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16일 월요일
덕적도의 아침
새벽에 그렇게 쇼를 하고 아침 9시에 눈에 떠졌다.
간밤을 생각해보니 그냥 편하게 잔 것보다 새벽의 그 고생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여행을 편하게 하려면 집에 있으면 된다.
여행은 힘들고 때론 고생이 되어야 진정한 추억으로 평생 가슴에 남게 된다.
텐트를 정리하고 덕적바다역으로 향했다.
11시 20분에 굴업도 가는 배가 온다고 한다.
그래... 일단 밥이나 먹자.
금강산도 식후경,굴업도도 식후경이다.
횟집에 들러서 된장찌개를 먹었다.
배가 고파서 2그릇이나 맛나게 먹었다.

덕적도에서 굴업도는 홀수날 가는 게 좋다.
무슨 소린고 하니,
홀수날 들어가는 배는 직항이다.
단 한번에 간다는 말이다.
문갑도,울도, 여러 섬들을 경유하지 않고 직통으로 간다는 말이다.
내가 간날은 짝수날.
돌아 돌아서 2시간 30여분 만에 굴업도에 도착했다.
굴업도에서 나올 때도 2시간 30여분이 걸린다.
그래서 굴업도를 가야 한다면 홀수날 가라.
이게 시간절약의 비결!!!

이런 풍경은 언제 봐도 참 좋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난다..
회에 초고추장을 얹어서 소주 한 잔 ....카...

덕적역앞에서 굴을 파시는 할머니, 76살 드셨다는 데 굉장히 건강하시고
후덕하시고 서글서글하시다.
직접 바다에서 잡으셨다는 굴이다.
이제 이 굴도 여름한철에는 더 이상 잡을 수 없단다.
5000원어치 굴을 샀는 데 맛이 일품이다.
할머니와의 대화가 더 즐거웠다.
이런 난장에서 파는 회와 굴은 진정 참 맛이다^^

그냥 갈 수 있나..
굴에 초장을 찍어서 맥주 한 잔 했다...
어~~맛있겠다...

드디어 굴업도로 향하는 배..
이제 좀 제발 덕적도를 벗어나보자...

그렇게 드디어 덕적도를 떠나서 굴업도로 향했다.
가는 길은 편했다.
단 3팀이었다.
그 큰 배에 말이다.
따뜻한 배안에서 땀까지 흘리면서 푹 한잠 잤다.
쾌 잤나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드디어 멀리 굴업도가 보인다.
아~~~ 제주도보다 더 가기 힘든 그 섬이여.
이름은 굴업도라....

굴업도에 도착하니
전 이장님의 처남이 리무진으로 모시고 왔다.
감사하셔라...
나중에 내가 걸어보니 얼마 안 걸린다.
10000원 비박비를 냈다.
안양에서 온 연인커플은 비박,CJ에 근무하시는 분은 민박, 그리고 나까지 이 섬에 세 팀이 전세냈다...
아~~ 드디어 굴업도 입성이다..

전 이장님이 키우는 개와 비둘기 한 쌍.
이 녀석들이 나를 반겨준다.
개와 비둘기,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쾐잖은 그림이 나온다.


요녀석,
자기집이라고 아주 멋나게 폼 잡는다..

굴업해변이 나오고 저 멀리 내가 가야 할 개머리 언덕이 보인다.
아~~ 이 언덕에 오기 위하여 그 많은 시간이 걸렸구나.
어서 올라가세....

개머리 언덕에서 바라본 덕물산과 토끼섬.
빼어난 풍광.
멋지다....

한 달에 두 번 물이 열린다는 토끼섬.
아늑한 멋을 풍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멀리 고기잡이 배도 보인다.
이렇게 고기잡이 배를 보면 참 운치가 있다.
직접 잡아서 회를 쳐, 초고추장을 찍어 소주 한 잔 털어넣으면...
크........................................................ 죽일텐데.

어렵게 찾아온 굴업도에서 인증샷은 필수다.
정말 굴업도, 힘들게 왔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바람이 덜 부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준비했다.
해변가에서 느끼지 못한 바람이 쾌 불고 있다.
별일이야 있겠어..
했는데 1시간 후 장난이 아니었다.

텐트로 와서 굴에 버드와이저 맥주를 마셨다.
(반절의 굴은 안양에서 온 커플에게 반절 주었다.
그 보답으로 맥주와 김밥을 얻어 먹었다)
굴업도에 안착하면 꼭 먹고 싶었던 맥주였다.
맥주는 시원하고 좋았다.
그리고 이제 굴업도의 밤을 준비하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 본 나의 텐트.
그림,,, 참 좋다~~
멋나다.
섬을 내가 전세낸 것 같다.
그런데 이 참 좋던 기분은 30여분 후 깨졌다.
굴업도의 바람 앞에 텐트가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다.
텐트안에 들어가 있어보니 이거 밤새 안녕하기는 틀린 것 같다.
굴업도의 바람이 장난아니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거 아주 초강풍이다.
10분을 고민후 철수하자.
밤새 이거 사람죽겠다...
민박집으로 가자....
철수하는 데도 쾌 애를 먹었다...

뱃속편하게 다시 장비를 챙겨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선택이었다.
전 이장님댁에 민박을 청했다.
식사를 부탁드렸다.
사모님이 참 친절하셨다.
계산을 해드리고 아~~ 이제 섬 구경이나 가볼까..
다시 개머리 언덕으로 올랐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다.
개머리 언덕에 가기 전에 이런 글을 썼다.
그리고 아내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내 진심이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어느 아내가 나같은 사람과 살아주며
이렇게 몇일씩 여행간다고 허락해주나...
아내에게 더 잘해야지.
이 여행에서 더 힘과 용기를 얻어야지...

그래 맞다~~~
이경상! 넌 최고다.
겸손도 좋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자신감,자존감,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굴업도에서 성찰과 사색의 힘을 길어 가자!!


굴업도,개머리 언덕에서 일몰을 보았다.
이 일몰을 보기 위해 그 먼 거리와 시간을 투자했구나..
그 만한 보람이 있구나...


이 멋진 일몰을 보는 댓가로는 쾐찮군...
그래..

붉은 노을을 보노라니
마음속에서 피로가 사라지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살아온 길과 살아가야 하는 길을 성찰하여 보았다..
삶은 이래서 살만한 게야...
삶은 이런 시간이 있어서 살아가야 하는 거야...
민박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전 이장님 사모님의 음식솜씨는 정말 깔끔했다.
반찬과 국,음식에서 위로를 받았다.
텐트를 철수시킨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