걸어서라도 가려만... 바다를 뛰어 갈 수는 없잖아.
마음을 다스리고 선착장에 앉아서 바다를 보았다.

갈매기야~~
너는 내 마음을 아느냐?
끼욱~~ 끼욱~~ 우는 갈매기가
"아저씨~~ 열 받지 마시요.
여기 덕적도에서 하루 밤 자라는 계시요. 여기 덕적도도 좋으니까 재미있게 하루 쉬었다 가시요~~"
하는 것 같았다.
그래... 사는 게 다 그렇지. 여기라고 굴업도와 뭐 그리 다르겠냐..."

잠시 숨을 돌리고 캠핑장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현 위치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범선 전망대 근처로 장소를 정했다.
가깝고 내일 움직이기도 편하겠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좋아 보였다.
바다가 훤히 보이고 주민들께 여쭤보니 좋단다.
그래서 배낭을 짊어지고 범선 전망대로 향했다...

범선 전망대는 멋졌다.
날씨도 포근하고 경치 또한 수려하다.
그래... 다 이렇게 하루 이 곳 덕적도에서 하루 보내라고 그렇게 안개가 꼈구나.
꿩대신 닭이다~~!!!!

내가 짊어지고 온 배낭과 텐트 장비들.
보기엔 얼마 안 되어 보여도 속에는 꽉 들어 있다.
캠핑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가 없어도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도 해야지. 고생하려고 여행왔지. 집처럼 편하고 좋으면 그게 어디 여행인가?

일단 하룻밤을 묵을 텐트를 쳤다.
큰 텐트는 가져오기가 힘들어 작은 텐트를 저렴하게 하나 샀다.
자주 다니면 좋은 제품으로 하나 구비해야지...
자리 참 좋다...
바닥에 푹신하고 경관 또한 좋다.
더 좋은 것은 옆에 데크가 있다는 말씀이다...

텐트를 설치하고 침낭도 펼쳤다.
여기가 오늘은 내 집이다. 이곳에서 멋진 추억을 쌓아야지^^
"어느 곳에 있던지 내가 주인이다. 지금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

배낭은 커 보이지않는다.
하지만 웬걸 속을 열어보자.

배낭속에서 3일간의 살림살이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름 몇일 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한 필수용품들이다.
먹거리,읽을 거리,취미 거리 등등 모든 것을 나열해보았다.


이제 가장 중요한 먹을 거리와 장비다.
거,, 조그마한 곳에서 참 많이 나온다.


음악과 카메라 등등
자잘한 것만 빼고 다 나열해보았다.
라면,소주,맥주 (버드와이저는 꼭 굴업도에서 먹기로 마음 먹었다.)
책은 (형제,그리스인 조르바) 삼겹살과 쭈구미 등등 많은 것을,꼭 필요한 것만 준비했다.
소주는 역시 이제 좀 자제한다.

얼른 쌀을 담아 밥을 해보았다.
어두워지기 전에 먹거리를 준비한다.

삼겹살도 구워본다.

쭈구미구이를 해 봤다.
아라 쭈구미를 준비했는 데 맛이 삼삼하니 좋다.
이렇게 파티준비를 하기 시작하고...

고개를 들어 텐트 앞의 풍경을 이제야 세심히 바라보았다.
계곡에 온 것 처럼 물 흐르는 소리가 아주 그만이다.
물 소리,새 소리, 바람 소리.. 나는 이 세가지 소리가 있으면 그만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 보았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정말 대단한 작가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자유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지...
그의 천재적인 표현에 감탄해본다.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읽으니 그 맛이 더욱 좋다.

5시가 넘어서 슬슬 쌀쌀해진다.
아직은 음력 3월이 아닌가?
근처에 아주 땔감이 쌓였다.
15분 정도 땔감을 주워왔더니 밤새 때도 남겠다.
캠핑과 모닥불, 정말 궁합이 제대로 맞는다.
삶에 찌든 힘겨움,고통,스트레스의 근심덩어리들을 이 모닥불속에 태워버린다.
혼자가 되니 외롭다는 생각도 든다.
이럴 때 아내가 있었다면,좋은 친구가 같이 있다면... 다 좋지만 이 외로움을 즐기기로 했다.
여행은 홀로 일 때가 가장 멋나다.
외롭고 힘든 가운데 삶의 성찰과 사색의 깊이에서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거다.
그렇게 덕적도의 밤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