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곰을 지켜라 웅진책마을 53
김남중 지음, 김중석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주먹곰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다만 가슴에 반달 모양이 있는데 왜 주먹곰이라는 말을 쓸까 의아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한참 후에 깨달았다. 보통의 반달가슴곰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임시로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을. 게다가 그렇게 된 이유가 원인 모를 변이로 인한 것이란다. 그러기에 곰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선과 악이 대결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어 가끔은 저렇게 나쁜 사람들이 있나 싶어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선이 이기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다지 두근대거나 안타까워 하지 않고 느긋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게 좋은 것인지 안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로는 자연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듯하지만 실상 이익만을 챙기는 거대 다국적 기업 자연의 친구. 어째 처음부터 그들의 발상이 불안하다. 더구나 정말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수의 삼촌인 명석이 그곳에 다닌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갈등이 불거지리라는 걸 짐작하고도 남는다. 

남들이 담지 못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오 피디와 오로지 자신의 목표만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자연의 친구 소속 임 팀장, 그리고 그나마 반달곰을 지키려는 정지국 상사와 명석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된 이야기를 이루고 있지만 거기에 어린이인 강수와 우림이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딘지 더 어색함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어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건만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야 하니 뭔가 균형이 안 맞는 듯하다. 

이런 책들이 대개 그렇듯이 결론은 아이들의 활약으로 곰들을 잘 보호하고 명석과 오 피디가 결국은 친하게 된다. 무엇보다 곰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인간들의 출입이 영구히 제한되는 영구 자연림을 만들었다는 것이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책을 읽고 나서 드는 느낌은 딱 '우리교육 출판사답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느끼게 해 주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전형적인 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일까. 오히려 이야기에 빠져들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작위적인 상황과 모든 상황을 누군가가 나서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 듯한 서술 방식은 약간 지루함마저 느꼈다. 처음 읽을 때부터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그려지는 상황 또한 몰입을 방해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한 알에 일 억이나 하는 알약을 먹고 곰의 말을 알아듣고 곰이 하는 말을 전해주는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듯하다. 좀 더 산뜻한 방식으로 전개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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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2007-08-0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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