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언 저, <소설가의 변명>이란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모두에게 친절한 이는 아무에게도 친절한 것이 아니다.”(116쪽)

 

 

이 말을 이렇게 풀어 본다. 늘 친절한 사람은 마음속으로 친절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데도 억지로 참고 친절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가식으로 친절한 것이고 어쩌면 그럴 때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의 속마음이 친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기보다 친절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가식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친절한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 없겠다.

 

 

이와 관련해 이런 걸 생각해 본다. 무엇이 많다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어머니가 많다는 것은 어머니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 자신이 태어나서 열 살까지 길러 준 어머니, 그 이후로 길러 준 어머니. 이렇게 세 어머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머니가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는 말이겠다. 아버지가 이혼과 재혼을 반복한 가정이라면 어머니가 여럿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예를 들어 생각해 보면 ‘무엇이 많다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많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고민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고민이 하나일 때 진짜 고민인 것이다.

 

 

많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는 한 여자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한 사람만을 사랑할 때 진짜 사랑인 것이다.

 

흐린 날과 맑은 날과 비 오는 날을 다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그중 하나만 좋아할 때 진짜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을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본다. 흐린 날과 맑은 날과 비 오는 날을 다 좋아하는 사람은 날씨에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날씨가 주는 행복을 잘 아는 사람이다, 라고. 많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는 여자에게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여자가 주는 행복을 잘 아는 사람이다, 라고.

 

 

또 이것을 다른 말로 바꾸어 본다. 상대마다(사물마다) 특유의 매력을 잘 찾아내는 사람이다, 라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가령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담배를 좋아하기 때문에 술을 덜 좋아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담배를 좋아하기 때문에 술도 좋아할 수도 있다. 자식이 없는 대통령은 재산을 물려줄 자식이 없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을 보살펴 줄 자식이 없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욕심이 많을 수도 있다.

 

 

‘그 반대도 맞는 경우’에 대해 써 보았다. 무엇을 볼 때 한 가지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고 다양한 관점으로 보기 위해 기록해 놓는다.

 


 

 

 

 

친정에 갖다 놓은 나의 것 :
어떤 책은 다 읽었지만 틈틈이 들춰 보려고,
어떤 책은 다 읽지 않아서,
어떤 책은 리뷰를 쓰려고 갖다 놓은 것이다.

그리고 노트와 넷북.

 

 

 

 

 

 

 

 

..........<후기>.......................
나는 지금 친정에 있고 친정에서 넷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다.
친정어머니는 낮잠을 자고 계신다.
애들은 집에서 늦잠을 자고 있겠다.
발레를 배우러 가는 곳의 토요일 반을 일요일 반으로 바꿨다.
토요일을 즐기기 위해서다.
게으른 토요일 시간의 평온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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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4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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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4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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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4 1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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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2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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